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37)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37화(337/431)
제337화
서준이 나무 아이템 15개를 파밍하는 동안 하윤호도 나무 아이템 15개를 추가로 파밍했다.
짧은 시간이었다.
“자 그러면 이제 주고 가시죠.”
서준이 적당히라 말한 이유는 만약 과한 요구를 해서 노예처럼 부려 먹으려 하면 하윤호는 그냥 죽어 버리는 선택을 했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초반에 죽으면 어디에서 다시 태어날지 모른다.
팀원들하고 빨리 정해진 장소에 모이러 가야 하는데 먼 거리에 태어나게 되면 낭패다.
그럴 바에는 조금 일하고 살아 나가는 게 최선이고 하윤호도 서준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하윤호가 아이템을 던진다.
서준이 허리를 숙여 블록화된 아이템에 손을 대자 목재는 인벤토리 안으로 들어갔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안녕히 가세요.”
“넵. 감사합니다! 역시 우리 스트리머님! 유도리가 있으셔.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헤헤.”
끝까지 서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노력하며 하윤호는 뒷걸음질을 쳤다.
“아, 사장님.”
“네, 네?”
“그런데 퍼블을 노리신 건가요?”
“아, 네.”
하윤호는 긴장했다.
포식자는 변덕스러운 법이다. 언제 어떻게 다시 그 흉포한 아가리를 들이밀어 이빨을 박을지 알 수 없다.
예를 들자면.
건방지게 퍼블을?
이렇게 말이다.
하지만 서준은 알겠다고 말한 뒤 배웅해 줬다.
하윤호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자마자 팀원들이 모이기로 한 장소로 달리기 시작했다.
“여러분, 최대한 빨리 모여서 집부터 만들죠. 안 그러면 누군가 나타나 가진 거 다 빼앗을 겁니다. 우리도…… 그 사람만 잘 피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가능성을 봤어요!”
[무슨 가능성이요?]“그 사람을 만나는 모든 팀이 망하고 잘하면 최소 2등은 그냥 먹는 가능성!”
그렇게 팀원들에게 경고하며 멀어지는 하윤호를 뒤로한 채 서준은 목표한 지점으로 떠났다.
팀이 모이기로 찍은 지점은 아니다.
[서준 님 어디로 가시는 거죠? 방향이 그쪽이 아닌데.]맵을 보면 팀원들의 실시간 위치가 보인다.
그러니 어디로 가는지도 당연히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다 같이 한 지점으로 모이는 와중, 혼자만 다른 방향으로 그 지점에서 멀어지고 있는 서준에게 백도율이 묻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
[빨리 와요. 아니면 설마……?]“그 설마가 맞습니다. 전 지금부터…….”
[캬! 이거죠!] [믿겠소!] [조암 님하고 이무아 님은 잠시만 조용히 해 주시고, 그래도 최소한 뭐라도 챙겨야 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초반 약탈 활동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아. 약탈 활동 아니에요.”
서준은 끝없이 움직이며 팀원들에게 설명했다.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가는 와중에 나무 캐고, 돌도 캐고.
[네? 그럼 뭔데요?]라스트는 약탈 게임이다.
그렇기에 당연히 팀원들은 서준이 초반부부터 날뛰겠다고 하는 줄 알았다.
백도율도 마찬가지.
그들의 팀은 사람 수가 한 명이 더 적다.
특수부대에 비하면 두 명이 적었다.
이제 와서 백도율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게 말이나 되나 싶지만, 그래도 세계 최고의 게이머 둘이 팀이니까.
어쨌든 그런 그들이 남들보다 앞서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간단히 도출할 수 있는 답은 이거다.
‘그러니 백도율 프로님도 내가 약탈한다고 생각했겠지.’
남을 끌어내리고 나는 올라간다.
그것밖에 없지 않은가.
[뭐 하게요?] [그러게요. 궁금하다.]팀원들은 궁금해할 수밖에 없었고 서준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상세히 설명해 주기로 했다.
“부자 님이 물으시니 특별히 답해드리죠. 저는 하청을 맡기기로 했어요. 이 게임은 그렇게 하는 게임이더라고요.”
서준은 여유롭게 걸어가면서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하청이요?]“네.”
[무슨 의미예요?]“남들이 일을 하면 그 자원은 내가 가져간다. 이거죠.”
말을 안 들으면?
죽여야지. 슬프지만.
[에라이 약탈이잖아요.]“저는 그런 야만적인 행위 안 해요.”
서준은 진심으로 억울한 기색과 함께 항변했다.
