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395)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395화(395/431)
제395화
2라운드에서 패배를 한 뒤, 이동수와 백도율은 빠른 피드백을 반영하며 전략을 구상했다.
당연히 서준이 천마신공을 사용했을 때를 대비한 구상이었다.
그 외의 특성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여기서 서준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절대 성능이 더 좋은 흡성대법을 들고 오지는 않지 않겠는가.
이 추측은 그들이 알고 있는 서준의 자존심에서 기인한다.
물론 처음 들고 오는 특성을 할 수도 있지만 이건.
-그건 절대 예측 불가능한 것 같아요.
-무슨 짓을 할지 말이지?
-네. 그 형이니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니 천마신공으로 상정하고 전략을 짰다.
일단 백도율은 더 이상 천마신공을 선택하지 않았다.
서준의 새로운 기술, 그것을 경계하는 것이기도 했고 서준이 또 어떤 변칙적인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확실히 대비할 자신이 없어졌기에.
-예전이었다면 대비를 할 수 있을 거라 여겼겠지만 이제는 달라.
-방금 알았어요?
-그래 인정한다. 나는 대처를 또 못 할지도 몰라.
그렇기에 천마신공은 제외.
다른 특성들 중 무엇을 선택할지가 남았는데.
-어차피 파괴력은 녹림인 네가 높지. 그렇다면 나는 극단적으로 지속성을 높인다면? 그 사람을 방해하고 너를 돕는다면?
-서포팅 하게요?
-어차피 유리 몸 특성을 들고 온다면 이렇게 공격력을 낮춰도 유효타를 넣을 수가 있지.
흡성대법의 지속성을 더 강화한다.
탱킹도 가능하기에 운신의 폭이 자유로워진다.
대 서준용 비책.
-제대로 서포팅 하실 수 있겠어요?
-응.
그렇게 백도율의 특성과 전략이 결정되었다.
1 대 1.
하지만 첫 번째 싸움도 고의적으로 패배를 한 것이라면 이미 패배한 싸움.
그들은 마지막 남은 기회에 전력을 쏟아붓기로 했고.
지금 이 순간.
백도율의 검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 * *
“이왕 이렇게 된 거 당신을 상대로 이겼단 타이틀이라도 가지고 가겠습니다!”
백도율이 달려든다.
경공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급습이 아니라 싸움의 개시다.
‘역시, 여전히 평정심을 잃지 않았어.’
이동수가 백도율의 뒤가 아닌 살짝 돌아서 서준에게 접근한다.
‘앞과 옆에서 덮치려고?’
이 포지션은 양옆에서 싸우는 것보다 서로가 서로를 커버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서로를 도와주거나 말거나 보통은 양옆이나 앞뒤로 자리를 잡고 싸우는 게 좋긴 하다.
앞뒤로 들어오는 공격은 그 자체만으로 상대방의 모든 주의를 뺏을 수가 있다.
하지만 상대는 서준이었고 이미 1라운드에서 그게 안 된다는 걸 파악한 두 프로는.
캉!
서로를 도와주는 선택을 내렸다.
보다 정확히는.
‘공격은 이동수가, 보조는 백도율인가?’
백도율의 검을 받아냈다.
시작부터 페인트를 섞고 이동수가 들어올 길을 열어준다.
서준의 공격 속도는 느리다.
그러니 웬만하면 피하는 게 최선의 선택지다.
그럼에도 백도율과 검을 맞대자 백도율이 예상외라는 눈빛을 보냈다.
이동수는 틈을 놓치지 않는다.
둘의 연계를 모두 받아치는 건 불가능하다.
이제부터 저 두 프로 게이머는 서준의 빈 공간을 물어뜯기 위해서 사정없이 몰아칠 것이다.
‘버텨?’
특히나 백도율의 특성은 흡성대법.
그가 버티면 결국 이긴다.
서준은 백도율이 패시브 때문에 죽고 이동수가 1 대 1이 됐을 때 둔검이라는 이유로 기권을 할지 안 할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캉!
