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42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420화(420/431)
제420화
공간에는 규칙적인 패턴이 보였다.
타일링.
공간을 같은 모양의 도형들로 겹치지 않게 채우는 일을 말한다.
서준은 첫 번째 퍼시벌의 공간에서 유달리 여러 개가 배치되어 있는 한 종류의 꽃을 발견했다.
노란 꽃.
다른 꽃들은 애매하게 드넓은 평야에 드문드문 꽂혀 있었는데, 유독 그 노란 꽃만 사이사이의 거리에 규칙이 보였다.
그래서 인식해서 본 결과 서준은 이 타일링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여러 개의 도형.
혹은 단순히 정사각형.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육각형을 합치거나.
칠각형 등등.
평면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는 도형들은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서준은 그 도형으로 공간을 나누고 그 도형의 중심마다 특정한 사물들이 배치되어 있는 거라면? 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그렇게 필지를 나눈 결과 서준은 웃었다.
딱 맞아떨어졌다.
그렇다면 공간을 파훼할 방법은 좁혀진다.
그것도 매우 쉽게.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멀린.
두 번째로 서준이 선택한 원탁의 NPC였다.
[공간에서 빠져나가시오.]만약 지금 안내 메시지가 떠오른다면 멀린의 시험은 이렇게 요약이 가능했을 것이다.
탈출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는 하나도 없었다.
그저 빠져나가라고만 할 뿐.
만약 서준이 다른 평범한 일반 유저였다면 어떤 스킬들을 조합해야 하는지 열심히 시도해봤을 것이다.
아니면 검으로 공간을 마구잡이로 파괴하기 시작했겠지.
하지만 서준은 평범한 유저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던 것이고.
서준이 웃는 걸 멈추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천천히 돌면서 주변을 머릿속에 담은 뒤 눈을 감았다.
머릿속으로 관찰할 생각이다.
-이건 도대체 뭘 보는 시험이냐?
-강력한 무력 아닐까? 보다 강력한 무력!
-계속 걸어가면 탈출구가 나올 수도?
-되겠냐 ㅋㅋㅋㅋㅋㅋ
-방장 빡쳤다! 어이없어서 웃다가 지금 정색한 듯!
만약 서준이 지금 채팅을 봤다면 자기가 님들이냐고 말했을 채팅이 올라왔다.
또한 이렇게 기발한 탈출 방법으로 쓸데없이 힘을 뺄 수가 있다니 라고 하면서 감탄하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서준은 눈을 감고 관찰 중이었다.
공간을.
그리고 공간에 배치된 오브제들을.
분리시킨다.
멀린이 펼친 세계는 괴상망측하게 현실 세계를 비추는 거울의 세계였다.
평범한 자신의 집무실을 무한대의 거울에 비추어 현실에 그대로 가져온 듯한 공간.
이 안에서도 규칙은 있을 것이다.
보이는 것, 자체에 현혹되면 안 된다.
현실에 나타난 그대로 공간이 타일링이 됐다면 멀린의 시험은 너무 쉬울 것이다.
서준의 예상대로 정확히 그 반복되는 공간의 중앙에 배치되어 있는 오브제가 없었다.
그가 찾아야 할 건 사물이다.
그 자체만으로 특별한 이 공간에 대한 해답을 주는 사물.
‘깃펜?’
같은 종류의 탁자 수십 개가 서준의 반경 100M 이내를 감싸고 있었다.
그 테이블 위에 있는 깃펜을 중심으로 세상을 나눠 본다.
같은 종류의 타일로.
‘아니야.’
맞아떨어지지가 않는다.
‘그렇다면 수정구?’
마법사의 집무실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물건 아니겠는가.
‘만약 내가 꽃으로 먼저 1차 시험에서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멀린의 시험의 난이도는 보다 높았을 것 같고.’
그렇다면 그 공간에 대한 기준점이 되는 물건만큼은 눈에 잘 띄는 것으로 뒀을 확률이 높았다.
적당한 난이도 조절을 했을 거란 계산이었다.
서준은 주변에 있는 모든 수정구들을 제외하고 다른 사물들은 지웠다.
서준은 그 수정구의 위치를 중점으로 놓고 세계를 나누기 시작했다.
도형.
여러 가지 구조들이 떠오른다.
타일링의 경우의 수는 무한하다.
그러니 서준은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건 유저가 좁혀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개발자가 유저가 풀 수 있을 정도로 좁혀야 하는 문제지.
‘정육각형.’
서준이 눈을 떴다.
퍼시벌의 공간에서와 비슷했다.
그때는 정삼각형이었다.
서준은 확신했다.
저벅저벅 탁자 사이를 걸어가며 서준은 검을 뽑았다.
단순히 오브제를 부수는 걸로 공간이 파훼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쉬울 리가.
공간을 파훼하는 방법은.
첫 번째, 특정한 규칙적인 간극을 가진 물건을 찾고.
그 물건을 중심으로 두는 육각형을.
