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11)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11화(311/431)
제311화
챙!
캉!
크르릉!
하늘과 맞닿은 가슴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고요했던 고원에 소음이 가득 찼다.
공격을 준비하는 짐승들의 사그락거리는 발소리, 싸우는 짐승의 하울링, 스킬이 발동되며 나타나는 수많은 잡음들과, 유리가 깨지는 소리까지.
11일 차가 채 20분도 남지 않았는데 고원은 흑막의 출현으로 인해 순식간에 개판으로 변해버렸다.
참가자들이 사냥하는 하운드가 개의 한 종류니 원래부터 개판이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을 만든 존재에게 한 참가자는 너무나 야속함을 느끼고 있었다.
[형님! 여기는 또 어떻게 오신 겁니까! 이 배신자! 방해 좀 그만 해요! 양심이 있으면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사냥이 막히기 시작했다.
갑자기 나타난 흑막은 빠르고 정확한 움직임으로 욘을 마킹하며 하운드들을 살려냈다.
[나 이러면 진짜 그냥 하운드한테 가서 죽습니다? 형님이 한 대 때렸으니 저 죽으면 형님 킬로 될걸요? 미니언이나 포탑한테 죽으면 누군가 때려두면 킬로 되듯이.] [허허. 자살로 협박을 하다니. 많이 컸구나.]서준이 스승 같은 미소와 함께 마주 본 욘을 따스하게 바라봤다.
그리고 욘은 섬뜩함을 느꼈다.
제기랄.
저렇게 보면 진짜 위험하긴 하다.
하지만 욘은 물러서지 않았다.
물러서기엔 너무 억울했다.
[아 형님. 진짜 나쁜 자식아!] [왜 그러느냐.] [흐. 이것만 좀 확인하죠. 형님, 여기에 내가 있다는 건 알고 왔습니까?] [그래. 포탈 근처의 정보는 다 알 수 있지.] [아 진짜 자살해야겠다. 킬이라도 드쇼.] [음……. 그건 좀 곤란한걸?] [왜요. 뭐요. 죽겠습니다.] [그게 아니라 아무리 욕했어도 너는 살려주고 싶어서 말이지.] [……. 양심에 가책이라도 느끼는 겁니까? 예?]서준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때 큰 울림과 함께 통로에서부터 시작된 초록색 에너지의 물결이 퍼져나가며 그들을 지나쳤다.
주변에 있던 하운드들의 근육이 뒤틀리며 덩치가 커지고 이빨이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변화의 과정이다. 앞으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저 강화된 하운드들을 사냥하는 게 아니라 막아야 할 것이다.
서준의 안광도 초록색으로 빛났다.
[여기도 2단계로 진입했군. 그렇다면 이제.] [뭐요.] [죽여볼까? 너 말고 네 친구.] [잠시만요! 형님 누구 죽일 수 있습니까? 신검이 말한 거에 따르면……. 오지 마! 오지 말라고!]저 오지마는 서준에게 한 말이 아니었다.
욘은 혹시나 서준이 와서 통로가 2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바로 둘 중 한 명이 있는 위치로 모이자고 말을 나눠놨었다.
시간을 끌어야 하지 않겠는가.
흑막을 귀찮게 방해하고 다른 지역은 건들지 못 하게.
잡는다면 더 좋지만 잡히지 않을 인간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으니.
합법적으로 한번 때려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서준이 죽일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왔는데? 저기 있네.] [도망……!]순식간에 일이 벌어진다.
서준이 다가간다. 당연히 자신은 무적이라 생각한 영웅은 방심한다.
정확히는 공격밖에 고려하지 않는다.
서준은 그 점을 정확하고 깔끔하게 파고들어 검으로 베고 또 벤다.
[그 친구 죽이지 말라고요! 그리고 포인트나 내놓으쇼!] [싫은데?] [잘 있어라 욘! 난 이렇게 가는구나!] [죽이면 뭐 페널티 없는 겁니까? 예?]고원의 높은 하늘을 가르는 검이 생길 필요도 없었다.
순식간에 죽어 버린다.
한 번 타이밍을 놓쳤고 서준이 작정하고 몰아쳤기 때문에.
[괴랄한 공격력이긴 한데 미친 듯이 강하진 않네요? 살짝 애매한…….] [그게 페널티야.] [예?] [죽이면 죽일수록 힘이 빠져나가. 특히 체력이.] [흐음……. 왜 말해줍니까?] [그냥.]서준의 몸에서 초록색 빛이 새어나왔다.
그 와중에 파편이는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오늘만 세 번째 킬이었다.
