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13)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13화(313/431)
제313화
세 개의 거대한 빛의 기둥이, 정확히는 기둥처럼 보일 만큼 거대한 검이 하늘을 찢고 떨어진다.
거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해야 10초.
10초였다.
4초 심판검?
서준에게는 넉넉했다.
공격 속도와 이동 속도는 훨씬 빨라져 있었다.
그러니 4초보다 더 짧아 여섯 명의 참가자 모두가 당황하게.
쿠쿠쿠쿵!
먼 곳에서 도시를 보는 사람이 정말 심판의 날이 도래했다고 느끼듯.
거대한 성검이 순식간에 그들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더군다나 세 개의 기둥이 바닥에 닿아 노면을 꿰뚫어 가며 그들의 시야를 반쯤 가리고 있을 그때, 서준은 멈추지 않고 공격을 지속하고 있었다.
이 서준의 태도는 방금의 궁극기가 고작해야 평범한 공격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흑막의 대항마들은 충격을 받았을지언정 대비를 느리게 하지는 않았다.
“10초는 지났다!”
파앙!
소매 속에서 빠르게 튀어나오는 수리검을 그대로 잡아채며 팔을 휘둘렀다.
뒤로 거리를 벌리면서.
수리검은 거리를 섬전처럼 좁혀오는 카엘의 얼굴에 정확히 일직선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직 무적이어도 본능적으로 피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한 수였고 미리 대비하고 훈련하지 않은 이상 본능을 이기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아쉽게도 상대는 자신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눈 한 번 깜작하지 않고 수리검에 맞은 서준은 거리를 좁혀왔다.
당연히 체력은 안 닳았고.
검날이 그의 목을 긋는다. 예상보다 더 빠른 타이밍이었다.
‘검날이……!’
자유자재로 늘어났다. 룬에 의해서다. 12일 차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콰아아앙!
심판검이 땅을 파고들면서 굉음을 일으키고 부서진다.
“다들 버텼어?”
촤아아악!
확인하는 사이에도 급소가 베였다.
항거할 수 없는 검격들이 계속해서 날아왔다.
기둥들이 사라지고 시야가 명확해졌다. 무적 시간은 더 이상 있지 않을 것이다.
“죽은 사람은 없어!”
방사형으로 퍼졌던 그들이 다 같이 한 번에 방향을 90도 뒤집어 달려들었다.
아직 광휘의 축복이 남아 있는 건 알지만 이제 반격의 상황이다.
죽은 사람은 없었다.
이단 표식이 직접적으로 떠오른 영웅도 처형까지 당할 정도는 아니었다.
조금 더 공격을 받았다면 모르겠지만, 상대는 이상하게도 궁극기를 세 번째 표식이 나타나자마자 바로 사용해 버렸다.
일시적으로 실드를 얻은 탱커는 당연하게도 살았고, 딜러는 처형 체력까지 내려가진 않았다.
그는 트레인에서 퀘스트를 수행했기에 바로 포션을 빨았다.
남은 한 명은 체력이 40%밖에 안 남은 딜러. 노리려면 이쪽을 노릴 터.
여섯 명의 영웅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을 때의 전투 상황을 그리면서 설계를 시작해 나갔다.
체력이 낮은 영웅은 후위로.
바로 부딪히지 않고 조금 늦게 상황을 보고 끼어들 수 있게 말이다.
말하지 않아도, 눈빛을 교환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싸움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흑막의 어디를 노려야 할지를, 어떻게 되는 상황을 주의해야 할지를.
그들의 승산이 아직은 높았다.
‘체력이 없으니 한 번에 줄어들 거다!’
흑막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일단 높은 체력이기 때문이다.
우선 흑막은 그들의 공격을 버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안 그렇다면 한 번의 방심에 다수의 스킬들을 퍼 맞고 비명횡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은 만큼 더 조심해야 한다.
두 번째는 다수를 상대하기 유리한 전용 스킬이다.
광역기, 상대의 숫자만큼 도와주는 소환수를 소환하는 스킬 등등.
그런데 상대에겐 다수를 상대할 때 가장 효율적인 그 두 가지가 없는 거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그 누구도 서준의 패배를 의심치 못 했고.
그 순간.
“어?”
서준이 그들의 공격의 포위망을 순식간에 헤치며 튀어 나갔다.
무적 스킬은 사용하지 않았다.
그들의 스킬이 닿기 직전 아주 조금 더 이동 속도가 빨라져서 어차피 안 닿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조금의 속도는 치명적이었다.