[아 됐고 알아서 하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포기
-방장 무친놈아 시작부터 각 잡고 그러면 어쩌자는 건뎈ㅋㅋㅋ
-그 와중에 여유롭게 가는 것 보소. 먹잇감 배 불리겠다 이거지ㅋㅋㅋ
서준은 알겠다고 하며 맵의 유동 인구가 가장 높을 것 같은 자리로 천천히 걸어갔다.
늦게 가면 늦게 갈수록 남들이 더 많이 파밍했을 테니까 이득이었다.
* * *
라스트는 초반부터 후반까지는 머리카락이라도 보이면 일단 싸우는 거친 게임이다.
이곳이 진정한 야생과 다를 바 없는 환경이란 증거다.
하지만 극초반에는 조금 다르다.
일단 대부분 거점부터 짓고 플레이를 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눈을 마주쳐도 서로 제 갈 길 가는 경우가 많았다.
멀리서 쏠 수 있는 무기가 없기도 했고.
하지만 최대한 빠르게 창이나 석궁, 운 좋으면 파밍지에서 총을 얻게 될 경우 그때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포 메타가 일시적으로 가능해지는 거다.
극초반 약탈 행위로 높은 티어의 무기나 방어구를 얻는 건 불가능하지만 파밍하는 사람들 몇 명만 잡는다면 훨씬 유리하게 시작할 수 있는 건 맞으니.
물론!
이곳의 모든 팀이 거대 규모로 활동하는 만큼 극초반부터 약탈행위를 노리는 건 큰 도박 수였다.
팀원들이 근처에 포진해 있을 테고, 그렇다면 결국 몇 명을 잡든 죽는 순간 말짱 도루묵이 되는 거다.
그러니 극초반 약탈 플레이를 누가 하겠는가.
무기가 있는 파밍 상태에서 적을 발견하면 안 빼는 정도겠지.
어쨌든 조심해야 한다.
이는 약탈자들이라 명명한 라스트 게임 내의 최고의 고인물들이 모인 팀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었다.
그들은 게임을 1만 시간, 많게는 2만 시간 넘게 하면서 적으로도 만나보고 파티로도 만나봤었고 그렇기에 합이 잘 맞았다.
[쭉 훑고 바로 파밍지로 가자.]거점을 만들지 않는다. 어차피 죽을 자신이 없다.
운 나쁘게 죽어도 괜찮다.
죽은 사람이 잃은 아이템은 팀원들이 만회할 것이고, 이상한 위치에 태어나더라도 합류하러 오면서 적당히 만회가 가능할 것이다.
물론.
[너무 자만하지는 말고 상대가 상대인 만큼. 침낭도 적당한 곳에 깔아. 재료 있으면.]“헌터 팀들 때문에?”
[그래. 헌터 팀들. 걔들은 진짜야. 조심하라고.] [우리 게임 헌팅하러 온 거 자존심 안 상하냐? 잡아야지.] [잡아야지. 우리의 방식으로.]가볍게 낄낄거리면서 그들은 일대의 자원들을 지워나갔다.
가장 기계적이고 효율적이며 단순한 목재와 석재 파밍에도 잡기술까지 동원하며 주변을 살피는 그들은 고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경계하는 이들은.
“그쪽은? 그 스트리머와 리그의 프로 선수가 있는 곳.”
[팀원 수준도, 한 명 적은 것도 그렇고 딱히? 헌터 팀들에게 먹히지나 않았으면 좋겠네.]“그러면 특수부대 팀은?”
일전에 한번 라스트에 침공을 왔고 그때 실력을 보여준 헌터 팀뿐이었다.
[얘들아 너네는 리그도 안 하냐. 역사서 못 봤냐.]“솔직히 플레이 모음 보다가 껐다. 스킬 같은 게 많고 복잡해. 모르는 게임은 이해하기 힘드니까.”
그렇다.
이들은 리그도 안 하는 애들이 대부분이었다.
1만 시간은 매일 3시간씩 플레이할 경우 약 10년, 하루 10시간씩 게임을 할 경우 3년이 걸리는 말도 안 되는 경이로운 시간이다.
그런데 이들은 1만 시간은 가뿐하게 넘는다.
이들에게 다른 게임을 볼 여유가 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아저씨들은 의외로 쩔지도? 가상의 힘이나 스킬 같은 건 없는 라스트니까. 파밍지네?”
사람들이 동의하며 파밍지에 들어간 순간 습격이 일어났다.
파밍지는 숲속 사원.
[W 방향 석궁 든 원시인 다가오는 중…….] [내가 감.] [억. 잠시만 나 죽었어. 석궁 말고 나무 창도 있다.]그들은 즉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사냥 대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상대방 팀은 아직 안 보인다. 적 발견. 아까 말한 석궁과 나무 창……. 나도 죽었다. 뭐지?]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대응하기도 전에, 그들은 쓸려나가기 시작했다.
