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72)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372화(372/431)
제372화
트스타의 투표는 일단 참석을 한 아이디의 유저만 기간 내에 한 번 할 수 있다.
특별한 점은 매일 오후 9시에 투표율과 그 집계 결과가 발표된다는 점이다.
투표란 곧 경쟁이다.
그리고 그 경쟁을 치열하게 만드는 데에 생중계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여론조사를 계속해서 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진짜로 예측을 하고 싶어서도 있겠지만 그냥 경쟁을 가장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서 그렇다.
제이는 이 투표에서 서준을 누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투표의 목적 자체가 트스타의 가장 운영이 잘 된, 그래서 트수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해 준 부스를 뽑는 것이다.
그러니 제정신이 박혀 있다면, 아니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절대 서준의 부스는 1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인기가 많으니 어느 정도 높을 순 있어도 1위는 안 된다고.’
적어도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면 그래야 하는 법이다.
팬 미팅을 잘해 준 스트리머를 뽑는 대회가 아니지 않은가.
트수들의 집단지성을 믿어야 할 때였다.
핸드폰을 집은 채로 트래블 사이트에서 계속해서 새로고침을 누르는 제이의 손이 떨려왔다.
한편 서준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은 압도적인 1등은 힘들 수도? 아니면 2등?”
그가 행사가 끝난 뒤에 했던 행위를 하다못해 부스에서 미리 고지했다면 모를까, 그건 철저한 개인행동이었다.
그것도 꽤 민폐를 끼치는.
당연히 서준은 아무와도 부딪히지 않고 돌아다녔으니 민폐를 준 것은 아니었지만, 복도를 걷거나 대기를 하고 있던 이들이 갑자기 방장을 외치는 건 큰 민폐 아니었을까.
사건의 내막을 아는 사람들이나 당사자야 재밌었겠지만.
트스타에 온 대부분이 그 당사자거나 내막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개인행동이다.
그러니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1위는 힘들 수밖에.
‘오늘 하루 참가자가 10만 명이라고 했나?’
답도 없이 많기도 하다.
다행히 수용 인원 안에는 들어가긴 하지만 이전 트스타가 최대 하루 참가자가 5.5만 명에 그쳤다는 걸 생각해 보면, 첫날부터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니 굿즈가 다 팔리고 내 팔이 다 아프지.’
서준은 내일을 위해 스태프들의 손에서 정돈되어 가는 부스를 관객석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서 지켜보면서 팔을 주물렀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피로감이 생소했다.
어쨌든 투표 자체를 안 하는 사람들이 많을뿐더러, 오늘 온 사람들은 기간 내에만 투표하면 되기에 투표율은 낮으니.
‘몇만 표나 받았으려나.’
예상되는 투표율은 40%.
그러면 4만 표 중에서 적어도 서준의 팬은.
‘음.’
서준은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실소에 낄낄 웃었다.
왜 그러냐면.
“4만 표 다 받는 거 아니야?”
갑자기 생각해 보니 아무리 못 해도 4만 명 정도는 서준 그에게 미쳐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서준이 괜히 자각하고 안 하던 팬 서비스를 한 게 아니다.
그만큼 열기는 뜨거웠고 그 사람들이라면 다 서준에게 투표를 했을 텐데.
그 사람들로만 4만 명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네가 돌아버렸구나. 뭐? 4만 표?”
옆에서 함께 집계를 기다리던 태우가 혀를 찼다.
태우도 오늘 고생했다.
그것도 서준 때문에.
서준의 시청자들이 서준이 사라지면 어디를 가겠는가.
원래 방송을 할 때도 방종을 하면 심심하다고, 혹은 다시 서준보고 방송 열라고 태우의 방에 가서 폭동의 물결을 일으키던 게 서준의 시청자들이다.
이는 서준이 옛날부터 호스팅을 태우의 방에 하면서 시청자를 넘겨주던 일에서부터 버릇이 든 일이고,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고 하던가.
트수들은 온라인에서 하던 짓을 그대로 오프라인에서 했다.
그렇다.
태우의 부스에 계속해서 찾아간 거다.
서준이 거기 가면 나타날 거라 믿는 트수가 열 명 중 한 명만 있어도 태우의 부스에는 4천 명이 몰리는 거다.