[크아아악! 힘이 빠져 나간다.] [진짜 아픕니까?] [아니. 연출이었다.] [그래서 얼마나 빠질 예정입니까? 페널티를 받는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죽일 수는 없을 텐데요?] [내 기본 체력이 너와 같은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지.] [그렇군요. 저는 살려주는 거고요?] [그 정도는 해주마.] [형님 저녁 시간인데 그 방에서 나오쇼. 다 같이 모여서 식당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진짜 한 대 때려야겠다.
[욘아. 2단계가 된 통로나 앞으로 열심히 틀어막거라.] [예.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 정말 체력이 평범한 수준이 되어도 감당할 수 있는 겁니까?]일반적인 흑막이나 보스들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체력과 강력한 공격력 그리고 범위기다.
그리고 서준은 그 장점을 포기한다.
사람들을 몇 명 잡으면서 그렇게 포기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
한계도 명확해 보이는데?
욘은 절대 아니라고 보았다.
그리고 서준이 답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또 한 번의 순간에.
[그래야 좀 붙어 볼 만하지 않겠어?]라고.
* * *
전날 서준이 살인을 한 이후에 전세계 중계진을 비롯한 커뮤니티는 난리가 났었다.
[페널티를 받다니! 미친 거 아닌가?]==
여섯 배 많은 체력의 피통을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게 맞는 건가?
내가 제대로 들은 건가?
==
-그 한국인이 많이 답답했나 보다 하하하하!
└그 성격에 오래도 참은 것 같다!
-이 정도면 많이 참은 거 인정이다. 이제 다 죽이자!
└어제 그 파편이하고 대화 못 들었냐. 많이 잡아 봐야 9명이다. 그것도 2단계 통로를 만들어 낸 직후에 죽이는 걸로 9명! 그걸 위해서 여섯 배의 체력을 포기해?
└└이유는 말해 줬잖아
[정말 그 사람이 더 죽일까?]==
흑막에게 체력은 필수다.
없으면 안 된다. 일 대 다수를 해야 하니.
그런데 왜 더 죽여?
==
-이유를 말해줬다니까?
└뭔데?
└└처음부터 체력은 필요 없었다고 했잖아. 안 맞을 자신이 있는 것뿐이지.
└└└미친 한국인
[한 대도 안 맞으면 되는 거 아닌가?]==
간단한데?
==
-미친 한국인
-한국인이냐? 한국 놈들이 이렇게 말하고 다니던데
└난 아메리칸이다 자식아
└└소름 돋는 사실을 알려주지. 지금 한국 쪽에서도 약간 의견이 반반 나뉘고 있다.
그렇다.
한국의 더 리그 커뮤니티에서도 서준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이해는 하고 있었다.
[방장은…… 원래 이런 놈이니까……] [또 스스로 페널티를 만드는 놈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돌아버린 놈ㅋㅋㅋㅋ 그런데도 항상 이겨 왔어서 기대하게 만드는 놈ㅋㅋㅋㅋㅋㅋ] [이번엔 기대하기 힘든데? 여기서 더 죽이면 그건 좀…] [아니 ㅋㅋ 안 맞으면 된다니까?] [방장이 진짜 자기 사냥한다는 거에 빡쳐서 우발적으로 행동한 것 같음 개추 ㅋㅋㅋㅋㅋㅋ]서준이 어떤 인간이던가.
사서 고생하는 인간이다. 남을 엿 먹이기 위해서라면 그의 고생은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어차피 이래도 되거든 ㅇㅇ 이긴다니까? 이래도ㅋㅋㅋㅋ 이긴다고!!!!!!]이겼으니까.
그렇게 쌓아온 이미지는 서준의 정체성이자 인기의 원인이 되었다.
[설마 진짜 포기하겠음?] [모르는 거니 지켜보자] [그러다가 지면 팬은 괜찮아도 인기는 확 식을지도 모르는데… 약간 걱정된다]그렇게 10일 차가 끝나고 사람들은 수많은 추측들을 남겼다.
주로 더 이상 그러지 않을 거라는 측과 서준이라면 그냥 다 죽일 거라는 측이 맞붙었다.
그런데 11일 차에 서준이 3킬을 하고.
또 그런 발언을 해 버리자.
[???: 이래야 붙어볼 만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친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빠들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난 이번에도 믿는다ㅋㅋㅋㅋㅋㅋㅋ
-체력에 버프를 안 받아도 이래야 밸런스가 맞다 선언ㅋㅋㅋㅋㅋㅋ
-인간형 보스는 사실 피통이 높지는 않거든요 이거 ㅋㅋㅋㅋㅋ 방장이 게임을 잘 알아 ㅋㅋㅋ
-스토리도 딱임. 카엘은 그딴 힘 때문에 먹힌 게 아니라 그냥 고고하게 타락한 거임!
고고한 타락.
그렇다.
카엘이 고작해야 힘 때문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건 말이 안 된다.
