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84)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384화(384/431)
제384화
협을 위하여는 무협 풍 게임 중에서는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꼽히는 무비 소프트의 대표작 중 하나다.
비무나 점령전 그리고 전장을 비롯한 많은 게임 모드를 가지고 있는, 협을 위하여는 이번 부스의 컨텐츠로 나왔는데.
그 책임자인 김 피디는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약을 매 끼니마다 꼬박꼬박 챙겨 먹고 있었다.
“에휴.”
그가 맡은 일은 부스를 성공시키는 일이다. 그런데 서준으로 인해서 사람이 급감했으니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가 없다.
물론, 이브 파이모 눈에는 김 피디는 충분히 잘 버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가 덮쳤는데 그걸 대비하지 못했다고 일을 못한다는 평가를 내리는 사장은 아니었다.
그게 자연재해가 아니라고 받아들이는 멍청한 사장도 아니었고.
하지만, 김 피디 입장에서는 큰 위기였다.
그래서 저녁에 계속해서 서준에 대해서 들은 게 없냐고 물었던 스트리머 제이에게 새벽에 또 3시에 전화가 와도 짜증보다는.
“차라리 위에서 뭐라도 했음 좋겠다. 아.”
제이가 들으면 기겁할 생각만 그저 머릿속에서 부유할 뿐이었다.
“분명 내가 알기로는 다른 팀에서 그 스트리머를 신작으로 스폰할지 말지에 대한 회의가 여러 번 열렸다고 들었는데.”
그 일이 지금 와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그의 부스가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
“차라리 들었을 때 바로 그 스트리머의 대기실로 달려갔다면……. 에라이 말도 안 되지.”
만약의 만약을 가정하며 또한 반성하며 김 피디는 침대에 누웠다.
조금이라도 더 눈을 붙이기 위해서.
서준의 파급력이 이렇게나 클 줄은 몰랐다.
부스의 화제성은 고사하고 대기 줄이라도 있어서 여전히 잘 나가는 척을 하기 위해선, 내일도 달려야 한다.
방법을 강구해야 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아아, 진정한 스트리머 중의 스트리머 서준 님이시여.’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순간 그 기회를 기회라 알지 못하고 조소한 무지의 죄.
뒤늦게 깨달았으면 바로 대기실이든 사장실이든 달려갔어야 했는데, 추하게 음해와 공작질을 한 죄.
누운 자리가 불편하고 속이 쓰렸다.
몸은 피곤해 죽겠는데 정신은 말똥말똥한 상황 속.
메일이 왔다.
“아…….”
지금 같은 바쁜 시기에는 새벽에 온 메일이라도 일단 들었으면 바로 확인해야 하는 법이었고, 김 피디는 이런 결정을 내리길 잘했다고 내용을 본 순간 스스로를 칭찬했다.
“은총……. 은총이! 단 하루만이라도!”
속이 편안해졌다.
* * *
3일 차.
서준은 전날처럼 아침 일찍 찾아온 이들을 맞이했다.
아침에 일찍 오면 서준을 볼 수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걸 알게 됐기에 교통체증은 전날보다 더 심해졌지만, 다행히 사고는 없었다.
그리고 오전 시간.
서준의 부스에는 도전자가 찾아오지 않았다.
일반 트수들 말고 밖에서는 인간을 넘어섰다는 소리를 듣는 경지에 오른 도전자를 말하는 거다.
다른 트수들은 대부분 1차에서 리세의 맑은 눈에 가로막혔다.
그러는 와중에도 카엘과 천마의 논쟁은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서준은 신기하게 여겼다.
사람들도.
-ㅋㅋㅋㅋ 진짜 독하다 독해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나?
-유명한 코스어들 다 방송하면서 계속 나오는 중임
코스어는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인데, 코스튬 플레이어의 줄임말이다.
그리고 이번 트스타는 서준을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서준의 부스를 찾는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명단을 작성해서 자신이 응원하는 복장을 서준이 입게 하기 위해서.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는 축제다.
무엇을 봐도, 어디를 가도 좋다.
“그래서 오늘 방장 못 봄?”
“굿즈 사는 곳에서 지금 광고 끝나고 있다는데.”
“오늘은 안 사라지나.”
암영보 이벤트를 말하는 것이었다.
“오후에 뭐 하려고 그러는 거지?”
“뭐라도 하겠지, 그나저나 슬슬 우리도 대형 부스나 가 볼까?”
인디 게임 부스의 단점은 스토리다.
