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44)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44화(344/431)
제344화
레이드가 시작되고 한두 명씩 죽어 나가기 시작할 때.
-이 새끼 뭐 하냐 ㅋㅋㅋㅋㅋㅋㅋ
-실컷 편히 쉬다가 내린 오더가 죽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사고방식 자체가 우리랑 그냥 다릅니다
-이제는 후원자마저도 괴롭히나 ㅋㅋㅋㅋㅋㅋㅋ
서준은 심호흡을 했다.
지형은 싸우기 시작할 때 한번 훑어봤다. 상대방이 추가한 외벽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이어서 부자에게 들으며 적의 위치를 대충 파악한다.
어차피 자세하게 알 수는 없다.
전투가 이어지면서 머리의 위치는 계속 달라질 테니.
길게 끌 필요는 없다.
“진짜 뭐 하려고 그러는 거냐?”
공격했다가 숨었다가 하는 태우와 부자가 되묻는다.
[진짜 그냥 몸 들이밀어요? 진짜로? 그대로 총에 맞아 갈기갈기 찢길 텐데?]참고로 게임이라 갈기갈기 찢기지 않는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서준이 들고 있는 총은 1티어 저격소총이다.
조준경은 없었다.
“네.”
연사 속도는 보통. 장탄 수는 다섯 개가 아닌 네 개.
데미지는 높지 않지만, 방탄모를 피해 헤드샷을 맞힐 경우 한 방이다.
물론 이는 난이도가 매우 높은 문제다.
방탄모의 방어 면적은 착용자가 엄폐 시 극대화되어 거의 대부분을 막아낼 수 있을 정도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헤드샷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극히 작은 지점을 맞히는 데 성공해야 한다.
지금 서준이 하려는 일은 이 네 발의 탄창으로 적을 처리하는 일이다.
“무슨 전략을 짠 거냐, 진서준!”
서준은 태우를 무시했다. 위급한 상황이라 도파민이 분비되어서 그냥 진짜 궁금하지도 않으면서 아무 말이나 뱉는 모습이니.
‘전략인가?’
압도적인 피지컬?
그래. 이것도 전략이라면 전략이다.
지난한 조건이지만.
서준은 눈을 뜨고.
“지금이요.”
적들을 끌어낼 역할을 맡은 부자에게 지시를 내린 뒤.
[으아아악! 갑니다! 꺄아아악!]일어서서 총격의 위험 앞에 섰고 작게 보이는 점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시야가 순식간에 뒤집히듯 네 번 움직였고.
탕!
탕!
탕!
탕!
네 발의 일정한 총성이 퍼졌다.
-캬!
-뭐냐????
-ㅅ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사기다… 방장은 진짜 개사기다 ㅋㅋㅋㅋㅋㅋ
실패는 없었다.
* * *
[도대체 어디 간 거지?] [파악 안 되는군.] [왜 나타나지 않는 걸까요? 후방도 조심해야 하나. 일대는 다 훑고 왔는데.] [아까 있던 거 봤던 것 같기도 하고?]그들 연합은 각 방향에 팀원들을 배치해 나눠놓았다.
무전이 되는 건 팀원끼리만이니 각 방향을 팀끼리 맡게 된다면 상황 파악의 전달이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분산되어 있으면 같은 공격을 하는 이들끼리는 소통이 안 돼 혼선을 빚을 수 있지만.
일단 팀원 모두가 자기 할 일을 잘할 수준이 된다면 말없이 눈짓만으로도 충분한, 혹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실력을 보여줄 수도 있었다.
다급한 상황에서 말로 설명은 원래 못 하는 법이다.
어쨌든 그들의 주제는 서준이었다.
제일 주의해야 할 사람이, 아니 그들이 모인 이유가 사라져 있었다.
이는 명백한 위기다.
[북쪽 방향 위쪽이 비어 있어. 아무래도 진짜 바깥으로 나간 것 같은데?] [백도율도 잘 쏘는군요.]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 수도 많고 캠프도 있죠. 한쪽만 뚫리면 모든 게 끝나요.] [슬레이어 팀, 우리는 이제 승리 이후의 연합을 생각…….]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어?]1초 약간 안 되는 간격으로 세 팀에서 같은 단말마가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 * *
철컥.
탄창을 갈아 끼운다. 네 발을 쏜 결과 그가 맡은 방향의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
-무친놈! 무친놈! 무친놈!
-싹 다 미간 헤드샷 미쳤다!ㅋㅋㅋㅋㅋㅋㅋ
-잘 안 보이는데 어케 했냐??
깔끔하게 잡았다. 시선이 부자에게 다들 쫓겨 있었다.
훌륭한 미끼였다.
부자는 죽었고 그 복수는 서준이 치러줬다.
