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35)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35화(335/431)
제335화
라스트에는 수많은 공식 서버가 있다.
공식 서버라 함은 아무런 모드도 추가되지 않은 순정 상태의 게임사가 관리하는 서버를 말한다.
운영은 공정하고 다른 수작질을 했을 리가 없는 서버다.
공식 서버에는 수많은 옵션들이 있다.
어제 시작한 서버. 1주일 전에 시작한 서버. 방금 열린 서버.
하루에 일정 시간 동안만 열리는 서버. 하루 종일 열려있는 서버.
그런 수많은 공식 서버 중 한국 채널의 어떤 특정한 서버에 이변이 발생했다.
그 서버의 한 유저는 하루 접속을 못 했던 동안 자기 집이 털렸음을 깨닫고 서버에 들어오자마자 풀무장을 했다.
원래 그들이 깨어나는 침실에는 바로 무장을 할 수 있게 대비를 해 놨기에.
파괴된 터렛과 상자방에 유저는 소리쳤다.
“누구야 이거!”
현재 25일이 넘게 진행된 이 서버에 초기에 들어온 팀들은 대부분의 발전을 이룬 상태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범인을 잡기 위해 풀무장을 하고 문을 딴 유저의 닉네임을 확인하는 장치를 통해 범인을 특정했다.
“오호라! 진노예 3호!”
닉네임을 알면 이제 탈 것을 통해 빠르게 집들을 훑으면 된다.
누가 만들었는지, 그 팀원은 누구인지, 있으면 알 수 있는 고급 아이템을 만들어 뒀으니까.
심지어 특별한 망원경으로 집을 보면 그 목록을 멀리서도 볼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이것들은 대부분 후반에 와서 자원이 좀 넉넉해지고 먹고사는 문제에서 벗어난 다음에 서버가 끝나가니깐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쉽게 말해 사치품이란 거다.
사치품은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어마어마하게 잡아먹는다.
또 효능은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게임이 끝나갈 때나 만들라고 그렇게 설계를 해서 그렇다.
RPG에서도 성장이 끝나고 나서 마을에서 점프할 때나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었고, 그렇기에.
“하하하.”
연락을 받고 접속한 풀무장 팀원들이 웃는다.
아니, 환호한다.
“서버가 끝나가는데 이런 이벤트라니! 누가 이런 선물을!”
그렇다.
라스트는 큰 목표가 없는 게임이다.
정확히는 사설 서버라면 따로 목표가 있을 수 있지만 공식 서버에서는 딱히 무언갈 해야 하는 게임이 아니다.
게임의 승리란 게 없다.
그저 30일 동안 자유롭게 생존하는 것이 전부.
어쩌면 그 30일 내에서 훌륭하게 싸우고 다른 팀을 이겨서 정신 승리를 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랄까?
그런 의미에서 이제 곧 끝나가는 서버에 남은 인원들은 할 게 없었다.
어차피 며칠 뒤면 끝나는데 지난 시간 동안 질리도록 한 싸움을 하겠는가.
아니면 뭐 자원이라도 모을까.
며칠 뒤면 끝나는데?
그런 그들에게 누군가가 시비를 건 것은.
“자, 드가자!”
꺼져가는 불씨에 누군가가 불을 붙인 것과 다름없었다.
활활 타오르다 곧 꺼지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맹렬히 타오르지 않겠는가.
네 명의 폭주족이 파괴된 아지트를 고치지도 않고 나선다.
그리고 휑한 서버를 전체적으로 쭉 돌기 시작했다.
이내, 그들은 진노예 3호의 건축물을 찾아냈다.
“이게 뭐지? 처음 보는 건물인데.”
“그러게. 그리고. 와. 하하하하. 우리 집에서 가져간 재료로 이런 걸 지은 거야? 아니지 다른 곳도 엄청 털어댔겠는데?”
그 건축물은 탑이었다. 아주 두꺼운 탑.
이런 이들이 있다. 낭만을 찾는 이들이.
가장 효율적인 집? 그런 걸 왜 만들어야 해? 만들어서 뭘 이기는데?
난 그냥 만들고 싶은 걸 만들래!
서버 막바지가 되면 이런 건축물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서버 초중반이라면 만드는 도중에 휩쓸려 사라질 테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건축물은 특별히 크고 높았다.
뭐 이런 걸 만드는 데 아무도 견제를 안 했어?
아무리 휑하다 하더라도.
“자, 우리 자원으로 만들었으니 부서져야겠지?”
로켓 런처를 바로 꺼내 드는 동료를 근처에 조금 더 다가간 사람이 말렸다.
“잠시만!”
“왜?”
“여기 이 표지 봐봐.”
표지판에는 딱 두 줄이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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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하려 하면 죽을 것이다.
