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12)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12화(312/431)
제312화
역사서는 참가자가 어떤 가능성을 발견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
그 가능성은 개개인의 역량과 개발팀이 맵 곳곳에 뿌리는 수많은 씨앗으로 나뉜다.
역량의 경우 전혀 예상치 못 한 서준이 흑막이 된 것과 같은 일을 의미한다.
누가 누구에게 잡아 먹히고, 방해받고, 성공해 내는 건 예측할 수도 심어 둘 수도 설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어떻게, 무엇을, 얼마나 발견하냐에 따라 개인의 스펙업에서부터 스토리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은 설계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중국의 신검 님이 조금 늦었군요.”
그런 가능성들을 심은 팀장들이 보기에 현재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씨앗은 신검의 퀘스트였다.
구원이라는 이름의 퀘스트는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할 수 있다.
“12일 차가 완전히 가기 전에 클리어가 되겠네요. 이걸 다행이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12일 차.
균열이 열린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서준 이전의 흑막인 중국의 클라이막스가 이날까지 하루에 제한된 인원들을 잡아가며 힘을 키우는 모습을 연출하려 했었다.
그러다가 12일 차가 되는 순간 상황이 급변하는 식으로.
하지만 이미 그 시나리오는 폐기됐고 지금은 모든 참가자들이 통로에 열중한다. 후반기다.
이러한 변화에 수많은 가능성이 묻히게 되었고 신검의 퀘스트가 중요하게 되었다.
“진행이 조금 늦긴 했지만 결국 해냈네요. 아예 퀘스트 자체를 못 찾을 확률과 수행 난이도가 우리가 뿌린 씨앗 중에서 가장 높았는데 말이죠.”
현재 상황을 정리하자면 2단계로 진행된 통로는 7개, 그래서 그 통로에 구속된 참가자는 열다섯 명.
아직 서준에게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통로를 파괴하는 쪽이 10명.
나머지 두 명은 신검과 야스오다.
통로는 계속해서 자유로운 10명에 의해 파괴되고 있었다.
10명의 참가자는 한 통로를 파괴하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 찾아다니며 다음 파괴 퀘스트에 합류한다.
“만약 신검 님이 구원 퀘스트를 깨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죠?”
2단계 통로는 흑막의 제약이 풀리는 순간부터 해결할 방법이 생긴다. 그 해결 방법과 시간은 제각각이고.
애초에 참가자의 발목을 잡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준의 제한이 풀린 순간, 다른 참가자들도 자유롭다면 결국 흑막과 참가자 모두가 붙게 될 텐데, 이러면 흑막이 너무 불리했다.
그렇기에 흑막이 방해에 성공하면 할 수록 흑막은 유리해지는 구조다.
그리고 구원 퀘스트는 그걸 발견하기도, 그리고 클리어하기도 쉽지 않은 난이도인 만큼 또 참가자들을 유리하게 만들어 준다.
“신검 님이 못 했어도 무난하게 승리했겠죠. 참가자들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네. 한국 팀장님은 아닌가요? 뭐 파괴자의 세트가 있긴 하지만 일 대 다수의 전용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체력도 이제 없으니 정말 수많은 참가자들이 중구난방으로 움직여 제각각으로 합류해 개판으로 싸워도 지겠죠.”
다른 팀장이 거들었다.
“하지만 거기에 신검 님이 이제 12일 차가 지나기 전에 퀘스트를 성공해서 조금 더 잘 뭉치겠죠. 또 거기에 우리가 아는 문제까지 있죠. 중간에 나가셔야 한다는, 당사자니까 알고 있으면서 도대체 왜 그런 건지. 하, 책임을 물을 수만 있다면 정말로 묻고 싶네요.”
그들은 참가자에게 역사서를 망치는 데에 대한 대가를 물을 수가 없다.
애초에 그런 게 있다면 누가 하겠으며 역사서라는 컨텐츠의 취지에 맞지도 않았다.
“지금 막 구원 퀘스트 클리어됐네요. 후. 게임 너무 싱겁게 끝나지만 않았으면.”
회의실 안 팀장들은 걱정의 한숨을 내쉬었다.
초월의 산의 전설.
판게아를 지키거나 감시하는 초월자의 화신은 존재한다,
그리고 이 초월자의 화신은 파편이 정도는 방해할 정도의 급은 된다.
인간과 인간의 살의에 민감한 이 존재는 잠을 자면서도 판게아를 주시하는데 파편이는 그 감각을 무뎌지게 1년 전부터 작업을 치고 있던 상태였다.
