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25)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25화(325/431)
제325화
서준은 미팅을 시작하고 나서 황당해했었다.
백도율이 나타나서였다.
일단 한국인이 나올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외국 방송이니까. 백도율이면 인정이긴 하다.
서준처럼, 해외 일반인들도 알기는 할 것이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시너지가 있을 테니 인지도만 있으면 이쪽이 나았다.
그래. 나올 수 있긴 한데.
계속 경쟁상대로 보면서 따라다니는 것 같은 사람이 출연자로 나오는 건 서준의 입장에서는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긴 하다.
하지만 신검은 아니라는 점에 서준은 위안을 삼았다.
백도율도 미팅을 시작하고 나서 당황해했다.
서준이 시작부터 어드밴티지를 헌납했기 때문이다.
생존 전문가도 아니면서 도대체 왜?
거기다가 그 생각을 바꾸게 하려고 했더니 서준은 그에게 ‘쫄?’을 시전했다.
2연타였다.
마지막으로 망원경은 그럴 수 있다 친다. 그런데 장검은 얘기가 없었잖아!
3연타다.
제정신 아닌 건 알았는데 이게 진짜 팀이 된다 생각하니 답이 없었다.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상남자고 직접 마주 보면 분명 겁을 먹을 자신이 있는 험악한 얼굴이지만 왜인지 불쌍해 보이는.
‘욘…….’
이런 기분이었군.
베어와 라이언도 마찬가지로 당황하긴 했다.
‘장검?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그거 맞나?’
‘맞는 것 같은데?’
둘은 시선을 마주친 뒤 말없이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고 같은 생각을 했다.
‘저건 진심이군.’
원래 저런 사람이란 건 알고 있어서 별다른 말은 추가하지 않았다.
정상인인 줄 알았던 사람이 돌발행동을 하면 당황하지만,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면 배신을 받는 일 따윈 없다.
그들은 지금까지의 역사서를 빠짐없이 보던 시청자였고 이번 역사서도 마찬가지.
과연 생존의 프로들답게 침착했다.
마지막으로 서준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던 프로듀서 올리버는 깨달았다.
‘지금까지 회의에서 나눴던 얘기 중에는 서준 님의 돌발행동도 있었지만, 시작부터 예측하지 못한 게 나왔군. 아예 예측하려 하면 안 된다. 명심해야겠어.’
범인은 애초에 이해하려 해서도 예측하려 해서도 안 된다.
상대는 세계의 가장 뛰어난 재능이 있는 곳에서도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른 게이머.
분야의 0.1%도 아니다.
70억분의 1의 재능이다.
그런 사람의 사고가 정상적일 리가.
정상적이다라는 말은 다르게 말하면 평범하다라는 말이다.
그냥 생각하기를 포기한다!
그건 그렇고.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 하지?’
* * *
다행히 올리버가 오늘 본 서준은 아주 괴팍한 사람은 아니었다.
상황을 스스로 수습해 줬다.
“네. 베어 님하고 라이언 님은 마체테로 받으세요. 저는 상관없어요. 장검이 진짜 더 편해서 그런 겁니다. 대신 장검이 아주 튼튼했으면 좋겠네요.”
“그럼요 튼튼한 걸로 준비해 드리죠. 정말 튼튼한 걸로.”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는 않게.
무사히 장비가 정해졌다.
백도율은 아직도 뭔가 납득하지 못하는 기색이었지만, 아까 도대체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최대한 그 기색을 감추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고 있었다.
왜 그런 건지 올리버는 카메라를 돌려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서준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 어드밴티지는 그런데 사실 거기서 끝나지 않거든요?”
“아, 그런가요?”
“네. 스트리머 팀이 하루 먼저 섬에 도달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베어와 라이언은 머리에 캠 달고 촬영을 진행할 거지만 이쪽은 카메라맨이 있어서 촬영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 것도 그렇고.”
일단 하루 먼저 스팟에 들어가는 건 말할 것도 없이 좋은 것이다.
그리고 촬영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건 서준이 생각하기에도 확실한 이점이었다.
‘마음에 안 들긴 하는데.’
서준은 같은 조건에서 시작해도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었다.