폭동을 일으킬 준비가 된 4천 명이 말이다.
“4만 표는 서준아.”
“어.”
“과거 트스타에서는 하루에 나오던 숫자가 아니었어요.”
“나도 알아.”
“기껏해야 만 명에서 이만 명이었다고. 그런데 이제 초짜인 네가 첫날부터 4만 표? 돌아버린 거니?”
이렇게 서준을 책망하는 태우였지만 속내는 조금 달랐다.
그는 걱정하고 있었다.
‘진짜 4만 표가 나오면 어떡하지? 또 일 터질 것 같은데?’
태우에게 이 세상에서 허공답보도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게 서준이다.
그래.
허공답보도 가능한데 고작해야 4만 표 투표가 나오는 게 뭐 얼마나 어렵겠는가.
“확실히, 가장 잘한 부스니까 4만 표는 힘들겠네.”
“그래그래. 제발.”
“음?”
“아니야, 서준아. 네 할 일 하렴.”
태우는 고개를 돌리고 외쳤다.
“제발!”
“…….”
서준은 태우를 안쓰럽게 쳐다보다가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1분 뒤면 집계 결과가 나온다.
트스타 관련 게시글에서는 각 팬덤이 열심히 영업을 뛰고 있었다.
거대한 악이 있지만 그 거대한 악이 부스 운영에서 어긋나는 걸 보여주며 희망의 불씨는 끄지 못했기에.
“이제 보자.”
“10초 남았다 서준아. 4만 표 따위는 바라지 말라고.”
“알았다니까?”
“가자! 제발!”
“아까부터 무슨 제발이니.”
10초가 남았을 때 태우는 다시 한번 괴성을 질렀고.
5초가 남았을 때 제이의 새로고침 빈도수는 그 불안이 최고조로 오른 걸 보여주듯 16분의 1 박자였으며.
1초가 남았을 때 서준은 정확한 타이밍에 새로고침을 해서 가장 먼저 결과를 보았다.
그리고 결과를 본 서준이 입을 열었다.
“오.”
정확히 1초 뒤.
“민주주의 어디 갔어!”
10만 명은 족히 수용하는 행사장에 퍼져 서준조차 감탄한 높은 데시벨의 목소리가 뒤따랐다.
*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거지ㅋㅋㅋㅋㅋ]어드벤처에 기간제로 생긴 트스타 커뮤니티.
집계의 결과가 발표 난 직후 그곳에는 상반된 두 가지의 반응이 나왔다.
그 반응 중 하나는 의문이었다.
주로 어마어마한 갈고리, 즉 물음표를 도배하는 글이었다.
어이없는 결과를 목도하면 생기는 일이다.
주로 대단히 뛰어난 마술사 같은 사람이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문장이 상식을 뛰어넘는 태우 같은 이들이 이 물음표를 잘 수집해 갈고리 수집가라 불린다.
서준 또한 뛰어난 실력으로 갈고리 수집가 칭호를 딴 지 오래였는데.
보통 서준이 갈고리를 풍부한 바다에 그물을 던지듯 수집할 때는 보통 큰 파장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지금 그렇게 수집하고 있었다.
또 다른 하나는 웃는 반응이었다.
그 앞에 수식어 하나만 추가해 주면 된다.
의기양양하게.
많은 트수들이 전쟁에서 승리한 병사들처럼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투표의 결과 때문이었다.
[미친ㅋㅋㅋㅋㅋㅋ 4만 7천 표가 말이 되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캬!] [총 투표수 8만 표 중 4만 7천 표가 한 부스 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방장임ㅋㅋㅋㅋㅋ] [아니 말이 되냐고 얘들아. 안 그래???????????] [이건 아니지. 진짜 아니지.]서준의 부스가 최고의 부스라는 데에 투표를 한 인원이 4만 7천 명.
그것도 첫날에, 이는 당연하게도 역대급 기록이었다.
투표율 또한 마찬가지였다.
10만 명 중 투표를 한 사람이 8만 명이다.
이 정도로 사람들이 많은 투표를 한 날이 있던가.
당연히 이는 결속력이 끈끈한 집단이 추가됐으니 나오는 결과였고, 그 집단이 누구인지는 안 봐도 뻔했다.
그들도 알고 있으니 스스로 의기양양할 수밖에.