훗날 자신의 협력자가 나타나 완벽한 통로를 만들기 위해 도와줄 때, 그의 힘이 많이 들어간 상태에서 협력자가 사람을 죽인다면 알아차릴 테니까.
하지만 그 가림막은 사라졌고, 사태를 파악한 초월자는 영웅들에게 축복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협력자인 서준의 움직임을 봉인한다.
“서준 님은 얘기를 듣고 바로 로그아웃하는군요. 하긴. 뭘 더 할 수 없을 테니. 40분쯤 남았었나.”
“제가 가서 얘기를 좀 나눠보겠습니다.”
“그래요. 얘기한다고 바뀌는 건 없을 테지만. 아니, 그런데 AI 얘는 하운드를 조종하는 능력 같은 것도 안 주네요. 이제는 흑막을 팍팍 밀어줘야 할 텐데!”
제발 흑막이 일방적으로 당하고 끝나서 망하지 않길.
* * *
서준은 시간이 남았음에도 로그아웃을 했다.
네 번째 파괴자의 아이템, 팔찌를 사고 좋아하던 순간이었다.
그의 몸이 움직이지 않기 시작하면서 빛으로 감싸였다.
그리고 파편이가 한숨을 내쉬며 설명을 해줬다.
딱 1시간만 있었으면 저런 놈 따위는 무시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허세를 잔뜩 부리면서.
‘귀찮게 된 건 아니고.’
당연히 서준이 아니라 상대측에서도 잘하면 이렇게 방해가 들어올 수 있는 일이었다.
‘이 정도는 상정했지.’
하루 동안 서준은 몸을 움직이지 못 할 거다.
그 이후에는 파편이가 풀어준다고 한다.
[내 힘이 곧 그 자식을 뛰어넘을 거다! 오늘이 가기 전에 들켜서 견제를 당해 뛰어넘기까지 하루가 늦어졌을 뿐이다. 지금도 통로들에서 들어오는 내 힘이 차오르고 있지 크하하! 그러니 그때 풀어주마! 그리고 마음껏 날뛰어라!]열심히 어떤 존재와 싸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이제부터 통로의 위치와 함께하고 있는 동료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마치 서준처럼.
추가적인 데미지를 넣는 축복도 들어갔는데, 서준이 오히려 그의 힘을 거의 다 빼내 버려서 효과가 거의 없을 거라 말했다.
그거 참 다행이라고.
[다행은 무슨! 그딴 축복이 여러 개 중첩돼도 좋으니 내 힘이 있는 게 훨씬 더 나은데! 왜! 왜 내 힘을 부정하는 거냐! 이 멍청한 협력자!]사실 다행이라고 말한 건 서준이었다.
아무튼.
서준은 그냥 나와서 기다리기로 했다.
‘통로는 내가 풀릴 때까지 절대 다 못 부숴.’
여유롭다.
결국 하나만 지키면 되기에, 서준은 이제 한 자리만 지키고 있어도 되긴 했다.
‘지금 발이 묶인 사람들이 열다섯 명이던가?’
더 방해하기도 귀찮다.
오히려 하루 쉬게 해 준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준비는 끝났으니.
똑똑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고 서준은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안녕하세요, 카엘 참가자님.”
“여기는 왜 오셨나요?”
최종 점검 같은 시간인가.
아니면 하루 쉬게 된 게 뭐 잘못되었나?
이 팀장은 방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습니다.”
“네.”
“자신 있으신가요?”
걱정되는 거군.
“아무래도 이게 심상치가 않아서요.”
“여론이요?”
“뭐, 네.”
“폭동 같은 건 일어나지 않던가요?”
서준은 재밌다는 듯 낄낄 웃었다.
“하하하하……. 폭동 정도는 아니고요. 그냥 맨날 싸우고 있습니다.”
“팀장님들 의견은요?”
“여기는 싸울 일이 없죠. 저 빼고 다 그냥 무조건적인 패배를 확신하고 있는데.”
“그런가요?”
“네.”
“팀장님은요?”
“저는 서준 님이랑 직접 만나본 유일한 사람이니까 그 근거 없는 자신감에 기대는 중이죠. 이성적으론 힘들 것 같긴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팀장님들한테도 걱정하지 말라 전달해 주시고요.”
이 팀장은 이상하게도 저 자신감 넘치는 서준을 보면서 걱정이 정말로 머릿속에서 날아가고 있다는 걸 자각했다.
스스로를 깊게 믿고 있는…….
