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69)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369화(369/431)
제369화
“이건 아니잖아.”
“왜 저 사람이 여기에?”
“잠시만, 방장 방송에선 뭐라고 합니까?”
“비슷한 사람 아니에요?”
대기 줄에 서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썩어갔다.
쇼츠로 인해 한국에도 유명해진 여배우의 얼굴은 멀리서 봐도 구분이 된다.
그리고 그 쇼츠가 서준의 부스에 대한 설명을 한 이후로 알고리즘의 선택을 다시 받게 되어서 서준의 시청자들에게 뜬 이후라면.
지금 도전자들 중에서 도파민 디톡스 중이라 핸드폰을 아예 안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모두가 희망 회로를 아예 불태워 없앨 것이다.
이로써 명확하다. 서준은 친절하지 않다.
오히려 악랄하다.
“방장……. 제정신이야? 아니, 어떻게 섭외했지?”
“옆에는 야스오 아니야? 역사서에서 나온?”
시험관은 총 네 명이었다.
야마다 리세로 추정되는 인물과.
야마다 야스오.
그리고 편집자 둘.
“그, 포인트에서 준비해 둔 스태프는 어디 갔고.”
“쫄지 마요.”
“아니…….”
그 순간이었다.
트스타에 나온 이들 중 서준의 부스로 온 이들은 대부분 귀 한쪽에는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서준의 방송을 보기 위해서다.
서준이 안 나타났으니.
그리고 그런 이어폰이 꽂힌 한쪽 귀에 서준의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야마다 리세 님이 보인다고요? 환상 아니냐고요? 환상이겠어요? 풉.]“방금 마지막 풉 진짜 웃음이 아니라 일부러 한 거야.”
“아니, 방장 제정신인가?”
“여배우님을 이런 데에 데려와서 일 시키는 스트리머가 어딨냐고.”
“빨리 항의하죠. 앞줄 뒷줄 여러분?”
여러 의미로 역대급이긴 하다.
여배우를 부려 먹는 스트리머나, 그런 스트리머의 축제에 고작해야 게스트로 나온 여배우나.
물론 야마다 리세가 정말 저 역할에 적합하긴 하다.
지금 실시간으로 줄 서 있는 이들의 표정이 썩어가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서준은 제대로 악질 짓을 했다.
그래서 무엇을 대가로 준 것일까.
대기 줄에 있는 이들은 그런 채팅을 열심히 쳤다.
[하하하! 제가 나중에 리세 님 프로그램의 새로운 시즌이 열릴 때 한 번 나오기로 했습니다. 일본까지 가서요.]“악마 같은 놈.”
“자기 자신을 팔아서까지 시험관을 데려온 거야?”
“그런데 야스오는? 분명 만만치 않을 텐데? 일반인 수준은 아니고.”
서준은 그들의 의문을 기가 막히게 해결해 줬다.
당연히 그들의 심기를 거스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놀리기 위해서다.
야마다 리세의 프로그램은 고마우니 그냥 나가겠다고 한 거고.
[야스오 님은 자매품입니다. 누나를 위해서 기꺼이 오신 분이죠. 모두 박수.]-??? 둘이 남매였음?
-남매품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이거 너무한데?
-리세는 진짜 오바긴 함
-아 내일 도전하려 했는데 그냥 포기할까
-한 번 도전은 ㄱ
[맞아요. 도전은 해 보세요.]“저 왜 방장 말끝에 키읔이 붙어 있는 것 같죠?”
“맨날 저런데요. 어쩌겠습니까.”
“우릴 보고 싶지 않은 거야? 방장!”
“화면이나 열어라!”
대기 줄에 서 있던 이들은 제각기 다른 반응을 했다.
그것도 트수가 채팅칠 때와 비슷한 말투로.
트스타는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 공간이다.
현실이지만 현실처럼 굴 필요는 없는 그런 공간.
“그냥 해 보죠!”
“뭐 야마다 리세가 아무리 잘했어도 그건 무한한 시간을 줬을 때 얘기고요!”
“맞아요!”
영상에서 보던 야마다 리세는 절대 만만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방송 아닌가.
미리 준비를 다 하고 녹화한 뒤 편집해 사람들에게 내놓는 방송.
서준처럼 매 순간 실시간으로 인증한 것도 아니고.
대신 1차 시험관들은 서준처럼 세 번 안에 해내야 한다는 조건은 없긴 하지만 어쨌든.
서준은 인간이 아니고 야마다 리세는 그래도 인간이니까.
“쫄 필요 없다!”
“우린 방장을 만나는 겁니다! 그것도 코앞에서!”
