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64)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364화(364/431)
제364화
“왜죠?”
“네?”
“아니, 왜죠?”
“뭐가요?!”
하윤호가 진심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앞에 서 있는 상태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눈도 두 번 깜빡거렸다.
“혹시 변두리 자리는 안 났던 건가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니요! 전혀 아니죠! 자리는 났습니다. 여기 보시면 중앙에서 좀 떨어진 곳이 비어 있죠? 여기가 원래 게임사가 맡았던 구역 중 하나였는데 사정 때문에 축소를 하게 돼서 앙케이트와 공연은 저기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저 게임사가 떠난 자리를 저한테 주면 되잖아요.”
서준은 어이가 없었다.
굳이 더 크고 주목받고 입지가 좋은 중앙을 왜 주는가.
“서준 님. 서준 님이야말로 가장 귀한 초대 가수인데 어떻게 다른 분들을 데려오겠습니까.”
“아니…….”
일단 왜 초대 가수인 건데.
조금 귀하다는 건 부정하진 않는다.
그는 분명 최고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스트리머다.
하지만 그가 주최 측의 행사 자리를 굳이 빼야 할 정도냐 하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서준은 부담스럽지만 사실상 이제는 물릴 수도 없는 자리에 한숨을 내쉬었다.
하윤호는 그러거나 말거나 설명을 이어 나갔다.
“준비는 회사에서 진짜 착실히 해 왔습니다. 이제부터 부스의 설계도와 어디에 서 있으면 되는지 그리고 스태프 소개 등등을 하도록 하지요.”
하윤호는 확실히 트스타를 처음 만든 이후부터 쭉 참여한 장본인이자 많은 스트리머를 트스타로 수출하는 회사의 사장답게 서준에게 완벽한 준비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괜히 경력직을 뽑는 게 아니다.
서준은 가만히 일정에 대해 다 들은 뒤 피식 웃고는 만족스럽게 말했다.
“간단하네요. 일이 쉬운 것 같아 보이면 그걸 하는 사람이 고수라고 했던가요?”
“아! 그거 서준 님 방송에서 맨날 나오는 말이잖아요! 항상 쉽게 하니까! 극찬이네요!”
“역시 포인트네요.”
“흐흐, 실망시켜 드릴 수가 없죠. 우리 팀의 에이스였던 분이자 세계 최고의 게이머신데.”
서준은 기습적인 숭배에 잠시 볼을 검지로 긁적이다가 다음 주제를 말했다.
“그건 그렇고 상금은 왜 주최 측에서 부담합니까? 분명 제가 부담한다고 했는데요.”
상금은 자그마치 3천만 원이다.
그것도 1등에게만 주는 게 아니다.
서준을 이기면 몇 명이 되었든 삼천만 원의 상금을 타갈 수 있다.
아무리 수많은 후원을 받는 주최 측이라 하더라도 서준이 잘못하면 몇십억의 적자가 날 수도 있는 문제였다.
물론 주최 측의 뒤에는 트래블이, 더 뒤에는 서피스가 있어서 당연히 망할 일이야 없겠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단순하던가.
서준은 그냥 그 스스로가 상금을 부담하길 원했다.
어차피 질 일이야 없겠지만, 괜히 남의 돈은 뒤탈이 있을 수도 있으니.
“아, 그게 말이죠, 서준 님.”
“네.”
“주최 측에서 서준 님의 아이디어를 듣고 당연하게도 서준 님이 실패할 리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셔서 그렇게 됐는데요. 그냥 지금이라도 말씀드릴까요? 됐다고?”
아니, 무슨.
‘본인들이 사용하려던 자리도 내어주고 상금마저 부담하려고 한다고?’
서준은 어이가 없었다. 그와 동시에 궁금해졌다.
‘도대체 누가?’
안목이 훌륭한 것인가, 아니면 그냥 흔한 트수 1인 것인가.
“흐음…….”
“어떻게 하실래요?”
“뭐, 어차피 실패 안 할 테니까 그냥 진행하죠. 이대로. 좋네요.”
* * *
[이건영: 와! 야방 준비하면 되나요?] [한지민: 제대로 된 첫 야방이네요!] [진서준: 그러게요. 각 잡고 제대로 야방하는 건 처음이죠. 그런 만큼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거예요. 물론 카메라는 포인트에서 다 준비해 주지만요.]MCN은 스트리머에게 편리 그 자체였다.