스킬의 포화를 무적기도 없이 벗어난 서준이 달려든 곳은 체력 40%의 딜러가 있던 곳.
‘순간 가속이다!’
카엘의 룬 중에서 그런 건 없었다. 그렇다면 상점, 아니면 특수한 퀘스트의 보상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주 미세해서 애매했고 그게 무엇 때문인지 유추할 시간은 없었다.
[환상진]서준을 붙잡기 위한 CC기가 즉각적으로 날아간다.
서준의 속도는 크게 빨라지지 않았다.
그러니 순식간에 적응한 한 명이 날린 CC기는 당연히 정확히 타겟팅 되지만.
“젠장!”
그들이 이 스킬을 조금 전엔 안 썼던 이유가 발휘됐다.
찰나에 그들을 제치고 등을 내주게 됐던 서준의 몸이 빛으로 감싸였다.
[광휘의 축복]CC기 면역의 무적을 부여하는 완벽한 무적기.
체력이 부족한 딜러는 카엘이란 위기에 노출되었다.
발을 붙잡는 스킬은 이게 끝나고 들어갔어야 한다.
그래도 아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여겼다.
죽지만 않으면 되니까. 막으면 되니까. 그들이 곧 가세할 테니까.
그리고 다섯 명의 눈에 무자비한 광경이 펼쳐졌다.
프로의 검이 갈피를 잃고 허공을 유영한다.
그러나 그에 반해 서준의 검은 일말의 불필요한 검로도 만들지 않고 몸을 찢는다.
당연하다는 듯.
그때쯤에 그들은 그들이 상대하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되었다.
어째서 팀장들에 의해(아니다) 흑막으로 선정됐는지.
그리고 과감히 체력 따위는 포기했는지.
“검신.”
누군가가 다가가면서 서준의 닉네임을 중얼거렸다.
급소를 벤다. 베는 걸 넘어서 이리의 이빨처럼 물어뜯는다.
그렇게 보였다.
하얀색 선이 생성되는 즉시 검에 물어 뜯겨 터져나가는 건.
촤아악!
무자비했다.
“달려들어!”
“아직 무적이야!”
그리고 그들은 또 알게 됐다. 서준이 선택한 두 번째 룬에 대해서.
딜러가 죽었다. 물어 뜯겨서.
그리고 즉시 서준이 몸을 돌리고 그들을 바라봤다.
섬뜩했다.
웃고 있었다.
체력은 닳아 있었다. 광휘의 축복의 무적 시간은 그리 길지 않기에.
그래서 이제 죽이면 되는데.
“CC기 걸려 있어 잡아!”
순백색의 오라가 다시 서준을 채운다.
그들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룬에 대한 정보가 자연스레 수면 위로 부상했다.
[심판검: 이단 표식이 생겼다가 사라진 적을 죽일 시 영웅의 모든 스킬의 쿨타임이 초기화됩니다. 이단 표식이 생긴 적에게 들어가는 데미지가 증가합니다.]보통은 처형하면서 한 번 더 광휘의 축복과 심판검을 사용하라고 만들어진 카엘의 룬이다.
처형해 주는 심판검과 잘 시너지를 낼 테니.
하지만 카엘 같은 경우 조건부 궁극기였기에 스킬 쿨타임이 초기화 된다고 해도 큰 의미는 없었다.
그래서 카엘 유저들에겐 다른 좋은 옵션이 있어서 천대받는 룬이었는데 상대는 그게 아니었고.
“그래도 체력이 줄어들었어!”
“조금 뒤를 노리자! 방어에 집중해!”
“회복하는 것 같은데?”
“피흡!”
그들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바로 다음 행동을 이어 나가는 서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이 전투의 모든 것이 짜여진 게 아닌가 하고.
그렇다면 결말도 정해져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생각은 맞았다.
“형제님들? 한 번 더 맞읍시다.”
[심판검]서준은 아주 약간씩 자신의 공격 속도와 이동속도를 계속해서 바꿔가며 공격했고 그들은 조금 전 죽은 딜러처럼 속수무책으로 급소를 내줬다.
압도적인 기량의 차이.
공격을 적중시켰고 체력을 상대가 회복하는 거 이상으로 더 많이 깎아 냈지만.
세 개의 기둥이 다시 떨어지고.
“아…….”
나타난 건 풀피의 카엘.
절망적이다.
진정한 최종 보스처럼.
“한 번 더 어떠십니까, 형제님들?”
누가 또 죽었다는 소식을 싱긋 웃으며 알리는 상대가 절망적이었다.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도망쳐야!”