“우오오오!”
트수들은 서준이란 거악에 급속도로 친해졌고 결집했다.
다들 항상 서준에게 당하던 그 트수들이라 생각하니 동질감이 안 느껴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 들어오세요. 시간 됐습니다.”
“네!”
“방장 딱 대라!”
시간이 되어 1차 시험이 시작됐다.
이를 굿즈를 사러 온 이들도, 지나가던 시청자도, 그리고 서준도 흥미롭게 지켜봤고.
결과는.
“방장이 국내 생태계에 외래종을 풀었다! 크아악!”
예상대로였다.
* * *
-언제 나가시나요?
카메라맨이 대기실에 있는 서준에게 포스트잇을 건네주며 물었다.
트스타가 열린 지 1시간이 됐다.
그럼에도 서준은 계속해서 곁에 있는 카메라를 꺼 둔 채 소통만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불만이 크지는 않았다.
서준이 이미 전부터 행사장에 얼굴을 보이는 시기는 후반부라 했기 때문이다.
서준은 트스타에 참석한 사람들은 방송을 끄고 재밌게 즐기라고 했고 할 거 없는 사람들만 남으라고 고지했다.
무엇보다 지금 나오는 화면도 충분히 재밌다.
현재 서준은 스트리밍을 부스를 찍고 있는 카메라에 연결해 둔 상태다.
“잘 모르겠네요.”
카메라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서준은 지금 그렇게 부스를 보며 뭘 하느냐?
“아 거기에 사람이 몰린다고요?”
트수들과 함께 축제 탐색 중이었다.
트스타에 오지 않은 트수들과 함께.
“흠, 신작도 많이 나온 것 같네요. 클로즈 베타도 그렇고.”
-ㄹㅇㅋㅋ
-방장은 왜 게임사 스폰 안 받았음?
-말했잖아. 지금처럼 농땡이 못 치니까 안 받았다고
-방장은 그런 말 한 적 없어 새끼야 ㅋㅋㅋㅋㅋㅋ
왜 게임사 스폰 안 받았냐고?
안 받아도 다 경험할 수 있으니까.
물론 오늘은 아니다.
오늘은 첫날이니 지켜본다.
“그런데 아직도 아무도 통과 못 했다는 게 충격이네요.”
마침 방송 화면에 기뻐서 방방 떠는 야마다 리세가 잡힌다.
-야마다 리세는 야마다 리세다 진짜
-리세상….. 혼또니 잘하시네요.
-이걸 또 해내네
-그 눈 또 나옴ㅋㅋㅋㅋㅋ 집중할 때면 나오는 그 ‘왔다’ 눈
“여러분 제발 좀 분발하세요. 자꾸 리세 님한테 막히잖아요.”
서준은 트수들을 공격했다.
그런데 극소수만 욕을 할 뿐 반응이 좋았다.
아마 욕을 하는 극소수는 모두 방금 리세한테 막힌 이들이 아닐까.
‘이게 갈라치기? 여론이 좋잖아?’
대영제국의 유구한 수법을 서준이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지켜보며 다른 부스 얘기만 하는데도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2시간이 지났고 그때 서준의 대기실로 스태프 한 사람이 들어왔다.
“스트리머님.”
“네. 무슨 문제 있으신가요?”
“방금 막 굿즈의 재고가 떨어졌습니다.”
서준이 준비한 전체 굿즈가 떨어졌단 건 아니고 아마 오늘치 굿즈가 떨어졌단 얘기일 터다.
-캬! 준비 많이 돼 있던데 이게 벌써 떨어지네
-방장 부스만 대기 줄 엄청 섰었음. 내가 돌아다녀서 앎
-옆 부스한테 피해도 줬짘ㅋㅋㅋㅋㅋ
-나중에 방장 등판하면 어떻게 될지 두렵다
꽤 넉넉하게 준비했는데.
정말로 넉넉하게 준비했는데 왜 벌써?
“음……. 그래서 선 팀장님이 뭐라고 하시던가요?”
서준은 솔직히 트수들이 좋았다.
아마 웬만한 사이코패스거나 무슨 일이 있던 게 아닌 이상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을 싫어하기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당연히 서준은 사이코패스가 아니고.
그래서 서준은 굿즈로 가져가는 수익을 전부 포기했고 그런 만큼 더 많이 싸게 준비했는데.
“혹시 몰라 주문한 옷들을 지금 가져오신다고 합니다.”
“네?”
“서준 님 어차피 시간 남으시는 것 같다고 사인을…….”
