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67)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367화(367/431)
제367화
“그냥 한번 생각해 보세요, 스트리머 케이 님.”
“제이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서준은 사람 좋은 얼굴로 사과한 뒤 말을 이었다.
“아무튼 결국 우리는 이곳에 온 트수분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노력하죠. 즐기실 수 있게. 트수 님들은 그래서 나중에 트스타가 끝난 뒤 가장 인상 깊었던 스트리머를 뽑고요.”
“…….”
“그런데 저보다 더한 화제를 끌 자신이 있어요? 하필 제 부스는 전반 때는 자유네요?”
그때 당연히 돌아다닐 생각이었다.
그걸 알고 있었다면 조심했어야 한다.
자유롭게 다니는 그가 저격해서 어떻게 할지 모르는 일 아닌가.
“…….”
“케이 님 부스의 도전이 부디 화제가 됐으면 좋겠네요.”
“제이입니다.”
서준은 한 번 더 사람 좋은 웃음으로 제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였다.
“그래야 제가 깰 가치가 있죠. 그렇게 됐을 때 사람들이 누구를 투표할지는 한번 잘 생각해 보시고요.”
서준은 작별 인사를 한 뒤 유유히 제이가 있던 큰 부스에서 멀어졌다.
‘축제는 즐겨야지.’
물론 1위를 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할 거지만 서준은 즐기기 위해서 나왔다.
그리고 그 즐기는 거에는.
‘원래 다른 부스 다 가보려 했긴 했는데, 의욕을 불태워 주네.’
당연히 도장 깨기도 포함이었다.
이건 못 참는다.
아는 사람들 부스에도 가서 한 수 가르치기도 하고 말이다.
서준은 뒷짐을 쥔 채로 각 부스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여담으로 이때 부스를 준비 중이던 서준을 아는 스트리머들은 순간 몸에 오한이 동시다발적으로 들었다는 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 * *
트스타 시작 1일 전.
선 팀장을 비롯한 다른 스트리머들은 전부 준비에 한창이었다.
준비했던 굿즈들이 운송되고 현수막을 걸리며 점검을 맡은 인원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이는 트스타의 총괄 책임을 맡은 위원회도 마찬가지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모르겠네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올 거라는 얘기인가요?”
트스타는 티켓이 있어야 참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특이한 점은 그들은 티켓을 팔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수들을 위한 행사다.
많은 자본이 들어가긴 하지만 이는 충분히 홍보 효과를 얻는 기업들의 스폰으로 충당이 된다.
이는 전부 트래블이 그만큼 커져서 가능한 일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티켓을 판매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트스타의 티켓은 어떻게 얻느냐?
간단하다.
신청하면 준다.
“이번에도 저번과 비슷한 규모의 시청자들이 신청했단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음……. 티켓을 받아 간 유저 숫자를 보면 전년도보다 적긴 합니다.”
트스타 신청 기간은 서준이 역사서에 가기 바로 전이었다.
그리고 그때 신청했던 트수들은 모두 티켓을 얻었다.
“그러면 걱정 없는 거 아닙니까?”
트스타에는 티켓을 받아 간 시청자의 30%가 참석한다.
지금까지 대부분 이랬다.
일단 받아놓아도 손해 볼 이유는 없기에 허수가 70%나 되는 것이다.
신청하는 법은 또 어찌나 간단하던지 스트리밍이나 보다가 팝업 배너가 떠오르면 그냥 들어가서 신청하기 하나만 누르면 된다.
“아닙니다.”
“왜요?”
“이번에는 70% 이상이 참가할 것 같거든요…….”
“저번보다 두 배 이상이요? 그래도 괜찮죠. 충분히 수용 가능하니까요.”
트스타는 모든 게 넉넉하게 준비된다.
행사가 한산해 보이는 게 안 좋다는 건 그들도 알고 있지만, 그러면 트수랑 스트리머랑 더 오래 떠들고 놀기나 하라고 하는 주의다.
이 모든 건 운영위원회의 구조 덕분이다.
운영위원회는 게임사 측, 서피스, 그리고 스트리머 측으로 나뉘어 있는데 서피스는 인심 좋은 부자다.
