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8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380화(380/431)
제380화
다트를 던질 때 가장 먼저 살펴볼 건 그립이다.
몇 개의 손가락으로 다트의 배럴을 잡냐에 따라서 종류와 장단점이 나뉜다.
배럴은 다트의 제일 끝부분인 바늘처럼 얇은 팁 바로 다음에 붙어 있는 부분을 말한다.
자신에게 맞는 다트의 그립을 찾은 뒤에는 자세를 배운다.
팔을 90도로 굽혀 타겟을 겨냥하고 손을 당겼다가 다트를 날린 뒤 팔을 그대로 내린다.
다트는 다른 스포츠가 그렇듯 정석적인 자세에서 본인에게 맞게 조금씩 조정해서 나가면 되는 스포츠다.
그런데.
서준이 처음 다트를 던지려는 순간 사람들은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웠다.
‘저건 무슨 그립법이고 자세야.’
다트의 맨 뒤쪽의 끝부분을 플라이트라 부른다.
날개 혹은 배의 돛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 부분을 검지로 받친 서준은 다트를 야구의 사이드암 투수처럼 지면에 수평하게 팔을 옆으로 휘둘렀다.
쉬이익!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야 할 다트는 일직선으로 그리고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가 다트판에 깊숙이 박혔다.
다트의 달인은 여기서 위화감을 느꼈어야 했다고 후에 자책했다.
-방장 힘 자랑하냐 ㅋㅋㅋㅋㅋ
-근데 방장이 힘이 쎈가? 기술 원툴 아닌가?
-확실한 건 또 이상한 짓 할 것 같음
여기서 위화감을 느끼고 그냥 도망쳐야 했다고.
결과를 보기 전에 핑계를 대고 떠나면 그래도 괜찮았을 테니까.
서준이 다음 다트도 사이드암 트수처럼 팔을 옆으로 휘둘러 날렸고, 다트는 첫 번째 다트에 박혔다. 정확히 꽂혔다.
쉬이익!
마찬가지로 빠르고 파괴력이 강력하기에 왜인지 단단하게 결속이 되었다는 안정감마저 준다.
-아니????ㅋㅋㅋㅋㅋ
-방장 시동 건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검서운 이야기지
서준은 동요하지 않고 다음 다트를 날렸다.
마찬가지로 같은 자세였다.
일직선으로 날아간 세 번째 다트는, 첫 번째로 박힌 다트에 꽂혔다.
네 번째도 다섯 번째 다트도 마찬가지였다.
첫 번째 다트에 마치 꽃이 펼쳐지듯 네 개의 다트가 박혔다.
다트의 달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열 번은 도전해야 운 좋게 한 번 성공할 만한 기예가 방금 네 번이나 연속해서 펼쳐졌다.
첫 번째 다트를 강력하게 날린 이유는 이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서였나.
-와….. 아니 뭐임?
-이게 훨씬 난이도 높은 거 맞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방장이지
‘나머지 다섯 개도 던질 셈인가?’
서준은 여섯 번째 다트를 쥐고 잠시 핸드폰을 확인했다.
“뭐 하는 거냐고요? 아 몸풀기요 몸풀기. 아, 아니다.”
고요하게 다트판을 담던 서준의 눈동자에 장난기가 감돌면서 눈꼬리가 휘어졌다.
“당가의 암기술. 제가 보여드린다고 했죠?”
그러곤 입에서 나온 문장은 당연하게도.
-개소리 또 시작이네ㅋㅋㅋㅋㅋ
-근데 이게 암기술 아니면 도대체 뭐임?ㅋㅋㅋ
-이 정도면 당가 할애비도 모셔오려 할 듯ㅋㅋㅋㅋ
-오늘부터 당가의 주 무기는 다트다!
-아니 무친놈아 몸풀기로 뭐 하는데 도대체 ㅋㅋㅋㅋ
서준은 채팅을 읽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 알려줘도 뭐라 하는 사람이 있네요. 하. 님들은 무공 배울 자격이 없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는 건 덤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나머지 더 쏴 보기나 해 봐라
-흠, 도대체 점심 때 니들 왜 싸움? 그냥 방장이 다 이기는데?
서준은 다시 평정심을 찾고 다트판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나머지 다섯 개의 다트를 쉬지 않고 날렸다.
쉬이익!
다섯 개 중 네 개는 첫 번째 다트에 박힌 2차 다트에 하나씩 꽂혔다.
그리고 마지막 다트는 마치 나팔꽃의 형상을 띈 다트 덩어리의 정중앙에 꽂았다.
