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44)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44화(44/431)
제44화
전장은 유명한 컨텐츠다.
인지도가 높은 협을 위하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드였고, 매 시즌 화제를 끄는 일화들도 나왔으니 말이다.
세 개의 세력 중 하나를 선택해서 상대 세력의 유저들과 경쟁해 땅을 점령하고 뺏기고 하는 삼파전이 재미가 없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뭐로 할까요.”
일단 공약부터 정하자 이것들아.
서준은 점점 더 기괴해지는 벌칙들을 어이없는 눈빛으로 읽으면서 말했다.
“전장의 목표 말이죠.”
-벌칙부터 해 그냥 ㅋㅋㅋ
-ㄹㅇ
-그래서 무슨 세력을 선택했는데요?
“아, 세력은 마교로 할 생각입니다.”
정파, 사파, 마교.
이 셋 중 마교는 최약체였다.
단 한 번도 전장에서 우승을 못 했을 정도로.
그 이유는 성능이 안 좋기 때문이다.
성능이 안 좋기에 잘하는 사람이 타 세력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그래서 전장에서 이기질 못하고 그러니 신규 유저들이 안 들어오는.
악순환의 반복에 빠진 세력이었다.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하필 마교 ㅋㅋㅋㅋㅋㅋㅋㅋ
-닉네임 있으니 납득 가능
“그렇죠. 제 닉네임도 있고 하니깐.”
만약 기여도를 생각하면 정파를 가는 게 좋다.
왜냐하면 정파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전장의 우승을 했고, 이번 시즌도 우승할 가능성이 가장 큰 세력이었기 때문이다.
우승한 세력의 유저들은 추가 기여도를 받는다.
안 그래도 정파는 그 특성상 인기가 많고 성능도 좋은데 우승의 전적이 쌓이니 유저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마교와는 정반대인 선순환의 세력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서준이 마교를 선택한 것이 상금을 완전히 포기한 것을 의미하진 않았다.
“그리고 딱히 마교보다 정파나 사파가 좋은 것 같지도 않은데요?”
-그럼 공약으로 우승을 걸던가 ㅋㅋㅋㅋㅋ
-엌ㅋㅋ 마교가 우승ㅋㅋㅋ
-도대체 협을 위하여를 누구한테 배운 거야ㅠㅠ 마교는 쓰레기다. 따라 해봐.
“마교 우승이요? 좋네요. 간단하고.”
아무래도 첫 번째 공약이 정해진 것 같다.
서준은 공약으로 세력의 목표 하나 개인의 목표 하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상 벌칙 수행하겠단 선언 ㅋㅋㅋㅋㅋ
-일단 저지르는 것 보소 ㅋㅋㅋ
-어허 천마시랍니다.
-방장 하는 말 보니 전장이 뭔지 제대로 모른다에 내 포인트 전부를 건다
-애초에 방장은 게임을 아는 게 없었음!
시청자들이 어이없어하는 것도 당연하다.
세력의 순위는 개인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
아무리 서준이 암살단의 여명에서 전례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집단을 이길 수는 없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은 알고 있었다.
서준도 마찬가지다.
“네, 저도 마교가 우승하기 힘들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다른 공약도 추가할 생각입니다. 공약 중 하나만 성공하면 벌칙은 없는 걸로. 어때요.”
-ㅇㅋ
-마교 우승은 솔직히 너무하긴 해
-없는 셈 쳐야지 ㅋㅋㅋㅋ
생각보다 훨씬 쉽게 수긍한다.
마교.
그 정도 이미지였나.
시청자들은 서준과 대화하며 여러 의견을 내놓았다.
기여도 전체 순위 16위 안에 들기는 가장 먼저 나왔고, 이외에도.
마교 내부에서 기여도 1등 하기.
공격과 방어에 한 번도 실패하지 않기.
게임 할 때마다 쌓이는 명성치를 가장 많이 모으기.
등등.
많은 의견이 나왔다.
서준은 그것들을 모아 시청자 투표를 진행했다.
하나같이 난이도가 매우 높았다.
대부분 암살단의 여명을 봐왔기 때문에 서준에 대한 기준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준이 그들이 제시한 의견을 수용한 이유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오, 16위에 가장 많은 표를 주셨네요. 자 그럼 이제 벌칙을 정해봅시다.”
공약은 기여도 순위 16위 안에 들기가 걸렸다.
상금과도 일치하는 목표인 셈이다.
할만하다.
-드디어.
-한겨울에 바다 입수하기
-레이지큇 켠왕 ㄱㄱ
-차라리 갯벌에서 맛조개 5,000마리 켠왕 ㄱ
-크리스티나 누나 컷 신 보여주기
-컷 신은 벌칙이 아니지 않나? ㅋㅋㅋ
이상한 게 껴 있긴 한데 아무튼 여러 벌칙이 올라왔다.
