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63)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363화(363/431)
제363화
과거 대한민국에는 유명한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프로그램 이름은 장인.
뛰어난 재주를 가진 한 코미디언이 한 주 동안 연습을 해서 웬만한 사람들은 쉽게 해낼 수 없는 일들을 해내서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장인의 인기는 대단했다.
적절한 콩트와 가짜가 아닌 실제로 뛰어난 일들을 마치 장인처럼 개그맨이 해내서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옆 나라 일본에도 비슷한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한 인기 여배우가 수많은 분야의 고수들에게 특기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여배우는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을 가졌으며 인기도 많았는데 가장 특이한 점은 이 프로그램에서 나타났다.
그녀는 손재주가 좋았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고 한다.
또한 근성과 집중력도 좋았는데, 이 세 가지 특징이 합쳐진 결과 여배우는 수많은 달인의 특기들을 재현해 내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이는 경이로울 정도여서 시청자뿐만 아니라 옆에서 알려주던 달인들도 놀라는 모습이 종종 포착된다.
두 프로그램 다 조작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사람들은 재능있는 누군가가 그렇게 재능을 발휘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둘의 재능은 탑급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까지는 남들보다 쉽게 모방하는 거라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탑급 재능은 어떨까?
전세계에 정말 한 명밖에 못 하는 기술.
당연히 그들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몇 시간이나 도전해서 한 번만 성공해내면 되는데 뛰어난 감각과 집중력을 가진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가능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본의 여배우가 이것과 비슷한 식의 방송을 한다.
하지만, 몇 시간이 아니라면 어떨까?
“저한테 기회는 딱 한 번……. 음 딱 두 번?”
서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쫄리냐?
-한 번에 하는 건 개 무리긴 해
-방장이 괴물이긴 해 ㅋㅋ
-아직 규칙도 안 잡혀 있었냐
규칙을 정해야 했다.
여담이지만 서준은 오직 그 부스, 환경에서만 할 수 있는 챌린지만 오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러니.
“일단 구조는 이렇게 될 겁니다. 저는 하루의 일과 시간을 절반으로 나눌 거예요. 그런 뒤 앞 시간대에는 놀러 다닐 겁니다.”
다른 말로는 행사를 즐기러 다닐 예정이다.
“왜요. 뭐요. 불만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 스폰 안 받은 거구나
-스폰서가 없던 게 아닙니다. 방장이 그냥 놀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랬던 스트리머가 있나?
돌아다닌 스트리머는 있다.
아니 많다.
그들도 스트리머이기 이전에 트수다.
야방도 가능이고.
하지만, 부스를 맡은 이들이 돌아다니는 경우는 없었다.
대부분 부스를 맡은 이들은 몰려오는 인파를 소화하느라 바빠서 돌아다닐 시간이 없다.
축제 기간 중 하루 정도는 쉴 수 있겠지만 서준처럼 아예 일정을 나눠버린 경우는 없었다.
물론.
‘그게 내가 하면 안 된다는 이유는 아니지.’
어차피 구조상 쉴 수밖에 없다.
서준은 이 점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제가 아무나 다 받으면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한 유명 스트리머의 고정 멤버를 뽑는 오디션 방송이 있다.
이는 대부분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무언가를 준비해 온다는 점에서 서준의 부스와 비슷했다.
그렇기에 단점도 비슷할 것이다.
바로.
“1차적인 거름망이 필요하다고 생각 안 하세요?”
아무나 다 온다는 것이다.
단순히 재미없는 사람이 오기만 하면 그나마 낫다.
그런데 어그로꾼은?
테러범이 갑자기 나타나서 방송의 재미를 해치고 피해를 준다면?
무엇보다 단순히 재미없는 사람이 오는 것도 문제다.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정 멤버를 뽑는 게 아닌 서준의 부스에선 어떤 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할까?
-별거 아닌 걸 들고 오는 애들이 천지긴 하겠네
-ㄹㅇㅋㅋ 방장이 그런 애들 다 상대해 줄 순 없지
-부스의 운영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긴 할 듯
-거름망! 거름망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하루의 절반은 쉬겠습니다, 여러분.”
서준은 눈가를 훔쳤다.
흑흑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원래 연기란 과해선 안 되는 법.