그 부스에서 진행하는 컨텐츠에 대해 다 같이 공유하는 경험과 지식이 없기에 공감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공감이 일어나지 않으면 재미가 떨어지고 사람은 줄어든다.
사람이 줄어드니 더욱더 그 부스는 마이너해진다.
악순환이다.
이를 서준의 행동이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과 함께 끊어내고 선순환을 일으켰지만 그럼에도 대형 게임사는 인지도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에.
“무비 소프트에서 하는 게 뭔지 아냐?”
“협을 위하여라는데?”
“아, 그거? 무공 가지고 노는 게임? 거기서 뭐 한데?”
조금의 정보가 주어져도 맥락을 파악하고 흥미를 느낀다.
이것이 그들이 쌓은 진정한 저력이고 인디 게임사가 절대 그들이 가진 화제성을 넘보지 못하는 이유였다.
그런 화제성을 그저 압도적으로 찍어 누르고 마음대로 주무르는 서준이 그저 진정한 천마였을 뿐.
“오, 협을 위하여 스트리머가 어디 보자. 제이? 가끔 하던 것 같던데. 도깨비는 챌린저 스트리머지만 무공도 잘 아는가 싶고.”
무비 소프트의 부스에는 총 네 명의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제이, 도깨비, 그리고 다른 대기업에 준하는 스트리머 한 명과 스트리머는 아니지만 초대객 천살성도 있었다.
“그래서 뭐 하고 있는데? 가면 뭐 할 수 있는데?”
협을 위하여 부스.
그곳에서 스트리머들은 시청자와 함께 여러 가지 컨텐츠를 진행 중이었다.
가장 먼저 비무.
여러 명이서 함께 온 사람들은 각자 스트리머와 함께 2 대 2 대 2 또는 2 대 2의 3판 2선승제의 비무 모드를 즐긴다.
“오, 나랑 붙을래?”
“이거 부스 한정으로 티어가 낮으면 자동으로 보정이 들어간다는데? 스트리머들끼리도 그렇고.”
“그니까 나랑 붙자고.”
일행이 아니더라도 원하면 다른 참가자와 함께 비무를 즐기는 게 가능하다.
모두가 원하는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대기 시스템을 짜 놨기 때문에.
비무가 아닌 다른 컨텐츠 또한 존재한다.
레이드.
“누구를 레이드 하는데? 설마 방장? 진정한 천마? 와. 그러면 무조건 간다.”
“방장은 아니야. 방장이었으면 애초에 자기 부스를 안 차렸겠지.”
“으음.”
“전대 대종사라는데 이게 누군지 아냐?”
“아, 그 방송에 나온 대종사라는 칭호는 아는데, 전대 대종사?”
대종사.
마교를 소속으로 정할 때 NPC 백위강에게 무공 시연을 선보여 얻을 수 있는 칭호 중 오로지 단 한 사람밖에 얻지 못하는 칭호다.
“전대 대종사가 방장 이전에 대종사를 얻은 유저를 말하는 건가?”
“응. 그 유저가 직접 참가하지는 못하고 AI로 참가했대.”
“누군지는 안 밝혀졌나?”
“한 대도 안 맞고 그 전대 대종사를 이기면 정체가 밝혀질 거라는데? 하하.”
“방장 불러!”
“방장 없어, 새끼야.”
그렇다.
협을 위하여 부스를 찾은 사람들은 다른 파티와 비무를 하지 않고 전대 대종사의 AI를 잡을 수도 있었다.
또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반백 개나 배치된 캡슐에 우선 접속해 대기 중인 이들은 다 같이 모여서 백위강에게 도전을 하고 떠들 수 있다.
부스의 캡슐과 연결된 서버에서는 대종사 칭호의 기준이 서준이 따기 직전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한다.
서준은 가장 완벽한 무공 시연자라고 게임사가 판단했을 확률이 높다고 사람들은 떠들었다.
그렇게 두 트수가 협을 위하여 부스로 다가가며 떠들던 와중 마침 큰 소리가 들려왔다.
[오오 전대 대종사에 도전하겠다는 참가자가 나타났습니다!]“저게 누군가가 레이드를 신청했단 얘기인가?”
“응, 그런가 봐.”
“재밌게 노네.”
“우리도 할래?”
“아니, 방장 보러 가자. 아니, 도대체 오후에는 뭘 하려고 파업을 하는데!”
“그러게.”
