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419)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419화(419/431)
제419화
30분 뒤 들어온 서준은 차가운 돌바닥에서 눈을 떴다.
“이걸 안 옮겨다 주네요. 치사하네.”
그가 누워있던 곳은 비올라로 추정되는 NPC를 따라 걷던 비밀통로였다.
그러니까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는 길을 걷다가 멀린의 공간에 들어가게 되었고 다시 실신해 이곳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면?
“다시 안내를 맡은 건가? 어디로 가면 되지?”
서준이 몸을 일으키며 앞에 서 있는 망토의 NPC에게 말을 걸었다.
-비올라다!!!
-방장아 망토 거둬서 확인만 좀 해 보자ㅋㅋ 명령 좀
-방장이 공격해도 어떻게 할 수는 없을걸
-왜 공격해 무친놈아 ㅋㅋㅋㅋ
“위대한 분을 모십니다.”
“내가 위대한 분인가? 벌써?”
“예. 1차 시험을 통과하셨으니까요.”
절반 정도의 자격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의 대우라.
“1차 시험. 그렇다면 조금 전에는 배짱을 시험해 보는 게 맞았나 보군. 무력은 무슨.”
서준은 어깨를 으쓱인 뒤 바지에 묻은 흙을 털었다.
서준은 배짱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진짜로 시험을 통과할 자신이 있었다.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지 불가능한 시험은 아닐 테니까.
그리고 불가능하지 않다면 서준은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검과 함께.
그게 고인물 스트리머의 본분 아니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입니다.”
“그렇겠지. 이대로 내가 원탁에 들어가게 된 거라면 돌바닥에 내버려 두지는 않았을 테니까.”
황성에서 가장 좋은 방의 가장 좋은 침대에서 깨어나지 않았을까.
괜히 몸이 찌뿌둥한 기분이다.
-방장 저거 삐졌닼ㅋㅋㅋㅋㅋ
-강제로 기절시키고 옮겨주지도 않았다고 서준이 삐졌다!!!
-방종해서 우리도 삐졌는데?
-그래서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 방장한테 ㅋㅋㅋㅋ
“그건…….”
“됐다. 설명이나 해라 이제.”
“설명은 내가 하지. 따라와라.”
퍼시벌이 나타났다.
그리고 퍼시벌은 서준에게 시험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그를 통로 바깥으로 데려갔다.
제국의 황궁은 그 어떤 대신들도 정해진 구역 외로는 움직일 수 없는 공간이다.
그 이유는 지금 이렇게 자유롭게 황궁을 거니는 퍼시벌 같은 이들의 존재 때문일 터.
세계의 권력자들은 결사단에 가입한다.
에르토스에는 세계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들이 모인다 볼 수 있다.
가장 큰 제국의 성도니.
다만, 그 안에서도 지배자와 피지배자는 나뉠 수밖에 없다.
위치란 상대적인 법이다.
그러니 에르토스는 결사단의 성지임에도 여전히 소수만이 원탁의 존재를 안다.
“두 번째 시험은 우리 개개인의 인정을 받는 것이다.”
“인정?”
“그렇다.”
“너는 이미 나를 따르기로 인정한 것 아닌가?”
퍼시벌이 인상을 찌푸렸다.
“도대체 언제 말이냐! 원탁은 누군가를 따르지 않는다!”
“단 한 번도? 역사상 원탁의 일원들은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섬긴 적이 없나?”
“있기야 하겠지.”
“음?”
“그런데 그건 몇백 년 전이다!”
퍼시벌이 짜증을 부리거나 말거나 서준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건 무조건 단서일 수밖에 없었다.
-떴냐?
-존재하긴 한다는 말이네
-근데 방장은 왜 이렇게 원탁의 지배에 관심을 가지는 거지?
-그야 간지 뒤지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르는 게 낭만이긴 하지
-원탁에만 들어가도 권력 ㅈ될 듯
지금의 베타 테스트는 암살단의 여명 WOB의 최초 공개다.
서준이 남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업적을 세운다면 최초 기록으로 박힌다는 의미다.
그가 지금까지 해 온 게임은 전부 이미 누군가가 걸어갔던 길들이다.
