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418)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418화(418/431)
제418화
여덟 쌍의 시선이 서준 그에게 꽂혔다.
“기분이 나쁘군.”
다른 무엇도 아닌 서준 그를 내려다본다는 게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
그래서 허리를 꼿꼿이 편 채로 말했다.
그가 말을 조심할 이유가 있긴 하지만.
‘아쉬울 건 없어.’
그의 컨셉을 버릴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그는 스트리머다. 가장 중요한 건 방송의 재미다.
또한 그의 실력은 죽는다고 해서 어디로 사라지지 않으며.
그는 유저다.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한편 이를 보고 베르데트에 남아서 구출을 기다리며 방송이나 보던 박이수는 이렇게 평가했다.
‘우리는 아예 신경도 안 쓰는구만.’
서준이 만약에 QA팀을 위협적이라 여겼으면 이렇게 죽어도 된다는 식으로 나갔을까 라는 논리였다.
그리고 그 논리는 정확했다.
어쨌든 여덟 명의 NPC 중 한 명이 서준의 말에 반응했다.
“무엇이 기분 나쁘지?”
WOB 속 NPC의 닉네임은 정보를 안 상태에서 전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머리 위에 떠오르지 않는다.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만들 수 있고 유저와 NPC의 구분도 어렵게 만든다.
현재 서준은 그와 싸웠던 셋의 정보만 아는 상태다.
그리고 이번에 서준에게 반응한 이는 다섯 중에 하나였으며.
“너희들이 위에 있는 게, 그러니까 구도가 마음에 안 드는군.”
“하하하하하!”
시원하게 웃으며 반응한 NPC가 서 있는 방향은 서준의 정면이었다.
후면을 제외하고 모든 방향에 NPC가 서 있었는데, 서준은 주변 환경이 바뀐 후부터 몸을 틀지 않았기에 정면에 있는 그가 중심일 확률이 높았다.
‘원탁이라서 리더 같은 게 큰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일단은 뒤에 사람이 없고 먼저 나섰으니 주요한 인물이긴 한가.’
“듣던 대로 배짱이 대단하긴 하지만 이는 시험받는 자리라 어쩔 수 없군.”
시험.
어쩌면 원탁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그들의 시선에서 서준은 그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리 퍼시벌에게 상황을 들었어도 말이다.
그렇기에.
‘반응을 보니 애매하군.’
서준은 일부러 기분 안 좋다는 티를 낸 것이기도 했다.
각 NPC의 반응을 통해 상황에 대한 짐작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 정도 말하는 걸로 시험이 날아가진 않을 것이다.
이미 서준이 해 온 일이 기분을 티 내는 것보다는 훨씬 선을 넘은 행동들이기에.
“하하하하!”
몇 명은 정면의 인물을 따라 웃고 있었다.
퍼시벌은 서준, 그에게 기대를 했었는지 한숨을 내쉬고 있고.
-퍼시벌ㅋㅋㅋ 저거 분명 자기가 추천해서 데려왔는데 바보 같은 짓 해서 한숨 쉬는 거다 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맞는 듯ㅋㅋㅋㅋㅋ
-나 같아도 이 새끼 좀 괜찮은 듯? 우리 팀 ㄱㄱ 했는데 ㅋㅋㅋㅋㅋ 저러면 한숨 쉬지 ㅋㅋㅋ
두 명 정도는 인상을 찌푸렸다.
재 보는 건 의미 없다는 판단을 내린 서준이 말했다.
“이제 시험을 설명해라.”
본론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쟤들 정체는 다 모르겠다
-퍼시벌이랑 로렌 빼고는 다 처음 봄
-애초에 원탁이 인원은 꽤 되는데 나온 적은 몇 번 없어서
-나올 때마다 임팩트가 개 쩔었지
-퍼시벌도 말도 안 되는 괴물이었음 ㅋㅋㅋㅋ
-팩트) 지금도 퍼시벌은 괴물이다. 방장 앞에 섰기에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 뿐
정면에 서서 웃던 이가 말했다.
“좋다. 그 전에 소개부터 해야지. 나는 아서다.”
“제국의 황제인가?”
아서왕.
또는 아서 팬드래곤.
원탁의 신화 속 주요 인물로 창작물 속 가장 유명한 검 중 하나인 엑스칼리버를 바위에서 뽑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 세계관 속 원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국의 황제에게 걸맞은 칭호임은 확실하다.
아서가 긍정했다.
“대외적으로는.”
결국 세상을 지배하는 세력은 제국이 아닌 결사단.
“대외적으로는 제국의 황제지만 이 안에서는 아서란 얘기군. 그리고 그것만이 전부고.”