딱히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캠프를 만들어뒀던가?’
서준은 저격 실력에 자신이 있다.
‘오기 전에 열심히 연습했지.’
원래도 잘 쐈지만 연습을 했다면 말이 달라진다.
그는 행동에 대한 기억력이 남다르니까. 학습 효과가 극대화된다.
“북쪽 컷. 부자님. 살아나셨으면 죽었을 때 떨어뜨린 아이템 창고에 넣고 쉬세요.”
[캬! 이 한목숨 안 아깝네요!]한 번 더 죽으면 부자는 다른 곳에서 태어나야 한다.
만일을 대비해 다른 스팟에 침낭들을 여러 개 숨겨서 설치해 뒀지만 그곳에서 여기까지 걸어 오는 건 꽤 귀찮은 일이다.
굳이 싸우러 나갈 필요는 없겠지.
[부자 님, 여기 도와주시면 안 되나요?]밑에 있던 조암의 부탁을 듣고 서준은 조암이 맡은 방향 쪽으로 지체 없이 움직였다.
시식코너가 맡은 서쪽이었다.
시식코너는 한 번 죽은 상황, 조심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만큼 조암은 좀 더 버겁게 적을 상대해 내고 있었는데.
‘결국 죽고 죽이는 싸움인데, 지금은 잘 맞히면 장땡이네?’
변수가 적다.
“비켜봐요.”
서준은 시식코너 뒤에서 총구를 들이밀며 나타났다.
탕!
탕!
그 이후는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허무한 순간이었다.
“와. 세 팀이 티밍하면 뭐 함? 방장이 있는데?”
“그런데 캠프를 만들어뒀었네요. 저기 또 온다.”
탕!
바깥에서 그들에게 죽으면 떨어진 아이템을 다시 살려서 전투를 지속할 수 있기에 캠프를 만드는 건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 팀들은 현재 아무 아이템이나 최대한 건져서 돌아가려 하고 있었다.
마냥 쉬운 싸움은 아니었다.
일단 두 파티가 침낭을 만들어 둬서 한 번 더 상대해야 했으니.
그들 대부분은 한 번씩 죽어 버렸다.
심지어는 서준마저도.
-방장이 죽을 줄이야 ㄷㄷ
-검서운 사실: 방장은 옛날에 무려 패배도 했었음
-패배를 한 게 왜 검서운 사실이냐 돌아버린 거냐 트수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
-근데 검섭긴 하네. 저런 방장이 진다고????
‘저쪽도 헤드샷을 한 건 대단하지.’
사실 피하려면 공격을 취소하고 피할 수 있었다.
상대방이 기적 같은 찰나의 순간에 반응하고 공격 기회를 잡았다는 걸 서준은 알고 있었다.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마지막 남은 잔병이었고 서준은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결과는 러브샷.
크로스 카운터가 일어났고 두 총알은 정확히.
-서로가 서로의 미간을 캬!
-약탈자들 최대 아웃풋이다!
-쟤 스나이퍼로 ㅈㄴ 유명함 ㄹㅇ
-잘 쏘긴 하네 확실히
-백도율도 잡았죠?
-방장 컷! 방장 컷! 방장 컷!
서준은 잔당들을 전부 정리하고 백도율하고 태우가 아이템을 주우러 가는 걸 스나이퍼 타워에서 지켜보면서 말했다.
“여러분, 제가 죽은 거에 대해 실망하셨나요?”
분명 그런 댓글이 있을 것이다.
무시하기도 하고. 없을 수가 없다.
‘뭐.’
귀찮아서 빠르게 끝내려고 러브샷을 선택한 게 맞긴 하지만 굳이 설명하면 추해지는 법이다.
대신 서준은 이렇게 말했다.
“총이라서 그렇습니다. 총이라서. 만약 검이었다면 전 절대 안 죽어요. 그래서 필요한 거죠. 프라이팬이.”
-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 수듄
-근데 맞는 말이긴 하죠?
-뭐가 맞는 말이냐고ㅋㅋㅋㅋ
그 순간 뒤에 있던 부자는 전율을 느꼈다.
그를 미끼로 네 명의 적을 순식간에 처리해 버려서?
아니다.
죽었어도 별거 아닌 것처럼 굴면서 남은 잔당들을 침착하게 처리해서?
아니다.
그저.
‘방장……. 총 쏘는 곳에서 검이 있어야 안 죽는다는 건 도대체 무슨 소리고 프라이팬은 왜 검이죠?’
그녀도 트수였다.
-2티어 드가자! 프라이팬 드가자!
-근데 그거 앎? 레이드 당할 바엔 차라리 이렇게 레이드 와서 무기 템들만 주는 게 낫긴 함
-오 그러네? 너 천재냐?