그때 주변은 의외로 정적이 내려앉아 있었다.
서준은 고개를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다트의 달인과 흥미롭게 지켜보다가 위기감을 심각하게 느끼기 시작한 다른 선수들은 조용했고.
방주는 할 말을 못 찾겠는지 얼타고 있었으며.
만석인 관중들은 언제 호응해야 할지 몰라 일시 정지 상태였다.
한마디로 정적이다.
그러나, 팬들의 눈은 그래도 재미로 가득 차 있는 걸 본 서준은 만족스럽게 박수를 치면서 진행을 시작했다.
“아, 몸 다 풀었네요. 다트는 어렸을 때 한두 번 해 봐서 불안했는데 장인 분의 기술을 잘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 이제.”
방주에게 웃으며 신호를 주면서.
“시작하시죠.”
이윽고.
환호성이 들렸다.
* * *
아쉽게도 다트의 달인은 허허 웃으면서 기권을 했다.
서준이 보여준 기예를 따라 할 자신이 없었기에.
가면서 유쾌하게 한 마디를 남기면서 떠났는데 관객들을 비롯해 서준마저도 웃게 해 줬다.
“버근가?”
사실 유머를 친 게 아니라 진자 머쓱해 하면서 진심을 말한 것 같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 보면 진짜 버그 난 거 같음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 도대체 왜 스트리머 함?ㅋㅋㅋㅋㅋㅋ 진짜 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버근가 나왔습니다! 맞습니다. 아무리 봐도 버그 맞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누가 다트로 이런 꽃을 만드냐고요. 도대체 누가!”
방주는 카메라맨과 함께 다트판으로 가까이 가서 진행을 했다.
무대 위쪽에 있는 적당한 스크린에 다트가 자세히 보이기 시작한다.
“와. 무게 때문에 떨어질락 말락 하지만 진짜 강력하게, 그리고 절묘하게 다트들이 박혀서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이것까지 설마 계산한 것일까요, 서준 님?”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하지만 당가의 암기술에 우연은 없다는 것을 알려드리겠…….”
“아! 검섭습니다! 정말 검서워요.”
-이거 우연 아니네
-무게중심까지 전부 계산되어 있다는 건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 설마
-그냥 피지컬이 ㅈㄴ 쩌는 걸로 하자. 뇌지컬까지 ㅈㄴ 쩌는 거면 나 진지하게 닭살 돋으려 그래 ㅋㅋㅋㅋㅋㅋㅋ
“첫 번째 도전자를 완벽하게 물리친 서준 님이 이제 두 번째 도전자를 맞이합니다! 자 나와 주시죠!”
방주의 멘트와 함께 스태프들은 준비하고 있던 탁구대를 끌고 올라오고 뒤에서 지켜보던 프로 중 한 명이 무대로 다가왔다.
표정이 결연했다.
자꾸만 사라지는 자신감을 되찾으려는 시도 같게 느껴졌다.
“탁구 여신! 전 국가대표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현재는 탁구로 여러 가지 예술과 같은 묘기들을 보여주면서 방송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서미영 선수님입니다!”
환호성과 함께 채팅이 올라왔다.
탁구는 공에 스핀이 가장 많이 걸리는 스포츠 중 하나다.
묘기가 실제 경기에서도 계속해서 나오는 보는 재미가 있는 스포츠기도 하고.
서미영은 준비해 온 기술들을 시연하기 시작했다.
공에 자유자재로 스핀을 걸면서 전혀 나오기 힘들 것 같은 궤적들을 선보였다.
그리고.
서준은 그대로 한 번 만에 전부 성공했다.
“어……. 혹시 탁구 배우신 적이 있나요?”
“아니요.”
“아니…….”
“오늘 처음 해 보는데요? 확실히 공의 움직임이 되게 매력적이네요. 가볍고 회전이 잘 들어가니. 음, 이런 것도 되나?”
서준이 장난으로 시도해 본 공은 엄청난 회전이 걸리면서 엽기적인 궤도를 그렸고 관객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서미영 보고 반대로 한번 해 보라는 뜻이었다.
““보여줘! 보여줘! 보여줘! 보여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 왜 장인들 괴롭힘?
-나라를 빛내주신 서미영 선수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 이미지를 망치기만 한 방장은 사죄해라!ㅋㅋㅋㅋ
-솔직히 게임 강국 위상은 진짜 역대급으로 높여줬는데 한국인 이미지도 역대급으로 낮춰줌
서준이 역사서에 나온 이후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인은 뛰어난 실력을 위해 성격을 포기한 인종이라는 색이 강해졌다.
