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53)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353화(353/431)
제353화
외곽에 있는 건물들이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한다.
각 건물은 부착 폭탄 4개를 최적의 방향에 설치해 터뜨려야 무너지는 단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즉, 이런 규모의 요새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성 팀은 자원이 넘쳐났고, 그렇기에 한 방향에서 돌파하지 않고 네 방향에서 중앙으로 깎아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방향으로만 중앙의 건물로 파고들어 오는 일도 가능하지만 훨씬 더 죽을 가능성이 높다.
“자원을 굳이 아끼려 하지는 않는군.”
말 그대로다.
서준은 중앙의 스나이퍼 타워, 즉 가장 높은 위치에서 머리가 조금이라도 벽에서 튀어나오는 적들을 전초기지로 돌려보내고 있었다.
철모가 방어해 한 번에 죽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서준이 중앙에서 모든 방향을 커버하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좋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런. 무너진다.]“폭발에 휩쓸려 건물과 함께 무너지면 꼼짝없이 죽으니까 세 번째 폭발음이 들린 이후에는 건물에서 그냥 벗어나요.”
저격 총에 눈을 댄 채로 기다리던 서준에게 태우가 답했다.
[그거 시작 전에도 당부했잖아. 걱정 말라고.]태우는 서준이 다시 당부하는 원인 그 자체였다.
아무튼.
탕!
“북쪽 구름다리 왼쪽에서 노려보던 사람 컷 했습니다.”
열심히 잡아야 한다.
[확인했소! 바로 나가오!]서준의 말을 들은 이런건무림이아니야가 구름다리에서 총구를 꺼내 폭탄 설치 작업 중인 적들을 공격한다.
순조롭다.
하지만.
‘전초기지가 네 개.’
펑!
펑!
가슴을 울리는 묵직한 폭발음이 진동과 함께 퍼져 나왔다.
사방에서.
계속해서.
팀원들과 서준은 이를 저지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탕!
사람은 줄어든다.
하지만 동시에 채워진다.
적의 전초기지는 네 개다.
라스트의 구역은 거대한 타일 형태로 나뉘어 있었다.
부활 시 그곳에서 태어날 수 있게 해 주는 침낭 아이템은 한 구역에 몇 개든 설치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침낭에서 한번 태어날 경우, 일정 시간 동안은 그 구역 내의 다른 어떠한 침낭에서도 다시 태어나지 못한다.
서준의 집은 네 개의 타일이 만나는 꼭짓점 위에 지어져 있다.
대부분의 기지들이 이런 식이다.
이렇게 걸쳐야만 본진에서만 네 번의 부활을 할 수 있으니.
중요한 건 네 번의 부활은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공성 쪽은 전초기지를 각 타일당 한 개씩 만들어뒀을 테니 약 한 사람당 다섯 번은 잡아야 게임이 끝난다는 말이 된다.
충격적인 수치다.
‘괜히 다 진다고 했던 게 아니지.’
최대한 버텨 소모전으로 간다 하더라도 서준이 4티어 가겠다고 자원을 모은 순간부터 답이 없어졌으니.
“후,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네요.”
-끝이 없을 수밖에 없잖아 방장
-세 팀이 제대로 모인 것부터가 확실히 조지겠다는 의미긴 함
-방장아! 지금 두 명 자원 캐는 거라고 들었는데 그거 맞냐?
-자원 캐기 전에 끝날 듯
이길 방법은 있다.
다섯 번의 목숨이 있더라도, 살아나서 싸울 수 있는 총과 같은 자원이 없으면 그만이다.
수거를 하거나 없애야 한다.
적들을 잡고 또 잡으면서.
일단은.
[서준 님 동쪽 세 번째 건물 옆 아이템 무더기 보이시나요?]“네, 보이네요.”
서준은 바로 방향 전환을 했다.
[날려주시죠!]라스트의 시체는 아이템 무더기다.
조금 전 성벽으로 달려올 때는 저 아이템 무더기에 죽은 사람이 다시 와서 주웠지만 지금은 그렇게 재활용하게 내버려 둘 수 없다.
그들이 내려가서 수거할 수는 없으니 파괴해야 한다.
서준은 아이템에서 특별한 무기를 꺼냈다.
적이 조금 전까지 질리도록 사용했던 무기, 로켓 런처다.
“쏩니다.”
서준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 기다렸다.
주변에 누군가 들어왔을 때 함께 삭제시켜 버리기 위해서.
펑!
발사된 로켓과 그 와중에 다른 방향에서 서준을 노린 공격 그리고 무너지는 또 하나의 건물.
수많은 상황들이 동시에 쉴 새 없이 발생한다.
이곳은 전장.
건물이 계속해서 무너지고.
