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421)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421화(421/431)
제421화
QA팀의 비상대책 회의가 열렸다.
분명 그들의 전략은 잘 굴러가고 있었다.
서준이 너무나 빠르게 원탁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 길이 없기에.
그들의 승리는 사실상 확정이라 봐도 무방했다.
이는 처음부터 정해진 결과처럼 당연했다.
유저 한 명이 작정하고 정보의 우위를 가진 채로 그들을 방해해도 될까 말까인데 심지어 정보의 우위는 그들이 쥐고 있었다.
방플은 그들이 하지 않은가.
또한 서준은 그들을 방해하려 하질 않는다.
그들의 계획 자체를 모른다.
알아내려는 노력도 없었다.
그러니 승리는 당연한 미래였다.
암살단의 세력을 10명이서 함께 움직일 것이고 그 포석을 착실히 쌓고 있으니.
그런데 그 확신에 균열이 생겼다.
[찬이가 도대체 왜 잡힌 거야?] [걸린 시간이 몇 분이었어요?] [퍼시벌 혼자 쫓았었는데 흠…]20분.
김찬은 고작해야 20분 만에 퍼시벌에게 잡혔다.
참고로 서준의 방송을 모니터링하고 있던 팀원 덕분에 김찬은 아서의 시험이 내려지자마자 작정하고 숨기 시작했다.
에르토스가 봉쇄되어도 절대 안 잡히게. 그래서 그들이 그냥 포기하게.
김찬은 이런 상황을 가장 많이 겪어 본 잠입에 특화된 팀원이었다.
그렇기에 팀원들은 아서의 시험을 보고 그저 피식 웃으며 응원의 말이나 한번 던졌지만.
[이걸 잡힐 줄은 몰랐지.] [일단 아서가 저런 시험을 내린 건 이해가 된다. 성도에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고 있는 음흉한 NPC니까.] [들어오는 것도 다 알면서도 안 막고 내버려 둔 게 아서지요. 언젠가 이용해 먹을 수 있을까 해서.]아서는 정치적인 NPC다.
쥐새끼 한 마리를 잡겠다고 전력을 써야 할 필요가 없음을 알고 있는 NPC.
사실 원탁의 NPC들이 다들 비슷하긴 하지만 퍼시벌이 창에 특화되었듯 아서는 정치에 특화된 NPC라 보면 된다.
에르토스에 아서의 눈을 피해 들어올 방법은 없다.
이런 게임이고 김찬은 이를 잘 알고 있었고.
문제는.
[퍼시벌. 도대체 뭔데 저렇게 잘 추격해서 맞추지?] [이렇게 빨리 당한 적이 그냥 없잖아요. 아예. 처음부터.] [그러게. 미안.]퍼시벌 혼자다.
서준이 직접 움직인 것도 아니다.
서준은 그저 퍼시벌에게 명령을 내렸을 뿐이다.
시험을 다른 NPC에게 맡겨도 되는 거냐고 물을 수 있지만 따르는 이들이 있는 것도 개인의 역량이라 보는 원탁이다.
특히나 정치적인 아서라면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
물론 퍼시벌이 맹세한 지 1분도 안 돼서, 소위 말하는 짬을 때려버린 방장의 행태에 아서도 놀라긴 했지만. 어쨌든 트집잡히지는 않았고.
퍼시벌은 혼자서 김찬을 찾아냈다. 그리고 데미지를 입히고 연행해 갔다.
이게 왜 문제냐면 아무리 원탁이라 하더라도 쉽게 그들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랬다면 암살단은 진작에 망했을 것이다.
밸런스의 문제다.
그리고 게임사에서 이에 대해 가장 민감한 팀 중 하나가 QA팀이었다.
[버그입니다.]그들은 퍼시벌이 김찬을 추적하는 과정을 보지 못 했다.
서준이 바로 원탁의 일원이라도 된 것마냥 휴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찬은 잡히고 난 후 상황을 전달해줬지만, 그의 서술로는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버그라고.
