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18)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18화(318/431)
제318화
최종 보스의 무적 기믹이 시작된 순간, 레이드를 하던 용사들은 몰아붙이는 걸 멈추고 거리를 벌렸다.
이미 1페이즈에서 그들은 이 패턴을 빡숙이라 표현해도 될 정도로 완벽하게 익혔다.
이 패턴은 그냥 살아남는 거에 최대한 집중하면 된다.
뭘 할 필요 없다.
무적이라 당연한 거 아니냐고?
아니다.
무적이 끝난 이후의 상황이나 이후 공략법에 대한 걸 고려하지 말란 뜻이었다.
오로지 지금 살아남는 거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AI여도 그랬다.
그렇다면 본체가 실행한 이 패턴은?
“네 명! 네 명이 붙어!”
살아남는 거에 집중한다는 건 단순히 도망친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은 이전 패턴에선 두 명이 붙어서 상대를 최대한 저지시켰다.
공격을 해서 저지시키지는 않았다. 어차피 무적이니까.
일부러 대놓고 공격하게 하면서 그걸 막는 것이다. 그렇게 한 턴, 한 턴 살아남으면서 시간을 끈다.
지금은 네 명이 들러붙었다. 넷 다 브루저나 탱커다.
그들은 공격을 받는다. 보스의 어그로 관리를 한다. 그리고 그걸 막아내는 데에 온전히 집중한다.
서준은 별 상관없다는 듯 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여기서 그들에게 공격하나 뒤로 빠진 이들을 공격하나 달라지는 건 없다고 판단했다.
상대의 짧은 반격의 시간이다.
물론 길어질 수도 있었다.
서준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검을 자유롭게 휘둘렀다.
“버텨봐.”
그가 선택한 타겟은 욘이었다.
덤덤한 선고가 서준 근처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대비하던 네 명의 고수들을 긴장케 했다.
촤아악!
검이 움직였고 그에 따라 체력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1초도 지나지 않아서.
계속해서.
검을 받았다. 막아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체력이 줄어들자 욘은 막는 걸 포기하고 싸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뒤로 갔다.
버프가 들어오고 옆에 있던 이들은 욘을 커버하기 위해 앞을 가로막는다.
자기들을 공격하라고.
하지만 욘의 선택은 늦었다.
AI를 상대했을 때를 무의식적으로 상정해서.
그거보단 높을 수 있다 하더라도 진정한 게임 속 수준을 제대로 부딪쳐 보지 않았기에.
욘의 머리 위에 선명한 표식이 떠올랐다.
[이단]“형님! 저 안 죽인다면서요!”
욘도 죽지는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
지금 당장 서준이 달려들어 그의 목을 계속 베면서 심판검을 사용하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안 그럴 것이다. 그렇게 되는 순간 9개의 심판검을 보여주지는 못할 테니까.
서준은 언제나 말한 대로 행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전투에 더 집중한다.
지금 첫 번째로 이단 표식이 생긴 건 그다.
하지만 이단 표식의 지속 시간은 30초인데 이 시간 안에 9개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연스레 서준은 잠시 시간을 벌다가 타이밍이 나는 순간 다시 9개의 표식을 시도하려 할 텐데, 그러면 다음번 사이클에서는 그가 서준의 가장 마지막 표적이 될 것이다.
이단 표식이 있는 동안 6번 더 베었다고 30초의 시간이 갱신되지는 않으니까.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집중해야 한다.
전화위복이 가능하다.
“크하하! 네놈이 지금 날 공격한다고 해서 뭐가 되겠냐!”
신검이 즐겁게 외친다. 몸통을 베이고 집중하고 있는 서준의 싸늘한 눈빛을 받으면서도.
“불가능하다고!”
광휘의 축복이 끝나는 순간을 마치 노린다는 듯 스킬들이 연달아 쏘아졌다.
여섯 명의 근접 영웅들도 접근한다. 다 같이.
당연한 타이밍이다. 한 번 더 무적을 쓰라는 거다.
15초의 완벽한 무적을.
그들 입장에선 욘에게 이단 표식을 서준이 띄운 지금 서준이 무적을 또 써서 버리는 게 낫다.
원거리들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가까이에서도 네 명밖에 없으니까.
9개의 심판검.
그게 가능할까.
“무적 썼구나! 그래!”
신검에게는 서준이 했던 말을 못 지키는 것만으로도 승리였기에 신나 할 무렵 욘은 무언가를 깨닫고 경고를 했지만.
