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425)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425화(425/431)
제425화
처음 서준이 분석한 내용을 적은 종이를 받았을 때.
김찬은 심장이 철렁이는 느낌을 받았다.
설마 하던 불안감이 현실로 돌아왔다.
[QA팀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닉네임과 활동지]이곳에 적혀 있는 인물은 정확히 10명이었다.
적당히 20명도, 30명도 아닌, 그저 10명.
분명 본인 입으로 추정이라 했다.
암살단에서 그들만큼은 아니더라도 활약했던 유저들과 NPC는 꽤 많다.
또한 그들의 활약 전부가 결사단에 알려지지는 않았기에 QA팀이라 추정할 수 있을 만한 이름의 숫자는 수십.
아니 백 명대라 봐도 무방하다.
그런 이들 중에서 추정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못해도 20명은 있어야 한다.
아니, 40명도 과하지 않다.
만약 그 40명 안에 10명의 이름이 전부 있다 하더라도 김찬은 놀랐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10명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 10명은 전부 그의 팀원이 맞았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도저히 해석이 안 된다.
김찬의 뇌가 현실을 부정했고 그 대가로 작동하는 걸 포기했다.
몸이 굳었다.
그만큼 놀란 것이다.
그리고 김찬이 당황한 순간 시야 옆에 켜 둔 채팅창에서는 메시지가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당장 전투를 하지 않는 팀원들은 전부 방송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무슨 일이야?] [왜 정지했어요. ㅎㅎ] [뭔가 이상한가요? 너무 비웃지는 말고요.]비웃지 말아라.
만약 이 명단을 보지 못 했다면 김찬 또한 저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너무 비웃지는 말자고.
고작해야 대학생이니까.
뭐 얼마나 세상을 경험해봤겠냐고.
하지만 이는 아니다.
이것만으로 그는 알게 되었다.
지금 그들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라는 건 이견의 여지가 없으니까.
그들이 여유로웠던 건 전부 서준이 그들에 대해서 모르고.
게임에 대해서 모르고.
그럼에도 제대로 알려 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만약에 그 명제들이 전부 반대가 된다면?
부정할까?
이 모든 게 틀렸다고?
과연 먹힐까?
김찬의 눈이 커졌다. 그는 종이를 뚫을 것처럼 한 지점을 노려다 봤다.
“뭐, 그냥 양심에 맡기겠습니다. 어떻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안 그래요?”
그러나 서준의 말에 일단 단순히 부정하는 것은 포기하고 다음 장을 읽었다.
그리고 눈이 다시 커졌다.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전혀 모르는 내용이다.
하지만, 전혀 몰랐던 내용이라 해서 심상치 않은 건 아니다.
‘우리의 초기 전략?’
김찬은 모르지만 그들의 초기 전략은 있었을 확률이 높다.
그들에게 오더를 내린 건 그들의 팀장이다.
전체적인 전략의 개요 혹은 최종 목적은 전부 알고 있지만, 초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그 누구도 설명한 적이 없었다.
굳이 그들에게 설명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일 터.
‘그냥 알아서 배치된 지역에서 할 일을 하면 그만이었지. 큰 목표를 향해서. 다들 그 정도 앞가림은 하니까.’
그런데 지금 이 서류는 그렇게 시작 지점에 팀원들을 배치한 세밀한 의도를 말하고 있었다.
그들조차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의도를.
이건 위험하다.
팀장에게 물어봐야 한다.
하지만 일단.
‘다음 장을…….’
다음 내용은 그들의 대전략이었다.
김찬은 이를 읽으면서 소름이 돋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서준은 그들이 노출했던 모든 단서들을 단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있었다.
당장 김찬, 그의 행적마저도 자신이 까먹었던 몇 시간 전의 일이 적혀 있다.
그 외에도 다른 동료들의 사소한 습관마저도 보고서에 올라와 있었으며,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정리되어 있다.
‘분명 서류 다 읽고 다시 이걸 작성하지 않았나?’
이런 쓸데없고 사소한 부분은 기억하는 것도 어마어마한 정신력을 소모할 텐데, 도대체 왜?
서준은 정말로 단 하나의 정보도 빠뜨리지 않은 듯 종이에 빼곡히 그들에 대한 정보를 썼다.