탑을 끝까지 오르지 못 해도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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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웃기고 있네! 우리 있는 폭탄 다 쓰자! 더럽게 크게 만들었지만 다 쓰면 안 무너지겠냐고…….”
탕!
아주 미세하게 그런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퍽!
RPG를 들고 있던 동료가 죽었다.
헤드샷, 그것도 방탄모를 피해 맞힌 헤드샷이었다.
“어디지? 그리고 더 공격은 안 하나?”
죽어도 큰 상관은 없다. 어차피 라스트는 맨날 죽는 게임이다.
그러니 집을 만들지.
“휘유, 저 위에서 쐈나? 거리가 꽤 되는데 아주 정확하군. 더 공격은 안 하고.”
“또 RPG를 꺼낸다면? 이번에도 한 번에 보낼 수 있……?”
탕!
또 그런 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퍽!
한 명이 더 죽었다.
남은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동시에 외쳤다.
“뭐야 이거! 완전 재밌겠는데!”
“인정!”
“뭐하던 놈들인데 이제야 나타난 거야!”
그리고 동료들의 시체를 놔둔 채 탑 안으로 들어갔다.
알아서 와서 루팅하겠지.
그리고 1시간 뒤.
[절대 그 탑을 올라가지 마. 올라가선 안 돼. 다가가서도 안 돼. 절대 그 탑을……]라스트 커뮤니티에는 한 글이 올라왔다.
흔한 괴담일 뿐이었다.
* * *
“이거, 정말 그자의 소행이라 추정되는 게 맞나?”
딱 두 개의 글이었다.
뻘글이라 봐도 무방한 그저 괴담이 적힌 글.
하지만 베어와 라이언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마치 천공에서 땅을 기는 먹잇감을 주시하는 맹금류처럼 서준을 지켜보고 있었고 팀원들과 함께 라스트에 들어간다고 방송을 끄는 것까지도 실시간으로 봤다.
그렇다면 목격담이 나와야 하지만 없었다.
사실 그럴 만도 하다.
라스트는 일단 커뮤니티가 크게 활성화될 일이 없는 게임이다.
또한 서버도 너무나 많았다. 꼭 한국 서버가 아닐 수도 있었고.
그럼에도 그들은 한국의 커뮤니티를 뒤졌고 그 결과 그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글 두 개를 발견했다.
게임 시작 이틀 전.
만반의 준비를 하는 그들이었다.
[응 맞아.]그들의 팀원은 열 명이다.
모두 함께 생사를 오갔던 전우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무료해진 일상에 나타난 새로운 이벤트에 열의를 보였다.
군인들에게 가상현실과 게임은 너무나 익숙한 도구였기에 질 자신도 없었고.
[확실히 무섭긴 하군.] [총을 아주 잘 쏘는 것 같은데 서준의 솜씨가 맞겠지?] [글에도 나와 있잖아.]글의 내용은 단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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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을 올라갈 때 매 층에서 요구하는 걸 하지 않으면 죽을 거야.
나대도 죽을 거야.
어떤 사람과 마주쳤을 때 수작 부리려 하면 죽을 거야.
그리고 죽으면 탑으로 반드시 다시 돌아와야 해.
피아노 치는 사람이 있다.
돌아오지 않는다면?
죽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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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없어 보이는 글이지만 그 내막을 떠올려 보면…….] [이 글 작성자가 얼마나 많은 투쟁과 저항을 했을지 상상이 안 가. 그랬는데도 번번이 죽었다는 거겠지. 중간에 피아노는 뭔지 모르겠고.] [베어. 그래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많이 없는 것 같군. 이제 남은 건 실전뿐 아니겠어?]지난 시간 동안 게임과 적에 대한 브리핑을 실컷 받은 전직 특수부대원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화상 채팅으로 보이는 그들의 눈에는 여유가 넘쳤다.
열 명 중 라스트를 경험해 봤었던 인물은 다섯에 즐겨하는 사람은 세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베어와 라이언이 무인도에 있던 지난 시간 동안 여덟 명은 빠짐없이 이곳에 나가게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미리 연습했다.
더 많이 준비된 자가 승리를 쟁취한다는 사실을 아는 전직 군인들이다.
상대방은 이제 팀원을 짜고 게임을 하는 중인데 어찌 방심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래도 방심하지 말라고. 라이언과 나는 더 연습하러 가 보겠어.] [그래.] [나도 가 봐야겠군.] [제브라 너도?] [어. 그러면 이대로 끝내지.]그중 이번 활동에 한해서 베어와 라이언에 맞춰 코드 네임을 제브라로 지은 사내는 세 명의 라스트를 즐겨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런 고인물과 비슷한 그가 연습하러 떠난 곳은 한국 채널의 서버.
괴담의 근원지였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지만, 그는 뛰어난 실력으로 이미 파밍된 사람들을 사냥해 가며 금방 아이템들을 얻어냈다.
