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298)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298화(298/431)
제298화
신검을 뒤로하고 지하에서 광장으로 나온 서준은 곧바로 크레시트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의 옆에는 퀘스트 창 두 개가 떠올라 있었다.
하나는 오늘 중으로 오라고 갱신된 크레시트의 부탁 퀘스트다.
또 하나는 새롭게 갱신된 흑막의 퀘스트인 힘의 갈망.
‘저건 언제까지 하는 건지.’
퀘스트는 아직 물음표 상태였다. 떠오르긴 했지만 갱신되지는 않았다.
‘일단 이건 갔다 온 뒤에 생각하고.’
서준이 공방으로 가는 동안 참가자들 거의 대부분은 따라오고 있었다.
‘없는 몇몇은 신검에게 남았겠네.’
다른 퀘스트를 수행하려 해도 공방이 어떤지 확인하고 가도 늦지는 않는다.
그 정도로 역사서가 일정이 빡빡한 건 아니다.
그러니 신검에게 남은 거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위험해.’
한 번도 의심받지 않은 거랑 일단 한 번이라도 의심이 제기된 거랑 그 위험도는 차원이 다르다.
씨앗이 심어진 거다.
언제든 발아할 수 있는 씨앗이.
‘아무런 의미 없는 행동도 수상스럽고, 수상한 행동은 더 수상스러워지겠지.’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생각하지 않는 게 답이다.
서준, 그도 의식하기 시작하면 더 들킬 확률이 높아진다.
“도착했네요.”
퀘스트를 살피고 생각하는 사이 서준은 공방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공방 앞에서부터 이계의 입구를 지키던 용병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서준이 들어가려 하자 비켜줬지만, 다른 참가자들이 들어가려 하자 그들은 막아섰다.
“카엘만 들어갈 수 있네요.”
“구경도 안 된다는 건가.”
“뭐 잘 됐어.”
“그런데, 흑막이 어떻게 이런 퀘스트를 할 수 있겠냐고. 하하하.”
“그러니까, 흑막은 무슨. 이봐 카엘! 나는 널 믿고 있다!”
게르트였다.
아까부터 좀 과하게 친한 척을 하는데 서준은 오히려 좋았다.
이용할 생각도 없었는데 계속해서 자동으로 이용당해 주고 있었다.
“그러면 들어가겠습니다. 수고하세요.”
확인할 게 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프로들을 뒤로한 채 서준은 공방으로 들어갔다.
“크레시트의 공방입니다. 네, 인테리어는 바뀐 게 없네요.”
그는 프로가 아니라 그저 스트리머다.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스트리머 모드로 진행하기로 했다.
***
[어디 보자. 제가 가진 포인트가 620포인트네요. 와 진짜 많다.]진짜 많았다.
방주가 보기에도 이 시기에 이 정도로 모은 참가자는 절대 없었다.
그 절반?
절반이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상위권일 터.
복사를 세 번이나 해서 그런가.
-ㅋㅋㅋㅋㅋㅋ
-방장이 알아줬다! 성공했다 게르트!
-독일의 호감도는 세계 제일!
-게르트가 진짜 큰일 하는 중임
-100포인트 좋다
-알고 보면 게르트가 가장 먼저 흑막인 걸 알아차리고 방장한테 충성충성을 하는 거 아닐까?
-충성충성!
“공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크레시트를 만나네요. 가장 큰 기여를 한 카엘에게 도대체 무엇을 줄지! 트레인의 비밀이 드디어 풀립니다!”
예상한 대로 신규 아이템이겠지.
그런데 그게 소모품이라면 저렇게 많은 포인트가 큰 의미가 없을 거다.
“하지만 예상치 못 한 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게임사는 절대 모든 걸 알려주지 않거든요!”
[카엘, 따라오게.] [그러지.] [아, 보기 전에 자네에게 줄 선물이 있네.] [뭐지?] [아공간 주머니일세.]아공간 주머니.
참가자의 용어로 쉽게 치환하면 그냥 아이템 칸이었다.
“오! 아이템 칸을 줍니다! 많은 물건을 사라고 배려하네요? AI가 이럴 놈이 아닌데? 서준 님을 견제해야 하지 않나요? 있는 보상이라도 바꿔서!”
[와. 6칸에서 20칸이 됐네요.]-수상하다 수상해ㅋㅋㅋ
-ㄹㅇ 방장한테 퍼주면 안 되는데? 돈 많은데?
-너무 많지
-600 이상이 말이 되냐고
[자 그러면 이쪽으로 들어오게. 이번 발명품을 보여주지.] [오. 여기 엘리베이터가 있군요.]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로 이동한다.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상층에 도달한다.
“저 건물은 유명하죠. 크레시트의 상점.”
예전에 딱 한 번 트레인에서 긴 연계 퀘스트를 쭉 클리어한 한 참가자가 있었다.
