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71)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371화(371/431)
제371화
스트리머란 어떤 직업인가.
사회는 필연적으로 돈을 벌려면 가치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가치를 주느냐에 따라서 직업은 분류된다.
그렇다면 스트리머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기에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은 돈을 벌까.
가장 피상적인 부분에서 스트리머는 일단 트수들에게 웃음을 준다.
재미없는 스트리밍은 뜨지 못한다.
이는 명명백백한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단순히 재롱을 부리는 사람과 이를 지켜보는 구경꾼이라 트수와 스트리머를 정의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들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다양한 정서를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팬과 스타의 관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그 스트리머의 방송이면 일단 들어와 보는 트수들이 있는 것이다.
재미없는 지루한 컨텐츠에도 틀어놓고 자기 할 일을 하고, 항의하고, 채팅으로 낄낄대는 그런 트수들이.
스트리머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다수에게 사랑을 받는다.
그리고 서준은 이런 직업을 가지게 된 것이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전생의 기억 속에서도 그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물론 그때의 상황은 그런 지지는 서준은 따위로 치부할 정도로 큰 의미가 없었다.
하다못해 서준이 정치적인 인물이었다면 의미라도 있었겠지만 서준은 정치적인 인물이 아니었고.
또한, 그런 지지가 없더라도 관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따위로 치부하던 그 기억을 가지고 있던 서준이, 트수들의 환호성이 색다르게 느껴진다는 걸 자각하게 된 건 꽤 큰일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오늘 서준은 확실하게 자각을 했다.
그래서였을까.
서준은 사인이 다 떨어졌을 때, 그리고 무대 위 소통도 어느 정도 이뤄졌을 때.
그러니까 이벤트 진행에 있어서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을 때 평소라면 그러려니 하면서 대기실로 가서 날먹 방송을 했겠지만 다른 선택을 내려 버렸다.
‘쉬지 말고 뭐라도 더 해야겠다. 재밌을 테니까.’
다음 컨텐츠는 추격전일까 보물찾기일까.
서준은 트수들이 어떻게 해석할지 기대감을 가지며 아쉬움을 심어줬다.
“여러분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마칩니다!”
* * *
현실 이름, 아니 현실 닉네임 이수아.
그리고 트래블 닉네임 부자는 관중석에서 입맛을 다셨다.
“아, 아쉽다.”
서준을 더 볼 기회가 사라져 버렸다.
비록 365일 중 350일은 집 안에만 있는 그녀였지만, 하필이면 그 15일밖에 안 되는 약속이 있는 특별한 날이 내일부터 줄줄이 이어져 있었다.
비율로 따져도 4%밖에 안 되는 날이 하필이면!
“나는 그래도 이제 매니저니까 다음 기회가 있겠지만……. 오늘밖에 못 오는 사람들은 많이 아쉽겠네. 안 그래요?”
부자가 옆자리에 있는 사람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현실 닉네임은 딱히 중요하지 않은, 365일 중 352일을 집 안에 있다고 자부하는 트래블 닉네임 입닫고겜하자를 향해서.
“맞아요.”
“하지만 그게 방장이죠.”
“어쩔 수 없죠.”
“에휴, 다들 납득하려나요.”
부자는 눈에 불을 켜고 핸드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권한과 함께 책임을 지게 된 그녀는 채팅창의 관리를 할 필요가 있었다.
옆에 있던 입닫고겜하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입닫고겜하자의 눈이 커졌다.
“납득하는데요?”
“어?”
-아 아쉽다
-근데 처음부터 1대1로 만날 수는 없는 부스였으니
-이 정도로도 감사해라 트수들아 나는 표가 없다 ㅠㅠ
-그래도 굿즈도 못 사고 방장 오래도 못 보고 가는 건 슬프긴 할 듯
“와 폭동이 안 일어난다!”
부자는 환호했다.
매니저를 맡은 지난 며칠간 폭동이 몇 번이나 일어났던가.
서준의 성격은 전세계에 악명이 자자할 정도로 퍼져 있는 상태다.
그러니 매 순간 반란과 데모 폭동과 모의가 채팅창에서 일어나는 건 당연했다.
원조 매니저들인 조암과 최선의방어는겨울철대방어와 백마탄환자는 그러려니 했다.
선을 넘는 이들만 쏙쏙 가위로 잘라내는 베테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신입들은 달랐다.
