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36)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36화(336/431)
제336화
서준은 상황을 냉정히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막무가내로 나가는 이유는 그래도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어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판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나 싶었다.
일단 같이 게임을 했을 때 느낀 점은 잘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더 잘하지만 못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더 못한다는 것이었다.
잘하는 사람이 좀 더 잘하는 것에 그나마 위안을 둘 수야 있지만 그건 못하는 사람이 어디까지나 적당히 못할 때뿐이다.
부자.
입닫고겜하자.
이 둘은 큰 문제였다.
서준은 먼저 이 점을 백도율에게 설명했다.
“아니요. 후회되는 수준은 아닌데 그냥 예상보다 더 못할 거라고 미리 말씀드리는 겁니다.”
“아하.”
“그리고 무엇보다 부자님은 겜 못해도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트시식코너로연명함이 웃는다.
“진서준 미친놈아. 시청자 차별 어디까지 하는데.”
태우도 태클을 건다.
하지만 괜찮다.
“부자 님은 제가 지킵니다.”
“캬! 방장 폼 미쳤어요! 앞으로 계속 후원할게요!”
부자가 환호한다.
“너! 여성분이라고 그러는 거 아니냐! 이 더러운 자식!”
참고로 부자의 성별은 여성이었다.
서준은 피식 웃고는 태우에게 되물었다.
“내가?”
그 순간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서준은 평등하다.
돈 앞에 평등하다.
그뿐이었다.
무엇보다 이 팀에 여성이 한 명 더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또 다른 팀의 구멍인 입닫고겜하자였다.
그런데도 똑같은 노예 대우를 하지 않은가.
부자의 닉네임만 노예가 아니었다.
“그래! 뭐! 네가 돈에 미친 놈은 맞긴 해! 그런데 이분은! 어! 맨날 채팅 치시는 이분은 안 서운하실까? 앞으로 채팅을 안 치진 않을까? 너의 그 차별 대우 때문에?”
흐음.
서준이 고민할 때 입닫고겜하자가 손을 들며 외쳤다.
“괜찮습니다!”
“그렇다는군.”
역시 그의 시청자다. 이 정도 차별 대우는 계속 받아 왔잖아?
“크윽.”
“아무튼 그래요. 저 두 분이 생각보다 더 실력이 좋지는 않으시더라고요.”
“네. 알겠습니다. 다른 네 분은요?”
“생각한 만큼입니다. 라스트에서의 수준을 리그 티어에 빗대면 조암은 마스터, 이무아는 챌린저 상위권, 시식코너하고 태우는 다이아 정도?”
과연 그들의 전력은 어느 정도인가?
“무조건 밀리겠네요. 우리 둘까지 합쳐도.”
조선의암살자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방장 혼자 다른 팀들 전력 다 넘어설 텐데요?”
그걸 팀의 모두가 들었고 다시 동의한다는 ‘ㄹㅇㅋㅋ’의 물결이 닥쳐오려는 걸 감지한 백도율은 사전에 차단했다.
“네, 밀리겠네요. 우리 둘을 빼면. 정정하겠습니다.”
그 와중에 자존심 때문에 자기도 함께 빼는 백도율이었지만 조암도 양심은 있는지 그것까지 태클 걸지는 않았다.
팀원끼리 싸워봤자 좋을 게 없었다.
“열세는 맞을 겁니다, 백도율 프로님.”
“그러면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군요.”
서준과 백도율은 팀의 규칙과 어떤 목표가 제시되었을 때 나아가야 할 전반적인 방향을 짜기 시작했다.
-방장 이 쉑 왜 진지하게 전략 짜지? 이거 불안한데?
시식코너는 그 회의가 조금 길어지자 의아하다는 듯 채팅을 쳤다.
“하하. 제대로 해야죠. 전 항상 열심히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팀원 너무 막 뽑았다는 거 이제 수습하는 거네ㅋㅋㅋ
-항상 열심히 했습니다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상 시청자들 중에서는 서준의 눈치를 안 보는 유일한 자가 시식코너였다.
물론, 서준이 째려보자 시식코너는 눈을 피했다.
그의 반항은 채팅 한정이었다.
어쨌든 전반적인 시간 관리와 습격이 왔을 때 어떻게 현실에서 깨워서 신호를 줄지 등등을 정하고 있을 때였다.
“야, 시간 됐다.”
“그래?”
“응.”
야영지에는 곧 거대한 스크린이 떠올랐다.
어떻게 떠올랐는지는 묻지 마라.
어차피 가상현실이니.
상대 팀 발표가 시작되었다.
* * *
[개노답 6인큐 VS 특수부대 10명]==
누가 이길 것 같음?
==
-약탈 잘하는 쪽이 이기겠지
└우리 라스트 생존겜이에요 ㅠㅠㅠ
└더러운 고인물들의 약탈겜인 거 다 알거든?
-약탈 잘하는 쪽이 이겨? 그렇다면 방장을 이길 수가 있나?