그리고 그 정보를 취합해서.
[향후 QA팀의 목적과 행보.]그들의 행동을 예측하고 있었다.
마치 발가벗겨진 기분이다.
그들의 팀장의 오더보다 더 자세하다.
이를 보면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단 하나의 문제는.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이를 작성한 인물이 적이라는 사실이다.
김찬은 순간 범우주적 존재를 목도해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자기 자신이 하찮은 개미가 된 기분이다.
돋보기로 그를 관찰하는 인간 앞에 선 개미.
* * *
[팀장님. 다 알려져 있었어요.]침묵하던 김찬이 다섯 번째 장까지 읽고 다시 읽더니 메시지를 보냈다.
심판을 보고 저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보다 이게 먼저였다.
급하니까.
비상이니까.
[뭐가 다 알려져 있다는 거지?] [우리는 종이 못 봐요. 뭐가 쓰여 있는지를 알려줘야 해요.] [뭔데?] [지금 팀장님 바쁜 것 같은데. 일단 정리해서 올려봐.]김찬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잘 알고 있었다.
몇 번이고 실감했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돌아갈 수가 없었다.
가장 상황을 잘 설명하는 문장은 직설적이었으니까.
[팀장님? 다 알아요. 다.] [아니, 뭔데요 ㅋㅋㅋ] [장난치지 말고.] [도대체 뭘 다 안 다는 건데.]전부 다다.
정말 말 그대로다.
하지만 팀원들은 그렇게 말해서는 사태파악이 안 될 것이다.
김찬은 빠르게 서류에 작성되어 있는 소제목들을 옮겨적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돌아가게 되었다.
[????] [아니, 진심?] [잠시만 이럴 리가 없는데.] [진짜라니까? 좀. 우리 다 간파당했고 잘못했다간 퍼시벌하고 저 스트리머한테 계획이 다 막힐 수도 있어.] [아니, 그게 가능해요? 어떡해요?] [저 정도면 진짠데.] [아니, 말이 되나… 잠시만……?] [?] [?] [우리 중에 배신자가 있는 거 아니야?]* * *
김찬이 잠시만이라고 말한 뒤 그들은 의논을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하나 찾았다.
무비 소프트에서 괜히 아무 일도 없는데 그들에게 어떤 짓이든 해도 된다 허락했을까?
[아니라고 본다.] [그러게요. 괜히 그렇게까지 할 수 있게 한 게 아니죠.] [이건 배신자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밸런스를 위해서 시작부터 포섭되어 있었을 겁니다.] [와 진짜 누군지 몰라도 이거 끝나면 한 달 동안은 고생해야 할 거다. 치사하다 치사해.] [저렇게 말하는 대리님이 배신자 아니에요?]때아닌 마피아 게임이 시작되었다.
그들은 잠시 플레이도 잊고 배신자를 색출하는 데에 집중했다.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김찬의 말에 따르면 이미 모든 내용이 까발려졌으니까.
다만 그건 배신자를 색출해낸 이후에 필요한 일이다.
막막하다.
그래도.
김찬은 서준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하지만, 배신자가 어느 정도 그들의 전략에 대한 아웃라인을 알려줬으니 그렇게 찾아낸 거라 여겼고 복수를 위해 말했다.
그들도 한 방 먹여야 하지 않겠는가.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척하면서 이득을 취할 것까진 필요 없었다.
이제 알았으니 다시 수립하고 달려가면 된다 라고 다들 인정했다.
그래서 돌아온 대답은.
“설마 배신자 찾는 거예요? 설마? 하하하하!”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설맠ㅋㅋㅋㅋㅋㅋ 너무 잘 맞춰서 누가 말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에이 설맠ㅋㅋㅋㅋ
-방장 성격이라면 그런 첩자 1,000명 준다 해도 안 받을 듯 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아니 방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거 아님?
-그런데 진지해 보이는걸? 설마 방장아?
“아니, 여러분 그런 첩자가 있을 리가 없잖아요. 제가 누군데요.”
서준은 전혀 당황한 기색도 억울하다는 기색도 없이 웃었다.
마치 말끝에 키읔을 하나 붙인 듯한 말투였다.
거만함.