스트리머에게 필요한 것들은 웬만하면 다 구비되어 있고 이를 매우 싼 가격에 대여해 준다.
서준의 경우는 계약 내용에 있기 때문에 공짜였다.
최고급 장비를 굳이 구매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 이외에도 수많은 장점들이 있다.
서준이 특별 대우를 받아서 더 편리한 것도 있지만, 그게 다른 스트리머들에게는 MCN이 별로 유용하지 않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고.
[이건영: 미리 리허설 좀 해 봐야겠네요.] [한지민: 카메라맨은 그러면 누가 하죠?] [이건영: 아무래도 제가 남자니까 훨씬 더 낫지 않을까요.] [한지민: 왜요?] [이건영: 아 죄송해요. 체력적인 부분을 말하는 거였어요. 하루 종일 사장님을 따라다니면서 카메라를 잡는 건 꽤 힘들 테니까.] [한지민: 맞는 말이네요. 그런데 건영아.] [이건영: 네?] [한지민: 그래서 나보다 체력이 좋음? 진심으로? 장담할 수 있?] [이건영: …….] [진서준: ㅋㅋㅋㅋㅋㅋㅋ] [이건영: 하, 저 운동 시작했습니다. 감당 가능하십니까, 누님?] [한지민: 오냐 덤벼 보거라.] [진서준: ㅋㅋㅋㅋㅋㅋ]서준은 가만히 편집자 둘이서 싸우는 모습을 지켜봤다.
둘은 체력으로 승부를 보려 했지만 서준은 알고 있다.
둘 다 약골이다.
이 또한 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이어서 다음 종목은 가위바위보로 넘어갔다.
하지만 패배한 한지민이 수긍하지 못했다.
[한지민: 크아악! 내가 사장님의 존안을 찍을 거야!] [한지민: 덤벼! 덤벼서 이기면 인정한다!] [이건영: 패배를 받아들이세요.]서준은 슬슬 나설 때가 됐음을 깨닫고 채팅을 쳤다.
[진서준: 이 싸움을 끝내러 왔다.] [한지민: !!!!!] [이건영: ㅇㅁㅇ!] [한지민: 그래요. 사장님이 저 배은망덕한 놈을 선택하시면 어쩔 수 없지만 물러나겠습니다!] [이건영: ㅋㅋㅋ] [진서준: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진서준: ㅋ] [진서준: 포인트에서 카메라맨도 배정해 줬습니다. 전문 인력입니다.] [진서준: ㅋ] [한지민; ?????]이어서 수많은 물음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면 도대체 왜 처음부터 안 알려줬냐는 내용을 매우 짧게 항의하는 채팅들이라 보면 됐다.
아니면 왜 거창하게 야방을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 걸 항의하거나.
서준은 다시 한번 키읔을 친 뒤 대화창을 닫았다.
“MCN은 참 편해 역시.”
알림이 계속해서 울렸고 서준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다시 채팅창을 열고 내용을 확인했다.
한동안 항의하다가 다시 정신줄 잡고 건전한 이야기 중이었다.
“그러면 본인들은 뭘 하냐라? 여기서 그냥 편집이나 하라고 하면 쿠데타 일어나겠지?”
그의 채널이 영영 사라질 수도 있었다.
모처럼 바깥에 나가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일 테니.
서준은 웃으며 채팅을 쳤고 내용은 이랬다.
[진서준: 두 분 손재주는 좀 좋으세요?]처음부터 둘의 역할은 정해져 있었다.
“그나저나 1차 심사를 맡을 다른 사람 없나? 전부 포인트 쪽 사람 쓰는 건 재미 없는데.”
그런데.
부를 사람이 없네?
* * *
야마다 리세는 일본 최고의 칼챔 장인 야마다 야스오의 누나다.
또한 배우기도 하다.
동생은 역사서에도 출현하는 일본 최고의 리그 플레이어 중 하나고 누나는 연예인이다.
그러나 이 둘의 관계는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
굳이 밝힐 이유도 없었을뿐더러, 두 사람 다 서로를 철저히 무시하는 친남매기도 해서다.
그런데 그런 누나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을 때 야마다 야스오는 깜짝 놀랐다.
