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07)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07화(307/431)
제307화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세계 7대 수학 난제.
밀레니엄 문제라 불리는 이 수학 문제는 풀기만 해도 상금으로 100만 달러를 받고 전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직 자리가 들어올 것이다.
그보다 더한 명성과 권위는 자동으로 따라오고, 인류의 역사에 한 페이지에 장식될 수 있다.
양자역학.
우리가 일상에서는 보지 못하는 미시세계를 연구하는 이 기괴한 학문은 그 누구도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는 리처드 파인만의 명언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인류가 이해하는 것보다 더 시급히 풀려야 할 문제가 당장 션에게는 있었다.
‘이 사람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서준이었다.
“아아, 형제님. 훈련은 잘되시죠?”
살고 싶으면 괴상망측한 대련을 하자고 한다.
살고 싶으면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표정하고 얼굴이 딱 그랬다.
하는 행동도, 지금까지 해 왔던 행동도 언행도.
모든 게 협박하고 있었다.
스킬은 사용 안 하고 오로지 무기만 사용하는 대련.
당연히 졌다. 한 대도 때리지 못했다.
그는 납득할 수 있었다. 그의 실력이 안 된다는 건 시작 전부터 알았으니.
“그래도 너무하잖아요!”
“뭐가요?”
전세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렇게 망신은 아니어도, 확실하게 그가 서준의 밑이라는 걸 보여주는 건 좀 너무한 것 같았다.
이걸 계속 빤복하는 것도.
죽이는 것보단 낫다고?
사회적 죽음이라는 걸 아는가.
그래도 다행인 점은 있었다.
‘먼저 브래들리가 이렇게 당했겠지?’
말고도 아투라에서도 있었으니까 그보고 왜 그렇게 못하냐는 여론은 소수일 것이다.
다행이다.
저 사람이 한결같이 미친놈처럼 굴어서.
“예. 정말 다행입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만 저도 다행입니다, 형제님. 편히 쉬시지요. 어서 체력 회복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진짜 누가 보면 판타지 세계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시골 동네의 성직자인 줄.
션은 뾰로통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봤다.
산이다. 아름답다. 마음에 들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나. 득도했나?’
이내 동료들의 대화가 들려온다.
-그런데 우리 퀘스트는 어떡하죠? 아바 님?
-남은 우리 둘이 빡세게 모은다면요?
-안 되죠. 양이 부족해요. 와 이걸 그냥 실패하네. 순식간에.
-미친.
-도대체 어떻게 저런 흑막이 나타난 거지? 분명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지게 퀘스트를 만들지는 않았을 텐데.
-그러게요.
-아바 님. 저 그냥 이대로 산에서 나가겠습니다. 그냥 만나고 싶지 않아요.
“잠시만! 가지 말아봐!”
션이 무전기를 틀고 동료들에게 뜻을 전했다.
옆에 앉아서 가만히 있던 서준이 관심을 보였다.
“동료분들께 하는 말인가요?”
“예.”
부정해서 뭐 하리.
“무슨 의미일까요?”
그러게.
무슨 의미일까.
그들이 계산하기에 방해 없이 목표치에 달하는 하운드를 잡으려면 네 명은 2시간.
세 명은 2시간 40분이 걸린다.
두 명은 4시간.
퀘스트 제한 시간이 3시간 30분이다. 이제는 포기다. 아무리 잘 잡아도 불가능하다.
그러니 도망치겠다는 건데.
2시간. 3시간 30분.
아무리 그래도 흑막한테 벌써 잡혀선 안 되는 수치다.
이렇게 쉽게 잡히는 거였다면 제한 시간은 30분 정도로 했어야 했다.
‘뭐지? 뭘 놓친 거지?’
첫 번째 운.
그저 카엘이 운이 좋아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
가능하긴 하지만 확률은 매우 낮다.
두 번째는 그들의 위치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나뉜다.
그냥 알 수 있느냐 아니면 자원이나 특정 미션을 해서 그들의 위치를 알 수 있느냐.
후자라면 그럴 법하다.
일단 카엘이 신검의 창고를 털며 자원이 많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거기다가 사냥 관련해서 수상한 일도 했다고 했지.
특별한 미션이라 해도 저 피지컬이라면 뭐든 다 잘할 테니.
‘아무래도 그건가?’