“이건 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동해라 방장아
-그래 더 뽑으면 되지
-그래서 그 굿즈 위에 있는 현수막들은 무슨 뜻이었음?
-일해라!ㅋㅋㅋㅋ
* * *
“휴.”
오전 시간 동안 노동을 마친 서준은 뻐근한 몸을 주물렀다.
“1만 개 완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사람이 어떻게 2시간 만에 1만 번 싸인을 함? 구라 아님?
-화면을 켜라 방장아! 사인하는 모습 좀 보자
-ㄹㅇㅋㅋ
“못 할 게 뭐 있나요. 안 그래요, 스태프님?”
서준은 아직도 카메라 한 번 켜지 못 한 카메라맨을 바라봤다.
카메라맨은 그가 사인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으니 알 것이다.
다 가능하다는 것을.
“…….”
“왜요.”
“…….”
왜 얼굴에 공포가 보이지?
아무튼.
“이제 점심이나 먹으러 갑시다. 점심시간 끝나고 굿즈 다시 판매할 겁니다, 여러분. 아까 사신 분은 당연히 못 사시고요.”
점심은 도시락이었다.
밖으로 나가서 먹기에는 상황이 안 됐다.
-다들 점심 적게 먹어라 배 터지게 먹으면 나중에 대기 줄 서다가 배 아픔
-ㅋㅋㅋㅋㅋㅋㅋㅋ 트스타 고수인가?
-먹방은 찍어줘라!
“알겠습니다.”
서준은 카메라맨에게 테이블 앞 카메라 설치를 부탁했다.
“안녕하세요.”
이후 송출된 서준의 모습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전생 코스프레를 안 하고 평범한 검은색 후드를 입은 서준의 모습에 말이다.
“반갑습니다. 여기는 제 개인 대기실이에요. 경호원들 있어서 관계자만 출입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묻지 마세요.”
서준은 킥킥 웃었다.
트수들은 참 한결같았다.
도시락은 장어 덮밥이었고 서준은 맛있게 점심을 먹은 뒤 몸을 풀었다.
“이제 여러분들을 만나볼까요?”
오전은 지났지만 아직 서준이 나눈 전반부가 지난 건 아니다.
원래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일은 사람들을 거르는 일이다.
후반부의 일은 서준에게 세 번밖에 기회가 없기에 금방 끝나고.
무엇보다 아직도 한 명도 안 뽑혔다.
‘리세 님 대단한데?’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인물은 당연히 야마다 리세다.
서준은 이동을 시작했다.
대기실에서 나와 복도를 걷는다.
행사를 진행하기 적합한 굉장히 큰 건물이다.
긴 복도를 걷는 서준을 카메라맨이 따라왔다.
이렇게 카메라맨이 있는 야방을 스트리밍하게 되니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하하, 제가 어디로 나올지 벌써 맞추시는 분들이 있군요.”
축제장을 본관이라 칭할 경우 본관과 연결된 별관은 두 개밖에 없다.
별관은 유리로 뒤덮여 있으니 눈썰미가 좋다면 바깥 풍경을 보고 유추할 수 있겠지.
서준은 모일 사람은 모이라고 여기며 축제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점심은 다들 잘 즐기셨죠?”
마침내 축제장과 연결된 문 앞에 선 서준은 깜짝 놀랐다.
축제 분위기가 단절된 공간임에도 공기 중에 흘러들어온다.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환호성에 곤란하다는 듯 웃는 경호원에게 서준은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를 했다.
-방장 빨리 나와라
-드디어 그 귀한 얼굴 실물 좀 보자!
-여기 맞지? 왼쪽 맞지? 얘들아 왼쪽 맞지?
-ㅋㅋㅋㅋㅋ 왼쪽 오른쪽 둘 다 사람 겁나 모여 있넼ㅋㅋㅋㅋ
“자 그러면.”
서준은 일반적인 형태보다는 조금 더 큰 복도 끝 대문의 문고리를 밀면서 말했다.
“다들 안녕하세……. 음…….”
문을 반쯤 열자 보인 것은.
사람.
그리고 사람.
또 사람.
“……!”
미친 듯이 뭉쳐 있는 사람들이 만드는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환호성과 박수 소리였다.
서준은 떨떠름하게 1초 정도 축제장의 풍경을 보다가 반쯤 연 문을 그대로 당겨와 닫았다.
“여러분……. 음.”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길이 안 보일 정도로 이건 너무 많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나와라! 방장아
-ㅋㅋㅋ 쫄?
-진짜 더럽게 보고 싶었다
-아 ㅋㅋㅋㅋ 업보 청산해야지 빨리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