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0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00화(300/431)
제300화
“빨리 쏴!”
서준이 무릎을 꿇었다가 일어난 순간 신검의 외침을 들은 참가자의 화살이 날아왔다.
쐐애애액!
지하실의 잠잠한 공기를 가르며 날아온 화살이 서준의 심장을 노렸고, 서준은 몸 한쪽을 기울이는 걸로 화살을 피했다.
기본 공격은 주시하고 있는 이상, 급습이나 예측이 아니라면 프로들한테는 먹히지 않는다.
활시위를 보고 공격을 예상하는 이들이다. 물론 그보다 빨리 움직여야 하고 매 순간 피할 수는 없지만 가볍게 날린 것이라면.
“아아, 불경스럽군요. 결국 신검 저 자에게 넘어가신 겁니까. 에단 형제님?”
서준은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봤다.
“…….”
“한 번 더 날리시지요. 피하지 않겠습니다.”
“무슨 수작이냐?”
“그저 현실을 보여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무슨 현실.”
에단이 물었다.
“이대로 이용당하면 신검에게 배신당해 신검을 제외하고 모두 죽을 거라는 걸요. 저는 미래를 봤습니다. 살아남은 자는 신검뿐입니다.”
신검이 끼어들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까부터! 흑막은 너잖아! 너! 카엘 이 개 같은 자식아!”
“과연 그럴까요?”
“쏴 그냥!”
화살이 다시 고요한 공기를 가르며 날아왔고 서준은 그대로 맞았다.
가슴에 꽂힌다. 별다른 어떤 반사 장치도 없었다.
서준의 체력이 줄어든다.
아니, 그 전에 체력이 보여진다.
“어……? 어어?”
활을 쏜 영웅 에단에게.
“진짜 흑막……이었다고? 어떻게?”
에단의 눈에 깃든 충격을 즐기던 서준이 씨익 웃는다.
“결국 넘어가셨군요. 당신은 이단 확정입니다.”
“아니었어도 죽였을 거면서! 뭐 해! 더 쏴! 그리고 우리도 싸운다!”
서준은 혀를 찼다.
신검은 이제 그를 너무 잘 알게 됐다. 아쉽게도 그가 무슨 아이템을 샀는지는 모른다는 게 패착의 원인이겠지만.
“아아. 결국 신검 님이 저지르고 말았군요.”
“뭘 저질렀다고!”
활의 스킬, 그리고 세 명의 검사가 다가오는 상황 속에서 서준은 여전히 여유로웠다.
“모두 당신이 죽인 겁니다.”
서준은 복면을 사용했다.
***
“아아, 한 분이 가셨습니다. 당신 때문에.”
“잡아!”
신검이 악을 썼다.
서준의 말대로 한 사람이 방금 막 서준의 칼에 찔리며 죽어버렸다.
심판검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기본 공격을 연속해서 허용했다고 죽어 버렸다.
시체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며 칼을 뽑은 서준이 다시 기도를 했다.
“도대체 신검 당신 때문에 몇 사람의 생명을 더 잃어야 정신을 차릴 겁니까!”
“미친놈아! 크아악! 네가 방금 죽였잖아! 네 손으로!”
“아아……. 가여운 영혼이여.”
서준은 말을 마치고 몸을 기울였다가 다음 목표물에 쇄도했다.
원거리 공격이 계속해서 날아들지만, 그건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피할 수 있는 공격은 피하고 다음 목표물을 착실하게 벤다.
서준은 모두에게 한 번씩은 공격을 허용했다.
그들은 이제 그 행위가 기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의 체력이 일반 영웅의 두 배로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얼마나 안 줄어드는지 보라고.
“하하. 우리는 끝났군.”
서준의 공격을 받는 프로가 자포자기식으로 말했다.
챙!
급소가 베인다.
방어를 뚫고 검이 파고들어 온다. 마치 급소를 노리는 독사같이.
분위기가 바뀐 것은 아니다.
서준은 여전히 우스꽝스러운 연극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회개하십시오.”
“……젠장.”
“아니야, 안 끝났어! 포기하지 말고!”
신검은 항변하면서 서준의 공격을 멈추기 위해서 계속해서 끼어들었다.
하지만.
챙! 챙!
“데미지가 너무 강력해. 아이템을 산 것 같군. 체력도 많고. 무엇보다 실력이…….”
상대의 강력한 공격력에, 뛰어난 실력에, 모든 게 무너지고 있었다.
“카엘이 진짜 흑막이었으니 지금 싸웠으면 안 됐어…….”
“아니요. 회개를 더 빠르게 하셨어야 합니다.”
두 번째 참가자가 죽었다.
남은 건 신검과 활잡이 에단이었고 서준은 신검을 지나쳐 갔다.
***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잖습니까 형제님. 그럼에도 결국 저질러 버리셨군요.”
지하실이 고요해졌다.
“…….”
후우웅!
