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402)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402화(402/431)
제402화
운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런 운이 없는 서준은 한숨을 내쉬며 다음 방을 선택했다.
첫 번째도 들어가서 왼쪽을 선택했고 두 번째도 들어가서 왼쪽 문을 선택했다.
이번에도 왼쪽이다.
[나뭇가지 +1]무기는 강화될수록 강력해진다.
기본 데미지가 올라가고 특별한 능력이나 효과들이 생긴다.
하지만 쓰레기 등급은 부가 효과가 없다. 등급이 없는 회색 무기를 말하는 것이다.
나뭇가지는 사실상 무기가 아니라 잡템 취급이라는 말도 있다.
데미지는 있을지 몰라도 게임사가 그렇게 취급하기에 그런 말이 나온 것인데.
시작부터 일반 등급의 무기를 주는데 굳이 그 이하 등급의 요소를 게임에 왜 넣었겠는가.
발암 요소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성공만 있는 게임은 또 재미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쓰레기 등급이다.
-회색은 스테이지 1에서만 나오지만 그래도 개 빡치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선물방에서 회색 나올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던데 방장은 이걸 벌써 두 번 떴네
-호흡곤란 안 옴?
서준은 세 번째 방으로 이동하며 답했다.
“괜찮아요, 여러분.”
그럴 수 있다.
-근츤으요 요르븐ㅋㅋㅋㅋㅋ
-이 꽉 깨물었다
-놀려! 지금이 기회다!
물론 아쉽게 된 건 맞았다.
파란색, 즉 희귀 무기가 한 번만 떴어도 더 수월해질 수 있으니.
운이 좋게 희귀 무기를 1강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다음 스테이지까지도 매우 빠르게 스킵을 하며 포석을 쌓는 게 가능도 했다.
희귀 무기는 단순히 1강만으로도 검기를 날리는 게 가능해진다.
이것이 부가 효과의 힘이다.
“결국 이 게임은 랜덤하게 나오는 아이템을 얼마나 잘 조합해서 짜 맞추느냐……. 어?”
또 선물방이 나타났다.
* * *
3연속 선물방이 나오는 게 이상한 확률은 아니다.
어차피 인생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건은 따지고 보면 극악의 확률이다.
사람이 태어날 확률은 3억분의 1인데 먼 과거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조상들이 태어나서 자신이 이 시대에 태어날 확률은 도대체 얼마겠는가.
그렇게 확률이 낮아도 결국 우리가 태어나는 사건은 일어났다.
그에 비하면 3연속 선물방이 뜰 확률은 도대체 얼마나 클까 싶었다.
다만 여기서 또 회색이 뜬다면 주작 아닐까?
“제발.”
서준이 다가가면서 무표정하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진심은 담겨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의 제발이 나왔다!
-운은 어떻게 못 하겠지 방장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역대급으로 개 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 나와도 그렇게까지 나쁜 건 아님!!!
제단에 다가가던 서준이 채팅을 읽고 미간을 찌푸렸다.
“제발이라 한 거 그냥 여러분 웃으라고 한 거예요.”
‘늬예늬예’, ‘그러시겠죠’ 같은 채팅이 올라왔고 서준은 이 주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제단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보시죠.”
그리고 제단이 빛나기 시작했다.
“음, 이런.”
회색빛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이 이게 좋은 거여 나쁜 거여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전투 한 번도 안 했는데 왜 이러짘ㅋㅋㅋㅋㅋㅋ
-와 2강!ㅋㅋㅋㅋㅋㅋ
[나뭇가지 +2] [목장갑] [조금 많이 긴 나뭇가지]서준은 허허 웃었다.
“운이 참.”
2강 무기.
일단 초반에 2강 무기를 가지게 된 것 자체는 운이 매우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앞서 선택한 무기와 계열이 같은 무기가 안 뜰 확률도 꽤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게 나뭇가지라는 점이다.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 중에서 가장 나쁜 사람.
혹은 운이 나쁜 사람 중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서준을 놀리기 시작했다.
괜찮다.
흔들리지 않는다.
서준은 프로 스트리머니까.
다음 방은 정면이다.
서준은 석문을 넘어가면서 인벤토리를 불러와 무기를 바꿨다.
[나뭇가지 +2]부실하지만 꽤 긴 나뭇가지가 서준의 손에 들렸다.
“그립감이 좋군요.”
데미지도 높다.
모든 같은 계열 무기의 데미지는 등급과 관계없이 동일하다.
강화 수치에 따른 데미지도 마찬가지로 동일하다.
즉 현재 서준의 2강 나뭇가지는 현재 스테이지를 생각하면 매우 강력한 편이라는 거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운이 좋은 사람들 중에서 가장 나쁘다고 하는 것인가.
