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3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30화(330/431)
제330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신하연을 따라잡는 과정 속 수없이 맞이한 좌절의 순간에도 백도율은 꺾이지 않았다.
그랬던 결과를, 버틴 보상을 그는 맛봤다.
그러니 알고 있다. 직접 겪어 봤으니까 누구보다 절실히 알고 있다.
그러니까.
꺾이지 않는 게 중요한 건 알고 있는데.
“음…….”
장작을 똑바로 세운 뒤 그 위를 장작에 불을 옮길 건초로 덮고 또 그 위를 진흙으로 덮는다.
그런 다음 진흙 화덕의 위와 아래에 구멍을 만들어 일단 불을 붙인 다음 구멍을 다 닫아 나무가 공기가 없는 상황 속에서 타게 만드는 게 숯을 만드는 방법이다.
그런데.
“음…….”
그는 겨우 진흙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옆을 보자 완벽하게 만들어진 화로가 보였다.
어느새?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움직임이 빠르지?
그도 쉬지 않고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였다.
나무를 쌓고 그 위에 건초더미를 놓고 진흙으로 뒤덮는 과정에서 단 한 번의 휴식도, 그리고 실수도 없었다.
그런데 뭐 저렇게 인간이 빠르단 말인가.
재능.
폭력적인 재능이다.
무슨 재능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모든 게 폭력적이었다.
지금까지 한 사람을 보고 이렇게 불합리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는데, 이 사람과 현실에서 만나고부터는 꺾여서는 안 되는 그것이 꺾이려 한다.
“불은요? 불이라도 제가 가져 올 까요?”
바로 뛰어갈 준비를 하는 백도율이었지만.
“아. 잠시만요.”
챙!
서준이 검으로 돌을 내려친다.
불씨가 튀고 언제 놨는지 주변에 떨어져 있던 건초에 불이 붙었다.
‘저건 사기야.’
정말 사기다.
무언가 방송을 위해 장치를 한 게 분명하다.
같은 팀의 출연진인 그도 모르게 짜고 치는 거 아닐까.
아니면 말이 안 된다.
검을 아무리 잘 다룬다 해도 이곳은 현실이다.
그래 뭐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검술 명가의 후계자일 수 있다 쳐도 방금 한 일은 불똥을 원하는 위치에 떨어뜨리는 일이다.
이게 가능하냐고!
그런 말도 안 되는 기예를 보여준 서준은 불을 붙인 뒤 공기 구멍들을 막았다.
“다 타면 숯이 될 겁니다. 그러면 저는 이제 고기를 제대로 손질해 놓고 훈연할 준비를 해야겠어요.”
“예…….”
이건 주작이 분명하다.
아무리 헬스장에서 이상한 것들을 계속 봐 왔지만, 그것도 무슨 장치를 했던 걸 거다!
‘라고 하기엔 내가 너무 현실 파악을 잘하지.’
현실 파악을 정말 잘하는 그로 하여금 이상한 생각이 들게 만든 서준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존재인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남은 화덕 세 개 더 만들어 주세요.”
“네.”
빨리 태워야 하니 작은 규모로 만들었었는데, 총 네 개를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 서준이 가는 건 백도율도 하나를 거의 다 만들어 놨기 때문이리라.
이 정도 속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거겠지.
그래, 인정받았으니 좋다.
‘아닌가?’
백도율은 혼란스러웠다.
* * *
백도율은 화덕을 마무리한 뒤 캠프 스팟으로 향했다.
불을 가지고 오기 위해서다.
롱소드가 없으니까.
애초에 서준처럼 불을 피울 수 없다고?
‘나도 알아.’
몇 분 사이에 그곳의 스팟은 아주 깔끔히 정돈되어 있었다.
잔돌이 사라지고 잔가지들은 쳐졌으며 집터라고 부를 만한 빈 공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어?’
백도율은 홀린 듯이 눈을 비빈 뒤 다음 화덕을 만들러 담수가 있는 곳으로 불을 가지고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 화덕을 만든 뒤 다시 캠핑 스팟을 향했다.
이번에도 불을 가지러 가기 위해서다.
이번에 백도율은 20분은 넘게 시간을 사용했다.
건초나 재료들은 미리 준비되어 있었고 빠르게 빠르게 움직인 결과였다.
그리고 스팟 위에 자리를 잡은 매우 안정적이며 탄탄해 보일 두 개의 침대와 침대 앞의 선베드를 보았다.
‘음?’
대나무로 만들어져 있었고 서준은 없었다.