그리고 문제의 거대한 탑으로 향했다.
‘한번 먼저 붙어보지 뭐.’
괴담을 무시한 채로.
* * *
백도율은 시작 하루 전 저녁에 팀원들을 처음 만나기 위해 캠핑장으로 향했다.
그냥 캠핑이 아니다.
무려 가상현실 캠핑이다.
그러니 그냥 평소처럼 캡슐에 들어간 뒤 초대를 받으면 끝.
“잘 갔다 와라. 하하하하하.”
동료가 웃으며 백도율을 배웅했다.
백도율이 만나러 갈 사람들을 생각하니 웃긴 모양이다.
무시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웃긴 건 어쩔 수 없다.
역대 최악의 트수들을 모아놨다, 라고 누가 그랬던가?
스트리머 트수, 부자 트수, 이중인격 트수, 광신도 트수, 컨셉충 트수, 수다쟁이 트수.
“하하…….”
왜 그 사람에게 모든 팀원의 권한을 넘겨줬을까?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물어볼 때마다 다 방법이 있다고 괜찮다고 해서 정말 그런 줄 알았지.
‘사실 안 괜찮으면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백도율은 심신미약 상태였다.
그는 아무리 꼼꼼하게 하려고 했다지만 며칠 동안이나 깃발을 못 찾았다.
하지만 서준은 마실 나가듯 빠르게 돌아다니며 금방 찾았다.
그걸 방송을 보고 알게 된 백도율이었다.
원래는 미리 운 좋게 찾아놓고, 그를 농락한 줄 알았다. 서준도 운이 좋았다고만 말했고.
하지만 현실은 때론 더 잔인한 법이다.
그의 모든 노력보다 상대방의 딸깍이 더 효과적이었을 때.
사람은 좌절하고.
‘아니! 난 좌절하지 않지!’
백도율은 캡슐에 들어가 서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백도율: 초대해 주시죠!] [진서준: 알겠습니다 백도율 프로님 ㅎㅎ]백도율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한 가지 결론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이번 게임 내에서만이라도 서준의 영향력을 가져온다면?
그러니까 팀원들이 서준보다 그를 더 잘 따르게 된다면?
라스트는 어차피 매번 팀원 내부에서 파밍 파티 레이드 파티를 나누고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럴 때, 서준의 파티보다 그의 파티에 가는 걸 더 원한다면 그건 그의 승리를 위한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안녕하세요. 백도율입니다.”
캠핑 맵에 앉아 있는 팀원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와 방장 덕분에 내가 백도율 님도 만나네.”
“정말 영광입니다!”
여자 둘에 남자가 넷이었고 현재 맵에서 그들의 닉네임은 그들이 누구인지 분간이 안 되게 설정되어 있었다.
진노예 1호부터 5호까지 있었으니.
마지막 한 사람은 왜 노예가 아닌 거지?
의아해하는 백도율에게 서준이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잘 오셨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의 대장님이 오셨네요.”
“와아아아!”
“대장님!”
“우리의 리더!”
‘대장이라.’
대장노예는 아니겠지?
아무튼 그들은 백도율을 띄워줬고 그 덕분에 백도율은 금세 팀 내 분위기에 녹아들 수 있었다.
그리고 서준을 의지하는 상황에서, 그를 의지하게 만드는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꽤 된다고 좋아했다.
이윽고 전략을 수립할 시간이 왔다.
공식 서버에서는 게임의 목표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사설 서버는 다르다.
그곳에서는 게임을 끝내고 우승자가 될 수 있는 목표가 다양하게 존재했고 방송국은 시작하면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렇기에 각 팀들은 시작 전에 모든 가능성을 재고해 봐야 했고.
‘이제 와서 이걸 상의하는 게 맞나 싶지만 어쩌겠냐.’
백도율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이제 전략을 짜 볼까요?”
“네?”
조선의암살자가 고개를 기울였다.
“왜요?”
“아, 전략 정해졌어요.”
“뭔데요? 저는 없었으니까…….”
“아! 알려드릴게요.”
“네.”
같이 게임을 하면서 좋은 방법을 찾았나?
백도율은 이럴 줄 알았으면 합류할 걸 그랬나 싶었는데.
“일곱 명은 자원을 채집하고! 한 명은 싸운다! 그러면 이길 수 있어요!”
“맞아요! 이길 수 있죠.”
“동의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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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을 만들어야 해…….”
“입 닫고 만드세요.”
백도율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이들을 회유하는 건 시작부터 불가능했다는 걸.
어두운 야영장.
모닥불만이 둘러싼 사람들의 얼굴을 비추는 이곳은 이미 광신도 소굴이었다.
한 발짝 떨어져 있던 서준이 만족스럽게 웃으며 나섰다.
“하하 다들 농담도 잘하시네요. 제대로 된 전략 한번 짜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