부가 효과가 없어서다.
당장 낡은 검도 2강을 찍었으면 검기를 날릴 수 있다.
만약에 파란 등급의 검 무기인데 2강을 찍었다면 스테이지 3까지 날아다니는 게 가능하다.
나뭇가지는 뭐 없다. 데미지가 강해지는 게 전부다.
“차라리 이러면 5강을 노려야겠습니다.”
나뭇가지 5강.
아무리 회색 무기라 해도 5강을 찍으면 랜덤한 부가 효과를 하나 얻게 된다.
데미지는 같으니 이 효과를 보고 간다면.
“그래도 회색 무기는 5강 가도 개 쓰레기라고요? 네. 알아요.”
만약 플레이어가 5강을 찍는 데 성공할 경우, 무기의 등급과 관계없이 최종 스테이지까지는 무난히 가게 된다고 한다.
이번에도 나뭇가지는 제외하고였다.
나뭇가지는 근거리 타격밖에 없기에 최종 스테이지에서는 효율이 잘 나오지 않는다.
서준도 5강이 나오는 건 바라지 않았다.
‘애초에 5강이 나올 확률은 매우 낮으니 더 생각하지 말자.’
“드디어 몬스터 방이군요.”
질퍽이는 슬라임 한 마리.
지금 서준은 2강 무기 덕분에 여포 상태였다.
데미지가 높아서 몬스터들이 한 방에 끝난다.
서준이 가까이 다가가 검을 휘둘렀고 슬라임이 맥없이 쓰러져서 산화되었다.
“일단은 빠르게 탐험해 봅니다.”
서준은 몬스터들을 잡고 전리품을 챙기며 다음 방으로 또 다음 방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슬라임.
달팽이.
진흙 속 알 수 없는 무언가.
나비 몬스터 등등.
현재 2강 무기를 가지고 있는 서준에게 모든 몬스터는 한 방이었다.
“와, 좋다.”
-방장아 목소리에 영혼 없어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일곱 번째 방의 몬스터 방을 클리어하고 다음 방으로 정면을 갔을 때.
“오.”
다시 선물 방에 들어오게 되었다.
제단이 보인다.
-캬 이 정도로 빨리 처리하는 거 보면 2강 나뭇가지 ㅆㅅㅌㅊ네!!!
-그 세 번 중에 한 번이라도 희귀 등급 떴으면 이후가 훨씬 편할 텐데 뭐가 ㅆㅆㅌㅊ인지
-어차피 방장 컨트롤이면 더 좋은 효과 가진 무기 가질수록 더 빨리 깨긴 할 듯
-방장 속으로 울고 있을 듯
“무슨 소리세요, 여러분. 저는 마음에 듭니다. 이것 덕분에 빨리 깨고 있잖아요. 하하.”
서준은 웃었다.
그의 목표는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다.
아예 선물방이 안 뜨는 것보단 빠르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제단으로 향한 서준이 말했다.
“아, 차라리 5강 나왔으면 좋겠네요.”
당연히 마음에도 없는 소리였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자 제단에서 빛이 발광하기 시작했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개레전듴ㅋㅋㅋㅋㅋ
-그래도 또 나뭇가지 있다! 5강 가즈아!!!!!
시청자들이 놀리기 시작했다.
“아. 진짜.”
일단 나뭇가지를 선택한 서준은 잠깐 동안 천장을 올려다봤다.
[나뭇가지 +3]“진지하게 5강이라도 가면 꽤 괜찮을지도?”
서준은 해탈한 것이다.
-갈 리가 ㅋㅋㅋㅋ 그리고 괜찮을 리가 ㅋㅋㅋㅋㅋ
-역시 운 안 좋은 놈들 중에서 최고로 좋은 놈!ㅋㅋㅋㅋ
-방장 수난시대 ㅋㅋ
-꼬시다 방장아 ㅋㅋㅋㅋㅋㅋ
* * *
[방장 운 레전드 ㅋㅋㅋㅋㅋㅋㅋ]5강은 그 데미지가 최종장까지 통한다.
그래서 5강을 찍을 수 있는 각이 보인다면 유저들은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지 않고 계속해서 파밍을 하기도 한다.
스테이지가 올라가면 선물방이나 무기를 드롭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무기 등급의 확률이 계속해서 조정이 되기에.
5강을 얻는 건 어렵다.
매우는 아니어도 운이 잘 따라줘야 한다.
그렇다면 회색 등급의 5강은?
==
그러니까 선물방이 떴을 때 나뭇가지가 뜰 확률이.
회색빛이 날 확률 20% 곱하기 나뭇가지가 뜰 확률인 50%보다 조금 더 높은 거라는 거지? 적당히 10%네?
그걸 네 번 연속으로 했으니까 네 제곱하면 0.01%고?