그 연계 퀘스트의 최종 보상이 바로 이 공간이었다.
일명 크레시트의 상점.
그때 진열되어 있던 아이템들은 웬만한 스펙을 올려주는 유물보다 급이 두 단계는 높았었다.
크레시트와 서준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마음껏 둘러보게.] [좋지.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 [뭐지?] [내일 다른 영웅들에겐 어떻게 공개할 건가? 이 자리를?] [이 자리를 공개? 그건 안 하지.] [그러면?] [밑에도 많은 발명품들이 있네. 그중에서도 최고들만 여기에 올려놨고. 참고로 밑에는 자네도 내일 들어갈 수 있을 걸세.] [아. 여러분 아주 좋군요. 생각보다 특혜가 큰 것 같습니다.]-개 큰데?
-밑에서 또 위로 오려면 다른 퀘스트 깨야겠네. 귀찮게
-그럴 가치가 있나? 그럴 가치가 있다 해도 참가자들이 알 수 있을까? 딜레마에 빠지겠군
-방장은 그냥 왔지만
[아이템을 보겠습니다. 총 4개네요. 가격은 개당 300포인트? 이거 정상적으로 했으면 당장 사기는 힘들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제가 누구?]-본인이 비정상이란 걸 인지한 방장ㅋㅋㅋㅋ
-복사만 세 번 한 무친놈ㅋㅋㅋㅋ
-개사기템이다!
-개사기템인 줄 어케 앎?
-딱 봐도 때깔이 곱잖아
서준은 아이템들을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하나하나가 강력한 효과들을 주네요. 아무것도 없이 깡 데미지 30% 증가해 주는 파괴자의 무기. 입힌 피해의 20%를 체력 회복 효과로 바꿔주는 파괴자의 장갑. 사용하면 15초간 무적 부여해 주는 파괴자의 갑옷. 올려주는 기본 스탯들이 다 높고. 아예 스탯만 미친 듯이 올려주는 팔찌. 그런데 왜 파괴자지?]“아. 인 게임에도 저런 아이템들이 들어온다는 걸까요?! 물론 아닐 수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 방장한테 뭐가 가장 좋을까요!”
서준은 아이템의 면면을 살핀 뒤 고민하기 시작했고 시청자들은 토론을 펼쳤다.
-무조건 무적임
-왜?
-무적 15초 동안 주면 심판검이 그냥 복사됨
-마더 레아부터 시작해서 서포터가 있어야 하는 5인궁을 비슷하게 할 수 있음 저거 사면. 쿨도 짧음
-5인궁으로 되냐고ㅋㅋㅋ 차라리 다른 스탯 올려주는 걸 사야지
-스탯 올려서 뭐 하게. 흑막 퀘스트로 기본 스탯이 ㅈㄴ 올라가는데.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스탯 1당 가치가 낮아지는 거 모름?
-깡뎀 30%도 군침 돌긴 한다. 다른 것들도 다 비슷비슷한 밸류를 가지고 있겠지만 그냥 30% 증가로 죽창 되는 거잖음
-ㄹㅇㅋㅋ
-피흡은?
“피흡은 여러분 단점이 있습니다.”
방주가 말했다.
-뭐죠?
-뭡니까?
-네?
“입힌 피해의 20%의 회복입니다. 서준 님의 체력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데 입힌 피해라면 체력 회복량이 전체 대비해서 많지가 않을 겁니다.”
이건 효율의 문제다.
“다른 아이템들의 환산 수치가 대충 데미지 30%에 비슷하게 맞춰져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모두 기본적인 스탯만 가지고 있을 때죠. 어떤 영웅은 체방이 높을 수도, 어떤 영웅은 공격력이 높을 수 있죠.”
그 상황에 맞게 부족한 스탯을 채워야 최고의 효율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서준에게 적용했을 때 체력 회복은 필요할 수는 있어도 환산 수치로는 비효율적일 수가 있었다.
“물론 필요하면 좋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흠, 중복 구매는 막지 않는 것 같은데요? 이봐 크레시트.] [뭐지, 심판관 나으리.] [내가 이거 두 개 살 수 있나?] [하. 자격은 갖췄으니, 값만 치를 수 있다면 안 팔 이유는 없지.] [너도 알고 있잖아. 내 포인트.]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서준이 씨익 웃는다.
방주도 함께 웃고 있었다.
“아! 저 사기템을 두 개나 살 수 있겠군요! 이건 대참사죠? 진짜 대참사죠?”
-ㄹㅇㅋㅋㅋㅋ
-300포인트 진짜 비싸긴 한데 뭐 ㅋㅋㅋㅋㅋㅋㅋㅋ
-깡공 가자!
-근데 내일 상점에 물건 살 거랑 룬도 그렇고 2개 사는 건 좀 오바일 수도
-룬은 쌈. 걱정 ㄴ
[언제든 살 수 있나?] [원한다면.] [그렇다면 일단 파괴자의 무기를 사죠.]“죽창입니다! 방장의 첫 번째 선택은 죽창!”