벌써 세 번째인 광경이 펼쳐졌다.
신검이 화나서 서준을 공격하고, 서준은 피하기만 하면서 약을 올린다.
“돌아가신 분들,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신검 님이 여러분들을 다 죽일 거라고.”
“…….”
“아아. 심판을 하고 싶지만, 저는 신검 님이 회개하실 거라 믿고 이 고난의 시간을 버티…….”
“#$@$%!”
서준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당황했다.
번역이 안 된 것이다.
뭐지?
중국 욕인가?
“죽여! 죽이라고!”
다시 번역이 재개됐다.
그런데 내용이 이상했다.
죽어가 아니라 죽여라니. 번역 시스템에 정말 문제가 생긴 것이 확실했다.
“당신의 동료들을 당신의 손으로 전부 죽여놓고 도대체 누구한테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죽이라니.”
서준은 낄낄 웃으며 신검의 공격들을 피했다.
그리고 완료된 퀘스트 창을 확인했다.
“능력치가 올랐군요. 아아. 감사합니다.”
“이랬다저랬다 하지 말고 공격해! 뭐 하는데!”
“형제님이 회개하길 기다리는 중입니다.”
“형제 형제 하니까 네가 진짜 네 형제인 줄 아냐?”
“아아. 우리는 모두 그분의 자녀들이니 형제지요. 이단이라 할지라도요.”
“미친놈아! 아아악! 아니, 왜 안 죽이는데! 뭐 하는데!”
“회개를…….”
콰아앙!
신검이 내리친 대검이 땅바닥을 깊게 파냈다.
“너 나랑 전생에 원수졌냐? 어? 왜 그러는데 왜!”
그야 세 명밖에 죽일 수 없는데, 너를 죽이면 빼도 박도 못하니까.
“개 같은 놈. 흑막 버프에 트레인 보상 기깔난 걸로 받았나 보네. 그러니 이렇게 이겼겠지. 다른 사람들이 더 모았어야 했는데, 왜 안 믿는 건데 왜! 야비한 놈! 망할 놈!”
“화는 건강에 안 좋습니다.”
“아오! 야.”
“네?”
“죽어!”
신검은 서준이 그를 가지고 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마지막 남은 한 사람이 지하실로 내려왔다.
“어?”
쾅! 쾅! 쾅!
신검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준을 계속해서 공격했다.
마지막 남은 한 사람이 의문을 표하거나 말거나 도망치라고 할 힘이 없었다.
그저 지금 당장 죽고 싶었다. 아니면 카엘을 죽이거나. 둘 중 하나면 만족할 것이다.
그리고 서준의 입이 열렸다.
“이봐 새로 온 친구. 도망쳐. 신검이 너도 죽일 수 있어.”
그 순간 신검의 눈은 진짜로 뒤집혔다.
“이러려고 아까부터 그런 거였냐! 너도는 새끼야. 니가 죽였잖아!”
***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예, 형제님.”
“신검 님이 사실은 우리를 처리하려고 서준 님을 팔았고.”
“예.”
“그렇게 처리하다가 마침 이를 목격한 서준 님도 신검 님이 죽이려고 했다 이거죠?”
“네. 정확합니다.”
“흐음……. 신검 님 주장은 정확히 반대고요?”
“처음부터 난 쟤가 흑막이라 했다.”
소강된 상태 속 새롭게 나타난 인물은 일본의 야마다 야스오.
카엘 장인이자, 급소를 예측하는 실력이 진짜임을 확인한 순간부터 서준의 팬이 된 참가자였다.
프로보다 아마추어가 더 적은 상황에서, 그는 다른 영웅으로 들어온 만큼 실력자라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아마추어 중에서는 탑급 소리를 듣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서준은 롤 모델이 됐는데, 그 때문에 야마다 야스오는 서준의 영상을 모두 봤고 그렇기에 알고 있었다.
서준의 성격이 딱히 좋지 못하다는 것을.
‘…….’
“형제님.”
“예. 서준 님.”
그런 서준이 지금 사근사근 말하고 있다. 무슨 의미일까.
‘놀고 있는 거겠지.’
뻔하다.
그렇다면 서준이 자연스레 흑막이라는 건데.
“무엇이 당신의 마음에 의혹을 심어 놓고 있는 겁니까? 제게 털어놓아 주시지요.”
야마다 야스오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를 웃는 눈으로 바라보는 잘생긴 한국 유저의 동공 속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이건 공포다.
항거할 수 없는 존재가 가지고 노는 공포.
코스믹 호러라 하던가.
‘괜히 흑막으로 선정된 게 아니야.’
야마다는 진심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진짜 광신도를 보는 느낌.’
야마다 야스오에게 지금 이곳은 호굴(虎窟)이었다.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머리를 잘 써야 한다.
안 그러면 흑막이 언제 돌변해 유희를 끝내고 그들을 죽일지 알 수 없었다.