대중들이 독점을 지지하는 기업이다.
그런 만큼 현실적인 조그만 이득보다는 큰 그림을 볼 줄 알았고, 스트리머 측은 당연히 기존 취지를 지키려 한다.
그러니 게임사 측이 원하는 방법대로 좀 더 돈을 아끼고 게임사의 후원금을 아끼는 방식으로는 운영되지는 않는다.
스트리머 측 운영위원 중 한 명은 이렇게 설명했다.
“네, 두 배 정도면 붐비긴 하겠지만 괜찮을 겁니다.”
“그럼 됐죠.”
“그런데 80%, 90%는요? 혹은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몰린다면요?”
“……. 아니 무슨.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80%, 90%는 그냥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치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저는 오늘 아침에 당근나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죠?”
서피스 측 운영위원이 흥미를 드러냈다.
“트래블 아이디와 함께 트스타 티켓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그것도 아주 많아서요. 그제서야 저도 괜찮겠지 싶었던 생각을 고쳐먹고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티켓을 파는 일은 아주 귀찮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트래블 앱에 로그인까지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입장할 때 필요하다.
당연히 트래블 아이디가 뭐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끽해봐야 포인트, 그러니 티켓을 샀던 사람도 처음 트스타에 들어갈 때만 활용하고 로그아웃을 한 뒤 본인의 계정으로 다시 시청을 재개할 확률이 높았다.
그럼에도 만나서 로그인까지 시켜주는 일은 매우 번거롭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찝찝하다.
그렇다면 찝찝하고 번거로운 일을 하게 할 동기는?
많은 돈이다.
그리고 공짜로 풀었던 티켓이 많은 돈이 되려면 암묵적 수요가 필요하고 그 수요의 원인은.
“서준 스트리머님일 수밖에 없죠.”
“아니, 그게 말이 돼요……? 10만 원에 팔린다고요?”
“네. 그냥 안 갈 줄 알고 신청도 안 했던 사람들은 피눈물을 흘리는 중입니다. 심지어 매물도 별로 없고요.”
일이 적당히 설명이 되자 다들 한 마디씩 보태기 시작했다.
“번거로워서 매물이 없는 게 아니라…….”
“본인이 가고 싶으니까 안 팔아서 매물이 없는 걸 테고요.”
“그렇다면 많이 모이는 것도, 막상 모여도 한 곳에 몰리는 것도 다 말이 되겠네요.”
“우리 행사장은 매우 넓지만요.”
“교통은요? 이거 설마 교통이 막히지는 않겠죠? 원래 서울은 항상 막히지만 항상 막히는 곳에 이 정도의 인파가 몰리면.”
이미 통제를 비롯한 할 수 있는 대처는 다 했지만, 그래서 더 문제다.
뭘 더 대비할 수 없으니.
“아이고 두야.”
“에이 설마 그러겠어요?”
게임사 측 위원은 떨떠름하게 말했다.
“천마 코스프레 이게 300장이나 팔렸답니다. 카엘 코스프레는 700장이고요.”
“그 사람들 전부 트스타 가려고 산 건 아니겠죠.”
이번에도 떨떠름하게 받아쳤다.
“소문으로는 메이저리거 투수도 트스타에 올 수도 있다는데. 서준 님의 어깨를 확인해 보고 싶다고.”
“아니, 그것도 소문 아닙니까.”
“모르죠.”
“맞아요. 모르죠.”
그들은 벌써부터 두려워졌다.
“에이 설마 진짜겠냐고요!”
* * *
“진짜였군요…….”
대망의 트스타 개시일.
게임사 쪽 운영위원 중 특히 아닐 거라 말했던 사람은 동트는 붉은 새벽의 햇살을 받아 가며 몰리는 차량의 숫자에, 근처 정류장에 내리는 사람들의 숫자에 기겁을 했다.
멀리서부터 보였다.
이번 행사는 사람들이 역대급으로 많이 모일 것이라고.
“말도 안 되는데 이건. 이 시간대에…….”
“포기하세요. 지금 줄 서 있는 곳에 가보세요. 다들 한 얘기밖에 안 해요.”