이동수의 검을 또 한 번 느린 공격 속도로 막아낸 서준이 백도율의 검을 오른쪽 어깨를 뒤로 빼며 피해냈다.
“다 쳐낼 수 없을 겁니다!”
알고 있었다.
캉!
패링 또한 힘들다.
이 둘은.
캉!
서준의 검이 가장 먼 끝에서 끝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게 공격하고 있었다.
이를 무슨 검이라 해야 할까.
‘전생에서는 이런 싸움이 절대 안 펼쳐졌었지.’
이게 게임의 재밌는 점이다.
이들은, 이런 상황의 적응에 있어서 어쩌면 전생의 고수들보다 더 뛰어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흥이 오르는구나.”
원래 고인물이 훌륭한 새싹을 발견하면 흥분하는 법.
흥분한다고 하니 너무 변태 같은가.
하지만 그런 게 고인물이고 서준은 검술에 있어서만큼은.
-ㅋㅋㅋㅋㅋㅋㅋ 뜬금없이 또 천마 말투가 튀어나오네
-방장 흥분했나 봄ㅋㅋㅋㅋ
-백도율은 백도율인가!
가장 고여 있었다.
“조금만 더 버텨보고 공격해 보도록 하지.”
“공격을 할 수 없을 거라고요! 형님!”
* * *
백도율.
그는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일단 대부분의 리그를 보는 팬의 입장에서 백도율은 호감 그 자체였다.
그에게는 서사가 있기 때문이다.
백도율은 데뷔 초부터 신하연을 뛰어넘고 싶다고 말하고 다녔다.
그 덕분에 건방지다고 안티 팬덤이 생기기도 하고 방송을 가끔 켰을 때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꿋꿋하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계속해서 밝혔다.
그리고 보여줬다.
성실히 연습하고 자신이 진심이라는 것을.
그는 더 리그의 세계대회에서 준결승전에서 신하연에게 가로막혔을 때 눈물을 흘렸고.
그다음 승리했을 때 사람들은 박수를 보냈다.
결국 승리했다.
그런데 그는 거기서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승리에 취하지 않은 모습까지 보여줬다.
호감.
신하연 팬덤도 이제는 누구보다 신하연을 인정하는 백도율을 호감으로 받아들였다.
그냥 신하연에 미친놈.
그리고 그렇게 미친 만큼 세상의 정상에 발을 디딘 최고의 게이머.
그게 백도율이었다.
그렇기에.
[살벌하게도 몰아치네] [이거 못 이기는 거 아니냐?] [해설이 필요하다…] [방주방 방장 나왔다는 소식에 해설하는 중]“백도율 선수가 정말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무런 부정도 없이 미친 듯이 몰아치고 있어요!”
잠옷 바람인 방주가 외친다.
그는 오전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서 자고 있었다.
그런데 재난 상황이라도 찾아온 듯 핸드폰이 울려서 깼고 바로 방송을 켠 것이다.
상황은 파악했다.
이제는 해설하는 일뿐.
“둔검은 어떤 검이길래 둔검둔검 하냐고요? 보면 압니다!”
이걸 아직도 안 봤네.
그때 연승 레전드인데.
방주는 인생 절반 손해 본 시청자에게 동정의 눈빛을 보낸 뒤에 다음 채팅을 읽었다.
여전히 싸움 중이지만, 서준은 받아치고 둘은 공격을 하는 상황이다.
패링이나 다른 변수는 개입하지 않고 있었다.
한 수 한 수에 어떤 묘리들이 들어가 있는지는 지금 해설할 수가 없었다.
“둔검이 펼쳐지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하냐고요? 음, 쉽게 말해 전장을 지배해야 합니다. 주도해야 해요.”
둔검이란 상대에게 선택을 종용하는 검이다.
“보다 정확히는 상대의 선택을, 움직임을, 모든 요소를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야 느린 검으로도 공격을 성공해 낼 수 있겠죠? 그게 둔검입니다!”
둔검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지 않다.
완전히 느린 정지 상태의 검도 아니고 둔하기만 할 뿐인 느린 검이 무슨 매력이 있겠는가.