아니라면.
그냥 알 수 있다는 건데 이러면 문제는 쉬워진다.
그의 희망 사항이기도 하지만.
‘나를 안 죽인 이유, 그리고 브래들리를 안 죽인 이유.’
안 죽인 게 아니다.
못 죽인 거다.
불가능한 소리는 아니었다.
“하하하.”
그는 힘차게 웃었다.
체력 회복은 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실피였다. 한 대만 맞아도 죽는다.
그럼에도 회복을 기다려 준다.
계속해서 체력 회복을 시키고 대련을 명목으로 본인의 피지컬을 뽐낸다.
이게 과연 정말 피지컬을 뽐내고 싶어서 그런 걸까?
인성질을 하고 싶어서 그런 걸까?
저열했다.
저 스트리머가 아무리 스트리머에 최적화 된 인재라 하더라도 생각해 보면 이건 너무 저열했다.
“왜 웃으시죠? 체력이 차지도 않았는데?”
평온한 얼굴.
이제 보니 과하게 평온한 것이 포커페이스 같았다.
‘못 죽인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한 표정 관리인가. 하하하. 한번 떠 봐?’
이대로 계속 눈치 맞춰서 행동하면 살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떠 봐서 진실을 알게 된다면 퀘스트에 성공한다.
상대를 몰아붙일 수 있다.
“카엘 님.”
“예?”
“제가 뭘 하시길 원하시나요?”
“흠. 브래들리 형제님과는 다르게 빠르게 포기하시는군요. 이 대련을 끝까지 마친다면 강해질 수 있는데.”
“고작해야 세 번째지만 알겠습니다. 스킬을 저만 사용할 수 있어도 지겠군요.”
“음. 너무 비관적이신 거 아닙니까?”
“아닙니다. 저는 제가 잘 압니다.”
“그렇군요.”
“원하시는 걸 말씀해 주시죠. 따르겠습니다.”
“…….”
“그게 설령 퀘스트 포기라 하더라도.”
“흐음?”
반응이 왔다.
물어라. 카엘이 문다면 그는 바로 도발을 실행에 옮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죽는다 하더라도 목숨을 걸어 볼 만하다.
“어떠십니까?”
“자발적으로 퀘스트 포기를 한다라.”
입질이 오고 있었다.
“형제님?”
“예. 카엘 심판관님.”
“살고 싶으신 겁니까?”
대놓고 물어올 줄이야.
“예. 살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살고 싶었다.
활약을 아직 못 했다. 사소한 몇몇 퀘스트들에서 활약을 했지만 기억에 남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도박에 성공하고.
살아남고 싶었다.
“좋습니다.”
서준이 피식 웃고는 말했다.
“퀘스트를 포기하시죠. 그럼 특별히 보내드리겠습니다.”
물었다!
완벽히 자비를 베푸는 듯한 표정이지만 그래서 더 의심스럽다.
그를 쫓아냈다는 환희가 그 마음속 이면에 숨겨져 있는 게 확실했다.
션이 턱을 들어 올리곤 서준에게 도발을 시전했다.
정말로 죽일 수 있나 없나 확인하기 위한 도발이다.
“카엘 님. 사람 못 죽이죠? 못 죽이니까…….”
“그럼 죽으시죠.”
그런데 대답은 빨랐다.
서준의 움직임도 마찬가지였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고 목표는 명확했다.
상대의 손에 있던 검 끝이 그의 목을 노리고 포물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빠르게.
망설임 없이.
촤아아악!
그 검 끝이 다가오는 순간 션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의 끝이 다가온다는 걸 알아차렸다.
상대는 진짜 죽일 생각이다.
“잠시……!”
죽었나.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뜬 그는 자신의 목, 히트 스캔의 한 치 앞까지 다가온 검의 예리함을 느끼며 미동도 없이 입술만 움직였다.
“허억. 허억. 죄송합니다.”
“회개 중이시군요, 형제님.”
“그냥, 그냥 퀘스트 포기하겠습니다. 살려만 주세요.”
지렸다.
미친.
“알겠습니다, 형제님. 누구나 실수는 하실 수 있죠.”
죽을 뻔했다.
하지만 그 찰나의 외침을 듣고 상대방은 검을 멈춰줬다.
이 또한 신기에 가까운 기예.
“아아. 자애로우십니다.”