-개수작 부리지 마라 방장아
-오히려 반나절 쉬고 싶어서 이런 컨텐츠를 기획했다고밖에 생각이 안 나는걸?
-ㅋㅋㅋㅋㅋㅋㄹㅇㅋㅋㅋㅋㅋㅋ 그거 맞을 듯
안 먹히는군.
서준은 눈을 예리하게 떴다.
그를 꿰뚫어 보는 현자도 채팅 중에 있었다.
“자 아무튼 앞 시간대에서는 거를 겁니다. 상금을 타고 싶으신 분들은 일찍 와서 거기서 등록을 해요. 어려운 걸 들고.”
아마 대다수는 등록조차 못 하게 될 것이다.
“그다음에 오후에 제 앞에서 다시 시연해 주세요. 그러면 제가 따라 해 드리겠습니다. 뭐가 되었든.”
정말 뭐가 되었든? 같은 채팅이 올라온다.
서준은 당연히 자신 있었다.
“딱 세 번! 세 번 안에 저는 제 앞에서 보여 준 걸 해낼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세 번으로 늘어남ㅋㅋㅋㅋㅋㅋ 방장 개 웃김ㅋㅋㅋㅋ
-이 새끼 자신감 있긴 한데 꼭 도발을 하거나 아니면 애매하게 굴어서 웃음벨임ㅋㅋㅋㅋㅋ
-어쨌든 다 해냈죠?
두 번 정도 해 보면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만에 하는 건 아무리 그라도 힘들 수 있다.
‘몇 번 조정해 나가는 과정은 필요하니까.’
그렇게 정해졌다.
서준은 고지할 건 다 고지했으니 시청자들의 채팅이나 유심히 지켜봤다.
무엇이 나올지 미리 대비할 수도 있으니.
-님들 기억하고 있지? 이 새끼 기계치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 씹 기계치지 ㅋㅋㅋㅋㅋ 비누로 전자기기 씻는 모자란 쉑ㅋㅋㅋ
-이것밖에 안 모자라긴 함ㅋㅋㅋ
“여러분 제가 기계치는 맞지만 설마 여러분들이 한 걸 보고 따라 하는 걸 못 하겠어요?”
그럴 것 같다고 채팅이 올라왔다.
서준은 어이없어서 천장을 올려다봤다.
이미지가 어떻게 된 거지?
“저 한국대입니다.”
머리가 좋음을 어필하자 겨우 사람들은 기계치 어필을 멈췄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이상한 것들이 나왔다.
-여장하기 어떰?
-일반인들은 할 수 있어서 등록이 안 될 듯
-아 이게 안 되네. 가장 남자다운 행위가 여장하기긴 한데
-남자만 여장할 수 있으니까 남자다운 행위는 맞짘ㅋㅋㅋㅋㅋㅋ
-와 그런데… 진짜 방장이 못 할 것 같은 게 없는데? 정상적인 것 중에?
여장하기 이외에도 기상천외한 것들이 많았다.
실력이 아니라 꼼수로 잡아내려는 아이디어 말이다.
물론, 대부분은 시작도 전에 격추되었고 실제 부스에서도 격추될 것이다.
“그렇죠? 이길 수 없겠죠? 상금 얻기 힘들 겁니다.”
어쩌면 1차 등록도 많이들 실패하지 않을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그 부스에서 해내는 장인이 많아 봤자 뭐 얼마나 많겠는가.
‘몇 명 오고 말겠지. 그럼 편하게 팬들이랑 소통이나 하면 되는 건가.’
그리고.
서준은 후에 이 생각을 후회하게 된다.
* * *
“야. 부스 얘기 뭐냐? 왜 나한테 말 안 했냐?”
“뭐.”
“트스타! 아니 나도 포인트인데? 나도 말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서준의 방송이 끝나자마자 습격한 태우는 씩씩거리며 달려들다가 저지당했다.
그의 이마를 짚은 정확히 서준의 한 손가락에 의해.
“와, 아니 진짜 이거 어떻게 하는 거냐? 아니 당할 때마다 너무 신기한데.”
태우는 이를 악물고 머리를 들이밀려 했지만 한 발자국도 더 다가오지 못했다.
애를 쓰던 태우는 결국 포기하고 거실로 나갔고 서준은 정리를 마친 뒤 따라 나갔다.