└ㄹㅇㅋㅋㅋㅋㅋㅋ
-일단 시청자들 다 라스트 준비는 해 왔겠지? 신청하면서 혹시 내가 될까? 했을 테니까. 그게 나임ㅋ
[난 걔들 실물 궁금하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바타 쓰나?
==
-아바타 안 쓸 듯
└솔직히 겁나 위화감 쩔긴 해. 그냥 스캔 뜬 내 몸이 최고임
└얼굴만 가리면 됨
└가면 쓰면 그만~~
-부자는 쓸 듯
└아 ㅋㅋ 있는 놈은 조심해야지
└진짜 그냥 개 부럽다!
서준이 팀원들을 전부 뽑고 백도율과 만나 작전을 짜기까지 사람들은 어느 팀이 이길지에 대한 얘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일단 진행 중에 방송을 하는 것에 감사하자. 채팅은 못 보겠지만 독심술로 알아서 하겠지.]-ㄹㅇㅋㅋ 소통 알아서 잘할 듯
-생방으로 볼 수 있어!
-근데 그럼 방플 문제 어떡함?
└일단 서버에서 한번 나가면 두 시간 동안 접속 불가라고 함. 소통도 불가능. 게임 내에선 당연히 외부 프로그램 작동 안 되고
└오호라
└그 정도는 감수한다는 듯?
-그래서 누가 이길 것 같냐? 솔직히 무인도에선 방장이 이기는 게 너무 뻔했거든?
[ㅋㅋㅋ 동화율 10인데 현실에선 당연히 진서준 승리? 뻔했음ㅋㅋㅋㅋ]==
그런데 게임에서는 잘 모르겠음.
트수 <–얘들이 얼마나 큰일을 할지 모르겠어서
==
-큰일은 트수가 한다!
-트수는 못 믿지ㅋㅋㅋ 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쟤들 기록 보면 폐인이거든? ㅋㅋㅋㅋㅋㅋㅋ 절대 게임 잘할 수가 없음
-당장 역사서가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 못 하냐?
-트수부대 기대한다!
그리고 그 화제는 하루 전 캠핑장에서 스크린이 올라왔을 때, 일반인 멤버들의 명단이 발표되자 더욱더 확대되었다.
18명의 촬영진 팀에다가 9명씩 9팀이 서버에 참전하게 됐다.
81명이 추가된 섬에는 총 99명이 생존을 위한 약탈을 벌이게 되었고 그 참가진의 면면은 특출났다.
게임 업계에는 단순히 프로게이머 말고도 팀이 존재한다.
그들은 게임을 해서 돈을 벌지만 한 게임의 프로 리그를 통해서 돈을 벌지는 않는다.
케바케지만 스트리밍도 딱히 제대로 하지 않는다.
사냥꾼들.
헌터라 불리는 그들은 게임의 주요 이벤트에서 1위를 사냥함으로서 얻는 명예로 먹고 살아간다.
예를 들면 라스트 크로니클의 사천왕 레이드도 만약에 게임의 인기가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 퍼져 있었다면 이들은 참전했을 것이다.
유명하고 제대로 된 헌터 팀은 몇 개 없다.
하지만 몇 개 없는 그들은 모두 최고였다.
그런 헌터가 두 팀이나 나온 것이다.
또한 이들보다 위협적인 파티는 바로 약탈자들이란 팀 명의 파티였는데.
[어라??? 왜 라스트 1만 시간이 넘는 세계적인 네임드들이 한 팀에 있지?] [팀명 약탈자들ㅋㅋㅋㅋㅋㅋㅋ 대놓고 제대로 가겠다는 거네] [라스트에서 가장 썩은 공청석유들이 모인 팀 ㄷㄷ]-공청석유는 ㅅㅍ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석유가 그 석유가 아니라고 ㅋㅋㅋㅋㅋ 쟤들은 썩었다고 공청석유는 맑은 거고 ㅋㅋㅋㅋㅋ
-너 협위 하지?
└ 쟤 이무아 아님?
이렇게 된다면 사람들은 재고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진짜 트수부대가 가장 약해 보이면 개추 ㅋㅋㅋㅋ]==
하윤호 팀 빼고.
==
[그 와중에 방주 혼자서 해설 땄네 ㅋㅋㅋㅋㅋㅋㅋ]==
하윤호는 스트리머들 모아서 꼽사리 꼈고 ㅋㅋㅋ 신청한다고 했는데 받아줬엌ㅋㅋㅋ
방장 코인은 누구보다 잘 타는 새끼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
다음 날.
서준은 라스트를 실행시키고 전용 앱을 통해 팀원들과 통화를 시작했다.
서버에 들어가기 전부터 소통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다들 준비는 됐죠? 백도율 프로님?”
[네. 가 봅시다.] [시작 1분 전 모두 접속 완료했습니다.]“감사합니다, 조암 님. 그렇게 계속 매니저 해 주세요.”
노예 해달라는 거 아니냐는 시식코너의 채팅이 올라왔다.
서준은 무시했다.
[와 그런데 어제 보니까 시청자 참여가 아니라 그냥 라스트 올스타라고 하던데요?]부자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고 서준이 말했다.
“부자 님은 하시고 싶은 거 하세요.”