“그어라?”
혹은 육각형의 선분을.
-???
-방장 어지러워서 눈 감고 있었던 건가! 그리고 지금 정신이 나간 거고!
-방장은 다 방법이 있다고 얘들아. 무력으로 공간을 찢을 듯!ㅋㅋㅋㅋㅋㅋ
-아니 이런 걸 도대체 어떻게 탈출하라고 그러는 겁니까 멀린 님아
-원탁 개 빡세네
서준은 검을 허공에 꽂았다. 바닥에 그을 필요는 없어 보였다.
이는 직감일 뿐이다.
안 되면 다시 시도하면 되고.
검의 끝이 육각형의 한 선분의 끝 바로 위 허공에서 멈췄다.
그리고.
미세한 저항감이 느껴졌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지만 무언가에 걸리는 느낌이.
너무나 미약해서, 평소였다면 운 좋게 이 지점에 검의 끝을 두었어도 눈치 못 챌 정도다.
하지만 서준은 이를 느꼈다.
그리고 회심의 미소와 함께 검을 그대로 쭈욱 그었다.
미약했던 저항감이 점차 강해졌다. 마치 물을 가르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점차 세상이 열리기 시작했다.
쩌저저저적!
그 너머에서 보이는 건 멀린의 눈동자.
마침내 세계가 완전히 한 꺼풀 벗겨진다.
덮어씌워 졌던 공간이 서준의 손짓 한 번에 사라진 것이다.
-????
-와 개간지!
-근데 어떻게 한 거임? 이거 진짜로 무력으로 공간을 찢은 거임?
-눈 감고 뭘 했는지 심히 궁금하다ㅋㅋㅋㅋㅋㅋㅋ
-방장아 설명이 필요해
“설명을 하면 멀린의 전력이 노출되니까 알려드릴 순 없습니다. 왜냐하면 멀린도 제 수하가 될 테니까요.”
“나는 수하가 되겠다고 한 적이 없소.”
“퍼시벌? 설명해주거라. 네가 어떻게 굴복했는지.”
“나도 그런 적 없다!”
두 번째 시험 통과였다.
* * *
퍼시벌이 따라오는 서준의 기묘한 대모험은 계속되었다.
사람들은 의문이 가득했다.
도대체 무슨 시험이 이리 쉽단 말인가.
어디 마실 나갔나?
[아니, 2분 만에 두 개의 시험을 그냥 끝낸 것도 모자라서 세 번째 시험마저도 원트에 끝내네]==
퍼시벌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고 있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냐?
==
-퍼시벌 저 자식 확실히 뭔가 달라지긴 했음
└설마 진짜로 지배하나? 방장 따르나?
└나 같아도 방장이면 따르고 싶긴 할 듯 한데ㅋㅋㅋㅋ
└지배해 주세요 주인님이지 그냥 마교 놈들 보셈ㅋㅋㅋㅋㅋㅋ
-아니 이대로 그냥 원탁 되는 거임? 그냥 이렇게?
-네 번째 시험도 끝 ㅋㅋㅋㅋㅋㅋㅋㅋ 갤러해드쉑ㅋㅋㅋㅋㅋㅋ 일대일 걸었어 방장한테 ㅋㅋㅋㅋ 그것도 검술롴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갤러해드.
그는 서준에게 일대일 승부의 승리를 요구했다.
그 시험의 내용은 롱소드 검술.
당연히.
서준이 한 대도 맞지 않았다.
[나만 아직도 멀린 기믹 뭔지 모르겠음?]==
이건 진짜 어떻게 안 건데?
방장이라고 뭐 특별하게 그 안에서 더 힘을 발휘해서 공간을 찢은 거거나 그런 건 아닐 거 아니야.
==
-방장 머리 개 좋음
-기문진 파훼는 무림인의 덕목이지
└진짜 무림인인 거임?
└기문진도 아니고 무림인도 아니잖아 새끼야 ㅋㅋㅋㅋㅋ
-멀린은 진심으로 의문이긴 하네. 방장이 도대체 무슨 머리가 있다고?
└정보) 방장은 한국대다
└개 ㅅㅍ!!!! 사기캐 같은 놈!
└애초에 방장의 피지컬은 머리에서 나오는 거라는 의견도 있음. 가상현실에서 강한 거니까
└현실에서도 ㅈㄴ게 강하다는데????? 욘 털렸던 거 생각하면 그냥 인자강임
퍼시벌은 다섯 번째 시험에도.
여섯 번째 시험에도 계속해서 서준을 따라다녔다.
그리고 서준은 두 시험 다 빠르게 돌파해냈다.
참으로 이상한 광경이었다.
분명 시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이걸 깨라고 만든 것인지, 유저를 정말로 원탁에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
한 마디로 이걸 깨라고 만든 거냐 라는 문장이 떠오른다는 거다.
하지만 일단 서준이 만지기 시작하면 시험은 쉬워진다.