“맞다. 나는 네가 그렇게 들어오고 싶어 하는 원탁의 일원일 뿐이다.”
“흐음. 너네보다 높은 자들은 없는 건가?”
위에서 내려다보던 퍼시벌이 한 발짝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서준의 기준에서 아서의 왼쪽에 있었다.
“그래. 우린 평등하지.”
“그것 참 아쉽군.”
“뭐가 아쉽다는 것이지?”
아서가 느긋하게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고 퍼시벌은 또 한숨을 내쉬었다.
“한 가지 정정하지.”
“그만. 다음 설명으로 넘어가 줬으면 하는 군, 아서.”
퍼시벌이 서준의 말을 끊었다.
‘합류하고 싶은 게 아니라 너네들을 지배하고 싶은 거라 말하려고 했는데.’
서준은 시무룩해졌다.
-방장 또 개소리하려 했다에 한 표 건다
-퍼시벌 그거 눈치채고 끊어준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너네들을 통치하러 온 거다 ㅇㅈㄹ 하려 했을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
-100%ㅋㅋㅋㅋㅋㅋㅋ
‘어?’
순간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던 서준의 눈에 놀라움이 가득 찼다.
시청자가 관심법을 사용한 것이 틀림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알아낸 거지.
“알겠다, 퍼시벌.”
금발 적안의 소유자인 아서가 가장 앞으로 걸어 나와 서준을 마주했다.
“지금 이 자리에 소환된 그대는 베르데트를 수복하는 데에 큰 공을 세운 무명이 맞는가?”
“그렇다.”
“무명, 그렇다면 묻겠다. 암살단에게 자신을 원탁의 일원으로 소개했으며, 그들의 본거지로 쳐들어가 수많은 암살자들을 오로지 일신의 무력으로만 처리한 것이 사실이 맞는가?”
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공이 크고 우리들의 동지인 퍼시벌이 직접 조직에 해를 끼치는 인물도 아니란 걸 판명했으니 그대에게 시험을 내리겠다. 만약 모든 시험을 통과할 경우 그대는 우리와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받아들이겠는가?”
-시험 뭘까?
-ㅈㄴ 어려울 거임
-인성시험일 테니까?
-ㅇㅇ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한테 인성시험은 그냥 떨어지라는 것과 다를 게 없지 ㅋㅋㅋㅋㅋ
서준이 입을 뗐다.
“받아들이겠다.”
그리고 다시 입술이 닫혔을 때였다.
철컥.
철컥, 철컥, 철컥.
조금 전 퍼시벌과 싸웠을 때 들렸던 소음들이 사방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그때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심상치 않다.
저 위에 있는 이들의 인영이 시시각각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림자뿐만 아니다.
정면에 나선 아서 또한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왜 무장하는 거지?
-싸우겠다는 건가
-8대1 다구리는 좀 아니지
-설마 퍼시벌 이 새끼!!! 다구리 까려고!!!
저벅.
“원탁의 일좌 퍼시벌이다.”
저벅.
“원탁의 일좌 랜슬롯.”
저벅.
“원탁의 일좌 로렌이다. 반갑다 신참.”
저벅.
“살아남는다면 말이겠지. 원탁의 일좌 갤러해드다.”
저벅.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와서 자신을 소개한다.
지금까지 유저들에게 정보 공개를 철저히 비밀로, 풀어준다 하더라도 극히 일부만을 풀어주던 존재들이 지금은 이렇게 이름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유는 단 하나.
“지금 무명 그대가 도망쳐도 존중해주지.”
서준 그는 자격이 생겼으니까.
퍼시벌의 인정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인정을 얻기 위해서 서준이 어떻게 했는지를 생각하면 이 정도로도 부족하지만.
“나는 원탁의 일좌 아서. 시험의 주제는 그대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가치인 무력.”
“무력?”
“우리들을 동시에 상대로 버티면 된다. 단 10분만.”
공간이 바뀌기 시작했다. 올라가 있던 저들의 지면이 내려왔다.
조금 전 소개한 멀린이라 불린 이의 짓이었다.
이 공간은 완벽하게 멀린의 의지하에 있는 공간이다.
-에라이
-진짜 다굴이냐
-좀 많이 치사햌ㅋㅋ
-이건 도망치자 방장아
-셋이서 싸울 때도 죽을 뻔했는데
“시험에 도전하겠나?”
전신에 거대한 압력이 가해졌다.
원탁의 일원들이 일제히 기세를 내뿜었다.
스킬인가, 멀린의 수작인가.
혹은 아이템?
어찌 되었든.
‘여덟 명?’
서준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방법은 찾아내면 그만.