서준이기에 살았던 목숨.
“별말씀을요, 형제님.”
션은 진심으로 서준에게 고마움을 느끼곤 퀘스트를 포기했다.
***
“다 철수하는군요.”
서준은 맵을 바라봤다.
남은 적 둘이 산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션과 연락이 끊긴 이후 포기한 것이다.
브래들리와 션은 만났으려나?
이대로 가면 그냥 퀘스트 성공이다.
[하하하하! 정말 좋은 구경을 많이 하는구나. 네놈이랑 있으면. 소름이 돋을 정도야.]파편이가 반응했다.
“그래?”
션을 쫓아냈던 공격.
서준은 정말 죽여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며 공격했다.
결국 멈추기는 했겠지만, 그 짧은 순간만큼은 자기 자신마저도 속였다.
한 치의 머뭇거림이라도 있는 한 의심이 절대 날아가지 않기에.
결단력이다.
서준의 능력이고.
“잘됐네.”
[이번 협력자는 참 뛰어나군. 저번 협력자는……. 에휴.]그 흑막을 말하는 건가?
“나였으니 당한 거지 아니었다면 잘했을 거다.”
서준은 약간의 미안함을 느끼고 습격자를 커버 쳐 줬다.
아직도 누군지는 모른다.
“그러면 이제?”
[아니지. 기다려라. 통로가 안정화될 때까지.]“싫다. 적들은 다 쫓아냈다.”
[……. 마음대로 해라.]“그래. 시간은 아껴 써야지.”
서준은 곧바로 트레인으로 향했다.
조금 늦어서 그곳에서 있는 사람이 많을지, 아니면 다 상점에서 물품을 싸고 떠났는지 기대됐다.
다란의 소식이 아직 퍼지지는 않았을 텐데.
‘퍼지면 재밌을지도?’
애석하게도 트레인에 재난 문자가 울리는 일은 없었다.
***
영지 카베로.
“와 두 분 다 살아 있었네요. 다행이다.”
네 명의 결사대는 도시의 안 길드의 지부 옆 건물 내부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숨어있는 중이었다. 혹시나 그 존재가 도시까지 찾아올까 봐.
“아바 님?”
“예.”
“언제 정체가 공표되는 거죠?”
“하루는 지나야 전역으로 한 번에 퍼지더라고요. 길드 시스템이 그래요. 그리고 퍼진다 하더라도 직접 물어보는 사람들만 알게 되겠죠.”
공표하는 게 아니다. 도둑 길드의 데이터베이스에 한 가지 사실을 추가하는 것이다.
“그 정도로 충분할까요?”
“그러니 우리가 다란에서 나가야겠죠.”
참가자들을 만나러 떠나고 소문을 내야 한다.
그렇게 결집시켜 대항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번 흑막은 예전에 나왔던 그들이 알던 흑막과는 여러모로 차원이 다르다.
특히 인성.
“빠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사람들에게 전해요. 우리 같이 통로를 파괴하는 퀘스트가 있으면 도와주고.”
“그러다가 죽을 수도 있지만. 해야겠죠. 하. 이번만큼 무서운 흑막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만나자마자 주저앉았고 이후에는 인품에 감화됐던 션이 중얼거렸다.
앞으로 대항한다 생각하니 무섭긴 더럽게 무서웠다.
그때였다.
치안을 유지하는 병사 한 명이 그들의 건물 안으로 들어와 션에게 말했다.
“영주님.”
“어?”
“아시어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카베로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다가온다는 예언이 내려와 어서 병력을 모아서 대비하라고 경고했는데.”
그 순간 넷의 표정이 굳어졌다.
두 국가 상층부 사이에는 커넥션이 당연하게도 있었지만 이렇게 아시어스가 직접적으로 경고를 할 정도라면?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퀘스트 실패한 대가야 당연히 따르겠지만.
“다란의 의회에서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바로 영지로 병력을 파견했습니다!”
션의 허락을 받지도 않고 병력을 움직인다는 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가가 멸망할 정도의 일이 아닌 이상.
그리고.
그들의 눈앞에 퀘스트창이 떠올랐다.
퀘스트창을 읽은 그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돌아다니며 참가자들을 결집할 시간이 없겠군요.”
대륙 침략의 시작이자 다란의 멸망 위기까지.
2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