“만약 전장에서 이러한 둔검이 펼쳐진다면……. 이는 검의 신만이 닿을 수 있는 경지를 인간의 몸으로 펼친 것이기 때문에…….”
황홀한 매력이 있는 것이다.
불가능에 도달한 경지.
그것이 둔검.
-캬!
-아니 이걸 방장은 했었다는 거임?
-말도 안 되네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이번에도 펼쳐질 수 있을 거라 봄?
“이번에도 둔검이 펼쳐질 수 있냐고요? 일단 정말 백도율 선수와 이동수 선수라면…….”
아닐 확률은 낮긴 하다.
서준이 말했고 둘이 부정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 사칭으로 누군가가 장난질을 하는 거라면 구단의 프런트에서 가장 먼저 아니라고 발표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둔검이 2 대 1 상황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울 텐데, 이동수 선수하고 백도율 선수를 상대로 펼쳐진다면…….”
방주의 머릿속에 둔검이 펼쳐지는 이미지가 빠르게 스쳐 갔다.
그가 이때 느낀 건 실제로 벌어졌을 때의 전율의 편린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조금이라도 그 둔검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아는 이들은, 그리고 방주 그보다 더 높은 식견을 가진 이들은 도대체 얼마나 전율할지.
방주는 그 사실을 깨닫고 양팔을 쓸었다.
‘설마 되겠냐마는…….’
도대체 저 인간은 어떤 인간인가.
* * *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건 실력이 뛰어난 게이머라면, 그리고 뛰어나지 않더라도 연습만 하면 할 수 있다.
적어도 2 대 1에서 상대방의 수준이 비슷하다면 말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서준의 검을 끝에서 끝으로 이동하게 만들면서 몰아치는 건, 이 둘밖에 못 하리라.
수준 차이도 있지 않은가.
훌륭한 호흡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설계를 해야 한다.
앞으로 있을 수십 번의 합을 모두 그의 뜻대로.
서준은 본능에 몸을 맡기며 정신세계 안에서 눈을 감았다.
방법을 찾는다.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가 아니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대로만 가!”
“시간은요?”
“아직 넉넉해!”
넉넉한가?
그렇다.
넉넉하다.
하지만 서준의 체력은 아직 깎인 적이 없다.
마냥 여유롭지는 않다는 거다.
그럼에도 둘은 흔들리지 않았다.
조급해지는 순간, 서준이 파고들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알고 있는 걸 실천하는 능력도 최고봉이고.
오로지 둘만이기에 더욱더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역사서에서는 오히려 사람들이 많아서 방향을 못 잡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고.
“이대로만 가자!”
“나이스 커버!”
연계 속에서 서준의 검이 날카롭게 틈을 파고들지만, 그것조차 허용 범위였기에 틈을 보였다는 듯 백도율이 옆에서 끼어들며 막아낸다.
이동수는 공격을 준비 중에 있었다.
그리고 서준에게 공격이 왔을 때에도 준비 중이던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백도율을 믿은 것이다.
백도율은 막은 그대로 서준을 잡아끌었고 이동수는 그대로 공격을 마무리했다.
촤악!
서준의 몸이 베였다.
녹림이다.
거기에 들어간 힘과 내공이 높다.
무조건 피해야 하는데 피할 수 없었고 서준의 체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어우
-이건 좀 크다 ㄷ
-이대로 계속 밀리는 거 아님?
-백도율이 맞는 것 같네 역시 잘하고
-방주왈) 여기서 둔검을 성공시키면 진짜 신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60%]그 순간, 이동수는 일말의 방심 없이 차근차근 쌓아 올려 성공해 낸 공격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고 경보음이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매우 미약했다.
기분 탓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정도로.
그러나 그는 전신의 모든 감각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그걸 들었기 때문에.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원인을 쫓았다.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찰나의 순간.
그가 인지하는 풍경 속 시선이 서준에게 닿았을 때, 이동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서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고, 서준이 왼발을 앞으로 내디뎠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