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39)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39화(339/431)
제339화
헌터.
게임 사냥꾼.
이벤트의 약탈자.
헌터라 불리는 그들은 게임의 주요 이벤트에서 1위를 사냥함으로써 얻는 명예로 먹고 살아간다.
말 그대로 아마추어 중에선 탑이라 불릴만한 이들의 재능은 분명 대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히 재능으로 게임들을 사냥하지 않는다.
‘그럴 수가 없지.’
슬레이어.
현존하는 몇 없는 헌터 팀 중 하나다.
그리고 그들의 리더는 프로 입단 테스트마저 압도적으로 사냥했다는 유명한 일화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의 리더는 프로 레벨에 설 수 있는 시험의 1위를 차지했음에도 헌터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 시험에서 2위를 했던 이가 현역으로 지금 살아남아 있는 것을 보면, 아무리 모르는 일이라 해도 그들의 리더가 프로 레벨에서 살아남았을 확률이 높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악마의 재능. 역대급 재능.
평소에는 관심도 두지 않는 게임에 들어가 온갖 트로피를 훔쳐 가는 그들에게 붙는 찬사들은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하지만.
‘재능은 무슨. 재능만으로 되겠냐고.’
슬레이어의 리더는 그들이 해온, 그리고 해야 하는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단순히 머리부터 박고 1위를 할 정도의 재능이 있는 게 이상하다.
그렇지 않은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재밌어 보인다고 들어가서 하고 싶은 빌드, 전략, 플레이들을 하면서 게임의 정상에 군림하는 인간이 있으면 안 되는 거다.
하지만 이번 역사서에서 나타난 누군가는 그걸 해 버렸다.
이전의 행적들을 봐도 마찬가지.
앞선 게임들은 한국이라는 세계가 아닌 한 나라에 국한된 채로 보여준 결과물이지만 그것마저도 충분히 대단했고.
그 스트리머는 이후 세계에서도 증명했다.
‘다음 사냥감으로 최고잖아?’
슬레이어는 엄청난 분석과 전략을 짠다.
그들은 승부욕이 크고 다른 게임들을 정복할 때 얻는 쾌감 때문에 이 일을 하는 만큼 집착적으로 상대를 알아보고 게임을 알아본다.
팀원 모두가 그렇다.
그 정도의 노력에다가 재능이 있어야 사냥이 가능하니까.
‘과연 너는 그럴까?’
그들이 분석한 서준은 그저 재능만 믿고 적당히 알아본 뒤 게임에 오는 스트리머였다.
경이로운 실력은 확인이 됐고.
역사서에서 전개되는 상황들이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무언가라는 점이 그들에게 확신을 더했다.
치밀한 전략으로 1위를 하는 헌터 팀과 피지컬이 뛰어나서 머리가 일을 할 필요가 없는 스트리머.
괜찮은 대결이 될 것이다.
아니.
‘사냥이 되겠지. 그렇게 만들 거고.’
어두운 지하실 속에서 NPC들을 죽이고 파밍을 해 나가는 슬레이어 팀원들의 안광이 맹수처럼 빛났다.
탕! 탕!
파밍지.
말 그대로 유용한 자원을 파밍할 수 있는 스폿을 말한다.
파밍지는 일정 시간 동안 사람이 안 오면 자동 초기화되는데 이게 초반에는 그 시간이 길다.
후반에는 길지 않고 빠르게 빠르게 초기화되지만 말이다.
자원이 모두가 부족한 초반 시기에 파밍지 한 개의 가치를 키워서 더 스노우볼을 굴리라는 의도다.
어차피 후반에는 자원들이 쌓이고 또 쌓여 있어 큰 의미 없을 테니 빨리빨리 초기화시키는 거고.
어쨌든.
탕!
지하실이 번쩍인다. 그럴 때마다 NPC가 쓰러진다.
가장 티어가 낮은 파밍지지만, 그 급 중에선 가장 좋은 보상을 가진 지하창고이기에 NPC의 숫자가 꽤 많다.
“빨리 처리하고 기다리자고.”
그들이 이곳 지하창고에 온 이유는 서준을 방해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사냥감을 낱낱이 해체하고 전략을 짜서 최적의 빌드를 그들의 재능으로 실현시켜 잡는다.
그게 슬레이어의 방식이다.
그리고 그들이 본 서준은.
“분명 올 것 같은데……. 망은 잘 보고 있지?”