[나도 다운.]라스트에서는 죽은 자는 말이 없지 않다.
그래서 묻는다.
“몇 명인 거야!”
[한 명. 빨리 이쪽으로…….]“도대체 누군데.”
석궁?
그들도 가지고 있다.
[에임이 장난 아니게 좋은 것 같은데.] [절대 근접하지 못하게 해야 해. 창이 심상치가 않아. 못 피해.] [그나마 석궁은 피할 수 있고?] [아 잠시만, 나도 다운.] [한 명 맞아?]“그러니까 한 명 맞냐고!”
미션과 최대한 적은 데스. 많은 킬. 그리고 자원 채집.
이를 위해 그들은 넓게 퍼져서 일대의 자원을 쓸고 있었고 벌써 네 명이 죽었다.
가장 멀리 있던 그는 소리치면서 달려갔지만.
“뭐야!”
[그 사람이다. 그 사람이 왔다. 나도 죽었다.]‘그 사람이 누군데.’
다섯 명이 죽었다. 벌써 절반이 휩쓸려 나간 것이다.
한 사람으로 추정되는 적에게.
물론 라스트에는 이런 일들이 주로 일어난다.
어떨 때?
한쪽의 실력이 압도적일 때.
라스트의 싸움은 얼마나 유리한 전황들을 매 순간 만들어 가냐의 싸움이니까.
숲속 사원은 중앙에 있는 한 채의 거대한 사원과 사원을 둘러싼 나무 사이가 위협적인 파밍지다.
[미친. 그래도 잡으면 만회할 수 있어.] [누구도 한 대라도 못 때린 거야?]“정확한 위치는!”
팀원들의 시체가 널브러진 곳에서 그는 일순간 고요해진 정경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5초만.
5초만 더 기다렸다가 올걸 그랬나?
[나도 다운. 뒤쪽. 미친 창술이……. 화살을 창으로 막아?]파사삭.
세 명이 남았다.
이게 가능한가?
그리고 그 순간.
[둘 다 다운, 미안하다. 미친.] [엄폐할 시간도 없어. 애초에 엄폐하기 어려운 순간 공격해 왔고.]그들이 이쪽 지리에 빠삭하지 않은가?
아니었다.
몇 번이나 왔던 캠프다.
창과 석궁의 조합은 처음 상대하는 것 같긴 한데 그 조합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정도라고?
그 순간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하청 직원 여러분들.”
“……?”
퍽!
석궁이 옆에서 날아와 어깨에 꽂혔다.
헤드샷은 아니었다.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봤을 때 그곳은 나무로 가려져 있었다.
그리고 나무 너머에 그 사람이, 아니 사라졌다.
어디로 갔지?
“자. 하청 업체 대표님? 제가 이제 화살이 다 떨어져서 그런데 화살 좀 지원해 주시겠어요?”
참고로 마지막 남은 그는 굳이 따지자면 팀장이 아니었다.
그의 눈앞에 그들을 순식간에 괴멸시킨 동양인의 남자, 서준이 나타났다.
‘저게 그 사람이었어.’
“혼자였습니까?”
“네.”
“하필 우리가 총이 없을 때 만나다니. 운이 좋으시네요.”
“아 운 좋죠. 일반 팀을 극초반에 만났으니.”
그들을 두고 일반 팀이란 말에 긁혔지만, 흥분하지 않았다.
지금 그는 엄폐를 할 수도 있다.
상대방은 화살이 떨어졌으니까 이렇게 나와서 얘기하는 걸 테고.
접근하지 못 하게 거리를 벌리면서 그는 슬며시 꺼내든 석궁을 들어 올렸다.
“안 피하시나요? 전 화살 있는데.”
“감사합니다.”
상대는 창을 인벤토리에 넣고 말했다.
“뭐라는 건지.”
그리고 그는 서준이 엄폐를 안 하는 것을 확인한 순간 망설임 없이 석궁의 방아쇠를 당겼다.
쐐애애액!
화살이 벽에 박힐 경우, 말 그대로 상대방한테 화살을 헌납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 이후에 펼쳐진 광경은 기이했다.
“지원 감사합니다. 역시 하청 업체 지원이 좋긴 좋아요.”
날아가던 화살이 잡혔다. 머리 앞에서.
그런데 상대방은 아무런 특별한 일도 안 일어났다는 듯 여상한 태도로 마무리 인사를 전했으니.
“자원도 다 감사히 받아 가겠습니다.”
이게 앞으로 부딪힐 약탈자들과 서준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첫 만남에 그들은 괴멸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