* * *
세 팀의 레이드를 서준의 팀이 방어해 낼 수 있던 이유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로 공성한 이들은 진심이 아니었다는 점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서준이 레이드를 나갈 것이라 여기고 빈집을 터는 걸 예상했다.
그러니 무기를 전부 챙기고 떠나지는 않았다. 인원도 마찬가지.
사실 이건 실패할 수도 있었기에 당연한 선택이긴 했다.
두 번째는 방심했다. 세 팀이 연합하게 되면서였다.
세 팀이 연합하지 않았다면 좀 더 조심히 접근했을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원래 수성이 공성보다 유리하다. 미리 적을 죽이기 좋은 집을 만들어 두고 지킨다. 지금은 변수도 적었다.
하지만 이러나저러나 패배한 건 마찬가지였고 그 대가는 참혹하지는 않았지만, 초기화된 1티어 파밍지에는 못 나서게 만들었다.
서준의 팀은 1티어 파밍지를 얻었고 2티어 파밍지로 향했다.
좀 더 좋은 무기와 함께 새로운 자원을 캘 수 있는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은 자러 갔다.
라스트는 휴식 또한 중요하다.
체력의 분배를 위해.
참고로 레이드가 끝나고 하윤호의 팀은 집을 옮겼다.
그래서 서준이 발견하지 못했고, 하청 업체의 탈주에 서준은 괘씸했지만 굳이 찾아 나서지는 않았다.
-그거 찾아 나서면 방장 넌 진짜 나쁜 놈임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방장아
“자 그러면 트바. 아, 그런데 하청 업체 더 없나……”
서준은 아쉬움을 머금고 나갔다.
-하청 없체
-있겠냐
-애초에 하청 없체라는 게 없어요 방장아
팀원 두 명을 제외하고 그들의 팀은 나갔다.
두 시간 간격으로 두 명씩 교대하면서 보초를 설 것이다.
그리고 낮에는 다시 그들이 정한 시간대에서 모여서 파밍지를 떠날 것이고.
이제부터 장기전의 시작이었다.
그다음 날 서준의 팀은 2티어 파밍지를 추가로 손실 없이 파밍 해 나가면서 3티어로 진입할 발판을 거의 다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자원은 차곡차곡 모였고 서준은 레이드는 나가지 않았지만 오고 가다가 마주친 사람들을 사냥했다.
레이드는 서버 전체적으로 없었지만 다들 치열하게 달리는 게 느껴졌다.
서준의 팀은 단연코 선두였고.
그리고 3일 차 새벽.
보초를 서는 시간.
“개미는.”
현대인의 비애를 담은 희대의 명곡을 부르면서 열심히 광물을 캐는 그녀는 바로 입닫고겜하자였다.
“오늘도.”
닉네임대로 절대 게임을 하지 않는 그녀는 열심히 일을 했다.
보초를 서는 다른 한 명인 부자는 집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 만큼 자원을 더 많이 캐야 한다. 혼자니까.
무엇보다 할 수 있는 건 이런 것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녀는 충분히 즐거웠고 만족스러웠다.
비록 어마어마한 단순노동이지만 말이다.
“…….”
“일을……. 헙.”
자원을 캐던 중 누군가의 말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어갔다.
이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지금까지 장장 1시간 반에 걸친 노동을 이어 나가는 동안 집을 한 번도 안 들렀기에.
‘제발.’
이걸 빼앗기면 오열할지도 몰랐다. 오열하면서 돈을 바리바리 싸 들고 방장한테 달려갈지도.
저벅, 저벅, 저벅.
‘제발!’
그녀는 풀숲에 엎드린 채로 숨도 못 쉰 채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싸우면 죽는다.
그리고 사위가 조용해진 순간 고개를 들었다가.
“……!”
“……!”
눈을 마주쳤다.
미지의 적과.
정적이 흐르고 그녀는 세차게 떨리는 눈으로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는데.
적이 먼저 시선을 피했다.
“뭐 없어! 가자!”
그러곤 외쳤다. 팀원에게.
“그래!”
‘음?’
그리고 이 광경은 서준이 나중에 쓸 수도 있으니 녹화해달라는 부탁 덕분에 세상에 풀렸고.
[라스트 생존 지침서]==
서두에 들어가며.
라스트에서 생존하려면 두 가지 원칙이 있다.
나는 이 두 가지 원칙을 지킨다고 살아남는다는 보장은 해 줄 수 없다.
하지만 안 지킬 경우 반드시 패가망신한다는 보장은 해 줄 수 있다.
그러니 이 두 가지 원칙을 명심해라.
1. 절대 그를 어떤 방식으로든 건드려선 안 된다.
2. 제1원칙을 절대 잊지 마라.
==
어떤 생존 지침 책이 유저들 사이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