[당연하지.] [괜히 우리 아홉 명이 지하실로 다 온 게 아니잖아.] [파밍 완료. 사냥 준비하자고.]이곳으로 올 것이다.
보다 빠른 테크트리를 위해서.
정확히는.
‘최대한 빠른 4티어 빌드를 노리겠지. 프라이팬 때문에.’
그게 재밌다고 생각할 테니까.
뻔한 건 아니다.
실제로 게임에 들어와서 서준을 사냥하는 입장이 된다면 설마 이번에도 그럴 거냐며 스스로에게 되물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믿고 있었다.
이건 그들이 모든 영상을 남김없이 보고 서준에 대해 분석한 결과다.
그들은 시작 전에 서준을 굳이 도발하거나 별다른 액션을 취하진 않았다.
하지만 게임을 시작해서는 스트리밍을 켰다.
그들이 사냥할 대상은 스트리머라 스트리밍을 켠다.
혹시나 뒷말이 나오면 안 되니 상쇄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스트리밍을 켰기에 이제 바깥의 사람들은 그들이 서준을 노린다는 것을 알게 됐고, 상대도 로그아웃 하게 되면 알게 되겠지만.
알게 돼도 괜찮다. 어차피 사냥은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계속해서 진행될 거고.
그리고.
[왔습니다.] [이걸 진짜 오는군.] [알고 있었잖아.]그들의 예상대로.
서준이 왔다.
그들이 어둠 속에서 잠복하고 있는 함정 안으로.
[공격.]탕!
* * *
총소리가 지하실에 퍼지기 1분 전.
“야, 그런데 적이 있으면 좀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렇지?”
“너무 성큼성큼 들어가는 거 아니냐고.”
지하실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일단 스폿의 구역을 나눠놓은 담장 내부로 들어간 뒤 통로를 찾으면 된다.
통로는 여러 개다.
지하실의 규모는 꽤 크고.
지하창고는 가장 낮은 티어의 파밍지지만 저 티어 중에서는 가장 질 좋은 보상을 가지고 있는 만큼 파밍지의 넓이가 넓은 것이다.
“하긴.”
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잠시 멈췄다.
“잘 들어봐.”
“어.”
“상대는 내가 여기 올 것까지 예상할 거야. 쉽게 말해 함정을 판 거지.”
“피해망상 멈춰라.”
서준은 태우의 말을 무시했다.
“그러니 조심해야 해. 너도, 그리고 여러분들도요. 파밍을 끝내고 대기 중이겠죠. 자 퍼집시다. 여러 개의 통로로.”
피해망상일 수도 있긴 해서 서준은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하청 업체를 찾으러 돌아다니고 많은 이동 거리를 확보하며, 상대 팀의 움직임을 살핀 서준은 여기서 만난 게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다.
‘헌터 팀이었나?’
그들에 대해서 알아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일을 한다면 분명 전략도 완벽히 짜 놓을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대비도 제대로 할 것이고.
‘설령 아니더라도. 시청자들이 웃으면 그만이지.’
그는 스트리머니까.
물론, 서준의 예측은 맞았고 밖에서는.
-ㅋㅋㅋㅋㅋ 이 새끼 어케 알았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플 검사 방장이 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근데 상대 진짜 단단히 준비한 듯
-아홉 명임 그리고 방장이 올 것도 알고 있었음
-지금 온 것도 알고 있음 ㅈ됐음
-방장아 알면 조심해라
어이없다는 듯 웃고 있었다.
서준은 지하실 입구에서 혼자 선 채로 팀원들에게 말했다.
“조심 하세요. 철저히 대비 중인 아홉 명이 대기 중일 테니까. 어둠 속에서.”
그러곤 혼자 조용히 생각했다.
‘아무도 없으면 조금 부끄러울지도?’
쉐도우 복싱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놈이 왜 들어가냐고!]-ㄹㅇㅋㅋ
-헌터 팀 방장 잡고 나대면 겁나 짜증날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
-저쪽은 이걸 어찌 알고 준비했으며 방장은 그 준비하는 걸 어찌 알았을까. 설마 둘 다 짰나?
-원래 두 브론즈는 예측이 안 되지만 두 챌린저는 예측이 되는 법임
-그래도 그렇짘ㅋㅋㅋㅋㅋ
-아 아무튼 그래도 위험함. 존버 중이잖음ㅋㅋㅋㅋ
라스트에서 가장 위험한 적은 먼저 매복해 있는 적이다.