그것도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원탁]==
–> 희대의 거품집단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입단테스트 개 쉽네 ㅋㅋㅋㅋㅋ
└암살단 니들이 이겨라 그냥 ㅋㅋ
└그런데 왜 방장의 베팅에서 결사단의 배당률은 바뀌지가 않죠?
└조암이 버티고 있어ㅋㅋㅋ
실제로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도 머리로는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최소 하루는 붙잡지 않을까 예상한 8인의 시험 중 6개가 끝나 버렸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이동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게 혹시 서준이 골프를 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었다.
[바야흐로 골프 메타의 시작이다]-ㅋㅋㅋㅋㅋ
-무친놈인가
-진짜 이동 시간이 훨씬 걸리고 가서 딸깍 한 번 하면 끝임ㅋㅋㅋㅋㅋ
-원탁 놈들도 일단 오늘 나온 시험들 다 성공했다는 거네? 그거 참 대단한데?
└방장이 1분 컷 낸 그 시험들을 다 했다고 대단하다고 한 거임?
└그런가?
└뭐가 그런간데 ㅋㅋㅋㅋㅋ 그냥 방장은 논외야!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위해서는 비교군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교군이 없었다. 아쉽게도.
어쩌면 이후에도 한동안은 없을 확률이 높았다.
[도대체 누가 저렇게 막무가내로 나가서 에르토스에 초대받을 수 있을까. 우린 그냥 방장한테 의존할 수밖에 없음]==
이런 방송은 진짜 방장밖에 못 보여주거든
==
-대체불가능…
-이것이 버핏 옹께서 말씀하신 경제적 해자…
-안 그래도 결사단에서 트롤링이랑 내부 항명이 개 많아졌다는 보고서가 올라왔다는 어느 유저의 인증이 있음ㅋㅋㅋㅋㅋ 중요한 점은 단 한 명도 제대로 성공 못 했다는 것
어느새 서준은 여덟 번째 시험을 보기 위해 마지막 남은 NPC의 앞에 섰다.
그 NPC는 제국의 황제 아서였다.
“잠깐.”
아서와 마주 본 서준의 뒤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계속해서 따라오던 퍼시벌의 목소리였다.
“왜 그러지 퍼시벌?”
“아서, 나는 이 자리에서 맹세를 하려 한다.”
“뭐?”
아서의 눈이 커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퍼시벌은 서준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오?’
변화는 진작에 느꼈다. 퍼시벌은 서준을 부를 때 호칭을 ‘너’에서 ‘그대’로 바꾸는 등의 점차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니까.
이어서 퍼시벌이 맹세를 했다.
서준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였다.
‘아니, 언어인가?’
퍼시벌이 입을 뗐을 때, 일순간 언어로 이해되지 않을 울림이 주변으로 퍼졌고 알림창이 떠올랐다.
[원탁의 퍼시벌이 당신을 향해 충성을 맹세합니다. 수백 년간 누구도 이루지 못 한 업적을 세웠습니다.] [유저의 격이 한 단계 높아졌습니다.]한 번 더 올랐다. 총 네 번째다.
아서는 놀란 눈으로 여전히 그들을 보고 있었고 퍼시벌은 일어났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닫고 서준의 뒤에 섰다.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 건가? 아니면 아서가 있어서?’
서준이 잠시 퍼시벌의 행동에 대해 고민을 하는 사이 아서가 서준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방금 전 행위가 무슨 의미인지 아는가?”
“알 것 같군.”
“허……. 아니 제대로 알지 못 하는 것 같은데?”
“안다니까. 여덟 번째 시험이나 내놓아라.”
“그래……. 내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 무명 에르토스 안에 쥐새끼 한 마리가 숨어들었다. 너는 숨어든 그 쥐새끼를 잡아내라.”
“알겠다.”
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암살단의 침입을 말하는 것일 터.
‘QA팀이면 방송을 보고 있을 테니 바로 도망치려 할 거고.’
그렇다면 최대한 빠르게 처리를 하는 게 좋다.
“들었지 퍼시벌? 서둘러라.”
“…….”
“…….”
두 사람이 앞뒤로 어이없다는 듯 서준을 쳐다봤다.
-ㅋㅋㅋㅋㅋㅋㅋ 바로 짬 때리기ㅋㅋㅋㅋㅋ
-무슨 의미인지 방장은 애석하게도 정확히 알고 있음ㅋㅋㅋㅋ
-이걸로 원탁 확정ㅋㅋㅋㅋ
* * *
정확히 20분 후.
퍼시벌이 한 유저를 데려왔다.
그리고 숨어 있던, 내부 테스트 중에서도 에르토스를 암살자로서 자유롭게 제집처럼 누볐던 김찬은 혼란에 빠졌다.
‘아무리 퍼시벌이라 해도 이렇게 쉽게 잡힐 리가 없는데?’
다른 QA팀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게임 속에서 그들도 미처 파악하지 못 한 버그 비슷한 무언가가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