“위험해!”
“뭐가.”
늦었다. 이미 서준은 집중 상태였다.
아까부터 그려진 상태다.
‘9인 심판검이라고 한 적이 없었지.’
그 뜻은…….
* * *
“카엘은 지금까지 뱉은 말은 무조건 지켜왔습니다!”
북미의 공식 캐스터와 해설진들은 시청자가 1,000만 단위에 근접해진 역사적인 순간 속 최선을 다해 해설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지금 그가 15초의 무적을 전개해 노리는 건 명확합니다!”
이단 표식.
“가능할까 아닐까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떨어져 있어서야 빠듯합니다! 더군다나 욘에게 생긴 이후로 다음 표식을 띄우기까지 2초를 허비했고요!”
표식이 계속해서 생긴다.
두 번째 이단 표식은 신검이었다.
“공격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무적이라서 가능한 플레이지만.
그래서 그 누구에게 무적을 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검으로 맞대는 모든 방어를 무력화시키고 압도적으로 피지컬로 눌렀다는 증표인 표식을 만들어 낸다.
프로를 상대로.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게임을 진다 해도 저 실력은 두고두고 파헤쳐지며 더 큰 명성을 얻게 될 것이다.
‘진다면 잠시 동안은 말이 많긴 하겠지만.’
세 번째 목표는 버나드.
기대했다는 듯 서준을 막아 세우기 위해 무기를 들지만.
버나드는 단 한 합 만에 급소를 베이면서 몸을 활짝 열어주는 자세가 되었다.
그 열린 몸을 서준은 이어지는 동작으로 벤다.
“환상적이라고요!”
어떻게 한 거지? 움직임을 방금 봤지만 누가 따라 할 수 있을까.
분명 저 카엘은 앞으로 해외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전설이 될 것이다.
아니, 이미 전설인가.
“하지만. 이미 시간은……. 어? 심판검?”
-???
-지금까지 세 개 아니었나?
-순식간에 여섯 개를 했을 리는 없는데?
[심판검]쩌저저적.
원래는 미세하게만 들리던 효과음이 방송에 제대로 잡혔다. 하늘에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카메라는 그대로 앵글을 위로, 천공을 볼 수 있게 잡았다. 참가자들이 고개를 들어 올린 것과 같다.
그렇게 생긴 균열은 세 개였다.
이상하다.
너무나도 이상했다.
-뭐야
-설마 시간을 조금 끌려고? 그런 거 아니야? 다음번에 잘하려고?
-한 번에 못 보여준 건가…
-에계군. 에계
검이 내리꽂힐 준비를 하며 이 세계로 머리를 내민다.
축복으로 이루어진 힘의 결정체.
“떨어집니다! 세 개의 검이!”
새하얀 세 개의 검면이 화면을 잠식하며 땅에 꽂힌다.
쿠쿠쿠쿵!
빛의 기둥으로 가득한 화면.
전황을 파악하려는 캐스터의 눈동자와.
시청자들의 실망.
그 모든 것들은.
화아아악!
화면이 다시 깔끔하게 보이게 됐을 때.
“어? 어! 어!”
열광으로 뒤바뀌었다.
쩌저저적!
세 개의 균열이 더 생겼다.
한 번 더.
[미친! 다들 조심해!] [뭐야! 왜 또?] [떨어져! 떨어지라고! 계속 공격 중이니까!] [못 막겠어! 그리고 잠시만! 심판검 한 번만 더 맞으면 나 죽는다!]참가자, 아니 영웅들의 기겁한 목소리와 절망적인 목소리가 섞이고.
콰아아앙!
세 개의 기둥이 꽂혔다.
“두 명! 두 명의 닉네임이 지금 안 보입니다! 이 뜻은? 설마? 설마?”
그리고 기둥이 사라졌을 때.
-에이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거 아니지?
-그거 맞다! 하하하하하! 미쳤다!
-하하하하하!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하는 거냐 이놈은!
-그걸 해내는 게 더 대단하다
-미쳤군
[한 번 더.]장난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쩌저저적.
하늘을 찢는 효과음을 가져오는 세 개의 심판검과 함께.
* * *
쿠쿠쿠쿵!
“세 개가 더! 한 번 더 나타납니다! 연이어! 정말 연이어서!”
방주는 보았다.
