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5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50화(50/431)
제50화
대한민국의 주요 게임 웹진 사이트 어드벤처에는 수많은 게임 커뮤니티가 존재했다.
각 커뮤니티별로 그 성향이나 문화가 다르고 사건 사고도 잦지만, 그래도 게임 정보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드벤처만한 곳이 없다는 게 유저들의 주 평가였다.
[마교 장로 백위강이 본인의 무공 실력을 초절정이라 평가했다. 어떠한가.]그중 협벤은 협을 위하여의 커뮤니티인데, 협벤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다른 이름으로 커뮤니티를 자칭한다.
바로.
노협.
이런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는 간단했다.
협을 위하여란 게임 이름 과는 정반대로 협이 없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영어 no와.
무협 + 틀딱을 합친 말로, 한물간 정통 무협에 집착하는 소위 말해 무틀딱이 있다는 의미에서.
老.
즉, 늙을 노를 함께 중의적인 의미로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이트 이용자의 실제 평균 연령은 굉장히 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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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영상)
남궁의 무인으로 산 지 40년. 헛살지는 않은 것 같군.
===
-초절정은 이루기 힘든 경지 아니오? 그것참 본교의 귀감이 되는 업적이구려. 이참에 마교로 오는 것이?
└아니다 이 악마야…
-이 게임이 40년이 안 되었소만? 남궁 형은 그걸 어찌 한 것이오.
-그래서 마교 쓰레기인데 시험 왜 봄? 그래서 마교 쓰레기인데 시험 왜 봄? 그래서 마교 쓰레기인데 시험 왜 봄?
└안 들어가도 시험은 볼 수 있어 ㄱㅅㄲ야
-하와와 대단한 거시야요
└우효! 초 스게!
└왜 일본 말투 쓰는 놈들은 차단을 아무리 해도 계속 나타나냐.
└협객 따윈 없다. 니가 선택한 노협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그리고 컨셉질이 좀 심하다.
그나마 게임 속에서는 부끄러워서 하지 못하는 일들을 여기서 풀어내는 느낌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게임 속에서 컨셉충이 없단 것도, 노협에는 이런 댓글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글들이 70% 정도는 차지한다.
진지하게 분석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글들 말이다.
-영상 보니깐 게임 속 남궁세가 무공들 잘 섞어서 시연했네 ㄷㄷ 똑같이 하면 백위강이 잡아내니깐 초식의 변화도 잘 줬고. 고순가?
└유단잔가?
└최소 랭커라 봐야지. 남궁세가 랭커 중에서 저거 할 사람이 누가 있지? 숨긴다고 가면까지 쓴 것 봐ㅋㅋ
└노부의 정체를 알게 되면 다칠 것이오. (글 작성자)
└초절정 칭호 부럽다! 나 마교에서 당과 하나만.
그래봤자 인터넷 사이트 기준에서 평범하다는 거다.
-아직 세력도 안 정한 무린인데 초절정이 어려운 거임?
└ㅇㅇ
└마교 시험 국룰인 초식들 있는데 저거 한 달 정도 연습해서 정말 동작들 전부 일치하게 시연하면 절정 칭호 받을 수 있음.
└근데 초절정은 안 됨. 초절정 받으려면 뭔지 모르겠는데 정말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하더라. 글 작성자도 자기 세력의 무공을 들고 온 이유가 있음. 자기가 제일 많이 사용한 무공 초식이니깐 그만큼 깨달은 게 있겠지. 참고로 초절정 받은 사람 별로 없음 50명 안 됨.
└헐…… 그렇게 어려우면 어떡하지
└그래봤자 닉네임 옆에 떠오르는 칭호나 바뀌는데. 저거 좋게 받으면 마교 들어가면 대우가 좋은 거 말고 뭐 없어ㅋㅋ 마교 갈 거야?
└아니!
└그럼 상관 없
└ㅋㅋㅋㅋㅋ
마교에 갈 거냐는 질문에 고려할 가치조차도 없다는 듯 단호하고 당연하게 대답하는 댓글.
그리고 누가 봐도 비웃는 답글들.
위로 올려보면 나타나는 수많은 마교를 무시하는 사람들!
마교의 랭커인 삼장로는 현재의 노협의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젠장.”
└더 웃긴 건 마교 놈들 중에서는 초절정 찍은 사람이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ㅇㅇ
└어떻게 마교 시험에서 ㅋㅋㅋㅋㅋㅋ
└백위강이 잘못했넼ㅋㅋ
“아니 이왕 말할 거면 제대로 설명하던가! 그냥 말하면 마교 유저가 남들보다 못하는 것 같잖아.”