서준은 스트리머로서 그 안에서도 서준 그 혼자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을 찾아냈고 보여줬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다.
서준은 그가 걸어간 길의 하나부터 열까지를 전부 서준 그의 기록으로 만들고 싶었다.
“여러분. 가능성이 보였네요. 저는 최초로 원탁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원탁을 지배하겠습니다.”
QA팀과의 싸움은 진짜 생각도 안 하고 있냐는 채팅이 올라온다.
서준은 피식 웃었다.
“아니, 그 싸움이 뭐 얼마나 어렵겠냐고요. 안 그래요?”
방플한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의도치 않게 도발하게 된 건데 이건 진짜 고의가 아니었다.
* * *
퍼시벌이 혼잣말을 하는 서준에게 원탁 누구의 인정부터 받겠냐고 물었고, 서준은 당연히 퍼시벌의 시험부터 보겠다고 했다.
퍼시벌은 그의 궁전으로 서준을 초대했다.
황궁에는 수많은 궁전들이 있었고 그 중 대외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궁전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원탁의 NPC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퍼시벌의 궁전 내부로 들어간 서준은 감탄했다.
“멀린의 공간 마법인가?”
궁전 내부는 전혀 다른 세계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건지 감이 안 잡힌다.
아무리 암살단의 여명이 마법과 온갖 기상천외한 공격 방법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이런 규칙도 없는…….
‘음?’
서준의 눈이 좁혀졌다.
그리고 주변을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놀랐나?”
퍼시벌이 피식 웃고는 서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서준은 주변의 시야를 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 멀린의 힘이 들어간 건 맞다. 아티팩트지. 중요한 건 이거다. 이 공간은 끝도 없이 확장이 가능하며.”
-퍼시벌 행님? 도대체 왜 창을 꺼내시죠?
-이제 방장 다구리 다시 시작인가? 숨어 계신 멀린 님 아서 님 나와주세요
-퍼시벌의 시험은 뭘까
-난이도가 얼마나 될지가 관건 아닐까 싶다
“내 의지가 반영된다는 거지. 저기 보이나?”
퍼시벌이 손가락으로 정면을 가리켰다.
“표적인가?”
“그래.”
서준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확대.’
스킬을 사용한 것이다.
확대는 암살단의 여명의 기본 스킬이며 서준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위를 얻자 자연스럽게 열린 스킬이었다.
확대를 사용할 경우, 고배율 스코프를 들여다본 것처럼 시야가 좁아지고 확대된다.
그런 만큼 고개를 살살 돌리거나 미리 완벽히 표적을 잡고 스킬을 사용하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표적은 원판이 머리 위에서 빠르게 회전하는 헬리콥터의 날개 덕분에 공중에 떠 있는 형태였다.
원판에는 십자선과 원을 그리는 선이 섞여 있었고.
-얼마나 멀리 있는 거야 ㅋㅋㅋ
-퍼시벌이 지금 자기 의지대로 띄웠다 이거지?
-그래서 뭘 어쩌라고?
“지금부터 마법은 사용 금지다.”
“오?”
서준의 시야가 풀렸다.
그리고 확대되어 있던 표적은 하나의 작은 점으로 바뀌었다.
-??? 진짜 얼마나 멀리 있는 거야???
-정보) 방장은 저 점을 한 번에 초점을 맞춰서 스킬을 사용했다
-놀랍게도 방장의 시청자로서 이 정도는 이제 놀랍지도 않음 ㅋㅋㅋㅋ
“맞히면 너는 나를 인정하는 건가?”
“그렇지.”
“간단하지만 정확하군.”
원탁의 인원들은 무엇 하나 못 하는 게 없다고 했던가.
다만 그것보다 조금 더 특화된 무기를 쥔다고 들었다.
“창은 이걸로.”
서준의 손에 창이 들렸다.
목창이었다.
“그 목창의 최대 사거리가 바로 저 표적까지의 거리다.”
퍼시벌의 말은 사실일 것이다.
시스템상 가장 완벽하게 창을 날렸을 때 저 표적에 닿을 수 있을 것이고, 표적을 맞히려면 완벽하게 날리면서 동시에 방향도 제대로 잡아야 한다.
말 그대로 동작 속에서 조금의 흠결 없이 ‘완벽’하게 창을 날려야 한다.