“너 그래서 어디서 하냐?”
“뭐를.”
“부스 위치.”
“아.”
“스폰서 없는 스트리머들 부스 위치 아직 정해지지 않았나? 나는 정해졌는데.”
게임사는 진짜 스폰서 역할을 제대로 한다.
트스타에 후원도 해 주는 것이다.
그런 만큼 운영팀은 게임사에게 구역을 나눠준다.
자리 좋은 곳에 본인들이 스폰하는 스트리머들 부스를 넣으라고.
그렇다면 스폰서가 없는 스트리머들은 어떨까?
운영팀이 적당히 나눠준다.
“아니, 부스 위치 진작에 다 정해졌지. 내가 스트리머 하기 전에.”
“하긴, 그럼 너는 어딘데? 변방? 자리 낼 수 있는 곳이 거기밖에 없을 텐데.”
자리는 중요하다.
소위 말하는 명당 자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심부에서 멀어진 외곽은 명백히 기피되는 자리다.
그걸 걱정할 수준은 서준이 절대 아니긴 하다.
“잘 모르겠네.”
“아직도 안 들었냐?”
태우는 혀를 찼다.
도대체 제대로 준비도 안 하고 뭐 하는 건지.
“상관없으니까. 그리고 내일 윤호 님이 알려주실 거야. 역사서 끝나고부터 다 준비를 해 주셨지. 그것 덕분에 라스트에서도 그 팀은 조금 봐줬고.”
“……그게?”
“뭐가.”
“…….”
“뭐가 그게인데, 태우야.”
* * *
서준은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포인트의 사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원래 포인트가 하는 일이 이런 부스 준비도 맞지만, 그럼에도 일정이 넉넉하지 않았고 그 와중에도 서준이 다른 일을 한다고 신경을 못 써서 고마운 마음이 컸다.
“안녕하세요.”
하윤호가 서준을 반겨주면서 바로 회의실로 안내했다.
“안녕하세요.”
“이쪽으로.”
“넵.”
회의실에 앉은 서준에게 간식을 건네준 하윤호는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화면에 띄운 것은 트스타 행사장의 구조였다.
“여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게임사들은 부스를 하나하나 크게 차려서 여러 명의 스트리머들과 트수들을 함께 게임 하게 해줘요. 자본의 힘이죠.”
물론 스폰을 못 받는 스트리머들도 부스를 일정 크기까지는 비용 없이 키울 수 있었다.
운영회가 게임사들에게 받는 돈으로 지원을 해 주기 때문이다.
물론 스트리머는 몇 달 전부터 계속되는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말이다.
그냥 게임사와 야합하는 게 최고인 이유였다.
“각 스트리머들과 2인이서 한 팀이 되어서 다른 스트리머 시청자 팀과 붙는 경우도 있고 아예 대회를 여는 경우도 있고 뭐 부스마다 다양하죠. 아무튼 가장 좋은 자리의 넓은 공간들은 게임사 차지입니다.”
“그렇군요.”
“네, 그리고 서준 님이 트스타 나가겠다고 했을 때는 이미 남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국내 최대 크기의 행사장이어도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제가 그러면 안 하겠다 했잖아요.”
“아니요! 그건 안 되죠! 서준 님이 지금 트스타에 빠지면 그냥 팥 없는 팥빵이라니까요?”
“네.”
“어쨌든 서준 님이 나가고 싶다고 했을 때 운영 위원회도 무조건 나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리가 없어도요! 없어도 만들어야 한다고!”
“그래서 어딘데요.”
그렇다면 적당히 만들었겠지.
이왕이면 변두리가 좋다.
서준은 사람이 오고 말고를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 오히려 적게 오는 걸 바라야 하니까.
“바로 여기!”
하윤호는 화면 중 한 곳을 일어나서 가리켰다.
그리고 서준은 당황해하며 물었다.
“중앙? 이네요?”
“네. 중앙. 정중앙이죠. 원래는 앙케이트도 하고 초대 가수도 오고 여러 가지 재밌는 축제들을 하기 위해 남겨놓는 한 가운데에 있는 부스를 서준 님에게 넘기기로 했습니다! 위원회 만장일치로요! 어때요!”
“아니,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