그렇게 마음먹은 걸 눈치챘던 걸까?
그를 압박하는 기세가 더욱 강해졌다.
‘설마 이 상태가 상시로 지속되는 와중에 싸우라는 건가?’
시청자들도 이 상황을 알아차렸다. 알림 덕분이다.
[다수의 절대적 존재에 의해 강한 프레셔를 받습니다. 유저의 이동 속도와 공격 속도가 30% 감소합니다.]그럼에도.
“도전한다.”
서준은 말했다. 코앞까지 다가온 무장 상태의 그들에게.
-이걸 안 빼!ㅋㅋㅋㅋㅋ
-방장은 진짜 안 빼!!!!
-방장은 마법 소녀 옷만 빼!
-8대 1??? 난 모르겠다
-그래도 방장이니까 가능!
-그 와중에 퍼시벌 흡족하게 미소 짓는다 ㅋㅋㅋㅋㅋ 설마 이제 때릴 수 있어서?
[강한 프레셔에 극심하게 노출되어 정신을 잃습니다.]‘뭐야?’
* * *
바로 시작될 전투를 준비하던 서준의 시야가 어두워졌다.
잠시 캐릭터가 실신을 했단 알림도 떠오른다. 일어날 때까지 30분이라는 것도.
[실패는 아닌 것 같군요. 담력을 시험해 보는 거였나 봐요. 8 대 1을 진짜로 했어도 해볼 만했을 것 같기도 한데. 음.]“허세를 부리는군.”
에르토스가 열렸다. 그 말은 암살단원도 잠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에르토스는 암살단을 선택한 유저 입장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지역이다.
이 안에서 무엇을 해도 전부 업적으로 돌아올 것이며, 암살단 내에서 공헌도는 미친 듯이 쌓일 것이다.
“네, 팀장님. 자격은 보여줬습니다. 거기서 시험에 도전 안 한다 했으면 죽었겠죠. 아서처럼 앞과 뒤가 다른 NPC도 없을 테니까요. 어쨌든 1차 시험은 통과했습니다.”
QA팀의 김찬.
그는 베르데트에 들러 박이수를 풀어주고 에르토스로 가고 있었다.
“아니요. 우리가 관리자 권한으로 원탁 트리거를 열었을 때와 유사했습니다.”
WOB는 상황이 예상치 못한 막장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이 위험하다.
가능한 경우의 수는 일단 전부 구현해 놓았고, 그들은 그 경우의 수들을 열어내는 일을 맡아왔다.
그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연결지점이 발견되면 그것이 버그다. 그렇게 수정을 해 왔다.
진짜로 원탁과 관련된 길을 순수한 플레이로 열어낸 건 이번이 처음.
문제는 이 지점에서 예상치 못한 막장으로 치닫느냐지만.
“대단하긴 하죠. 네. 걱정 마세요. 잠입해도 접근하진 않을 테니까요.”
그럴 확률은 낮다.
‘원탁이 누군가에게 지배당하는 경우의 수도 있긴 했었지?’
매우 낮다. 아니, 과정 자체는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결과만 존재할 뿐인 거다.
그러니 그것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마침 서준이 방송을 껐다.
[점심시간이네요.]“여유가 넘치는구만.”
현재 QA팀의 목표는 암살단을 그들의 손 아래에 두는 것이다.
암살단의 장로의 자격을 얻고, 그들의 팀장을 임시로 비어있는 수장 자리에 앉혀서 전력으로 한 번에 몰아친다.
이 순간이 찾아오면 절대 서준 개인으로는 버티지 못할 것이다.
서준은 그들을 견제했어야 했다. 이미 늦었다.
‘앞으로 2차 시험이 있을 테니까.’
앞으로 서준은 원탁의 일좌 개개인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는 굉장히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최소한 한 명당 8시간.
그래, 세계 최고의 피지컬이니까 2시간?
여덟 명이니까 16시간은 지나야 한다.
그 과정이 끝날 때쯤이면, 당연히 그들의 준비는 마무리되는 것을 넘어서 이미 모든 지역의 점령을 끝냈을 수도 있다.
그러니.
‘그냥 중간에 기회 보다가 죽여봐?’
김찬은 웃으며 에르토스행 열차 1등석의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댔다.
마음 편히.
그리고 30분 뒤, 서준이 들어와 5분 만에 퍼시벌의 시험을 끝냈을 때 김찬은 벽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질 뻔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아까부터 2분 간격으로 오던 메시지가 정확히 똑같은 내용으로 이어서 도착했다.
도배였다.
[박이수: 당장 에르토스에서 도망쳐! 그렇지 않는다면……]‘미친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