그들은 선의 경계도 잘 모른 데다가 일이 자꾸만 더 큰 화제로 번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시작부터 이렇게 이해해 주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입닫고겜하자 또한 온화한 눈으로 돌아갔다.
라스트에서 미친 듯이 광물을 캐던 그녀의 집념은 매니저 일을 할 때도 빛을 발한다.
물론 채팅은 여전히 경이로울 정도로 많이 치는 편이다.
매니저라서 특별한 효과를 받아 더 눈에 띄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어쨌든 반란, 데모, 폭동, 모의가 안 일어났으니 둘에게 남은 일은.
“입닫고 님 우리 뭐 하죠?”
“놀죠?”
“방장 없이요?”
“그래도 다른 분들 많잖아요.”
“하지만 전 방장밖에 안 보는데.”
“제가 다 알려드리죠! 저는 진성 트수였습니다!”
“그래요!”
노는 것이었다.
부자는 서준을 통해서 트래블을 접하게 된 케이스였다.
입닫고겜하자는 이미 망령이었는데 서준에게 붙게 된 경우고.
그러니 놀면 되었다.
다만.
부자는 관중석에서 나가는 와중 다른 트수들이 눈에 밟혔다.
다들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의 표정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럴 때만이라도 좀 많이 놀아주지.’
이미 2시간 넘게 앞에서 소통을 했고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 봤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아쉬움이 저렇게 많이 남아 보이질 않는가.
여자도.
남자도.
‘다른 축제도 즐기라는 뜻이겠지.’
서준의 의도는 더 볼 것도 없고 적당히 봤으니 다른 부스들도 즐기는 것일 터다.
물론 그것도 즐거울 것이다.
다만 다른 부스를 가지 않고 아무것도 없이 지루하게 소통하는 서준만 봐도 다른 데 돌아다니는 것만큼 재밌지 않을까 싶었다.
찐팬.
가짜 팬 진짜 팬을 나누는 말이 아닌 정말 열정적인 팬을 부르는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열정적인 팬이라면 더 보는 게 좋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끝났다.
기간 내에 트스타를 두 번이나 오는 찐팬 중에서도 찐팬만 더 실물로 보겠지.
부자는 스트리밍에서 관심을 끄고 다른 부스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찌 되었든 놓치면, 그래서 즐기지 못하면 아쉬운 축제는 맞다.
다른 팬들을 생각한다고 그녀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부자는 30분 정도 대기 줄은 아예 없거나 길지 않지만 알찬 스트리머들의 부스를 트스타 만렙 입닫고겜하자의 리드를 받으며 돌아다녔을 때였다.
“아! 방장 보고 싶다! 나 사인도 못 받았다! 굿즈도! 방장은 검은 화면을 당장 켜라!”
복도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면서 팔을 벌렸다.
검은 화면?
무슨 검은 화면을 말하는 거지?
서준과 함께 게임을 해 본 경험이 있던 부자는 직감적으로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트래블을 켜 서준의 스트리밍을 찾았다.
무언가 상식적으로 일어나선 안 될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서준을 찍으면 90%는 맞는다.
“뭐야 이러면 방장 온다는데? 왜 안 나와! 아! 방장 보고 싶다!”
99% 맞는 것 같다.
다만 방송을 봤을 때 방송 화면은 검었으며 아무런 소리도 안 나왔는데.
“안녕하세요.”
누군가가 불쑥 나타났다.
정말 불쑥.
어디서 나온 거지?
“어? 어! 진짜?”
“네, 진짜입니다. 자 원하시는 부위 말씀해 주세요.”
“여기요!”
남자는 당당하게 제 명치를 가리켰고 어느 순간 손에 펜을 들고 있는 서준은 가까이 다가갔다.
“가만히 있으세요.”
그리고 슥슥 무언가를 적더니 사라졌다.
정확히는 인파 속으로 들어갔는데 사라졌다.
사라졌다고 밖에 표현이 안 된다.
여전히 귀에 꽂힌 이어폰으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화면도 마찬가지.
“뭐야…….”
다만.
아무것도 없는 방송임에도 할 짓 없는 8만 명의 시청자가 보고 있었다는 것과.
그 빠르게 올라오는 채팅 중.
-님들아 진짜로 트스타에 있으면 방장 보고 있는 티 내 보셈. 나타나 줄 거임!
