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81)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381화(381/431)
제381화
“다음 순서는 세우는 데에 일가견이 있다는 도전자님이십니다!”
방주의 말과 함께 스태프는 필요한 물건들을 아래에서 들고 왔다.
병과 돌멩이 렌치 그리고 큰 사다리까지.
선 팀장이 달인의 요청을 받고 미리 준비를 한 물품들이었다.
만약, 서준이 1차 시험 영상을 안 봤다면 이런 물건들을 들고 와서 뭐 하는 짓인지 진지하게 고민을 했을 테지만.
-캬
-세우는 데에 일가견이 있다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뭐!
-아니 멋지다고ㅋㅋ
“자 시작하기에 앞서서 서준 님! 1차 시험 영상을 보셨습니까?”
“네.”
“그렇다면 혹시 사물의 무게중심을 찾는 데에 자신이 있으십니까?”
달인은 달인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아무나가 아니라 다수가 진지하게 도전해도 몇 시간이나 들러붙어야 하는 일을 한 번에 해낸다.
그들의 경지는 단순한 의지로 인한 연습량으로는 도달할 수 없기에.
정말 그 일을 사랑해서 전념해야 실력을 얻을 수 있기에.
달인이라 불린다.
야마다 리세 같이 누구나 감탄하는 뛰어난 재능이 있어야 몇백 번 도전해서 한 번 성공해 내는 일.
그런 일에 자신이 있냐고 방주가 묻는 거다.
하지만 답변하는 서준은.
“무게중심을 찾는 일이요? 몸풀기 한번 해 볼까요?”
이미 인외에 등극했다.
균형잡기의 달인으로 나온 사람이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움직였다.
아니, 세찬 수준이 아니었다.
다트에서 봤듯이 만약에 서준이 시작도 전에 더 대단한 걸 해낸다면?
증명해야 하는 건 서준이 아니라 그가 되어 버린다.
장인인 그의 입장에서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던 대참사이자 비극이었다.
“아 아쉽게도 도전자가 반대하시는군요. 서준 님 몸 푸는 건 자제 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진짜 방장이 나쁜 게 맞다
-그놈의 몸풀기 ㅋㅋㅋㅋㅋㅋㅋ
-도전자가 저렇게 대놓고 반대할 정도라니 ㅋㅋㅋㅋ
“아쉽군요.”
서준은 어깨를 한번 으쓱이고 말았다.
도전자는 가장 먼 자리에 앉아 있던 관중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쉰 뒤에 앞으로 나섰다.
서준은 그 너머에 앉아 있는 복싱 선수를 한 번 더 살폈는데, 그는 잘 안 보이게 손을 위치한 상태에서 핸드폰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었다.
분노가 어째서 점점 더 쌓이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혹시 사기당했나?
“자! 그러면 이제 증명을 시작해 봅시다! 달인 님 뭐부터 보여주실 건가요?”
“아, 우선은 가장 난이도가 쉬운 돌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만약 단순히 뾰족한 돌을 다른 돌 위에 세우는 일이라면 당연히 어려운 일이긴 하겠지만 리세가 막아섰을 것이다.
하지만 달인이 하는 일은 돌 위에 돌을 여러 개 세우는 것이었다.
그는 이 일로 중동 왕실의 눈에 들어 순회공연을 다닐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있었다.
달인은 한 개의 큰 돌 위에 세 개의 모양과 크기가 가지각색인 돌들을 세웠다.
환호가 들려왔고 서준도 옆에서 박수를 쳤다.
“대단하네요.”
“아, 서준 님 기준에서도 대단한 일인가요?”
단순히 무게중심을 찾는 감각뿐만 뛰어난 게 아니라 정확도와 속도도 뛰어났다.
“당연하죠. 30초도 안 걸렸죠, 방금? 음. 확실히 이런 분들도 있는데.”
“네!”
“그리고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 비일비재하는데…….”
“네!”
“역시 전생을 기억하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서준에게 상식적인 대답을 기대했던 방주는 0.001초 동안 실망을 했다.
자신에 대한 실망이다.
아직도 서준을 제대로 모른다는 그런 반성을 0.999초 동안 마친 그는 진행을 시작했다.
“하하하! 네, 뭐 그러시다는군요.”