[미친 진서준 자식.]“태우야 시끄럽고 앞으로 2주간 잘 굴러 보자.”
라스트는 10일간 진행될 것이다. 대신 기간이 짧은 만큼 자원 배율에 조정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만큼 플레이는 치열하고 압축될 것이다.
“여러분들도 준비됐죠?”
-네!
-섬을 다 먹어 버리자 방장아!
-그냥 사상 최악의 약탈자가 되는 건 어떰?
-우리하고 하는 소통도 잊지 말고 거기선 잘해야 한다 ㅠㅠㅠㅠㅠ
-누가 보면 유학 보내는 줄
[곧 시작하오. 서버 열리오.]5.
4.
3.
2.
1.
서준은 파티장으로서 서버 접속을 눌렀고 시야가 암전됐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손에 짱돌을 쥔 채로 멀뚱멀뚱 서 있었다.
서준은 바로 목표부터 찾았다.
꽁꽁 감춘, 그들이 승리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그리고 이내 메시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방에 퍼진 99명의 눈앞에 동시에 떠오르는 서버 메시지다. 제작진이 미리 준비해 둔 문구.
[승리 조건: 번창하세요.]무슨 뜻이지?
[라스트에는 수많은 업적들이 있습니다.]당장 서준의 머릿속에 여러 업적들이 떠올랐다.
‘가장 킬을 많이 한 팀이 받는 극악무도한 약탈자 같은 거겠군.’
한 서버 내의 일회성 업적이다.
[업적들 중에서는 아무런 의미는 없지만 재밌는 업적도 있지만, 가장 뛰어난 생존을 했다는 걸 증명해 주는 증표 같은 업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열 개가 넘는 업적을 추렸습니다.]감이 잡혔다.
[그 업적들을 가장 많이 쟁취한 팀이 최종 승자가 될 것입니다. 상금은 기본 30,000달러에 업적 1개당 10,000달러를 추가로 지급해 드립니다. 최고로 생존하세요. 그리고 번창하세요.]뚝.
메시지가 끊겼다.
[서준 님?]“네. 백도율 프로님.”
[정석대로 갑시다. 그냥 가장 강력한 팀이 되라는 것 같네요.]“네, 집 지을 장소는요?”
라스트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집 지을 스팟을 정해야 한다.
라스트에선 죽는 일은 허다하다. 그러니 자원을 모을 수 있는 벙커 같은 집이 필요했다.
팀원들은 스팟에 대한 고민을 하고 서준은 승리를 위한 계획을 잠시 멈춘 상태로 짰다.
어차피 지금 무턱대고 움직여봤자 의미 없으니.
업적들은 전부 팀 단위 업적이다. 서준 혼자 잘한다고 절대 생존의 전반적인 영역을 커버할 수는 없었다.
킬(KILL) 수는 자신 있어도.
그러니 팀원들을 시작부터 유리한 위치에서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그가 최대한 이득을 만들어야 하는데.
‘음…….’
서준, 그보다 먼저 뛰는 사람이 있었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보였으니.
시작부터 죽이려는 건가?
퍼스트 블러드 업적이 제작진이 뽑아놓은 업적에 있을 확률은 매우 매우 낮지만 그래도 노려볼 만할 것이다.
서준은 습격자가 언덕을 넘어 달려오는 걸 가만히 지켜봤다.
이윽고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달려오던 습격자는 경악하며 방향을 바로 바꾼다.
서준은 피식 웃고는 소리쳤다.
“멈추세요.”
소리가 들렸던 걸까?
뒤를 돌아 도망치려는 그 상태에서 멈춘 습격자를 향해 서준이 다가갔다.
“사장님.”
“하하하. 반갑습니다!”
하윤호였다.
-ㅋㅋㅋㅋㅋㅋㅋ
-미친 사장님ㅋㅋㅋㅋㅋㅋ 퍼블 노려보려다가 괴물 보고 바로 뒤 도네 ㅋㅋㅋㅋㅋㅋㅋ
-멈추라는 건 잘 멈춰
바닥에는 그가 잠깐 캔 블록화 된 목재 아이템 세 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혹시 서준 님, 이 미천한 저의 나무 세 개를 받으시고 노여움을 풀어 주실 수 있나요?”
“더 없어요?”
“네. 아무래도 방금 시작했다 보니.”
서준은 이제 알 것 같았다.
이 게임의 초반부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는지.
“그러면 더 캐와야 하지 않을까요? 적당히?”
하윤호의 대답은 일체의 망설임도 없었다.
“넵! 적당히!”
한편, 서준이 무언가를 깨닫는 순간.
탑에 한번 들어가 봤던 특수 부대 팀의 제브라는 몸을 떨었다.
가상현실임에도 등골을 타고 오르는 한기와 함께.
인간의 직감은 때론 시공간을 초월하기도 하는 법이다.
“라이언, 그리고 팀원들, 최대한 빨리 가까운 곳에 집부터 짓자. 중간중간 조금씩 파밍도 하지 말고. 일단 모여야 할 것 같다.”
제브라는 정답을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