이렇게 트스타 3일 차의 오전이 끝나갔다.
* * *
“오늘도 클리어한 사람이 없군.”
열심히 훈련을 마치고 잠시 캡슐에서 나온 백도율은 흐뭇하게 협을 위하여 커뮤니티에 들어갔다.
협을 위하여 커뮤니티에서는 현재 트스타에서 벌어지는 행사에 대한 얘기가 계속해서 한창이었다.
[방장은 천마가 맞다] [현재 3일 차 점심시간 시작. 레이드 클리어 한 사람은 없다!] [진정한 천마는 오직 한 분뿐이니 아아…… 천마재림 만마앙복!] [天魔再臨 萬魔仰伏! 天魔再臨 萬魔仰伏! 天魔再臨 萬魔仰伏!] [전대 대종사가 천마라고 하는 새끼들은 누구냐. 진정한 천마는 현 대종사밖에 없는데] [마교 새끼들 주기적으로 발작 일으키는 거 진짜 개 웃기면 개추 ㅋㅋㅋ]==
이 새끼들은 맨날 발작 일으켜서 게시판 도배함
근데 그게 방장이라 다들 넘어감 ㅋㅋㅋㅋㅋㅋㅋ
아오!
협벤이 도대체 왜 이따위가 된 거냐ㅋㅋㅋ
협은 어디 갔냐!!!!
아 물론 처음부터 없긴 했지만
==
백도율은 정정했다.
솔직히 트스타에서 벌어지는 행사에 대한 게시글은 끊어지지는 않았지만, 게시판의 대부분은 서준에 대한 얘기뿐이긴 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계속해서 화제가 이어지고 있단 말이지.”
아무런 의미 없는 서준 찬양 글이 30 추천 글에 즐비하지만 이제 협벤에서는 이게 일상이라고 한다.
유저들은 자동으로 이를 뇌에서 걸러버리는 필터 능력을 장착하게 된 지 오래다.
백도율이 파악한 바로는 그랬다.
“꺾이지 않는다. 비록 여기서마저 내 관심을 빼앗기고 있지만!”
백도율.
그는 천마라는 닉네임을 사용했으며 서준을 제외하고 대종사의 칭호를 얻은 유일한 인간이다.
그런 만큼 이번에 협을 위하여 부스에서는 그를 섭외하려 했다.
처음에는 그도 직접 나가도 보고 서준과 붙어 보려 했지만, 맨 대 게이머로 인해 일정이 빡빡해졌고.
서준에게 질리도록 패배한 만큼 아직은 도전할 때가 아니라 판단해 AI 데이터의 사용만 허가해 주는 형태로 계약이 끝났다.
초대 대종사.
그리고 진정한 천마(닉네임 한정).
“협을 위하여는 애정이 깊은 게임이니까.”
[그래서 전대 대종사 이 새끼 누구임? ㅈㄴ 잘함. 닉네임도 천마고.] [과거의 방장 아니냐?] [저거 정체 어떻게 밝히지 ㅋㅋ 정체 밝히는 조건 건 거 보면 분명 유명인인데]“누가 내 정체를 밝혀줬으면 좋겠군.”
백도율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진짜로 정체를 밝힐 거였으면 한 대도 안 맞고 그의 AI를 이기는 조건을 게임사에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일종의 인성질이다.
그래.
서준이 자주 하는 그런 인성질.
[방장 불러!] [제발 와줘!] [아아 또 진정한 천마를 숭배해야 해!] [또 숭배 시작이냐 아오ㅋㅋㅋㅋㅋㅋ 조금만 떡밥 돌아가려 하면 ㅋㅋㅋㅋㅋ] [그래서 방장 어디 감?]“또 얘기가 빠지는……. 아무튼 다시 훈련하러 가야겠네. 오늘 점심부터 진전이 없으니 함께하자고 부스 서버에 랭커 유저들도 들어올 수 있게 한다고 했나?”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일은 없을 거라며 백도율은 훈련을 위해 캡슐에 다시 들어갔다.
만약 백도율이 이때 조금만 더 서준에 대한 글에 관심을 두고 읽었다면, 괜스레 생기는 불안감에 제대로 훈련을 못 했을 터였지만 다행히 보지 못했고.
점심시간 동안.
아침에 신청을 통해 선별된 수많은 랭커들보다 조금 앞서서.
가면을 쓴 서준이 협을 위하여 부스 서버에 들어갔다.
마교도들도 모르는 사이, 진정한 천마가 재림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