“누구 얘기죠?”
“위원님이 그렇게 반대했던 사람에 관한 얘기죠.”
“3천만 원이요?”
“네.”
위원회에서도 서준에 대한 안건은 만장일치로 통과된 게 아니었다.
주로 게임사 측에서 반대를 했는데 이유는 그들이 돈을 많이 대기 때문이다.
예산과 광고에 대해서는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기껏 큰돈 들여 사람들을 불러오는데 중앙도 아닌 자리에 세우면 낭비다.
서준이 계속된 실패를 해도 낭비다.
“지금 와서 보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사람의 영향력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잖아요.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네요.”
“걱정 마세요.”
“네?”
“그 정도로 실패하는 스트리머였다면 그 스트리머를 보기 위해서 이 정도로 사람이 모이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그것이 트수죠.”
건물 옥상 어디선가 명언이 펼쳐지고 있을 때 밑의 공간에 들어선 줄에서도 여러 가지 얘기들이 오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그 옷…….”
“맞습니다! 진실되고 신실한 아시어스의 이웃! 심판관 카엘의 옷입니다. 하하하.”
“역시! 그 옷만 세 명은 본 것 같아요. 맞는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감사합니다.”
“네? 세 명이요? 아니, 이러면 안 되는데? 아니, 벌써?”
카엘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출몰하기 시작했고.
“크크크크.”
“어딜 천마 앞에 지금 나서는 건가.”
“본좌야말로 진짜 천마니라.”
천마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징어 둘이서 뭐 하는데.”
“저기요? 들을 수도 있는데 조용히 말하는 게 어떨까요?”
“일행입니다. 들으라고 하는 말이에요.”
“아.”
“진짜 천마는 저런 이목구비 안 쓰죠. 말투도 그렇고.”
“흐흐흐. 맞긴 해요.”
누가 봐도 서준 때문에 왔다는 티를 팍팍 내는 이들이 많이 보였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아, 방장 마렵다.”
“내 인생에서 트스타에 참석 버튼 누른 게 이렇게 자랑스러운 적은 처음이야.”
“듣자 하니 다들 방장 만나러 온 것 같은데 도전할 거리는 다들 있으십니까?”
“있겠어요? 그 괴물이 못 하는 걸 찾는 건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죠.”
“맞긴 합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대기 줄에서 앞뒤 사람들과 서준에 대한 얘기로 떠들고 있었다.
트스타까지 올 정도의 진성 트수라면 서준에 대해서 모를 수가 없다.
그리고 진성 트수가 아닌데도 트스타에 왔다면 그건 필시 서준을 보기 위해서일 테니 대화 주제가 대부분 서준에 대한 얘기로 도배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방장 오전에는 못 본다는데 오래 있어야 할까요?”
“여러 부스 구경하다 보면 어느 순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혹시나 이상한 놈들이 민폐 짓하면 안 되는데.”
“방장이 패링 칠 테니 걱정 안 합니다, 저는.”
“와 그거 맞네요. 갑자기 걱정이 싹 사라졌어요!”
그런데 그렇게 서준에 대한 얘기를 계속하다 보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방장은 천마가 맞다.”
“언제적 천마입니까, 형제님. 협을 위하여는 진작에 유기됐습니다.”
“더 리그도 이제 안 하는구나.”
“그 얘기는 그냥 넘길 수가 없는걸요, 형제님?”
“또 다른 카엘이냐? 오냐 모이겠다 이거지?”
카엘이냐, 천마냐.
서준은 막상 둘 다 안 하고 있는데 싸움이 붙기 시작했고 이를 지켜보던 주변 사람들은 못 참았다.
싸움을 알리는 걸 못 참았다.
“저기요, 저쪽에서 카엘하고 천마하고 싸운다는데 도와주러 안 가요?”
“아 진짜요? 이건 못 참는데. 천마 어셈블!”
“아싸 저분들 싸우러 가서 대기 줄 빠진다.”
그리고 바보 같이 줄에서 벗어나 모인 두 세력과 줄에 있던 모두의 눈이 커졌다.
핸드폰 알림이 일제히 울렸기 때문이다.
[‘진서준’님이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