사실 정말로 서준이 흑막이 아닐 상황도 그는 고려 중이었다.
서준은 억울하게 몰리는 상황에도 저렇게 노는 스트리머라는 걸 알기에.
일단 장단을 맞춰준다.
“서준 님이 흑막의 특징 중 하나인 체력이 보통보다 두 배나 높다 하셨습니다. 그건 인정하셨죠?”
“예. 그렇지요. 하지만 그건 제가 보상으로 얻은 아이템 덕분이라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데미지도 높다고 신검 님께서 주장하셨는데.”
“그건 거짓말이고요. 한 대 때려볼까요?”
“아니요.”
그건 위험하다. 정체가 진짜 밝혀지면 그는 그대로 죽을 것이다.
일부러 양의 탈을 쓴 늑대를 자극할 필요는 없다.
지금 둘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니까.
당장 그의 목적은 어떻게든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살아남는 것!
‘살아남는다.’
서준은 어느샌가 입구를 등진 채로 그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그냥 죽여, 멍청아.”
“자꾸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신검 님.”
“저, 서준 님?”
“예, 형제님. 편하게 말씀하시지요. 이제 흑막이 누구인지 깨달음이 좀 오십니까?”
“솔직히 말하면 반반이네요.”
아니다.
9 대 1쯤 된다. 참고로 서준이 흑막일 거라는 생각이 9다.
“흐음.”
서준이 그를 말 없이 내려다봤고, 야마다는 침을 꿀꺽 삼키며 최대한 태연하게 그 시선을 받아쳤다.
이윽고 서준이 입꼬리를 천천히 올리며 잠시간의 침묵을 깼다.
“저를 의심하고 계시는군요.”
순간 야마다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 이상 설득하는 건 증거가 없으니 무리겠지요.”
“하하.”
설마 살아남은 건가?
봐주나?
“그러니 이렇게 합시다.”
아닌가.
죽는 건가?
저벅저벅.
서준이 야마다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야마다는 자연스레 뒷걸음질을 쳤다.
맹수와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본능이다.
저벅저벅.
야마다는 멍하니 지쳐서 앉아있던 신검을 지나치고.
퍽.
차가운 벽면과 등을 맞대었다. 더 이상 뒤로 갈 곳은 없다.
이대로 죽는 것인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야마다는 인내심을 발휘해 검을 빼 들지 않았다.
어차피 싸우면 진다는 걸 알기에.
이윽고 다가오던 서준이 그의 앞에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도망칠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웃는 눈빛을 보내며.
서준은 아무 말 없이 벽면으로 간 뒤, 앞의 창을 만지작거리고 나서 말했다.
“형제님?”
“예, 서준 님.”
“이제 다시 흩어질 테지만 말이죠.”
“예.”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좋은 일 하나 안 하시겠습니까?”
“좋은 일이요?”
퀘스트가 떠올랐다.
[기부]==
승리 조건: 상대방의 체력이 20% 이하로 감소할 시 승리
패배 조건: 한 대라도 타격당하면 패배
대가
승리 시: 0포인트 획득
패배 시: 100 포인트 차감
==
야마다는 퀘스트의 조건을 읽고 생각했다.
‘에라이. 양심도 없네.’
그가 삥을 뜯기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물론 이걸 안 받는다면 죽는다.
목숨에 대한 대가로 이 정도는…….
야마다는 침을 꿀꺽 삼킨 뒤.
“좋은 일……. 기부……. 하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였다.
흑막의 유희에 어울려 살아남는 게 급선무였다.
***
지하실의 출구, 그곳에 두 사람이 먼저 나타났다.
야마다와 신검이었다.
“휴, 살아서 다행입니다.”
“나는 살고 싶지 않은데.”
“신검 님.”
“왜.”
“일단 신검 님이 발견했다는 그 유적부터 확인하러 가 보죠. 만약 유적과 유물이 있다면 저는 신검 님의 말을 완전히 믿겠습니다.”
“100포인트를 뜯기고도 아직도 모르겠냐?”
“저는 알고 있습니다.”
“뭐를.”
“그 사람은 흑막이 아니어도 삥을 뜯을 수 있다는 사실을요.”
“……. 하하하. 하하하하하! 그렇긴 하지. 그 망할 자식.”
“일단 살아남았으니 대비를 하러 가 봅시다. 결국 지금은 못 이겨도 잡을 방법이 나타날 겁니다. 곧.”
“곧. 그래. 하. 복수해야지.”
“이래 놓고 신검 님이 흑막이면 저 정말 소름 돋을 것 같습니다.”
“응 맞아. 나 그 자식의 말대로 흑막이야. 그냥 흑막 할래. 빨리 죽여줘.”
“죄송합니다. 실언했습니다.”
악마에게서 살아남은 두 영웅은 자축할 새도 없이 다른 지형으로 쉬지 않고 이동했다.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낄낄거리며 포인트를 정산 중인 악마를.
처단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