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2)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2화(32/431)
제32화
기동에 제한이 있다.
적은 그의 위치를 알지만, 그는 적의 위치를 모른다.
실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를 타개할 방법은 몇 가지 없다.
‘숨거나.’
적을 끌어들이거나.
서준은 느린 걸음으로 사람이 적은 골목으로 빠졌다.
그리고 그 순간 발밑의 그림자가 손 모양으로 변해 덥석 튀어나와 서준의 발목을 잡았다.
만약 즉시 몸을 멈추지 않았다면 그대로 넘어졌을 것이다.
서준이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 이거 속박 시간이 몇 초죠?”
암살단의 여명에서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스킬이었다.
당연히 서준은 사용한 적이 없었기에 세세한 부분은 알지 못했다.
“무명 명심해라. 과한 질서는 개인의 성장을 가로막는다.”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에게 정보를 전해주려는 채팅이 올라오기도 전에 위협적인 도끼의 날이 수평으로 서준의 머리를 향해 쇄도했다.
서준은 고개를 홱 숙여 피했다.
발목이 잡혀 있어 몸을 돌릴 순 없었다.
암살자가 도끼는 무슨.
야만 전사도 아니고.
후우우웅!
서준의 머리가 있던 허공을 가른 도끼가 벽에 부딪히고 붉은 벽돌이 깨지고 파였다.
“발목이 풀렸네요.”
서준은 즉시 몸을 회전시키면서 암살자의 머리를 손으로 잡아 벽에 똑같이 박아줬다.
스턴 판정이 적용됐다.
“어딜.”
본래 스턴 판정이 나면 몇 초 움츠러드는 게 전부지만 지금은 퀘스트 진행 중이라서 그런지 한 번 스턴을 먹이면 NPC들은 다시 깨어나지 않았다.
‘이 정도는 줘야지.’
서준은 골목 안쪽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갔다.
-방장 어디 가는 거임?
-좁은 곳은 오히려 불리하지 않나?
-제비나 참새 따위가 기러기와 백조의 마음을 어찌 알꼬 끌끌끌
-너도 모르잖아 ㄷ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준은 좀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서 위를 살폈다.
서준의 뒤쪽 옥상에서 후드를 뒤집어써 코와 입밖에 보이지 않는 암살자가 서준을 활시위로 겨누고 있었다.
“그럴 줄 알았다.”
그리고 앞을 보자 다른 암살자가 서준에게 뛰어내리고 있었다.
손등으로 튀어나온 암살검과 펄럭이는 옷 소매의 모습이 마치 독수리와 같았다.
“일단은.”
떨어지는 검에 패링을 친다.
어떻게?
검의 첨단, 그 끝을 타이밍에 맞게 정확히 맞추기만 한다면.
사르륵.
다시 손이 된 그림자가 덩굴처럼 타고 올라와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서준은 신경 쓰지 않고 들고 있는 검 끝에 집중했다.
‘힘의 작용 방향이 수직이 되도록.’
검을 두 손으로 잡고 머리 뒤편까지 들었다가 휘두른다.
카아아앙!
정확하게 들어갔다.
바늘과도 같은 두께에 정확히 맞췄다.
-오
-아니 어찌 저리 잘하냐
-패링을 위해 태어난 사나이
기기기긱.
활시위를 당기는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이곳은 가상현실이기에 개인의 감각은 사람마다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설정된 신호가 각 개인의 감각기관이 아닌 뇌로 직접 전송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동화율이 낮은 서준은 남들보다 더 잘 못 듣고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서준은 남들보다 미약한 소리를 더 잘 포착한다.
그 이유는 하나.
들어오는 정보 중 어느 소리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
피융!
화살이 순식간에 쏘아지고 서준은 고개를 옆으로 움직여 피했다.
화살촉이 서준의 볼을 얕게 파고 바닥에 꽂혔다.
사르륵.
발목을 잡던 그림자가 사라지고.
서준은 다시 이동했다.
“끝이 없네요.”
더한 일들도 많이 겪은 서준에게는 별거 아니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엄청난 위기처럼 보였다.
-ㄹㅇ
-무섭다 무서워
-나였다면 첫 번째 습격에 죽을 자신 있다.
-빨리 암살단 잡아서 퀘스트 실패하라고 방장아!
악취가 코를 찔렀다.
거리는 점점 좁아지고.
습격은 빈번해졌다.
서준은 옥상을 향해 암살자에게서 파밍한 단검을 날렸지만, 그들은 재빠르게 피했다.