괜히 어드밴티지 때문에 이겼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가 아니다.
그저 이길 자신이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귀찮은 건 못 참지.’
아무래도 카메라 어드밴티지는 반드시 받아야 할 것 같고.
나머지는 하루 일찍 섬에 가는 건데.
슬쩍 옆을 흘겨보자 최대한 어떻게 돼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지만, 계속해서 서준이 다른 사고를 치지 않을까 의식하고 있는 백도율이 보였다.
그리고 생각해 봤다.
‘무인도에서는 굉장한 짐 덩이가 될 수도 있겠군.’
그렇다면 두 개는 충분히 상쇄되는 거 아닐까?
“알겠습니다.”
“이건 별말 없으시네요?”
라이언이 눈을 부릅뜨며 웃으며 물었다.
맑은 눈의 광인이었다. 머리 위가 맑기도 했다.
“네.”
“알겠습니다. 다행히 게임으로 넘어갔을 때 우리가 어드밴티지를 받을 명분이 남아 있겠군요. 하하하!”
그렇기도 하다.
“알겠습니다. 일단 이 정도로 알고 계시고 이제 안전 교육 일정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이후 30분 동안 이어지는 설명을 듣고 이야기는 게임에 대한 것으로 넘어갔다.
* * *
미팅이 끝나고 서준은 백도율을 따로 불렀다.
백도율은 흔쾌히 받아들이고 서준을 로비로 초대했다.
백도율의 로비는 그저 넓은 방으로 별다른 특이한 점은…….
있었다. 많았다.
일단 타도 신하연 같은 글씨가 써 있는 현수막이 벽면에 있었고, 백도율이 우승한 순간의 사진이 그 위에 있었다.
그리고.
서준은 들어온 즉시 강퇴당했다.
정말 빨랐다.
왜 초대를 보내기 전에 눈치를 채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 원래 인간이란 그러니까.
다만.
‘나도 있었던 것 같은데?’
서준은 처음 들어간 공간을 빠르게 파악하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언제나 도움이 되던 그 습관이 이럴 때는 안 좋게 작용했다.
백도율의 반응속도 또한 빨랐지만 서준의 주변을 파악하는 속도는 그보다 더 빨랐으니.
[백도율: 서준 님 하하. 서준 님이 초대 좀 해 주세요.]모른 척해 주자.
그냥 넘어가야 하는 일도 있는 법이다.
서준은 별다른 말은 하지 않은 채로 백도율을 그의 로비에 초대했다.
“…….”
“…….”
“…….”
“…….”
“보셨어요?”
본인이 결국 먼저 말하는군.
“예.”
“…….”
이럴 거면 왜 말한 거야.
“넘어가죠.”
“감사합니다……. 그래서 왜 따로 보자고 하셨나요?”
할 말이야 많다.
아무리 철저하다지만 이런 위험한 프로에 왜 나오게 된 건지.
그가 나오는 거 알고 따라왔는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아까 그 방은 왜 그러고 만드는지……. 아, 이건 넘어가고.’
등등.
물론 이런 것들은 다 부가적인 것들이다.
현재 서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백도율이 팀이란 사실이다.
그리고 서준은 팀원에게 바라는 게 하나 있다.
“같이 운동이나 하자 하려 했죠.”
적당히 명령을 듣고 본인의 생각으로는 이상한 오더더라도 일단 따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건 기강 잡기.
그래, 그것이다.
낭만의 무림 시절처럼 일단 패면 된다는 야만적인 생각은 버린 지 오래다.
그러니 기강을 잡는다.
“오! 좋네요! 한번 해 보죠!”
백도율은 그렇게 다음 날 그 유명한 체육관 앞에 오게 되었다.
“어? 저기 봐! 백도율이야.”
“그분께서 이제는 백도율마저…….”
“야야 조용히 말해. 헬스장의 주인께서는 어디에서든 듣고 계시니까.”
“하긴. 괜히 우리가 쓸데없는 소리해서 먹잇감이 달아나신다면…….”
열심히 서서 삼두에 자극을 가하는 땀을 뻘뻘 흘리는 두 명의 건장한 체격의 남성들이 중간 목소리로 떠들었다.