‘광신도…….’
이 팀장은 웃음을 터뜨리며 떠났다.
* * *
서준은 13일 차 동안 무적상태로 움직임이 봉쇄당했다.
그래서 잠깐잠깐 들어가서 상황을 파악하는 걸로 13일 차를 보냈다.
더 접속해 있어봤자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은 밖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섯 명 이상씩 모이기 시작했군. 체계적으로 통로를 빠르게 파괴하기 시작했고.’
이대로 가면 14일 차에 서준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1단계 통로는 파괴되는 게 확정이었다.
예정된 결과였기에 상관없었다. 14일 차부터 모두 죽이고 끝내면 된다.
‘2단계 통로들이 남으니까, 그중에 하나만 지키면 되는데.’
일곱 개 중에서 서준은 아시어스를 골랐다.
참가자 세 명이 2단계 통로에서부터 나오는 괴물들을 막는 퀘스트를 부여받아 묶여있는 곳.
그리고 13일 차가 끝났다.
서준의 예상대로 얼마 남지 않았고 참가자 무리는 계속해서 이동하는 와중에도 통신을 알차게도 했는지 집단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서준은 13일 차의 4시간, 저녁 시간 1시간을 전부 호텔 안에서 혼자 보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이득, 손해.’
그보다 중요한 게 있다.
서준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그러면서도 이기는 게 그의 인기 비결이라는 걸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죽였다.
‘그러고 싶었지. 그래도 될 것 같았고. 그 뿐이야.’
시청자들도 그러길 원했을 것이다. 그가 패배하는 건 원하지 않겠지만.
마냥 모든 것을 손해 본 것은 아니다.
그러는 사이에서도 서준은 챙길 수 있는 모든 걸 챙겼고, 최선을 다했다.
그러니 이제.
‘1시간이 됐군.’
캡슐에 들어간다.
14일 차가 시작됐다.
[자! 가거라! 이제 마음껏 저들을 죽이고 침공의 서막을 열어라!]몸이 움직였다.
서준은 곧바로 트레인에서 아시어스행 열차를 탔다.
대륙에 일곱 번이나 재난이 벌어졌기에 열차에 타는 NPC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있었다.
분위기가 흉흉하다.
열차는 조용하고 빠르게 아시어스에 도착했다.
아시어스의 수도의 거리에도 NPC가 별로 없었다.
뒷골목에서 공을 가지고 노는 쪼그만 아이들뿐.
거리를 지나쳐 건물에 들어가 텔레포트 마법진을 타고 서준 그가 마지막으로 정한 장소로 향한다.
대도시 브리온.
대도시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사람이 조금 전의 수도보다 훨씬 없었다.
하운드와 싸우고 있는 아시어스의 병사들밖에 안 보였으니.
급하지 않은 이들은 서준을 볼 때마다 경례했다.
크르릉!
“지원 바란다!”
싸우기 급한 이들은 그럴 여유조차 없었고.
저들은 아직도 카엘이 그들을 멸망시키러 온 줄 모르고 있다.
안타까웠다.
통로는 브리온의 지하 수로에 있었다.
전장은 도시가 될 것이다.
저벅.
저벅.
저벅.
서준은 통로가 있는 곳으로 여유롭게 반쯤 멸망한 대도시를 걸어 나갔다.
대부분이 그의 패배를 점치고 있으니, 더욱더 평소처럼.
수로 입구에서 참가자들이 나타났다.
“인사는 필요 없겠죠?”
서준이 말했다.
“예. 그래도 반갑습니다, 카엘 님. 정말 반갑네요.”
“카엘 님이 최대한 오래 버티시길 빌겠습니다. 버틸수록 지원 병력이 더 오겠지만요.”
“끝입니다.”
숫자는 여섯.
서준이 일부러 페널티에 대해 떠들었으니 저 참가자들도 바깥에 있는 사람들처럼 승리를 자신할 것이다.
하지만.
AI가 그것도 모를까?
그의 현실의 신체 데이터마저 전부 아는 AI가?
그런데도 AI는 서준을 안 도와준다.
이 말은 적어도.
AI만큼은 그를 믿고 있다는 뜻이 된다.
안 그런가?
할만하다니까.
“일단 맞고 시작합시다. 형제님들.”
서준은 곧바로 무적을 사용했다.
“잠시만, 시작부터?”
“도망쳐!”
“지속 시간이 최소 10초다! 10초는 피해!”
그리고.
세 개의 심판검이 시작부터 떨어졌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24.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