원래도 있긴 했다.
즐겁게 게임을 하는 외국 서버에서 매사에 이기기 위한 게임을 하는 한국인들이 양민 학살을 가끔씩 해 왔으니.
서준이 그 고정관념을 완벽하게 완성했을 뿐이다.
서미영은 서준이 보여줬던 스매싱을 결국 재현하게 됐다.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갔다.
그리고 실패했다.
세 번이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 미안한 표정 짓는 거 가증스럽다 ㅋㅋㅋㅋ
-왜 지가 장인들을 시험하고 있냐고ㅋㅋㅋㅋㅋㅋㅋ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검섭네
-드디어 실체를 봤고 역시 무서웠다
“수고하셨습니다.”
“네, 네……. 혹시 진짜로 탁구 안 배워 보셨…….”
“네. 스매싱만 지금 할 줄 아는 거고 아마 시합하면 제가 질 것 같아요. 한번 해 보실래요?”
“아, 아니요.”
서미영은 기겁을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조금 전 서준이 처음 스매싱을 할 때는 살짝 어색했다가 갑자기 장인이 되는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갔기 때문에.
분명 게임을 하다가 어느 순간 실점을 용납하지 않는 서준을 보게 될 것이다.
“여러분! 벌써 다섯 명 중 두 명의 도전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시간은 시작된 지 40분이 지난 상태였다.
“조금 전 승부가 치열하기도 했고 아직 시간은 남아 있는 관계로 잠시 휴식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다들 물 마시고 어서…….”
방주는 화장실도 갔다 오라고 말을 하려 했다.
하지만 서준이 중간에 멘트를 가로챘는데 그 내용이 가관이었다.
“커뮤니티 가서 글 쓰세요. 투표도 새로 하고.”
“예? 아? 아…….”
방주는 감탄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저 정도는 되어야 저런 위치에 올라가는구나.
역시 스트리머는 재능이자 천성이 중요하구나.
“자 그러면 지금부터 20분간 휴식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방주의 외침과 함께 서준과 남은 도전자들은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서준의 대기실은 분리되어 있어서 편안히 물을 마시며 핸드폰을 열었다.
“하하하.”
서준은 투표 결과를 보면서 웃었다.
[복서 vs 방장 투표나 다시 해 볼까?]==
(투표 시스템)
==
-이걸 왜 또 하냐ㅋㅋㅋㅋ 잔인한 새끼
-아까는 9%였는데 이제는 1%네ㅋㅋㅋㅋ
-이건 진짜 볼 것도 없어서
└한국인들은 챔피언을 무시한다
└백도율은 전 챔피언 아니냐?
└한국인들은 약간 상식이 부족한 것 같다.
└너는 한국인 아니고?
└아까 점심시간에도 계속 저쪽 편 들던 어그로꾼 아니냐 ㅋㅋㅋㅋㅋ 설마 한국인 거리는 것도 본인인 척 컨셉질 하는 거냐?
└ㄹㅇ 본인인 척 컨셉질 하는 거 귀엽네
-한국인들의 투표 수준에 경악을 금치 못 했다
└뭐 민주주의라도 배달해 주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인들 다들 잘 들어라. 나도 너네의 방장을 좋아하지만 복싱만큼은….
└장문충 컷!
└복싱 그거 더 리그보다 어려움? 카엘 5인궁보다 어려움?
└현실 권사 특) 검사한테 접근하다가 찔림
‘음.’
설마 진짜 본인인가?
특유의 번역체라는 게 존재한다.
그 상황에 맞는 말투를 선택하기보다 가장 기본적이고 무난한 평서형으로 그냥 번역을 하기 때문에 생기는 말투다.
당연히 유료 버전 중에는 그런 것들도 세세하게 변경해 주는 번역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귀찮아서 사용하지 않는다.
아무튼.
‘아니겠지.’
서준은 지금까지 방송에 나타났던 수많은 컨셉러들과 기상천외한 사칭범들을 생각하면서 이 정도는 약과라고 여겼다.
이후 계속해서 커뮤니티를 둘러봤고 여지없이 복서와 관련된 글이면 그 아이디가 나타나는 걸 확인했다.
그리고 그 아이디는 매번 여지없이 한국인들에게 조리돌림당했고.
서준은 인터넷의 재미에 심각하게 중독된 안타까운 인생이라 생각하며 휴식을 마쳤다.
그리고 무대 위로 올라왔을 때.
“왜 화 나 있지?”
서준은 씩씩거리며 분을 삭이고 있는 미국인을 보고 당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