그러나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김찬이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아니, 이것마저 부정한다고요?”
“네.”
“아니라면, 아니라면……. 말이 안 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얼마나 잘 맞췄길래? ㅋㅋㅋㅋ
-궁금하다 ㄹㅇ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방장ㅋㅋㅋ 왜 좌절하는뎈ㅋㅋㅋㅋ
“궁금한가요? 이제 제 종이를 공개하겠습니다. 승부는 난 것 같고요. 설명을 시작해 보죠.”
서준은 종이를 들어 올려 시야에 담았다.
시청자들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적으로 추정되는 인물들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들의 행보는 뒤에 나와요.”
서준이 설명을 시작했다.
마침내 공개된 파일이다.
시청자들에게도.
그리고 QA팀에게도.
그렇기에 김찬의 눈앞에 무수히 많은 갈고리가 튀어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 [뭐야????] [아니, 우리 왜 다 알아요?] [진짜 다 아는 거였어? 다?]“자 여기서 이분들이 승리를 확신한 이유가 뭐였냐 하면…….”
[제발ㅋㅋㅋㅋ 그만해] [이거 답 없는데요?] [배신자나 빨리 찾죠]* * *
잠시 암살단의 시험을 받느라 대화방을 못 보고 있었던 팀장이 돌아왔다.
그리고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곤 범인을 찾느라 개판이 된 대화방을 한 번 바라본 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냐.”
서준은 웃고 넘어갔지만, 그들은 심각하게 싸우고 있었다.
범인이 없을 수가 없다는 의견이 주류.
팀장인 그 또한 일견 합리적이라 생각했지만, 그는 이브 파이모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말도 안 되지.’
그러니 믿는다. 서류를 보고 그들의 모든 전략을 간파했다는 것을.
‘과연 저쪽이 늦었나?’
아니다.
서준이 만약 원탁의 권력을 이용해서 그들을 작정하고 방해하기 시작한다면.
‘골치가 아프겠네. 대책이 필요한데.’
일단 팀원들에게 배신자는 없다 하고.
[아니! 저는 진짜 아니죠! 제가 님들 행적 물어본 적이 언제 있다고!] [그렇게 따지면 나도 아니지. 말 잘해라.] [하. 일 대 일 뜨실래요?]QA팀원들의 동료애는 업무의 특성상 게임을 함께 한 게임 친구의 동료애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보통 게임을 같이 많이 하면 서로 남 탓을 하면서 자주 싸우기 마련이다.
대환장 파티가 열리기 일보 직전.
채팅방이 아닌 서준의 방송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 이것들 중에 틀린 거 하나도 없다니까요? 괜히 저분이 배신자 운운한 거겠어요?]이번에는 서준이 시청자들과 입씨름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도대체 어떻게 아냐고요? 이 계획대로 하는 게,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라고 생각했겠죠? 방해를 받지 않을 때,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라고 말이죠. 난 딱 봐도 보이는데? 어차피 제 성격상 끈질기게 자기들을 찾아다니다가 계획을 알아차릴 확률은 낮다고 봤겠죠. 이게 안 보이나요?]부끄럽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 와중에 멘탈이 나갔는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김찬과 박이수를 제외한 팀원들은 지금 하는 말도 도대체 누가 전달했냐며 싸우기 시작했다.
회사의 지시 때문에 배신을 했으면, 그냥 정보나 전달할 것이지. 왜 저런 사소한 회의에 나왔던 말까지 전달하냐고.
‘팀원들이 더 부끄럽군.’
총체적 난국의 상황 속.
[하. 그렇다면 보여드리죠. QA팀은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한 번에 몰아치는 걸 택했다 했잖아요? 개인인 제가 대처하지 못 하게. 그렇다면 한 번의 최종 순간이 올 때까지, 암살단에 그 어떤 간섭도 하지 않아 보겠습니다.]“?”
[그러니까요. 이렇게 하면 알 수 있잖아요. 제 분석이 맞았는지 아닌지. 아니, 제가 이렇게 나오면 이 전략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을걸요? 또 나왔다 저 악질 표정이라니요. 음해 10분 밴입니다.]“이건 또 무슨 전개지? 하아아아.”
팀장이 눈을 질끈 감고 관자놀이를 누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