두 팀 다 초고수라면 무조건은 아니더라도 진입하는 팀보다 매복하고 있는 적이 이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FPS에서는 변수를 창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스킬들이 들어간다.
라스트에서는 폭발물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없고. 특히나 암실이다.
매복해 있는 적들을 보기가 매우 힘든.
“괜찮아요, 여러분. 걱정하지 마세요. 적이 아무리 어둠에 있어도…….”
그때였다.
탕! 탕! 탕!
격발음이 공간을 울리고.
[저 죽었어요. 진짜 적 있다고 믿고 있었긴 했는데 안 보였어요.]조선의암살자가 죽었다.
[뭐라고 진짜라고요? 잠시만……. 어?]탕! 탕!
미약한 소리와 함께 방심하다가 화들짝 놀란 태우도.
슈욱!
부자도.
[헤헤. 죄송해요.]“아, 부자 님은 괜찮아요.”
[그 와중에도 진서준 무친놈아, 차별 대우를 하냐.]태우가 낄낄 웃었다.
차별 대우가 본능적으로 튀어나오는 게 이 정도면 정말 경이롭다는 둥 머리가 썩었다는 둥 뭐라고 중얼거린다.
서준은 노이즈를 재빨리 감각에서 차단시키고 생각을 정리했다.
‘역시.’
각기 다른 곳으로 갔는데 모두 대비되어 있다는 건 함정을 파고 있었단 소리다.
경지에 오른 이들끼리는 서로의 생각이 오히려 더 잘 보이는 법.
오히려 삼류 무사들의 움직임은 혼돈 그 자체라 예측하기 쉽지 않고. 물론 삼류인 만큼 대충 보기만 해도 대응이 다 되긴 하지만.
어쨌든 서준은 이를 예측하고 사람들을 여러 통로로 보냈다.
[그래서 어쩔 거냐 서준아? 네 말대로라면 정말 아홉 명이 대기 중인 거 아니냐, 어둠 속에서. 템도 파밍 끝난 것 같고.]“확인해 봐야지.”
[뭐를.]“저쪽 업체는 일을 잘하는지.”
[……. 9 대 1 잘 해봐라.]서준은 말을 마치자마자 지하실 입구로 성큼 들어갔다.
입구에서는 들어가는 인원을 공격하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었다.
여러 짐들이 은폐한다.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적이 있다면 서준을 공격했겠지만 그건 아니었다.
어둡다.
조명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분간이 안 된다.
암순응도 없으니 지금 이 상태로 싸워야 한다는 거다.
라스트에서는 어두운 밤이나 건물 내부에서 특히 암영이 진 곳에 숨어들어 가만히 있으면 거의 분간이 안 된다.
서준은 그런 어두운 공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냥 돌아가자
-팀원들 복수? 어쩔 수 없는 거지 ㅎㅎ
-손절 ㄱ
-잠만 얘들아 그런데 방장은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마실 나온 듯 여유롭게.
“그냥 지금이라도 돌아가면 안 되냐 이러고 계시죠?”
그리고 순간 서준은 석궁을 들어 올리고 가까운 벽면 쪽을 향해 격발했다.
총이 있지만 굳이 석궁을 썼다. 조용하기에.
푸슉!
“암살단의 여명 기억 못 하세요?”
탕!
그리고 반항하듯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고.
근접 무기와 원거리 무기는 함께 쓸 수 있기에 근접해 창으로 찌른다.
“여긴 조금이라도 보이기까지 하는데?”
헤드샷과 치명타. 별다른 보호구가 없던 유저는 그렇게 조용히 가 버렸다.
-???
-뭐가 보였나?
-아 ㅋㅋ 청각의 시각화 모르는 뉴비쉑들 호들갑 귀여웠다ㅋㅋㅋㅋㅋㅋ
-방장 설마 팀원들 거추장스러워서 미리 죽인 건 아니겠지? 검섭다 검서워 진짜 ㅋㅋㅋㅋㅋ
-그냥 이 새끼는 모든 게 그려져 있음! ㅋㅋㅋㅋ
“태우야 여기로 다시 와라. 정리해 놓을 테니까.”
저벅저벅.
또 다른 적이 경계하며 다가왔고, 서준은 한 발짝 뒤로 움직여 산뜻한 웃음과 함께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