충분히 경계하고 있는 NPC를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단검 속도를 빠르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위로 올라갈 수도 없었다.
다리를 다친 패널티 때문에 파쿠르가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막혔네요.”
서준은 진로를 가로막는 담벼락을 바라봤다.
결국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다.
적들도 이를 알았는지 서서히, 그리고 위압감을 주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포기해라 무명.”
바닥과 벽면의 그림자에서, 그의 뒤에 있는 담벼락 위에서, 2층에서.
옥상에서는 세 명의 암살자가 서준을 활로 겨냥하고 있었다.
그들은 전부 서준을 향해 공격할 준비를 마친 채로 그의 앞에 서서 대화를 시도한 암살자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외통수다…
-크!
-이게 암살자지!!!!! 결사의 개, 크리스티나를 외모로 홀린 방장은 어서 죽어라!
-어쌔신! 어셈블!
-암살단 애들이 몰이했던 건가?
서준은 채팅을 읽다가 피식 웃었다.
몰이는 무슨.
“일부러 여기 온 거예요. 여러분.”
어림잡아 수십의 인원이 서준을 에워싸고 있었다.
이 중에서 가장 골치 아픈 건 옥상의 저격수.
대장으로 보이는 암살자가 서준에게 한 발짝 다가왔다.
“혼돈은 우리의 무지 속에서 피어나는 혼란과 공포다. 사람들은 책임을 지기 싫어하고 밖에 나가길 두려워하지. 혼돈은 미지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질서를 찾는다. 나를 지켜줄 존재에게 통제받길 원한다. 하지만.”
철컥.
암살검이 소매 바깥으로 튀어나왔다.
“그 방식은 사람들을 부주의하게 만들 거다. 안락한 삶에 빠져들고, 가능성을 잃어버릴 것이다. 사료를 받아먹는 가축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겠지. 그러니.”
그렇군.
게임 속 인물답게 극단적이었다.
대화가 끝나자마자 암살자가 신호를 줬고 화살이 쏘아진다.
“죽어라!”
서준은 앞으로 이동했다.
퍽퍽퍽.
그가 있던 자리에 세 발의 화살이 꽂힌다.
서준은 가장 가까이 있던 암살자에게 달려가 패링을 치고 바지에 매달려 있는 연막탄을 뺏은 뒤 즉시 사용했다.
퍼어엉!
자욱한 안개가 서준의 몸을 가렸다.
찰나의 소강상태가 이뤄졌다.
아니 암살자들만 잠시 소강상태라 착각했을 뿐.
“으아악!”
“크윽.”
“어디 있는 거냐!”
골목은 좁았지만 여러 명이 일렬로 다닐 정도의 폭은 되었다.
즉 서준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옥상에 있는 저격수들도 갈피를 못 잡고 활시위만 이리저리 움직일 때, 안개 속에서 뭔가가 날라왔다.
쇄애애액!
연막탄을 사용하기 전, 미리 위치를 파악해둔 서준이 저격수를 제압하기 위해 그들의 어깨를 향해 날린 세 개의 비수였다.
‘됐네.’
총 세 명의 비명이 들려왔다.
‘가장 골치 아픈 놈들을 처리했으니.’
이제는 그의 시간이다.
안개 속에서는 근접한 사람의 머리와 어깨 정도만 부분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서준에게는 그 정도면 충분했다.
그는 적들을 기절시키기 시작했다.
퍽!
다른 암살자가 그를 발견해도 서준은 다시 어딘가로 숨었다.
퍽!
또 한 암살자가 벽에 머리를 맞대고 기절한다.
-서준 형… 나 어지러워……
-뭔가가 앞에 있다가 쓰러지고, 또 쓰러지고 하는데 뭐냐
-이거 방장만 연막 없는 거 아님?
-ㄴㄴ 실루엣은 잘 보이잖아 워낙 화면이 휙휙 움직여서 잘 파악 안 되지만
연막탄의 효과가 사라졌을 때는 3분의 1이 넘는 암살자가 기절한 상태였다.
그리고 서준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하나 더 있습니다.”
-드디어 보인다!
-근데 저거 뭐냐?
-손버릇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화냐?
그의 손에는 또 다른 연막탄이 있었다.
퍼어엉!
다시 자욱한 안개가 골목을 채우고 비명이 울렸다.