[버그일 확률도 있지. 그런데 그랬으면 분명 지금도 모니터링 중인 회사에서 말해줄 거야.] [아니, 이게 버그가 아니라고요?] [우리가 테스트할 땐 없던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죠?] [아니, 우리가 얼마나 많은 변수들을 하나하나 바꿔가며 직접 테스트를 했는데….] [그래도 맹세는 한 번도 안 받아봤잖아요.] [그래 맹세 그거. 진짜 맹세 받은 게 맞아? 확인되나? 팀장님?]맹세.
원탁의 NPC들은 따를만한 사람이 나타난다면 맹세를 한다.
그들은 결사단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선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완벽한 질서를 위해서는 지배자는 여러 명이어서는 안 된다고 여긴다.
완벽한 존재가 없으니, 그에 가까운 이들이 모여서 서로 보완해 완벽해지기를 노력할 뿐.
그렇기에 만약 그들이 생각하는 완벽한 인물이 나타난다면 그들은 기꺼이 따른다.
가장 큰 질서를 위해.
트리거는 미정이다.
특별한 어떤 행동을 한다고 그들은 맹세를 하지 않는다.
추측하자면 시스템 내부적으로 존재하는 호감도가 최대로 채워지고 무언가를 더 충족하면 맹세를 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 호감도는 같은 행동을 해도 각 상황에 따라 올라가는 양이 다르다.
어떨 때는 내려갈 수도 있다.
AI에 의해 조정이 되기에 QA팀은 어느 정도의 성향을 안 채로 그에 맞게 행동을 해 볼 뿐이었고.
그들은 단 한 번도 맹세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호감도를 강제로 최대치로 설정해 본 적도 있지만 원탁의 NPC들은 맹세를 안 했다.
이는 AI에게 일정 부분 개발을 맡겨서 생기는 문제다.
전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강제로 설정값만을 만져서 충족시키기에는 인간이 미처 다 파악하지를 못했다.
그래서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한 그들도 처음 봤다.
[분명 그 맹세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데요.] [맹세를 한다 해도 원탁의 NPC가 강화되는 컨셉은 절대 없었어.] [그러면 도대체 왜죠?] [아서의 시험으로 저런 게 나온 건 이미 겪어봤으니 예상한 바고. 한 번에 다 성공한 것도 해 봤고.] [잠시만요. 우리가 성공했던 방법이 있잖아요.] [응.] [단순히 우리 몸에 있는 시스템적인 한계치를 끌어 올려서 해결했었잖아요.]그게 그들로서는 게임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테스트를 진행하는 가장 편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세상을 해킹한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는 빛의 속도이다.
왜 그런가? 아마 이 세계가 그렇게 설정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상현실은 신체의 모든 활동의 한곗값이 정해져 있다.
그 설정값을 바꿨다. 바꿔서 시험을 통과했다.
하지만 서준은 아니다.
[원탁의 NPC에만 있는 고유의 특성. 성장. 그것 때문 아닐까요?] [???] [아니, 말이 되나? 그 성장은 극 후반부 결국 최후의 최후까지 갈 경우에만 승부가 나라고 들어간 요소잖아.]원탁의 NPC는 성장한다.
유저처럼 격이 오른다.
다만 그들이 성장하려면 그만한 경험이 필요하다.
보통 그 정도의 경험치를 얻으려면 게임이 극 후반부까지 가야 하고 그렇게 시간이 오래 지나도 원탁의 NPC가 격이 오르지 못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유저들과의 싸움에서 성장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거다.
하지만 퍼시벌이 서준의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 성장했다면?
그것이 팀원 중 한 명이 낸 의견이었고.
[아니, 진짜 말이 안 되는데.] [그건 아니지. 시험 몇 번을 봤다고.] [그전에 몇 번 전투를 더 하긴 했는데.]그들은 부정하면서도 전신에 소름이 돋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성장한 원탁의 NPC가 문제가 아니다.
그 수백 번이 넘는 집단 전투를, 며칠에 걸친 경험치를 단순히 세 번 싸우고 시험들을 참관하게 한 것만으로 채워준다고?
[이건 아니잖아요ㅋㅋㅋㅋ] [아니, 사람이 한계가 있지.] [그러게요.] [격이 올랐는지만 확인해서 보면 되긴 하네. 내가 물어볼게.]팀장이 나섰다.
현재 그들은 게임을 진행 중이면서도 틈틈이 채팅을 치면서 소통 중이었고.
