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52)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52화(352/431)
제352화
‘설마, 아무리 그래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우리 팀한테만…….’
로이드는 현실을 부정했다.
상대한테는 여유가 없다.
라스트에서 보복은 게임을 포기한 플레이거나, 모든 걸 가진 플레이어거나 둘 중 하나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아니지 않은가.
지킬 게 있는 인간이지 않은가.
그것도 위기가 코앞에 있는데.
[서쪽도 죽었다. 이런, 아무리 전초기지가 네 개라지만 우리 팀은 꽤 귀찮게 됐잖아?] [뭐야. 그 사람한테?] [어.] [우리만 노리는 거야? 리더, 다른 팀 사망 소식 안 들려?] [들려. 너와 같은 서쪽, 백도율한테 당했다는군. 다른 곳은 고작해야 각 팀당 한 명 정도가 죽었을 뿐이고.]헌터 팀만 특별하게 머리를 대놓고 들이대면서 다가갔던 게 아니라면 바보라도 눈치챌 것이다.
지금 서준은.
“미친놈인가!”
헌터 팀만 마치 뽑기 인형을 골라 빼먹듯 잡고 있었다.
[하하하. 미친놈 맞지.]리더가 웃는다.
그리고 로이드는 순간 쫄았다.
그들의 팀은 모두 반말을 하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이는 리더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하지만 리더는 저렇게 가볍게 굴다가도, 아니 그렇게 굴기에 선을 넘는 팀원을 쓰레기 버리는 일처럼 가차 없이 내친다.
[뭐, 우리의 목적은 견제지 저들의 자원을 탐내는 건 아니니까. 죽는다고 손해는 아니지. 복수하자고. 기분 나쁘긴 하지만.]‘휴.’
로이드의 미간이 좁혀졌다.
괜히 허락을 받고 일을 했음에도 쫄게 만든 서준 때문이었다.
쫓기고 있는, 습격당한 약자라면 이렇게 굴어선 안 되지 않겠는가.
로이드는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시체가 있는 자리에 도착했다.
[하하? 이쪽도 노리는데? 그런데 어림도 없지.]로이드의 입가가 올라갔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그들의 리더에겐 안 된다.
리더는 그가 존경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맨땅에서 헌터란 시스템을 만들어 내고 온갖 게임을 사냥하고 다니니.
[방벽도 세웠고 약탈자들에서 저 사람 러브샷 때렸던 잘 쏘는 스나이퍼도 있고 그래서 그런가?]“그것도 있겠지만 리더 때문이겠지. 쟤도 헤드샷 맞으면 한 방에 가는 건 똑같다고.”
로이드는 아이템을 전부 집고 무장을 다시 한 상태에서 타워 쪽을 겨냥하고 멈춰 섰다.
짧은 시간이 지났지만 다른 팀의 플레이어들은 절반이 넘는 거리를 주파했다.
그러니, 외벽에 닿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이쪽 아니어도 다른 방향에서도 곧 뚫릴 벽이다.
흐읍.
숨을 가다듬는다.
조준경을 눈에 대고 조금 전 그 적이 나타났던 방향을 십자에 맞춘다.
그리고 기다린다.
분명 다시 온다.
[아 죽었다. 진짜 우리 팀만 노리네. 하하하. 미친. 막내야, 너 뭘 건드린 거냐? 그래도 쟤가 우리만 노리는 덕분에 외벽엔 좀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으려나.]리더도 죽었구나.
로이드는 실없이 웃으며 기다렸다. 계속 기다렸다.
‘복수는 내가 하지.’
기다림은 짧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도의 집중력 상태에 들어가 길게 느껴졌을 뿐.
남쪽을 맡은 서준이 아닌 다른 상대 팀이 그를 향해 총을 한 발 날렸을 때도 전혀 움찔하지 않았을 만큼 그는 무아지경에 빠졌다.
어차피 서준이 아니라면 헤드샷 맞고 한 번에 죽을 리는 없다고 여기고 무시했다.
그리고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준이었다.
오만하다.
아까와 똑같은 위치에 서서 그를 조준하지 않은가.
고도로 집중된 상태였다.
서준이 그를 총구로 포착하는 시간이 정말 찰나에 지나지 않다는 게 보였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방아쇠에 얹어진 손가락에는 힘이 들어갔다.
‘오만하게.’
러브샷.
서준이 나타난 즉시 0.01초의 딜레이라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면 러브샷이 안 났겠지만, 그는 본래 서준이 나타난다면 조준할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약간 늦어졌다.
그래서 러브샷일 테다.
‘하지만, 내가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흠집 내기는 충분하고.’
고도화된 집중력 속에서 격발음이 귀를 찌르듯 들어온다.
탕!
이제 곧 그도 맞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눈에 똑똑히 담는다.
맞으면서도 맞히는 그 복수, 그리고 교육의 순간을.
그런데.
‘어?’
집중이 풀린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타났다.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던 그는 죽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총을 쐈고 죽었어야 할 상대도 죽지 않았다.