-이거 개그지?ㅋㅋㅋㅋㅋㅋㅋ
-암살단 <— 희대의 거품 집단
-고작해야 한 명한테 지부 전체가 털리는 놈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준 형님은 아무리 생각해도 논외가 맞다.
-방금까지 온갖 똥폼 잡으면서 수십 대 일로 다구리 까려던 놈들 수듄ㅋㅋㅋㅋㅋ
-어떻게 암살자가 은신에서 밀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은 암살자가 맞다!
서준은 순식간에 모든 암살자를 정리했다.
널브러진 암살자들이 골목에 가득했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바로 혼돈이지.”
혼돈이 뭐 별거 있나?
-ㄹㅇㅋㅋ
-혼돈 그 자체다
-본인들이 혼돈이 되는 암살단의 모습 감명 깊게 봤습니다.
-언행일치ㄷㄷ
[히든 퀘스트 ‘사냥’의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폐공장으로 돌아가 아서와 만나기] [호감도 퀘스트 ‘자비’의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크리스티나와 만나서 대화하기]알림이 떠올랐다.
“오 암살자 다 잡았나 보네요. 역시 적을 끌어들이는 게 가장 확실하고 편하네요. 네? 당연히 의도된 거죠.”
확실히 방금 잡은 암살자의 수가 많다 싶긴 했는데 퀘스트가 완료되었다니.
생각대로 된 게 다행이었다.
만약 암살자가 한 명 정도 남았는데 그 암살자가 저격수였다면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 이제 퀘스트도 완료했으니.
“여러분 만약 지금 게임 끄면 퀘스트 진행도는 저장되나요?”
서준은 스트리밍을 종료할 생각이었다.
타이밍이 딱 알맞았다.
-????
-하필 지금?
-제정신인가요
-ㄴㄴㄴㄴㄴㄴㄴ 절대 안 됨
-퀘스트 진행 중에 끄면 다시 시작해야 함ㄹㅇ
-그거 다시 하면 솔직히 고생하는데 그냥 폐공장으로 가서 좀만 더 쓰자
-크리스티나 퀘스트도 한 번밖에 기회 없음. 여기서 끄면 날아감.
속이 다 보인다.
애초에 크리스티나 퀘스트는 이번에 최초로 나온 건데 그런 정보를 어떻게 알아.
“그래요? 그냥 다음에 한 번 더 하죠, 어렵지도 않은데.”
-서준 형님… 진짜 뒤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미쳤어!
-이러기야? 진심?
-형. 나 또 숨 참는다? 나 죽으면 형만 손해다?
스크롤이 엄청난 속도로 내려간다.
하지만 서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외쳤다.
“트바!”
* * *
집을 잃은 시청자들이 갈 곳은 뻔했다.
[질서의 파편을 다 모으면 생기는 일] [크리스티나 호감도 퀘스트 출몰!!!] [아ㅋㅋ 서준이 만약 크리스티나 퀘스트 보상만 보여줬으면 질서의 파편 모으는 건데 안 보여줘서 안 모을 생각임]-안X 못O
[방종을 저기서 하네 악마다] [크리스티나랑 손등 키스한 새끼 같이 족치러 갈 사람(1/9999)] [진서준 나쁜 놈아. 잘생기고 인싸면 현실에서 놀라고. 게임은 우리가 즐기게 남겨주고 제발.]-ㄹㅇㅋㅋ
-얘는 좀 진짜 같네 ㅋㅋㅋㅋㅋ
└찐!
└컨셉이야 이것들아 (글 작성자)
[암살자 놈들ㅋㅋㅋ 정신을 못 차리죠?]-히든 퀘스트가 유저들 보고 암살당하는 입장을 느껴보라는 게 아니라 암살단도 족칠 기회를 주려는 의도였다는 게 학계의 정설임
[암살단이 결사단한테 맨날 지는 이유: 사람 한 명 암살도 실패하는 중소기업임]-중소기업 ㅋㅋㅋㅋㅋㅋㅋ
└ 중소기업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저기는 그냥 깡패 조직임
└정보) 결사 놈들도 제대로 못 이겼다.
└하지만 결사 애들은 정정당당하게 일대일로 졌지.
[속보) 무명좌 아튭 영상 올라옴]-아 ㅋㅋ 내일까지 기다리는 거 ㅈㄴ 심심했는데 당장 재탕하러 간다
-영상 편집본 안 본 사람들은 꼭 봐라 나도 아직 안 봤지만 개 쩔 거다
└ㄹㅇㅋㅋ
[이 남자, 과연 온라인 게임에선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