이번에도 백도율은 눈을 비볐다.
이게 벌써 만들어진다고?
카메라맨의 감탄 소리가 들려왔고 무슨 일이 있는지 마찬가지로 궁금해하는 눈치다.
백도율은 다시 불을 가지고 담수가 있는 곳으로 갔다.
마지막 화덕을 다 만들었다.
약간 시간이 걸렸다.
의욕이 몇 번이고 꺾일 뻔해서 그렇다.
하지만 백도율은 중꺾마를 속으로 되뇌면서 최선을 다해서 빠르게 화덕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세 번째 불을 받으러 캠프로 떠났다.
‘허허허.’
이번에는 지붕과 벽면이 만들어져 있었다.
위로 뻗어 나온 나무 두 개에 정확히 걸치는 대나무 지붕의 뼈대와 그 뼈대를 감싸는 큰 나뭇잎들.
침대 두 개 사이에는 탁자도 만들어져 있었다.
대나무 하나만으로 이런 게 가능하다고?
그 뒤편에는 완벽하게 도축된 고기가 있었다.
몇 시간 뒤 연기를 마실 고기들이.
백도율은 그냥 눈 감고 있다가 다시 눈 뜰까 고민이 됐다.
그러면 이곳이 또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가 됨과 동시에 그걸 기대하는 자신에 대한 공포심을 동시에 느꼈다.
헬스장의 주인을 넘어선 어떤 존재.
“뭐가 되었든.”
앞으로 ‘무인도에 스트리머를 반드시 한 명만 데려가야 한다면’ 월드컵에서는 이 사람이 계속 1위 할 거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
백도율은 눈을 감고 떴다.
그러자 이번에도 여지없이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롱소드에 여러 물고기와 바닷가재 두 마리를 꼬챙이처럼 꿰맨 채로 올라오는 서준이 눈에 들어왔다.
* * *
방송은 백도율의 시점으로 캠프의 발전을 보여준 다음에 서준이 무엇을 했는지 상세히 보여줬다.
물론 특이한 점은 없었다. 서준은 그저 쉴 새 없이 만들었을 뿐이다.
롱소드로 이리저리.
-와씨 백도율 개 부럽네
-그냥 방장은 신이야!
-무섭지 않을까?
-촤아악 그으면 뭔가가 만들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 웃기네
-ㄹㅇ 무섭긴 왜 무섭냐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개꿀 빠는 거지
“맞습니다, 여러분. 왜 무섭겠어요? 그냥 가만히 있어도 캠프가 만들어지는데.”
동화 속 요정들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거라는 댓글이 많았다.
바캉스 그 자체 아닌가?
그렇다.
서준도 특별히 서비스를 제공해 준 것이다.
아주 특별히.
절대 그렇게 했을 때 백도율이 꺾어지나 안 꺾어지나 확인해 보고 싶어서 원래는 적당히 하려다가 전력을 다한 건…….
음.
노코멘트하겠다.
그렇게 캠프는 완성되었다.
바람을 차단할 벽도 세워졌고, 비를 흘려보낼 지붕도 마찬가지다.
훈연을 위한 장치도 적당히 만들어졌다.
숯이 만들어지기 전, 악어 구이와 물고기 구이를 먹는 모습을 비춘다.
[악어 고기도 있는데 사냥은 왜 하셨나요?] […….]이를 밖에서 지켜보던 서준은 모니터 속 자신을 관찰했다.
‘저 때 무슨 생각 했더라?’
아.
백도율이 아직도 안 꺾이는 걸 보고 감탄했나?
[악어 고기만 먹으면 질리잖아요.] [아. 하하하.]-ㅋㅋㅋㅋㅋㅋ 진짜 도율이 개 꿀 빠네!
-근데 나만 진짜 무섭냐곸ㅋㅋㅋㅋㅋㅋ
-이 새끼 왜 현실이 더 함?ㅋㅋㅋㅋ 진짜 모름
-검 하나만 있으면 다 함ㅋㅋㅋ 왜 닉네임 검신인지 그냥 모를 수가 없다
[그러면 이제 뭐 해야 하죠?] [쉬고 훈연한 뒤 내일부터 탐색을 해요. 백도율 프로님.] [좋습니다. 그런데 탐색은 저한테 맡겨주시죠.]이번에는 백도율의 나레이션이 흘러나왔다.
[하하. 저 혼자만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죠.]그래, 일 좀 해야 한다.