이곳으로 왔어야 할 상대의 총알도, 그가 날린 총알도 갑자기 중간에서 사라진 듯했다.
무언가 잘못됐다는 경고음이 거세게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집중에 풀린 그는 멍하니 다음에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마치 정보 수집 중에 봤던 둔검이란 검에 당했던 한국인들처럼.
무력하게.
서준의 체력이 줄어든다.
다른 동료들이 쏘는 총알에 한 발 맞았기 때문에.
하지만 서준은 그런 것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자리를 지키며 장전을 새로 한다.
손이 움직이고 총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다.
모든 동작은 느리지만 빨랐다.
‘피해야……! 아니면 헤드샷이라도 누가!’
탕!
분명 먼 거리라 들리지 않았을 총소리가 들리고.
푸욱!
그대로 미간이 꿰뚫렸다.
그리고 그렇게 죽은 순간에야 긴장감에 마비되었던 사고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고.
서준이, 그리고 왜 그가 죽지 않았는지 로이드는 알게 됐다.
‘미친 자식이! 그런 짓을 실전에서!’
서준은 첫발 때 그의 미간을 겨눈 것이 아니었다.
서준은 그의 총구를 겨눴다.
* * *
-와…..
-그냥 지렸다
-총알 맞히기ㅋㅋㅋㅋㅋㅋㅋ
-쟤는 그래서 뭔데?
-어제 후원을 보냈을 거로 추정되는 사람임
-참교육 오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는 총알마저 맞히냐고 미친 방장아
서준은 두 번째 발을 쏜 뒤 바로 단 위에서 내려왔다.
체력이 위험할 정도로 내려와 있었다.
하지만 죽지 않았으니 괜찮다.
“처리했습니다.”
“미친, 봤어요. 어떻게 안 죽었어요?”
-ㄹㅇ 나는 조암이 적이 노리고 있다고 알려주니까 그 자리 그대로 다시 서겠다고 했을 때는 미친놈인 줄
-왜 그대로 다시 섰나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총알 맞히려고
-아 ㅋㅋ 방장한테 보고 맞히는 건 어렵지만 총구 그대로 쏘는 건 쉽다고
-아니 ㅋㅋㅋ 보고 맞히는 건 불가능하지. 아무리 방장이라도. 아닌가?
-가능
서준은 총을 장전하면서 조암에게 설명했다.
“조암 님이 적 방향하고 거리, 그리고 가만히 서서 겨누고 있다는 걸 알려줬으니까요. 그러면 쉽죠.”
“뭐가 쉬운데요!”
“이렇게.”
서준은 응급 회복 키트를 사용해 체력을 채우고 다시 단 위로 올라가 한 사람을 죽이고 내려왔다.
그 사람은 당연하게도 헌터 팀이었다.
“나이스! 또 컷! 아무리 아무나 잡아도 되는 판이라지만 어떻게 이렇게 잘 맞히시지?”
아직 팀원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트수들은 알고 있었다.
-아무나 잡아도 되는 판이 아닌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 지금 헌터 애들한테 복수하려고 이 악물고 빡겜 중인 걸 모르네 ㅋㅋㅋㅋㅋㅋ
-상대 팀은 다 눈치챔
-라이언 웃참했음ㅋㅋㅋㅋㅋ
-베어도 웃참했음ㅋㅋㅋㅋㅋ
“그런데 서준 님.”
백도율이 다음 공격을 하려는 서준을 불렀다.
“네?”
“이제 곧 뚫릴 것 같은데요.”
“동쪽이요?”
서쪽에 있는 백도율의 말에 서준이 대답했고 동쪽에 있는 시식코너가 발끈했다.
소심하게.
“고, 곧 도착할 것 같긴 한데 그걸 백도율 님은 어떻게 아세요?”
“죄송합니다. 그런데 그럴 것 같았어요. 이제 퍼지죠.”
“갑시다.”
서준은 팀원들이 타워 아래로 내려가 자리를 잡는 동안 단에 올라가 잡을 수 있는 사람들을 모두 잡은 이후 동쪽을 바라봤다.
동쪽은 리더들이 있던 방향이었다.
사람은 외벽 바로 아래에 있을 테니 각도상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저들이 가장 안전하게 움직였지만 제일 먼저 도착한 이유는 서준이 죽지 않는 것을 우선으로 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견제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펑!
펑!
펑!
펑!
네 번의 폭발음이 울리고, 외벽 한 칸이 무너졌다.
‘우리 팀은 다시 내려가서 벽을 세울 수 있지만.’
그랬다가는 밑에 산개한 적들이 서준을 죽일 것이다.
이후 다른 방향의 벽들도 부서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괜찮다.
3티어에 돌입한 기지의 내부는 넓다.
그 넓은 내부에는 윗부분은 날아간 스나이퍼 탑과 구름다리로 연결된 여러 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었고.
구름다리마다, 그리고 건물마다 그들은 언제든 갑자기 총구를 내보내 공격할 수 있다.