[아. 죽었다. 서준 님 럽샷 맞췄던 그 사람 같아요. 아. 구멍 사이로 정확히 헤드샷을. 아.]하나둘 죽기 시작했다.
단순히 로켓 런처로 아이템을 삭제하는 정도로는, 상대를 지연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전초기지에 비축해 둔 자원이 많을 테니까.
그럼에도 그들은 믿고 있었다.
[아 어쨌든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 인정?]가장 높은 곳, 중앙에서 그들을 엄호하는 서준을.
그리고.
서준 또한 믿고 있었다.
멀리서 고생하고 있을 두 명의 팀원을.
* * *
“개미는! 개미는! 개미는!”
두두두두두두두!
입닫고겜하자는 힘차게 작동하는 착암기를 꽉 붙잡고 금속의 빛나는 부분을 제대로 타격하기 위해 모든 집중을 다 하고 있었다.
착암기 컨트롤은 일반인이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흔들리는 에임을 조정해야 한다는 귀찮음이 있었다.
굳이 광석에서 빛나는 부분을 노리지 않아도 된다.
재료는 충분히 나온다.
하지만, 빛나는 부분을 타격해야 보너스를 얻을 수 있었고 지금 그들에게는 그 보너스가 절실했다.
착암기 각도 또한 마찬가지다.
정확한 각도로 세워서 파지 않으면 캐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데 그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이크를 끄고 묵묵히 집중한다.
“개미는! 개미는! 개미는!”
그래.
묵묵히는 아니긴 하지만 뭐.
이건 어쩔 수 없었다.
그녀의 천성이 이런 걸 어쩔까.
방송 보면서도 온갖 시끄럽게 호들갑 떨면서 채팅을 치는 게 입닫고겜하자였다.
하다못해 혼자서 뉴스를 봐도 아이고 저거 하면서 큰 소리로 혀를 차는 게 그녀였는데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입을 닫을 여유까지는 없었다.
마이크 껐으니 된 일이긴 하다.
[얼마나 남았나요?]그녀와 함께 일하고 있던 부자가 물었다.
그녀에게 묻는 건 아니었다.
어차피 둘의 작업 속도는 비슷하니 서로 어느 정도가 모였는지는 알고 있었다.
부자는 팀원들에게 묻는 것이었고.
[흠, 중앙에 거의 도달했네요. 설치한 외부 터렛들 거의 다 파괴됐고. 폭탄 진짜 무제한인가?]생각보다 더 절박한 상황에 개미는, 아니 입닫고겜하자는 더욱더 열심히 필드를 움직이며 광석을 캐기 시작했다.
그들이 전부 자원을 모으기 전에 집이 밀리면 끝난다.
[걱정 마시고 천천히 모아요.] [서준 님, 지금 그럴 말 할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요.] [백도율 프로님. 쫄?] [하! 천천히 모으세요! 천천히!]“흐아아아!”
서준은 오히려 더 위험할 때 여유를 부린다.
일부러 그러는 나름의 유머인지 진짜 상관없는 건지는 몰랐지만 상황이 전혀 좋지 않다는 것에 개미는, 아니 입닫고겜하자는 큰 부담감을 느꼈다.
도대체 왜 이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인가.
분명 방장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아 지금도 버스 타는 건 맞긴 한데! 아 몰라! 일단 모아!”
그녀는 인생 처음으로 입시 시험을 볼 때도 100% 발휘하지 않은 자신의 모든 역량과 정신력, 즉 전력을 쏟아부으며.
마치 무아지경에 빠지는 무인들과 같은 거창한 상태로.
두두두두두두!
착암기를 돌려 자원을 캤다.
그리고, 몇 분 뒤.
[끝! 다 모였어요! 다!]* * *
요새에는 침낭, 자원 상자, 전기 설비, 무기, 터렛 등등이 전부 박혀 있는 공간이 있다.
본진.
앞서 박혀 있던 터렛과 건물 방벽과 스나이퍼 타워는 모두 이곳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한 겉치레일 뿐이다.
본진의 외벽은 절대 파괴되지 않는다.
정확히는 고작해야 4개의 폭탄 가지고는 절대 무너지지 않게 구조와 크기를 짜고 그 외벽을 가장 높은 최종 테크의 벽으로 강화를 해 놓는다.
다른 건물들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자원의 부족 때문이다.
외벽을 가장 단단하게 강화하는 재료는 생존자 캠프에서 주화로 살 수 있으며 이는 구매 개수 제한이 걸려 있었다.
본진만 강화해 놓으라는 얘기다.
어쨌든 본진은 무너지지 않는다.
문은 파괴되고 외벽도 몇 개 뚫려서 들어올 수는 있긴 하지만 말이다.
“올라갈 준비 하자! 견제!”
그러니 공격팀은 탑을 우직하게 밀고 올라가야 한다.
사실 우직하게는 아니다.