방주는 ‘그럴 수도 있지’나 ‘역시 그랬군’, ‘방장은 정통무협이다’ 같은 채팅들을 보면서 속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러면 이제 한번 증명해 볼까요?”
“알겠습니다.”
서준은 달인이 세워놓은 돌탑 앞으로 가 돌을 하나씩 내려놓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여러분 저는 무게중심 같은 건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어? 왜죠?”
“그냥 봤던 그대로 다시 올려놓으면 되거든요.”
“방금 봤던 그 위치, 각도 그대로요?”
“네.”
그리고 3초 뒤.
조금 전과 정확히 똑같은 돌탑이 세워졌다.
“다음.”
* * *
무게중심을 잡는 일을 못 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냥 보여준 그대로 다시 하면 그게 달인이 선택한 가장 안정적인 형태일 텐데.
돌멩이 다음은 병과 렌치였다.
서준이 다음을 외친 이후로 식은땀을 자꾸만 닦던 달인은 이번에도 완벽하고 또 신비로운 형태를 선보였다.
중력에 무너지지 않는다.
사물과 사물이 서로를 완벽히 지탱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연스럽게 자아낸다.
중력의 작용을 눈으로 볼 수 있지 않는 이상 도저히 머리로는 받아들일 수가 없는 구조.
달인은 달인이었다.
서준은 박수를 치며 그 앞으로 가 아름다운 구조를 무너뜨렸다가.
5초 만에 다시 복구했다.
“다음.”
달인이 식은땀을 닦는 빈도수가 잦아졌다.
-아니ㅋㅋㅋㅋㅋㅋ
-이게 맞냐?ㅋㅋㅋㅋ
-다음 진짜 얄밉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 먼저 몸풀기 안 시켜준다고 설마 항의하나?ㅋㅋㅋㅋㅋ
-님 부스 살리러 온 소중한 도전자한테 왜 이러는데 ㅋㅋㅋㅋㅋ 이유가 뭔데 새끼야 ㅋㅋㅋㅋ
달인은 당황스러움 속에서도 평정을 잃지 않고 다음 구조물을 선보였다.
병과 렌치의 조합이 이전 단계였다면 지금은 오로지 병이다.
8개가 넘는 크고 작은 병들을 계속해서 만져 가면서 무게중심을 찾아내고 지탱하게 만든다.
병을 가지고 공연할 때는 언제나 긴장을 했던 달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다.
‘그냥 다 한 번에 성공만 해내고 자연스럽게 빠져야겠다.’
그 정도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도 해낸 뒤 정확히 15초 뒤 서준이 또 따라 했을 때 달인은 박수를 힘차게 쳤다.
그저 이 자리를 함께한 게 감동스러웠다.
기술에 대한 프라이드? 그런 건 저 사내 앞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자! 마지막은 사다리가 하나 남았군요.”
사다리의 형태는 대표적으로 A형과 H형이 존재한다.
A형은 옆에서 봤을 때 A자를 닮은 사다리로, 앞뒤에서 서로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사다리 자체만으로 매우 안정적인 주로 가정에서 사용되는 사다리다.
H형 사다리는 일자형 사다리인데 달인이 가져온 사다리는 바로 이 H형이었다.
일반적인 일자형 사다리는 아니다.
보통은 사다리를 벽에 기대고 사용하는 만큼 발과 각 단이 자유롭게 조정이 되는 데 반해, 이것은 그런 게 안 되는 나무 사다리였기 때문이다.
반대편에 벽이 없다면 절대 안 세워질 것 같은 사다리였다.
서준이 흥미를 가지고 사다리를 살피던 와중 방주가 갑작스러운 제안을 했다.
“서준 님! 이번에는 서준 님이 먼저 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서준이 보고 그대로 따라 한다고 스스로 밝혔으니 이번에는 먼저 보여달라는 거다.
원래 부스의 내용이 서준이 따라 하는 거였어도 일리 있는 말이었다.
서준은 긍정적인 여론을 확인한 뒤에 고개를 끄덕이고 사다리가 준비되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달인이 급변한 상황에 정신을 못 차리는 와중 서준은 사다리를 세운 뒤 올라갔다.
사다리의 발이 지면과 수평해지려면 사다리는 기울어져야 했고 기울어진 사다리가 넘어지지 않으려면 반대편에 벽이 필요했다.