서준은 그것들을 하나하나 룰렛에 적었다.
마법소녀도 어쩔 수 없이 적어야 했다.
그 벌칙을 말한 사람이 후원으로 10만 원을 쐈기 때문이다.
“네 일 년 동안 물 대신에 눈의 솔 마시기 추가할게요. 대신 일주일로 하겠습니다. 도배 멈춰요.”
별의별 이상한 것들이 올라왔고, 서준은 그 벌칙의 강도들을 적당한 수준으로 조정해나가면서 칸을 채워나갔다.
“왜 이렇게 덤덤하냐고요? 뭐가 되든 상관없거든요.”
제대로 할 생각이다.
귀찮을 것 같았던 것도 전장에 대해 제대로 몰랐을 때의 생각이다.
-자신감 미쳤다
-제발 마법소녀. 제발 마법소녀. 제발 마법소녀. 제발 마법소녀. 제발 마법소녀.
-나는 여장 후 클럽 가기가 보고 싶은걸?
-사악한 놈들ㅋㅋㅋㅋㅋㅋㅋㅋ 니들은 그냥 여기서 나가라
솔직히.
저런 거 걸리고 실패하면 스트리밍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가 아무리 젊고 전생에서도 늙은 적은 없다지만 어디 가면 어르신 소리 듣던 삶을 기억하는데.
서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마우스를 움직였다.
“시작합니다.”
돌돌돌돌돌.
룰렛이 돌아간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전부 담아서 그런지 룰렛의 한 칸은 심히 작았다.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전적으로 마법소녀 때문이다.
점차 속도가 줄어들고 룰렛이 멈췄다.
-아 씨…
-주
-작
-이건 아니지
-주
-방장한테 게임 켠왕은 너무 쉬운 거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
-작
“아하.”
서준은 정말 아쉽다는 기색을 내비쳤다.
얄밉게 웃으면서.
“실패하면 레이지큇 켠왕 가겠습니다.”
레이지 큇은 게임 이름인데 굉장히 어려운 인디게임이다.
오죽했으면 이름이 빡종(화나서 종료함)을 영어로 표현한 rage quit이었을까.
하지만 그에게는 사실상 벌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도 알고 사람들도 알고 있었다.
“자 그러면 바로 캡슐 들어갈게요.”
-저 의기양양한 표정 킹받네ㅋㅋㅋㅋ
-누가 참교육 좀
[‘사기주사위’님이 미션 등록!] [룰렛 한 번 더 돌려서 벌칙 하나 더 추가 시 — 미션 보상금: 300,000원]컴퓨터 화면을 정리하려던 서준의 손이 멈췄다.
설정을 통해 표시된 닉네임은 사기주사위.
한번 후원하기 시작하면 십만 원 단위로 쏘던 큰손 시청자였다.
“흐음.”
룰렛 한 번 더 돌리면 미션 성공? 이건 못 참는다.
하지만 한 번에 수락하는 건 하수다.
“여러분들 이거 한 번 더 돌렸다가 여장 걸리면 스트리밍 접고 잠수할까 말까 고민할 텐데 뭐 하러 위험을 감수합니까. 안 해요.”
-ㅋㅋㅋㅋㅋㅋㅋ 그 정도야?
-형 이참에 광대 스트리머 가자!
-이걸 안 한다고? 진심?
-저기 벌칙 중에 얼마나 기똥찬 게 많은데…
그게 아니다.
이왕 리스크를 감수하게 하려면 그에 걸맞은 리턴도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런 서준의 생각을 읽었는지, 지금의 상황에 딱 알맞은 알람이 올라왔다.
[‘돈으로해결할수없으면’님이 상금 100,000원을 추가했습니다!] [‘양이부족한게아닌지생각해봐라’님이 100,000원을 추가했습니다!] [‘더많은돈’님이 상금 50,000원을 추가했습니다!]-엌ㅋㅋㅋㅋㅋㅋㅋㅋ 단합력 레전드
-날 모욕할 셈인가!
-나를 돈으로 사려는 겐가!
“아, 이거 진짜. 안 되는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룰렛 쪽으로 움직이는 마우스 커서.
서준의 말과 행동이 엇물리는 모습에 채팅창이 낄낄 웃기 시작했다.
-라고 꾸짖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돈이었다!
-자본주의에 굴복하지 마라우 동무!
-자존심도 없냐?
그를 놀리는 채팅들이 다수 올라오지만, 서준은 기어코 롤렛을 돌렸다.
신나는 브금이 흘러나오고.
시간이 지나서 멈췄을 때 서준의 표정은 똥 씹은 것 같이 변했다.
서준은 참혹한 결과에 미간을 눌렀다가 땐 다음 입을 열었다.
“……성공하면 그만인 거 알죠?”
그래.
정말로 성공하면 그만이다.