그저 이계의 편에 붙어 세계를 멸망시키려 하는 건 흑화한 카엘의 온전한 선택이었던 거다.
힘에 이리저리 끌려다닐 카엘이 아니다!
이 상황에 빠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까들도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아니 ㅋㅋㅋ 진짜 우승을 걷어차네?]==
아이템 생각하면 우승할 수도 있는 거였는데 이건 아니지ㅋㅋㅋㅋㅋ
고의 트롤 아님?
욕 ㅈㄴ 먹어야 할 것 같은데.
==
-왜 욕을 먹음?
└고의 트롤이니까. 그래서 역사서 망칠 테니까 (글 작성자)
└그건 참가자 자유지
└욕도 내 자유임 (글 작성자)
-저 놈의 자존심 좀 버려야 함 ㅉㅉㅉㅉㅉ 이래도 니들을 이길 수 있다는 저거
└보통 오만이라고 하죠 끌끌
└방장은 오만할 만한데?
└탑급 프로가 지금까지 아마들이랑 싸웠을 때는 오만할 만했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잖음. 그걸 망각하고 또 지 하던 대로 했고.
-오우야. 방장단만 있던 거 아니었냐? 오늘 왜 이렇게 불타냐?
└불 안 타게 생겼냐? 지겠는데 ㅋㅋ
└응 안 맞으면 돼~~~!!!
[외국은 더 심하게 불타는데 외국 방장단이 꽤 보이는 게 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황이나 한 번 제대로 정리해 보자]==
체력 6분의 1로 줄고 대충 9명 죽여서 참가자 27명으로 되면 이득임?
==
-ㅇㅇ 이득임
└왜?
└일단 방장이 가는 곳마다 못 죽인다는 걸 활용해서 바로 방해하려는 프로들을 무시하고 2단계 통로를 많이 열 수 있음. 2단계 통로 열리면 말 들어보니까 최후의 날까지 기본적으로 발이 묶이고 이후에도 통로를 닫고 최종 싸움에 합류하게 되는 타이밍은 각기 다르다고 함.
└그러니 9명을 줄이고 추후에 싸움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고…… 그러고… 그래도 체력 6분의 1을 포기하는 건 에라이 ^^ㅣ발 방장아 넌 져라
└이 새끼 열심히 설명하다가 드리프트 개 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맞으면 되는 거라고요 형제님….. 아시겠어요?
└맞습니다… (숭배합니다)
* * *
[그래야 좀 붙어 볼 만하지 않겠어?] [와.] [안 그래요, 여러분? 이래도 제가 이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마 조금 난리 났을 것 같긴 한데 절 믿고 굽히지 마세요!] [알긴 아는군요. 여론 감당 가능하시겠습니까?] [이기면 그만이지. 나는 어차피 지금은 못 봐.]현재 이 상황을 가장 잘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방주 방 시청자들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 방장! 방장! 방장! 방장!
-이게 맞지ㅋㅋㅋㅋ 어차피 끝날 때까지 커뮤니티 못 보짘ㅋㅋㅋㅋㅋ
-이기면 본다는 마인드 ㅋㅋㅋㅋ
-그저 맨날 불 질러놓고 자기는 편한 방장ㅋㅋㅋㅋ
[그리고 내 힘으로 이겨야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단다.]-캬!
-와!
-본인 힘으로 이기는 게 정상이 맞거든요 크!
-흑막이 버프 없이 이기는 게 어떻게 정상인데 무친놈들아 ㅋㅋㅋㅋ
-버프 주는 대신 중반부엔 함부로 킬 못 하게 페널티를 주는 건 국룰이지
-하긴 다른 흑막들도 다 제한이 있었으니까. 중후반부는 그 속에서 마지막에 얼마나 유리한 고지를 누가 선점하느냐의 싸움이었지
[하……. 그래서 형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루팅. 페온의 장갑 샀거든.] [독하다 독해. 트레인에 있던 사람들은, 저도 그렇고 포인트 없는 거 알고 안 잡는 거죠?] [……. 들켰군.] [설마 그 파괴자의 세트 다 살 수 있는 건 아니죠? 그 급의 아이템들을 다?]서준은 대답했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 [아 빨리 그냥 가세요! 진짜 형님한텐 실망했으니까 제대로 깨질 준비 하시고. 형님 여론 생각한다고 봐주는 건 없습니다.]다음 날.
서준은 예고한 대로 다섯 명의 사람들을 더 죽여 체력을 다른 참가자들과 같은 수준까지 낮췄다.
그리고 페온의 장갑이 차지했었던 마지막 한 칸을 채우는 파괴자의 아이템을 구매하면서 흡족하게 웃었다.
[이제 확실히 이기겠군.]20개의 아이템창.
서준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 그때 신검도 퀘스트를 완료했다.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24.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