[검신단ㅋㅋㅋㅋ 그저 강력하다ㅋㅋㅋㅋㅋ] [그냥 내가 볼 때 방장한테 투표한 4만 명 정도가 방장 없었으면 트스타에 안 나올 놈들임]-이거 맞는 듯
-오프라인에서도 4만 명의 광신도를 끌고 다니는 남자ㅋㅋㅋ
└이게 첫날임 명심하셈
└공포다
-근데 진짜 팬들이 결집할 만했음
-오늘 이벤트 레전드였지
-원래는 팬들에게 가끔 수치심과 깊은 빡침을 주는 남자였는데 오늘만큼은 자부심을 줬다
└마지막 투표로 화룡정점까지
누군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나서기 시작할 때 서준의 팬들은 승리를 만끽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이 세계에는 4만 7천 명만 있는 건 아니었다.
나머지 3만 3천 명은?
그들은 결집되지 않았던 팬들이지만 공통의 적이 나타났다.
그 덕에 뭉쳤다.
명분도 있었다.
[님들. 근데 이건 아니지 않음? 진서준 부스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았는데?]트스타 1등의 보상이 커봤자 얼마나 크겠냐마는 행사 자체의 가치와 지속성이 훼손된다면 문제는 커진다.
그리고 이번 일은 그렇게 번져 나갈 수도 있는 문제였다.
-이러면 인기투표 되는 거 아니냐?
-공정하게 가야지 뭐 하는 거임
-대규모 스트리머가 팬 미팅 하면 그냥 1등 할 수 있는 거임? 더럽네
-이래도 되나 싶다
-다들 투표 잘하자
└ㅋㅋㅋㅋㅋㅋㅋ
명분은 확실했다.
서준의 이번 1위 사건은 트스타의 투표를 단순한 팬덤의 자존심 싸움으로 가게 해 지속성을 해칠 수 있다.
다만 반대쪽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반응 왜 이럼?]==
안티들 생겼나?
==
-솔직히 이번 방장 팬서비스나 어그로나 다른 부스는 그냥 씹어먹는데 팬덤빨 ㅇㅈㄹ
└ㄹㅇㅋㅋ
└굿즈 다 팔려서 굿즈 제작하고 다닌 거면 최고의 컨텐츠 아니냐
-얘들아. 암영보가 ㅈ으로 보이냐?
└솔직히 좀 그렇잖아
└그래서 암영보가 ㅈ으로 보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야마다 리세도 왔는데 이게 ㅈ으로 보이냐?
어찌 되었든 가장 많은 시청자에게 큰 영향을 준 것도 서준이란 사실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번 투표는 잘못될 수도 있다 쪽의 여론이 점차 많아졌다.
아무리 그래도 경쟁이 안 될 정도로 결집하는 게 너무 심했기에 그런 여론이 주류를 차지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뭐 하긴 해야 할 듯한데.]==
너무 압도적이잖아
위원회 일해라
==
운영 위원회에서도 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가장 아쉬운 건 서준의 부스에 통과한 사람이 한 명도 안 나왔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돌아갔으면 여론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지진 않았을 텐데.
물론.
“그냥 1등 하라 하죠? 위원회는 그래서 투표 1등 확정인 진서준이란 스트리머를 트스타에 유치한 거면 다냐라고 묻는데, 그게 다 아닙니까?”
“…….”
“솔직히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참가한 거 생각하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행사를 해칠 수 있는 건 맞지 않습니까.”
“어차피 저런 사람 또 안 나와요. 아니, 못 나와요.”
“이번만 예외로 두라고요?”
“네, 굳이 여기서 룰을 바꾸면 저격 패치를 하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게임사야 원래 저격 패치를 숨 쉬듯 하시니…….”
“그건 좀.”
“죄송합니다.”
답이 안 나오는 문제다.
어떤 선택을 내려도 옳고 어떤 선택을 내려도 틀릴 수 있다.
최선의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다행히도 그들이 연락하기 전에 장본인이 먼저 메시지를 전달해 줬다.
“어? 스트리밍 켰네요. 그런데 방제가…….”
“왜요?”
“저격 패치 바람이라고…….”
“어…….”
“음……. 저쪽에서 우리 회의하는 거 감청 중이었나?”
“일단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