잠시 후.
[맞대. 퍼시벌의 격이 올랐다는데?]팀장이 들어오면서 시스템 로그를 확인시켜 주었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인정할 수 없지만 사실이고.
[와… 아니, 이게 검섭다는 건가?] [ㅋㅋㅋㅋㅋㅋ] [어이가 없네] [난 이럴 줄 알았지요!] [이수야 ㄷㅊ]검서운 이야기.
그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아직 안 끝났다는 거다.
김찬이 잡힌 것도.
퍼시벌이 맹세를 한 것도.
퍼시벌이 성장한 것도 전부 충격적이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다. 몰아치면 성장했다 해도 절대 대응 못 해.] [그렇죠. 그 스트리머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죠.]* * *
“수고했다 퍼시벌. 그런데 10분만 더 늦게 잡아오지 그랬나.”
“어째서입니까?”
퍼시벌은 이제 서준에게 존댓말을 했다.
호칭은 주군이다.
아쉽게도 맹세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을 들을 시간은 없었다.
서준이 바로 침입자를 잡으라고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야…….”
서준은 퍼시벌의 강직한 눈빛에 차마 말을 못 하고 시선을 피했다.
짬을 때릴 때도 피하지 않았던 서준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전 방장(풀장 튜브 위에서): 아 왜 벌써 잡았어 궁시렁 궁시렁
-짬 때리고 바로 아서한테 풀장 찾은 게 개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하필 풀장이냐고 ㅋㅋㅋ 그리고 왜 그게 또 있냐곸ㅋㅋㅋ
-차마 자기한테 충성을 맹세한 애한테 인성질은 못 하겠지 방장아!
놀랍게도 서준한테도 쉽지 않은 일이긴 했다.
“어쨌든.”
“알겠습니다.”
“…….”
거참.
그냥 수긍하는 게 적응이 안 되네.
끝가지 반항하는 태우가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
“그래. 그러면 이제 아서? 결과를 말해라.”
서준은 퍼시벌에게 잡혀서 현재 수갑을 찬 채로 끌려온 사람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유저인지 NPC인지 궁금했지만 일단 먼저 끝내야 할 일이 있었다.
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 시험은 통과다. 이로서 무명 자네는 여덟명의 인정을 받게 되었군.”
“나는 원탁의 일원이 되는 건가?”
“그래 그대의 자리가 준비되었으니 이제 앉아서 지배하면 된다.”
[당신은 원탁의 일원이 되었습니다.]업적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쉽게도 격은 오르지 않았다.
“이제 뭘 하면 되지?”
“군림하지는 않되 지배해라. 그것이 너와 우리의 역할이다.”
“마음대로 하라는 거군.”
“그게 그대의 뜻이라면.”
“그렇다면 일단 얘는 내가 데려가지.”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부터 저 첩자에 대해서 큰 관심은 없어 보였다.
‘그저 시험으로 써먹기 좋아 보여서 내건 것인가.’
그렇다면 아서는 정치적인 인물이라는 게 된다.
‘하긴 대외적으로 군림하는 존재는 아서니까.’
중요한 건 아니다.
“퍼시벌?”
“예, 주군.”
“안내해라.”
“어디로?”
“너의 집무실로.”
“예.”
그렇다면 이제 확인을 좀 해 봐야겠다.
암살단의 QA팀의 목적을.
* * *
김찬은 그대로 서준을 따라 집무실로 끌려왔다.
하지만 서준은 김찬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지 일단 방치하고 집무실의 서류들을 읽기 시작했다.
‘흐흐. 보고서를 보는 건 쉽지 않지.’
게임에서는 그들에게 정보를 주입해 주는 대신 진짜 현실과 비슷한 방식으로 파악하게 만든다.
제대로 흐름을 파악하고 싶다면 서류를 통해 세상을 보는 능력도 길러야 하는 거다.
이는 매우 희소한 재능. 있기만 해도 그 재능을 보여줘 각 세력의 군사로 스타트할 수 있다.
그렇기에 김찬은 서준이 이에 대해서 듣고 그냥 서류를 달라고 했을 때 비웃었다.
스물넷의 사회 경험이라고는 대학 생활밖에 안 한 초짜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읽기만 해도 벅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