이런 채팅이 몇몇 개 보인다는 점이 부자로 하여금.
“방장!”
“네? 부자 님 안녕하세요.”
“어머나 세상에.”
“사인 필요하세요?”
“아니요.”
“알겠습니다.”
특정한 행동을 하게 했고 장난기 가득하지만, 또 사라진 서준을 볼 수 있게 했다.
그래.
음.
음.
으으음.
“어라? 부자 님 뭐 하세요?”
“입닫고 님.”
“네.”
“저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 떨려요.”
* * *
괴담이 퍼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시간 빌 게이츠들만 시간을 버리라고 켜 둔 스트리밍의 채팅창은 활발했다.
왜냐하면 빌 게이츠들도 많았고 트스타에 늦게 왔거나 어떻게든 서준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사람에게 남는 방법은 방송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방송의 채팅창에 서준을 봤다는 채팅이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니 많아지기 시작했다.
내용은 가관이었다.
-팔을 벌리면 그자가 찾아온다
-너 방장 얘기하면 곶감이 찾아온다!
-???
-진짜 방장 보고 싶은 사람들은 그냥 방송을 켜 두고 걸어. 언젠간 만나게 될 거야
-무슨 소설 속 현자 만나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들 할 거 없나?ㅋㅋㅋㅋㅋㅋㅋ
-트스타 나간 애들 괴롭히려고 작정했네. 방장은 집으로 갔어~
-ㄹㅇㅋㅋ 방장 만나고 싶으면 팬티라도 벗든가
-진짜 벗는다? 나 참고로 중앙임.
-ㅋㅋㅋㅋㅋ 나오겠냐고
-와! 진짜 벗을 뻔했는데 방장이 말려줌!
-구라치지 말라고 아 ㅋㅋㅋ 그 새끼 쉬러 갔다니까? 남아서 암영보 펼치면서 사인을 해 주러 다닌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셈
서준의 성격을 보라.
트수들이 아무리 빌어도 굳이 휴방을 때리는 기적을 남발하고 다니지 않았던가.
괴담은 신빙성을 잃었다.
하지만.
[인증 박음]==
나 입고 온 티에 방장이 사인 해 줌
(사진)
==
-오 좀 잘 위조했는데 ㅋㅋ
-그거 앎? 방장 사인 다 위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개 똑같은 거
└ㄹㅇ?
└저것도 개 똑같긴 하네
-알았다! 사인 기계 훔쳤구나 트붕아!
인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단순히 옷뿐만 아니다.
서준을 운 좋게 소환에 성공한 시청자들은 당연하게도 가장 원하는 곳에 사인을 요청했고 이는 그대로 굿즈보다 유니크한 아이템이 되었다.
[방금 방장이 그냥 사인하고 튐ㅋㅋㅋㅋ]==
물론 채팅으로 나 지금 튀김 부스 앞인데 한번 몰래 사인해 보고 사라져보셈 이라고 치긴 했음.
진짜 갑자기 사인이 있더라.
소름.
==
-이게 암영보다!
-나도 해야지 ㅋㅋㅋㅋㅋ
-와 씨 이건 못 참는데 채팅 바로 친다
-방장 연쇄사인마로 만들 작정이냐 너희들!
그리고 이 상황에 더 불을 붙이는 게시글이 올라왔으니.
[님들아 나 갑자기 앞에 나타난 사람이 방장 같아서 어깨를 쳤더니 오 찾으셨네요 하고 사인 세 개 해줌!]-????
-세 개?????
-세 개는 미친ㅋㅋㅋㅋ
-이건… 그건데? 방장 자기 자신을 찾으라는 거?
└ㅋㅋㅋㅋㅋ 아니 진짜 우리 플러팅하는데?
트스타에 참석한 트수들은 열광하게 되었다.
부스 바깥에 있을 때, 심지어는 가끔 다른 부스의 대기 줄에 서 있을 때도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방장을 외치고 시청자임을 인증하고 서로 서로를 눈에 불을 켜고 감시했으니.
이 광경을 제이는 조금 부스가 일찍 끝나서 여실히 보게 됐고.
‘미친……. 그래도 투표 결과는 정상적으로 나오겠지,’
트스타가 완전히 끝나고 사람들이 귀가하면서 첫날 투표의 집계가 나타났다.
당연히.
정상적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