“어딜 가시려고요.”
서준은 낄낄 웃었다.
* * *
[외국 형님들 6명이 벌써 털렸는데? 어떻게 생각하심?] [지금까지 사용한 포션? 제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 쉬운데?]서준이 첫 싸움에서 승리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직 다른 파티들이 마지막까지 남은 통로들을 지우며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니 지원은 올 수가 없었다.
[충격적임?]==
이게 방장임!
==
-프로들 6명이 아무것도 못 하고 너무 쉽게 털리는 건 무섭긴 하네
-왜 그렇게 쉽게 진 거지?
-말린 거겠지
-정보가 부족했어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
└└하지만 무적기가 있으니까 정보 정도는 없어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겠지
└└└그래서 결국 이긴 건 압도적인 기량 차이 아닌가?
[기량 차이 맞는 듯하다.]==
세계 최고의 분석가 존 페토: 흑막은 지금 일부러 본인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우리는 알고 있다. 흑막이 무슨 포션을 샀는지.
그래서 속도가 급가속 되는 게 포션 덕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결국 그게 본래의 속도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즉, 흑막은 본인의 속도를 일부러 늦췄다가 빠르게 냈다가 한다는 건데.
이런 플레이는 원래 본인의 리듬도 깨지는 미친 짓이다.
상대보다 본인이 먼저 혼란스럽게 꼬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흑막은 이를 자연스럽게 해내서 싸움의 모든 순간을 원하는 대로 끌고 갔다.
대단한 기량이다.
==
-잠시만. 도대체 어디가 속도가 빨라졌다는 건데?
└그러게. 급가속 됐다는 게 이해가 안 되네
└└페토의 방송을 봐라 멍청이들! 하하하!
-이게 방장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구만
-응 방주도 설명해 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뛰지 마라 한국인들. 아직 참가자들은 많이 남았고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으니 뭉쳐서 갈 거다.] [벌써부터 끝난 것처럼 굴다니! 건방지다!] [사실 한국인 아닌데도 저 ㅋㅋㅋㅋㅋㅋ 만 복사하는 아메리칸들도 있는데 말이지. 하하하!] [모이면 모일수록 흑막은 더 힘들어진다. 어차피 그가 체력을 버렸어도 오버 스펙인 건 맞긴 하다. 참가자들은 모여야 하고 그들은 그걸 알아챌 것이다.] [말 바꾸넼ㅋㅋㅋ 귀여운 놈들]* * *
2단계 통로를 파괴하던 와중 지도 시스템창에 변화가 생겼다.
아시어스의 대도시 브리온.
그곳에 있는 참가자 명단이 하나씩 지워지고 있었다.
“이봐 보고 있어?”
욘이 함께 통로를 파괴하던 동료들에게 물었다.
동료들은 모두 욘이 있던 곳으로 와준 고마운 이들이었다.
어떤 빌어먹을 형님과는 다르게.
“어, 확인하는 중.”
“사망인가?”
“사망이겠지. 브리온에는 카엘도 있다고 나오니. 6명인데 쉽게 죽는군.”
“상대도 결사 항전의 각오로 붙나 본데? 아마 체력 회복 포션 한두 개 정도는 빠지지 않았을까? 피흡 포션을 선택했으려나. 이거 다음 바로 브리온으로 갈까?”
“잠시만!”
욘이 강하게 말했다.
그는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건 같이 가야 한다. 모아서 가야 한다.
“다음은 다른 2단계 통로로 가서 뭉쳐서 다니는 게 좋겠어.”
어느새 브리온에는 한 명, 아니 두 명밖에 안 남았다.
명단에서 사라진 이들은 도망쳤거나 죽었거나.
그들은 딱 통로가 있는 지역에 누가 있는지만 볼 수 있으니.
욘은 죽었을 확률이 100%라고 생각했다. 그 괴물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알았어. 그런데 브리온에 남은 한 명은 잘 버티는 것 같은데? 아직도 안 죽네? 저거 도와주러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욘은 확신했다.
“저거 버티는 거 아니야.”
“뭐?”
“버티는 거 아니라고. 그냥 살려두는 거일 거야. 안 그러면 대화할 사람 없어서 심심할 테니까. 아마 체력은 한 대만 맞아도 죽을 피겠지.”
무엇보다.
함정이기도 할 것이다.
버티는 것처럼 보이게 해서 흑막을 잡는다는 욕심에 눈을 멀게 만들기 위해서.
서준의 무서운 점은 이것이었다.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24.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