와 강화할 때 10% 진짜 빡센데 어떻게 벌써 3강 찍었냐 ㅋㅋㅋ
==
대략적으로 잡은 확률이다.
실제 확률은 저것보다 조금 더 높을 것이다.
아주 조금.
만약 여기서 두 번 더 연속해서 뜬다면 이는 1%의 확률이다.
앞으로 몇 번의 선물방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세 번은 넘지 않는다.
그 전에 스테이지 1의 출구를 찾을 확률이 높다.
여기서 회색 무기를 5강을 찍겠다고 스테이지 1에 잔류하는 선택을 할 리는 없으니까 세 번 이내에 나뭇가지가 두 번 이상 뜰 확률은.
대략 2.8%.
-방장 실성했엌ㅋㅋㅋㅋ 5강을 노린다고 하네
-회색 무기 5강은 진짜 희귀하긴 해
└희귀한데 개 쓰레기라서 문제지
└최종 스테이지까지 편하게 가긴 할 듯 5강 데미지면ㅋㅋㅋㅋ
└최종 스테이지에서도 똥꼬쇼 하면 클리어는 가능할 듯???
└원거리 공격 필수임. 소드 앤 매직 해봐서 내가 잘 암
5강 무기는 회색으로 나오기 굉장히 힘들다.
스테이지 1에서만 나오는데 그 확률 자체도 낮기 때문이다.
그러니 회색 무기 5강을 찍는다는 건, 마치 복권 당첨될 대운으로 백화점이나 역 앞 경품에 당첨되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와, 이게 되네.”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뭇가지가 빛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미친 운이긴 하넼ㅋㅋㅋ
-기어코 5강을 찍어버렸어! 그것도 5연속으로!ㅋㅋㅋㅋㅋㅋㅋ
“답도 없네요.”
서준은 조금 전부터 손에 쥐고 있던 나뭇가지를 바라봤다.
황금이라도 칠한 듯 번쩍이는 게 매우 열 받는다.
그냥 광고하지 말까?
[나뭇가지 +5] [각성 특성: ???]5강을 찍으면 얻는 부가 효과는 각성으로 표현된다.
클릭을 하면 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답도 없군요. 클릭하겠습니다.”
보통 플레이 방식은 1, 2무대에서 잘 뜰 경우 희귀 등급 5강을 노리고, 아니라면 그 바로 윗등급 5강을 노린다.
그보다 윗등급은 운이 매우 좋아야 하며, 더 윗등급의 5강의 경우 완성만 한다면 신이 되는 게 가능하다.
그런데 그것과 확률이 비슷한 게 회색 무기 5강이다.
그런 무기의 특성의 후보는.
[휘두르기 속도 +1] [길이 +2] [이동속도 +3] [독 특성 부여] [상처 특성 부여]굉장히 초라할 뿐이다.
이 중 좋은 건 없다.
그래 그렇게 생각했다.
“어?”
그런데 각성 능력을 본 서준의 눈이 커졌다.
[파괴 불가]“어?”
소드 앤 매직의 무기는 잘못하면 부식되고 파괴될 수 있다.
그런데 이 특성을 가지게 되면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건데, 매우 쓸모없지만.
‘가장 버그가 많은 특성이라 했나? 하필 QA 팀하고 붙을 건데 이런 특성이라니.’
공교롭게도 말이다.
서준의 죽었던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왔다.
“이걸로 끝까지 깨야겠군요.”
마침 석문이 열렸고 황금빛이 정면의 문에서부터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테이지 보스 방이다.
-미스텔테인 메타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뭇가지 들고 깨는 거 그래서 가능함? 조금 마이너한 게임이라 잘 모르겠네
-가능하겠냐
-방장은 가능!
* * *
[백현미 주임: 그 스트리머 나뭇가지 5강 띄웠습니다. 굉장한데요?]WOB에 로그인해서 진영을 선택하고 기초 작업을 수행 중이던 QA팀 팀장에게 메시지가 날아왔다.
팀원 중 한 명이 스트리밍을 보고 있었다.
‘아니, 한 명만이 아니겠지.’
WOB에 들어올 경우, 자존심 때문에라도 방플은 안 할 거지만 지금은 괜찮으니까.
그래도.
[나: 아직 기초 작업이지만 집중하자.] [백현미 주임: 죄송합니다. 그런데 방송이 재밌어서요ㅋㅋ] [나: 그런데, 회색 무기 5강이면 리트는 안 한대?] [백현미 주임: 네, 그거 들고 끝까지 가겠다고 하는데요?] [나: 일단 첫 번째 트라이는 실패 확정이겠네ㅋㅋㅋㅋㅋ 1시간 반 뒤에나 들어올 테니 빨리 끄고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