***
“하…….”
“똑똑해요. 그래서 더 문제야.”
“저거 누가 여러 개 사도 되게 만들었죠? 아니 그리고 그걸 AI가 건들 수 없게 고정한 게 누구죠?”
“남 탓은 그만하죠!”
“방금 말한 저 분이었습니다.”
“크흠.”
이번 역사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팀장들의 예측대로 된 게 없었다.
정말로 모든 게.
중요한 건 그렇게 모든 것에 예측이 실패한 원인은 단 한 사람이라는 거다.
진서준.
한국의 스트리머.
“흑막이 저 좋은 아이템들을 여러 개 살 수 있게 될 줄 누가 알겠냐고요.”
아무리 AI가 계속해서 조정을 한다 해도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었다.
특별한 시나리오가 없는 한 말이다.
길드의 시스템이나 룬 등등.
그런 걸 너무 잘 컸다고 못 사게 조정할 수는 없기에, 또한 이번 같은 경우 600포인트 정도 모았으면 그래 사 주게 하는 게 맞지 같은 심정이었기에 픽스를 했는데.
“모든 게 예상 밖으로 나가니 이건 뭐…….”
그들의 지향점은 가장 완벽한 엔딩이다.
새롭게 흑막이 된 한국의 스트리머가 이기든, 다른 참가자들 중 승자가 나오든 싸움이 일방적이어선 안 된다.
그런데 틀어질 것만 같다. 자꾸만.
물론 그들이 이제 와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들의 안배는 모두 수포로 돌아갔고, AI의 조정을 방해하는 결과가 나왔으니.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식당의 테이블을 조정하고, 혹시 건강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지켜보고 스태프들을 잘 관리하는 것 정도.
아니면, 응원하든가.
“와! 남은 참가자 숫자가 지금 37명이니까 37 대 1로 보는 건가? 가즈아!”
기우제를 지내든가.
“AI 님 제발 그냥 퀘스트를 더럽게 어렵게 내주세요.”
누군가는 냉철히 상황을 분석했다.
“차라리 어차피 튕기게 될 텐데 훨씬 더 강해져서 압도적으로 이긴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문제. 이미 흑막의 자리까지 이상하게 뺏어갔는데 그걸로 압도적으로 이긴다? 우리가 보는 눈이 없었다고 완전히…….”
“우리 보는 눈 없는 거 맞는데요?”
“한국팀장님은 좀 빠지시죠. 솔직히 지금 기분이 좋잖아요.”
“네, 재밌습니다.”
현재 팀장들은 서준파와 비 서준파로 나뉘었다.
애석하게도 서준파는 현재 한 명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가 갑자기 환호 소리가 들려왔다.
서준의 퀘스트가 갱신됐는데.
[힘의 갈망 3]==
이계의 존재가 당신에게 더 강해지고 싶지 않냐고 더 강한 힘을 줄 수 있다고 속삭이기 시작했다.
해야 할 건 간단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더 큰 힘을 주는 만큼 대가가 따른다고 하는데.
목표: 이번 회차 동안 한 번에 참가자 세 명 처치 (상세 보기)
보상: 능력치 상승
실패 시: 보상으로 얻은 능력치 초기화
==
그 내용이 퍽 보기 좋았다고 한다.
“그래, 저 정도 실력이면 저렇게 어렵게 내야지!”
상세 보기를 눌러 서준이 자세한 조건을 확인한 결과, 한 번에의 뜻은 킬 간 간격이 10분 이내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힘을 흡수하는 모션은 사라진다고 했고.
무엇보다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세 명만 이번 회차에서 죽이라고 퀘스트는 말하고 있었는데 이게.
“이래야 밸런스가 좀 맞겠네! 한 번에 세 명이면 무조건 무리를 습격해야 하고 무리는 대부분 넷 이상이 모여 다니니 목격자는 남겨둘 수밖에 없고!”
이번 퀘스트의 어려움이었다.
다른 목격자가 또 나타난다면?
“너무 승승장구하는 거? 안 좋거든요. 초기화 안 당하려면 무조건 해야 하니 어쩌면 당황해 무리한 플레이를 하는 카엘을 볼 수 있겠네요. 상황은 점점 꼬이고요.”
힘의 유혹에 진 캐릭터들이 으레 그렇듯이 말이다.
그렇게 그들이 좋아하는 와중, 서준이 말했다.
[뭐야. 그냥 아까 거기로 가서 신검 빼고 다 죽이면 되는 거 아닌가요? 몇 명이었지?]“…….”
“그렇군…….”
“어째서 우리의 AI가 계속해서 저 사람한테 지는 것 같지?”
“신검 쪽 몇 명이 있는지 확인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