그러니 이 사다리를 가져온 이유는 반대편에 벽 없이 사다리를 올라가라는 것이겠지.
서준은 사다리의 발판을 하나하나 올라갈 때마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과연 장인의 마지막 물품다웠다.
최후에는 자신의 균형을 잡아서 넘어질 것 같은 사다리를 올라타는 거라니.
마음속에서 존경심이 피어오른다.
그는 전생의 기억이 그저 주어졌으니까, 이럴 수 있는 거지만 저 장인은 평범한 사람이었지 않은가.
서준은 마침내 사다리의 마지막 칸까지 올라왔다.
손으로 위 발판을 더 이상 잡을 수는 없었고 그래서 사다리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서준은 마치 장대 위에 서서 균형을 잡고 있는 사람과 같았다.
그럼에도.
-왜 이렇게 평온함ㅋㅋㅋㅋㅋ
-와 대단하네
-이건 곡예 같음
-근데 저렇게 받침 없는 사다리를 균형 계속 잡아가면서 올라가는 게 가능한 거 맞음?
서준은 평온하게 다시 내려와 사다리를 바닥에 약하게 내려놓았다.
“확실히 난이도가 어렵습니다. 대단하시네요.”
존경을 담고 말했다.
사물의 균형을 잡는 것을 넘어서 자신까지 잡는 건 진정한 달인이라 부를 만하다.
아닌 사람은 없겠지만.
그리고 달인을 바라봤는데.
“음…….”
“왜요?”
“아니…….”
“……?”
“그 서준 님.”
“네.”
“저는 사다리에 사람이 매달려 있는 상태에서 세우는 걸 하려고 했지, 스스로 균형을 잡아가며 사다리를 올라가는 미친 짓을……. 아, 죄송합니다. 아무튼 그런……. 네. 전 못 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만 가 보겠습니다.”
달인은 떨떠름한 표정과 함께 양손으로 따봉을 서준에게 날리면서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방장아 그만 괴롭히라고 진짜 ㅋㅋㅋㅋㅋ
-개 나쁜 새끼 ㅋㅋㅋㅋㅋㅋ
-검서운 이야기 풍년이네 진짜 아 ㅋㅋㅋ
-방주 이 새끼도 이럴 걸 알고 먼저 시킨 거임ㅋㅋㅋ 와 진짜 둘 다 최악이다 ㅋㅋㅋㅋㅋㅋ
서준은 당황한 채로 방주를 바라봤다.
한편, 서준이 사다리로 갔을 때 자신이 사다리에 매달리는 역할을 하려 했다가, 바로 올라가기 시작한 서준을 말리지 못 한 방주는 자책을 하고 있었다.
서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결론을 내렸다.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군.’
* * *
최한결은 그들과 주먹을 맞댄 뒤 퇴장하고 있는 균형잡기의 스페셜리스트의 뒷모습을 보면서 씁쓸하다는 감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는 몸을 반대편으로 돌렸다.
쏟아지는 환호 속에서 여유롭게 다음 도전자를 기다리는 마왕 같은 존재가 서 있었다.
퇴장하는 도전자와 간단히 지켜낸 챔피언.
“이봐 한결.”
“응?”
“걱정 마라.”
“왜?”
“내가 지금까지 내려간 모든 동료들의 복수를 해 주겠어. 저 자식에게.”
“잠시만.”
“응?”
“저 자식이라니. 너도 서준 님의 팬이라며.”
“아, 맞다.”
“머리 좀 식혀. 핸드폰 좀 이제 그만 보고. 저 스트리머는 우리의 적이 아니야.”
그들한테 도발한 것도 아니고 오라고 하지도 않았다.
“…….”
“우리가 도전한 입장이지.”
최한결은 젊은 날의 혈기가 넘치는 외국인 복서를 향해 귀엽다는 듯 웃으면서 무대로 나갔다.
그리고 손놀림만으로 가능한 CD를 사라지게 했다가 다시 나타나게 했다가 복사도 하는 마술을 선보였는데.
이를 옆에서 보고 방법을 눈치챈 서준이 그대로 따라 하게 되면서 싱겁게 퇴치당한 최한결은.
“이봐, 복수를 부탁한다.”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복서는 잠시 어이없다는 듯 최한결의 뒷모습을 바라봤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두 눈에 불을 지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