그렇게 서준과 백도율이 왔다갔다 하면서 숯을 챙겨서(서준은 검을 눕힌 뒤 위에 10개가 넘는 숯을 올려놓은 뒤 그렇게 들고 갔다.) 훈연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음 날로 갔다.
-방장아 롱소드 운반에도 쓰는 건 컨셉 맞지?ㅋㅋㅋㅋㅋㅋㅋ
-지독하다 지독해
-진짜 검친놈ㅋㅋㅋㅋㅋ
[오! 불을 피웠어요! 아주 빠르게! 30분 정도 된 것 같은데 운이 좋군요.]거의 다 벗은 라이언이 옆 바닥에 설치해 뒀던 카메라를 향해 자세를 낮추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30분?? 방장은 딸깍 한 번이면 불이 붙는데????
-ㅋㅋㅋㅋ 자 이제 누가 전문가지?
-롱소드 든 괴한이요!
[이 불을 통해 사냥감을 맛있게 먹읍시다. 그리고 집도 지어야 하는데. 흠, 아까 봤던 것처럼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 하하! 누울 수만 있으면 만족합니다.]그리고 이때부터 제작진의 악마 같은 면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준은 이마를 ‘탁’ 칠 수밖에 없었다.
베어의 나레이션을 끝으로 이번 화의 마무리가 되는데.
[우리는 오늘 섬에 도착해서 탐색을 했고 경쟁자를 살폈습니다. 사냥도 하고.]베어가 열심히 물고기를 작살로 신중히, 그리고 어렵게 잡는 모습이 나온다.
실패의 장면도 빠르게 지나간다.
그런 다음 서준의 사냥 장면이 나온다.
롱소드로 물 속임에도 콕콕 찔러가며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잡아가는 장면이었다.
-베어: 잡아야 한다!!!!!
-방장: 딸깍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다음 장면은 힘들게 불을 붙이기 위해 돌로 계속 내려찍는 집중하는 라이언.
그리고 대비되는 서준의 불똥쇼.
-라이언: 불을 붙여야 한다!!!!
-롱소드 든 누군가: 딸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ㅋ
사냥해서 요리하는 베어와 라이언.
그리고 훈제해 둔 고기를 뜯어 먹으면서 그들을 지켜보는 서준.
-베어: 요리해야 한다!!!!
-방장: 딸깍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 개 웃기네
심히 악질적인 편집이라 할 수 있었다.
음.
굳이 저렇게 대비해서 보여줘야 했나.
저 정도는 어차피 다 하는 거 아닌가.
‘사실 아닌 건 맞지만 그래도 그렇게 대단하진 않은데?’
-바다악어 보고 눈 돌아가면서 20분 동안 잠수 가능한 펀치 기계를 한 대만에 부수는 인간이 있다?
‘음.’
아닌가.
-검섭다 검서워 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ㅍㅋㅋㅋㅋ 진짜 생존팀이 이긴다고 한 놈들 어디 갔냐? 좀 맞자
-방장한테는 사막도 바캉스일 듯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무인도 말고 남극이나 북극 보냈어야 함
-그러면 거기서 검으로 얼음 성 짓고 노래 부르고 있을 듯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1화가 끝났다.
서준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카메라를 보았다.
“여러분 어떠십니까. 저의 첫 공중파 진출.”
스트리머의 반대되는 의미로 공중파 진출이다.
정확히는 해외의 지상파 방송국이지만 그건 차치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 섭외 앞으로 ㅈㄴ 들어올 듯?
-그냥 레전드
-그래서 20분 잠수는 언제 보여줌? 그거 진짜면 바다에서 증명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함ㅋㅋ
-눈을 감았다가 뜨면 롱소드의 광인이 집을 지어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시청자 수는 어디까지 올라갈까요?”
한국은 아마 대부분 서준 그의 방송으로 함께 보지 않았을까 싶었고, 전세계는 어느 정도일지.
시청자 수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내 인센티브가 달려있으니.’
MCN을 통해 협상한 내용 중에는 인센티브 조항도 있었다.
그리고.
-오, 1화 시청자 수 집계 떴음!
트래블, 공중파, 지상파, 전세계의 모든 시청자 수를 집계하는 해외 거대 사이트가 업데이트됐다.
* * *
천진난만한 목소리가 어두운 방 안을 채운다.
“하하하. 베어, 오늘 방송은 봤어?”
[봤어. 역시 상상 이상이었네.]“정말 다행이야.”
[뭐가?]“두 번째 라운드의 게임으로 우리의 옛 동료들을 모두 불러서.”
그들 정도여야 저자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