[나보다강한놈: 야 지금도 그 바보 같은 수련을 하는 중이냐?]바보 같은 수련이라 함은 뒤풀이 파티에서 서준에게 어떻게 해야 강해질 수 있냐고 물었을 때 들은 수련법인데, 이는 야마다 야스오가 절대 누구한테도 서준이 알려줬다고 밝히지 않은 수련법이다.
오직 그만 알고 있었다.
비법이기 때문이다.
혹시나 퍼지면 안 된다.
꿀을 빨아서 그만 강해질 것이니.
이는 친누나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서준 님이 알려준 방법인데 바보 같은 건 너겠지.”
설마 서준이 팔굽혀펴기 100개, 윗몸일으키기 100회, 스쿼트 100회, 10km 달리기를 수련법이라 했으면 애니메이션의 본고장인 일본인답게 그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를 놀리는 바보 같은 방법이라고.
하지만 서준은 그에게 진지하게 답해줬다.
수련법의 이름은 무려 폭포 베기다.
폭포 아래에서 차가운 물을 맞으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주변 상황에 대해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세상을 벨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가 있는데 그때 다음 수련법을 물어보라고 서준이 말했고 야마다 야스오는 열심히 수행 중이었다.
마침 뒷산에 폭포도 있었고.
“아무튼 왜 부른 거지?”
야마다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나보다강한놈: 아. 이거 봤냐? 그분께서 팬 미팅을 하신다고 하네.]“오?”
야스오는 일본인이 올린 서준의 트스타에 대한 정리 글을 쭉 읽고 눈을 빛냈다.
그는 역사서에서 신검만큼 서준과 악연을 쌓은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으니 악감정은 없었다.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는데도 악감정이 없는 이유는 역사서 신검 편을 보면 알 것이고.
어쨌든 동경의 감정이 컸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누나는 기분 좋겠는데? 프로그램 내용 비슷하니?]그건 그녀의 누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야마다 리세, 그녀가 바로 손재주가 좋은 장인들을 도장깨기 하는 일본의 여배우였다.
지금은 휴식기긴 하지만.
[나보다강한놈: 그래서 한국 가려고!] [????] [미쳤어? 니가 아무리 괴물 같은 놈이라 해도 그분은 못 이겨.] [나보다강한놈: ??????] [누나 또 평소처럼 눈 희번덕 뜨면서 싸우고 싶다, 따라 해 보고 싶다 이러는 거 아니야?] [나보다강한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나보다강한놈: 됐고 곧 집 도착하는데 빨리 짐 싸.] [????]야마다 야스오는 당황했다.
아직 오늘 폭포 수련을 시작하지 못했는데.
[누나 스케줄은?]중요한 건 없어서 다 취소시켰다는 답변이 왔다.
그리고 한국 가서 가능하게 되면, 일 좀 하게 서준의 연락처가 있냐는 얘기도.
* * *
“아, 1차 시험관들이 여러분들이 가져온 걸 해 보면서 거를 건데 말이죠, 그건 우리 두 편집자분하고 포인트의 스탭분들이 맡기로 했습니다.”
서준은 혀를 찼다.
“어허, 그래도 저에게 닿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부를 사람이 없어서 편집자나 일 시킨다니요. 1차 통과는 개 쉽겠다니요. 어쩐지 라스트에서도 시청자나 뽑더라니요.”
채팅창이 너무 정곡을 찌르잖아?
“우리 회사 블랙 기업 아닙니다. 서로 일하려 한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 아싸 호소인이 아니라 찐 아싸 맞는 것 같기도?
-근데 스트리머들 웬만하면 다 트스타 나와서 부를 사람이 없긴 하겠네
-보니까 편집자들 다 약골에 운동신경과는 거리가 먼 것 같던데 방장 좀 골치 아파질 듯.
-도전자 수백 명 상대하게 되는 거짘ㅋㅋㅋ
-하긴 방장 이 새끼가 누구한테 부탁할 수 있겠냐. 끽해봤자 편집자, 그리고 매니저 조암ㅋㅋ
-? 나 얘기한 놈 잘라도 됩니까 방장?
-아 ㅋㅋ 나도 장기 하나 있는데 도전해 봐도 되겠다. 방장 가까이서 한번 봐야지
이때의 트수들은 웃었다.
훗날 통곡의 벽으로 불릴 인물이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날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