지금 외벽이 파괴되었지만, 쉽사리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한 명도 안 죽으셨죠?”
[네.] [상황은 좋습니다.] [공격하죠.]“폭발에 휘말리는 것만 조심해요.”
* * *
[아! 방장! 아니 서준 님! 헌터 팀 킬만 13킬이 넘어가는 순간 외벽이 파괴됩니다! 9명의 팀원 중 기지, 그리고 전초기지를 지키는 팀원을 빼면 일곱 명의 헌터 팀이 전장에 있는데요.]그 뜻은 서준이 대부분 두 번씩은 죽였다는 말이 된다.
헌터 팀만 쏙쏙 골라서.
이 정도 되면 광기라 봐야 한다.
진정한 광기.
-방장ㅋㅋㅋㅋ 이 와중에도 헌터 팀만 노리는 걸 얼마나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
-찍히면 안 된다니까?
-헌터 팀은 아직 여유롭다
[맞습니다! 헌터 팀은 여유롭습니다! 어차피 목적은 저들 견제니까요! 기분 나쁘긴 할 테지만 목적만 달성한다면야!]방주의 방송을 밖에서 지켜보던 하윤호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자! 내부로 들어옵니다! 최악의 요새죠!]방주는 서준의 요새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10개가 넘는 기둥과도 같은 건물은 각기 훌륭한 요새로 존재하며 공격팀은 저 요새를 전부 외부에서 깎아내기 전까지는 중앙의 기지로 들어갈 엄두를 못 낸다.
외벽을 파괴해 하늘다리와 2층으로 올라가는 건 불가능하다.
수성팀이 지배하고 있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딱 하나 중앙에 있는 기지에만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외벽을 깎아내면서 중앙으로 가지 않는다면 길목 중간중간에 숨겨 놓은 터렛과 수성팀의 합동 공격에 무조건 죽는 상황이 펼쳐진다.
위에서 내려올 수는 있지만 올라가는 건 불가능하며 적이 언제 총구만 꺼내 공격할지 모른다.
방어 특화 요새다.
[펑! 펑! 와! 공성팀이 제대로 터뜨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에 맞춰서 방장팀, 아니 수성팀도 견제를 합니다. 분명 방어 특화 요새이지만 잘못하면 금방 밀고 들어온다는 점에서 아직 유리한 건 예. 공성 쪽이겠죠. 과연 타개할 방법이 있을지! 아 그 와중에 방장 주고 다시 오는 헌터 팀 저격합니다! 역시 찍히면 안 됩니다! 하하하!]방주의 반응과는 별개로 서준이 비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얘기가 많았다.
복수에 미쳐서 패배로 간다는.
하지만.
“에휴.”
하윤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서준이 단순히 저러는 건 복수 때문이 아니다.
서준은 승리를 위해 그들을 포섭했으니 그에 맞게 행동할 뿐이다.
당연히 사적인 감정 정도는 들어갔겠지만.
“자기가 이길 것 같으면 우리보고 바로 헌터 팀 본거지로 가서 석기시대로 만들라고 했지. 질 것 같다고 생각되면 그냥 마음대로 하라고 했지만, 음 사라진 두 명이 중요할 것 같은데.”
그는 선택을 내려야 했다.
서준은 만약 자신이 이길 것 같은데 헌터 팀을 습격하지 않는다면, 헌터 팀 다음으로 석기시대가 되는 건 하윤호의 팀이라고 정중히 말했다.
정중히.
어쨌든 하윤호 입장에서 크게 손해보는 요구를 한 건 아니었다.
서준이 이길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고 지금 공성팀에 가세할 것도 아니었으니, 그냥 헌터 팀의 자원을 털어먹는 건 꽤 괜찮았다.
그래서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하다.
이왕이면 패배했으면 좋겠다.
압도적 1등은 견제되어야 한다.
또한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
서준이 눈치는 있어서 자신이 질 것 같으면 굳이 하라고는 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아! 여러분 참고로 지금 사라진 두 명은 말이죠. 이제 슬슬 말씀드려도 될 것 같군요! 자원을 캐는 중입니다! 이 둘이 4티어로 갈 수 있는 자원을 다 모을 때까지 버티느냐! 아니면 그 전에 터지느냐의 싸움이 되겠네요!]아하.
자원 모으는 중이었구나?
“출발하자. 이건 이겼네.”
하윤호는 석기시대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캬! 프라이팬으로 끝낼 생각 하고 있었구나 방장!
-아니! 4티어 가면 뭐 되냐고 ㅋㅋㅋㅋ
-ㅇㅇ 뭐 됨
-아 ㅋㅋ 이건 버티기만 하면 방장이 이기지 무조건
-그전에 밀릴 듯 ㅅㄱ
-아니 프라이팬 들어도 뭐 안 달라진다고 ㅋㅋㅋㅋㅋㅋ 하여간에 범부쉑들ㅋㅋㅋ
-또 건물 하나 철거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