그는 서준의 시야에서 보고 있었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카엘은 아홉 개의 심판검을 보여주겠다고 했고! 지금! 보여줬습니다!”
-무친놈ㅋㅋㅋㅋㅋㅋ 무친놈 무친놈
-다른 방송 화면에서는 앵글이 심판검에 집중한 나머지 그냥 계속 생성된 것처럼 보임ㅋㅋㅋㅋㅋㅋㅋ
-심판검이 또? 그런데 또?
-ㅋㅋㅋㅋㅋㅋㅋㅋ
-복사가 된다고!
-3인 심판검도 경이로운 수준인데 아니…
-떨어질 때 이단 표식 세 개만 만들면 됨! 처형이 되게 체력 좀 빼놓는 것도 그렇고
콰아아앙!
꽂힌다. 아홉 번째 심판검이.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은.
* * *
“알맞군. 9인 심판검을 하면 귀찮았겠지.”
대부분 죽지 않을 테니까.
뭉쳐서 스플래시 데미지를 받으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고.
“그래서 생각한 게 죽을 때까지 심판검을 때려 박는 겁니까, 형님?”
“어.”
“미친 형님아……. 버텼다 싶었는데 심판검이 계속 떨어지는 심정을 아십니까?”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세 개일 때 바로 심판검을 떨어뜨린 것부터가 그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으니.
근접해 있던 여섯 명.
그들은 모두 한 번씩은 이단 표식이 생성되었었고, 두 번 생성된 이들은 모두 여지없이 죽었다.
그 난리 속 살아남은 존재는, 두 명.
그 와중에 한 명을 마무리까지 했다.
소름 돋는다.
생존자는.
“내가 그 심정을 어떻게 알겠냐.”
“저하고……. 이 신검을 살려준 건 의도한 거고요? 그 미친 상황 속에서도?”
신검.
욘.
“말했잖아.”
“뭐요.”
“너는 끝까지 살려 주겠다고. 원래 은원은 확실하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서준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홉 번의 구멍이 뚫린 하늘이었다.
“…….”
욘은 속으로 험한 말을 삼켰다.
“남은 건 다섯 명인가? 그런데 신검 너는 왜 말이 없냐?”
“…….”
“일부러 하는 말 들으려고 살려줬더니.”
그렇다. 서준은 신검에게 입은 은혜는 없었다.
아니, 있긴 한가?
“…….”
“야, 아직 남았어. 다섯 명이잖아. 난 포션도 없다니까?”
“…….”
“빨리 일어나서 날 끝내야지. 너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잖아.”
“…….”
“방송에서도 후원으로 저격당했지, 비록 네가 주제도 넘게 덤볐지만. 베뒤아도 나 때문에 결국 포기하고 다른 영웅으로 참가하게 됐고. 어? 안에서도 나한테 창고 털렸잖아. 복수해야 하지 않겠어?”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원거리 영웅들이 중얼거렸다.
“와……. 이건 좀.”
“흑막이 이런 것까지 하면 나는 정말 버틸 수 없을지도…….”
“……. 어쩌면 AI가 상대하기 쉬운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입을 열지 않아서가 아닐까.”
신검은 마침내 대답을 했다.
“덤벼! 이 개 같은 새애끼이야!”
* * *
마지막 싸움.
레이드의 영웅들은 처절하게 보스에게 저항했지만, 마지막 페이즈의 난이도는 대단했다.
이걸 누가 깨라고 만든 것일까.
지켜보는 모든 게이머들의 머릿속에서 떠오른 문장이었다.
그들의 본질은 게이머.
혹시 저 상황에 내가 있었다면 같은 생각을 하는 건 당연했다.
서서히, 여유롭게 참가자들이 죽어 가며 마지막 욘만 남았을 때.
몇천만이 보는 스트리밍의 화면이 일제히 전환됐다.
저벅. 저벅. 저벅.
욘의 시야로 고정되었다.
이는 검을 들고 다가오는 카엘의 모습이 얼마나 무참한지, 상대해 온 참가자의 심정은 어떤지 절실히 느끼게 만들었다.
각국 게이머들의 자존심을 무참히 박살 낸 한국의 한 스트리머.
그가 다가와 욘에게 검을 휘둘렀다.
시야가 암전되면서 모든 스트리밍이 꺼졌고.
그 순간, 모든 리그와 관련된 커뮤니티의 서버가 순간 동시 접속자로 인해 터졌다.
흑막의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