-그럼요. 잘 알죠 풉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악물고) 승긍흐면 그믄은그 을즈?
-흐즈믈르고
-마법소녀 ㅅㅅㅅㅅ
-어떻게 이게 마법소녀가 걸리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본주의의 업보구만 기래.
룰렛이 하필이면 눈금이 가장 가리키면 안 되는 항목에서 멈춰버렸다.
[방장이 다니는 대학교 정문 앞에서 마법 소녀 복장 입고 춤추기]젠장.
이래서 돈 밝히면 안 되는 건데.
원래도 제대로 할 생각이었지만.
이제부터 진짜, 진짜로 전력을 다해야 할 판이다.
* * *
서준은 캡슐에 들어가고 바로 협을 위하여를 실행했다.
마을 바깥 너머로 대나무가 우후죽순 솟아오르고 판다가 길거리를 뒹굴뒹굴 굴러다닌다.
[LV 5를 달성하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원하는 무림 세력을 선택해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무림 세력을 선택하라는 뜻의 안내문이 눈 앞을 가렸다.
서준은 확인 버튼을 눌러 창을 치우고 거리가 모이는 중앙으로 걸어갔다.
마교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서다.
-마교니깐 일단 우승 공략은 포기하고 시작이네
-벌칙이 그딴 게 나왔는데 정말 마교 할 거임? 정파 안 가?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에휴.”
서준은 신난 시청자들을 뒤로했다.
협을 위하여에서 플레이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세부적인 무림 세력은 총 7가지였다.
정파의 화산파, 남궁세가, 개방.
사파의 녹림, 당가, 살막.
마교.
특이하게 마교는 세부 세력이 없었다.
하지만 특성 빌드가 타 세력보다 다양했다.
그래서 ‘마교가 구린 이유는 아직 최적의 빌드를 찾지 못해서 그런 거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지만, 게임 고인물들이 어떤 사람들인데 최적의 빌드를 못 찾았을까.
그냥 구린 거라는 게 정설이었다.
‘솔직히 화산파 생각도 하긴 했는데, 그쪽과는 영 연이 없네.’
서준은 혀를 차며 발걸음을 보챘다.
“여러분들, 근데 정파나 사파를 선택한다면 자유롭게 세부 세력들은 바꿀 수 있는 건가요?”
-자유롭진 않지 ㅋㅋ
-하지만 세력 내에서 바꾸는 거라서 전장에서 패널티는 없음
-입문할 때보다 문파 바꿀 때 시험의 난이도 올라감. 그러니 처음 선택을 잘해야지.
“아, 뭐 들어가려면 시험도 봐야 해요?”
-ㅇㅇ
-그리고 마교는 높은 등급 받기 제일 어려움ㅋㅋ
-게임도 시험을 보다니 더러운!
“하, 내일부터는 다 공부해 옵니다.”
서준의 예습 선언에 시청자들은 다시 놀리기 바빴다.
하지만 서준은 그들이 무슨 상상을 하든 말든 효율적으로 게임을 하기로 결심했다.
중앙에 도착했다.
점령전을 시작했던 그 큰 건물이었다.
건물의 입구 옆에 큰 지도가 있었다.
다가가서 클릭하자 서준의 앞으로 홀로그램처럼 지도가 펼쳐졌다.
“마을 바깥까지 가야 하네요.”
협을 위하여의 무림 세력들은 위치상으로 두 부류로 나뉜다.
마을 안에 있거나, 바깥에 있거나.
남궁세가, 당가, 개방, 살막 같은 경우 그 본거지가 마을 안에 있었다.
그리고 화산파, 녹림, 마교는 마을 바깥 제일 처음 시작한 위치를 기준으로 각기 동, 서쪽과 북쪽의 산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마교는 북쪽이고.”
화산파는 동쪽, 녹림은 서쪽이었다.
“왔던 대로 쭉 거리를 따라 올라가면 되겠네.”
마을 바깥으로 나가자 산의 입구가 나타났다.
서준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 산 위에 있는 마교로 향했다.
“그래서 마교의 입교 시험이 뭐죠? 그리고 보상은요?”
-NPC한테 무공 초식 시연하는 건데ㅋㅋㅋㅋ 그냥 본인이 창작해서 보여주면 됨
-마교 컨셉이 애초에 빌드 짜는 거라서 그런가?
-높은 등급 받으면 시작할 때 크긴 한데 설마 커뮤니티에 있는 공략을 보진 않겠지?
-아 ㅋㅋ 마법 소녀 되고 싶지 않으면 이제 모든 공략 다 찾아봐야 한다고
-ㄹㅇ 발등에 불 떨어진 격
보상이 있는 것 같았다.
그것도 상당한 보상이.
그렇다면 무조건 잘 봐야 하는데.
“하, 제가 무슨 공략대로 해요.”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무공 초식?
뭐가 되었든 최고 등급은 따 놓은 당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