섬광탄.
수류탄.
연막탄.
그리고.
“헬기 떴다!”
수성 쪽이 하늘을 제대로 주시하지 못하게 됐을 때 바로 착륙할 헬기까지.
모든 게 준비되었다.
“가자!”
작정하고 준비한 그들이었다.
절대 얕보지 않았다.
얕봤다면 어느 정도 파밍이 됐을 때 그냥 레이드를 시작했을 것이다.
“후. 우리들의 승리다.”
로이드는 본진 문 앞에서 자신했다.
쾅!
폭탄이 10발 넘게 터져야 문이 열리고 그걸 일일이 설치하는 것도 일이다.
쾅!
뒤로 떨어졌다가 다시 문 앞으로 간다.
쾅!
긴장이 감돈다.
하지만 로이드는 별생각 없이 문 앞으로 가서 다시 폭탄을 설치했다.
죽고 다시 돌아오는 네 명을 제외한 열일곱 명이 현재 그를 엄호 중이다.
그때였다.
탕!
탕!
두 발의 총성이 들렸다.
‘어?’
“죽었다!”
“캬……! 나…….”
그는 죽었다.
그런데 공격대원들은 환호하고 있었다.
[……이스!]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대화를 통해 금방 파악이 되었다.
문에 폭탄을 설치하던 그뿐만 아니라 그를 죽인 상대방도 죽은 것이다.
그 사람은 진서준.
[드디어 한 번 컷 잡네.] [앞으로 실컷 할 수 있을 거다!] [오늘 하루 종일은 괴롭히고 견제해야지. 안 그래?]보통 각 팀은 본진이 석기시대로 돌아갈 걸 대비해 여러 곳곳에 보물 상자를 만들어 두곤 한다.
스타팅 패키지와 약간의 자원이 담겨 있는 보물 상자를.
그들은 레이드에 성공한 뒤 그걸 최대한 찾아내 부술 것이고, 못 찾아낸다 하더라도 오늘 하루 종일 원시인이 된 저 팀을 죽이면서 괴롭힐 것이다.
자원을 위해서 온 게 아니니까.
그들의 목적은 저 팀을 눌러주는 것이다.
“벌써부터 1킬인 거지! 하하. 원주민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더 죽을까. 그리고 뭘 할 수 있을까. 첫날처럼 석궁?”
로이드는 낄낄 웃었다.
하지만 리더는 리더였다.
[로이드 너 그냥 거기 있어라. 앞으로 사람 추가할 거야.]“응? 왜?”
[방금 베어 팀하고 약탈자들 팀하고 대화 나눠봤는데 뭔가 이상하대.]“뭐가.”
[일부러 맞은 것 같다고 하네. 절대 죽을 사람이 아니라고. 바깥에 있는 침낭으로 우리 전초 기지 노리려고 죽었을 수도 있대.]‘아니, 그게 무슨.’
죽을 사람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런 말을 하는가.
누구나 잘 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거지.
물론 실수를 하는 걸 본 적이 없긴 하다.
그런데 그건 그들이 편집된 영상을 봐서 그랬을 확률이 매우 높다.
아무리 그들이라고 해도 서준의 모든 라이브 방송을 몇 시간 단위로 전부 살펴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일단 알았어.”
[그래 뚫는 시간은 약간 늦어져도 상관없으니 기지 지키라고. 어차피 너 3데스야. 무엇보다 사라진 두 명도 있으니…….]전초기지는 간단하지만 단단한 벙커 형태의 건물 세 개가 모여 있는 형태였다.
로이드는 그 전초기지의 꼭대기에서 느긋하게, 원래 있던 보초와 함께 더 추가되는 인원들을 기다렸다.
희소식을 들으면서.
[백도율 컷! 다음 층으로 올라가.] [섬광 뿌린다?] [확실히 없네. 전초기지 노리려고 한 것 같은데 어쩌나. 본진 털릴 텐데.] [쟤들 원주민 만든 뒤 진짜 재밌게 놀아줄 자신 있는데 언제 끝나냐? 하암.]그런데 그때.
충격적인 소식이 헌터 팀을 강타했다.
설마 죽고 나서 본진으로 간 것인가.
물귀신 전략인가.
그런 생각들이 로이드의 뇌리를 잠식했지만 이내 그의 머릿속은 더 큰 물음표가 자리 잡았다.
누군가가 타이밍 좋게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라이팬을 든 서준이었다.
“어?”
그리고 로이드는 일단 서준과 다른 두 명이 무슨 전략을 준비했는지를 알게 됐고 소리쳤다.
“하! 4티어 갔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냐! 한번 잘 막아봐라!”
그리고 정확히 2분 뒤.
공격팀의 북쪽 전초기지가 세 개 파괴됐고 로이드는 레이드 당하는 그들의 본성에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