그 소리는 기계 소리에 묻히지 않고 백도율의 귀에도 들어갔다.
헬스장의 주인?
‘진서준을 말하는 건가? 아닌데. 분명 이 건물의 건물주가 관장도 다 한다고 했었는데? 그게 진서준은 아닐 테고.’
백도율은 금세 관심을 껐다.
어디를 가도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건 이미 너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일일이 신경 쓰다가는 아무런 생활도 하지 못하게 된다.
“오셨네요?”
헬스장에 구비된 옷을 입고 있는 서준이 백도율을 반겼다.
이른 아침, 앞으로 잠깐 동안은 협력할 라이벌과의 운동.
백도율은 흥분과 함께 속으로 생각했다.
‘승부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는 서준을 파악하기 위해 나왔다.
당장 이길 수 있는 것과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차이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
‘질 일은 거의 없겠지만.’
기술 자체는 뛰어날지 몰라도 헬스를 10년 이상 해 온 그는 이미 일반인 수준은 진작에 뛰어넘은 상태였다.
“바로 시작합시다. 옷 갈아입고 올게요.”
이후 탈의실에서 나온 백도율은 러닝머신 앞에서 몸을 푸는 서준을 볼 수 있었다.
‘시작은 러닝머신인가? 좋군.’
근력운동도 자신 있지만 체력도 마찬가지로 자신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높이 올라갈 수 있고 그는 노력을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간 사나이.
“스트레칭 한 뒤 몸 좀 풀어요. 백도율 프로님.”
“예.”
여기서 미리 기선제압을 하는 게 좋다고 판단한 백도율은 스트레칭 후 머신 위로 올라온 뒤 잠깐 천천히 걷다가 점차 속도를 올렸다.
서준도 따라 속도를 올렸다.
남자들의 무언의 기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하하.’
시속 13km.
아주 빠르진 않지만 일반인 기준 몇 분을 유지하기엔 힘든 수준의 속도다.
달리는 거니까.
백도율은 원래 러닝을 뛸 때는 빠르게 달렸다가 잠깐 걸으며 쉬었다가 다시 달리기를 반복한다.
지금은 자존심 싸움이 시작되었기에 시작부터 전력으로 달린다.
쿵쿵쿵쿵.
매일매일 해 왔기에 별다른 무리 없이 뛰기 시작하면서 백도율은 서준에게 말을 걸었다.
“매일 여기서 운동하시나요?”
“아니요 가끔 내킬 때만 여기로 옵니다.”
“내킬 때라 함은?”
“그냥 뭐 심심할 때 있잖아요.”
“아…….”
심심할 때 운동으로 지루함이 풀어지나?
절대 아닌데?
이해는 안 가지만 그럴 수 있다 생각하며 여러 가지 정보를 더 캐물었다.
쿵쿵쿵쿵.
그리고 2분이 지났을 때.
“자 그러면 본격적으로 몸을 풀어봅시다.”
서준은 속도를 올렸다.
같은 13km에서 20km로.
백도율은 속으로 코웃음을 치며 속도를 조절하지 않았다.
저 상태로 쭉 유지해야 진짜 기 싸움에서 이기는 거지, 조금 뛰다가 힘들어서 돌아오면 결국 배짱도 부리지 않고 현명한 사람도, 승자도 그가 되는 거다.
어린애 같은 사고방식이지만, 남자들의 세계는 원래 이런 법이다.
서로 괜히 의식하고, 자존심도 부려보고 패자는 깨갱하고 물러나간다.
친구끼리는 뜨거운 경쟁을 하고.
그리고.
10분이 지났다.
쿵쿵쿵쿵.
‘어, 어라?’
5분이 더 지났다.
“어? 어?”
상대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는데 백도율은 숨소리가 이미 잔뜩 거칠어진 상태였다.
서준이 그를 쓱 훑어보고는 말했다.
“저는 이만 힘드네요.”
전혀 아닌 것 같은데도.
어쨌든 승리인가?
“그럼 몸도 조금 풀렸으니 다음은 천국의 계단으로 바로 갑시다. 설마…….”
“예.”
“힘드신가요?”
백도율은 이 순간 직감했다.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