그것이 퍼시벌의 시험인 것이다.
-이건 개오바인데?
-투창 숙련도 같은 거 없나?
-있는데 방장이 0이지
-숙련도 높으면 뭐가 좋나?
-보통 숙련도가 높으면 공격할 때마다 미세하게 보정이 들어감. 그러니까 숙련도가 아마 높았으면 97% 정도만 완벽하게 던져도 될 듯
-그러면 방장은 100% 완벽하게 던져야 하는 거네
-원탁 개오바다
-웬만한 유저는 저 사정거리를 확보하는 것도 불가능하겠지
서준은 침착하게 물었다.
“기회는?”
“무제한. 하지만 오래 걸린다면 나는 너에게 실망을 하겠지.”
시청자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원탁 믿고 있었다고 같은 채팅과 무제한이면 무조건 방장이 깬다는 채팅이 올라온다.
그러나 서준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시험의 어려움 때문만은 아니다.
당연히 난이도는 원탁의 일원의 인정을 받는 것인 만큼 웬만한 플레이로는 견줄 수 없지만.
‘실망을 한다고 했나?’
퍼시벌은 분명 그렇게 말했다.
오래 걸린다면 실망을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그를 놀라게 한다면?
이 또한 단서일 확률이 높다.
서준은 목창을 잡고 퍼시벌이 그어놓은 선에서 표적을 잡았다.
“이는 원탁의 일원이 될 가능성이 보인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과제 중 하나다. 모든 원탁의 일원들은 이를 해냈지. 기간은 최소 한 달에서 3년까지 다양하지만. 과연 너는 얼마 만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 달에서 3년.
이 세계관에서 가장 재능 있는 아이들의 성공 기간.
서준은 주위의 모든 것들을 지워나갔다.
“네 시험은 다른 인물들의 시험 중 난이도가 중상에 속한다. 아무리 뛰어난 너라 하더라도 하루는 꼬박…….”
세상에는 점으로밖에 안 보이는 표적과 그의 손에 들린 목창만이 남는다.
“결과는 볼 수 있게, 던진 후에는 마법을 쓸 수 있게 해 주지.”
소리는 무음으로.
풍경은 사라지고.
어두운 공간 속.
서준은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창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적당히 강한 악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선의 앞까지 다가갔을 때 서준은 팔을 휘둘렀다.
관성에 의해 서준의 몸은 앞으로 쏠렸고, 목창은 빠르게 뻗어 나갔다.
현실 세계의 기록보다 더 멀리.
기본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값이 다르다.
이 설정값에서 최대치의 거리를 뽑아서 표적을 맞히는 게 시험이고 서준은.
‘확대.’
스킬을 사용해 하늘을 가르는 목창을 따라가기 시작했고 결과를 지켜봤다.
“하?”
표적에 닿기 직전 마찬가지로 눈으로 좇던 퍼시벌이 의문을 느끼고 자신의 감정을 내뱉었고.
콰직!
“성공인가?”
서준은 가볍게 말했다. 투창은 해 본 적이 있어서 쉬웠다.
맞히는 게 조금 신경이 쓰였을 뿐.
“이걸……?”
“퍼시벌 나를 내보내라. 시시하군. 다른 시험을 보러 가겠다.”
“아니…… 이걸?”
반응을 보니 확실하다.
이게 정답일 확률이 높았다.
“그, 그러지. 그런데 무명 너의 다음 시험을 나도 지켜봐도 되겠나?”
* * *
“사장님? 방금 트리거가 활성화되었습니다.”
“무슨 트리거?”
“퍼시벌의 지배자 트리거요.”
“이게 지금? 이걸로?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지? 원래 시험을 한 번에 성공했다고 해서 발동되지는 않잖아.”
“그러게요. 어떤 상호작용이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려면 직접 다시 재현해 보면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는데 굴려볼까요?”
“그래……. 도대체 뭐가 발동시켰는지 찾아내.”
* * *
“다음 시험은?”
“나는 멀린이오. 공간의 지배자지. 그대가 과연 나의 공간 속에서 미아가 되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을지…….”
“아, 이 공간 파훼군.”
서준이 박장대소했다.
“이럴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