마교 무공의 특징은 초식이 없다는 것.
무려 한 무공 특성에 초식을 스물 내 개나 가지고 있는 화산파와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할 정도였다.
사실 초라한 수준도 아니긴 하다. 아예 없으니.
“그래서 초절정을 찍은 마교 사람들이 없다고 알려줘야지!”
초절정의 칭호를 받은 사람들은 전부 한 명도 빠짐없이 자신이 게임을 수천 시간 플레이하면서 펼쳐 온 무공 초식을 변형한 유저들이다.
애초에 자신이 직접 진짜 무공 초식을 창안할 정도면 게임을 안 하고 도장을 차리지.
“아닌가. 무술 사범보다 게이머가 훨씬 많이 벌 수도…….”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마교에 대한 해명을 하기 위해 삼장로는 댓글을 작성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고작해야 초절정 가지고 오버 ㅈㄴ 떠네 ㅋㅋ. 대천마신교의 14대 천마께서는 대종사의 칭호를 받았는데 ㅋㅋ ㅈ밥 남궁세가 주제에 신난 것 보소ㅋㅋㅋ
흔한 어그로성 댓글이 보였다.
닉네임은 광신도.
삼장로는 이마를 ‘탁’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마교네…….”
닉네임도 그렇고 하는 짓도 그렇고.
누가 봐도 마교야.
그도 단체 채팅방에서는 가끔 틀딱체를 구사하고 컨셉질도 좋아하긴 하지만, 저런 식으로 대놓고 어그로를 끌지는 않는다.
조금 부끄럽다.
└대종사는 무슨 대종사 ㅋㅋㅋㅋㅋㅋ 꿈 꿨냐?
└14대 천마? ㅋㅋ 니네 마교 천마 한 수백 명 있는 거 아니었음?
└상상력 하난 좋네 ㅋㅋ 대종사 ㅇㅈㄹ
조금 많이 부끄럽다.
사람들은 어그로에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무시하는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이 댓글을 보는 삼장로는 무시보다 더 효과적인 대응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비웃음.
“마교 이미지 더 실추시키지 마라……. 신도야.”
해명할 마음이 싹 사라졌다.
그저 이곳에서 피하고 싶을 뿐.
그래서 뒤로 가기를 눌렀다.
[오늘자 전장의 승리자.] [든든한 정파의 무인이라서 자랑스러우면 개추 ㅋㅋ] [마교 장로 백위강이 본인의 무공 실력을 초절정이라 평가했다. 어떠한가.] [진정한 무공이란 무엇인가와 협을 위하여가 정통 무협인 180가지 이유]“다 본 거네.”
그는 습관적으로 새로 고침을 눌렀다.
전장이 닫힌 10시.
노협이 가장 활발할 시간이다.
새로 고침을 누르면 1개 정도는 추천글이 올라온다.
그리고 새로 올라온 글에 삼장로는 어이없었지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아니 미친놈인가? 이거 진짜 지능적 안티아니야? 아. 마교 이미지 진짜 어떡하냐.”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솔직히 웃겼다.
글 작성자는 아까 비웃음을 샀던 어그로꾼 광신도.
그리고 제목은.
[“마교는 미쳤다” 정파가 벌벌 떨며 두려워하고 사파가 난리 난 이유. “14대 천마님은 대체 정체가 무엇입니까?”]“아이씨.”
이제 국뽕, 아니 마뽕 이미지까지 박히게 생겼다.
착잡한 한숨을 내쉬면서도 내심 웃고 있던 삼장로는 마우스를 움직였다.
이런 제목은 안 누를 수가 없잖아.
그런데.
웃으며 들어간 삼장로의 눈이 커졌다.
==
(대종사 받는 클립)
진정한 천마가 오셨다. 이제부터 대 천마신교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천마재림! 만마앙복!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진짜임? 그 와중에 제목 개웃기네
└편집인 듯
└갑자기 뜬금없이 더 상위 등급의 칭호가 나올 리가 없긴 해
-자세히 보면 국룰 초식 비슷한데 초절정도 안 나오는 걸로 무슨
-글 작성자 닉네임부터 광신도…
글에는 한 스트리머가 진짜로 대종사란 칭호를 받는 클립이 첨부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긴가민가한 상태인 것 같았다.
이렇게 뜬금없이 처음 보는 등급이 나온다고?
삼장로도 마찬가지였다.
“뭐야. 진짜야 뭐야.”
애초에 대종사란 칭호가 진짜로 있었어?
그러면 왜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은 못 얻은 건데.
삼장로는 더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정보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해보는 거다.
“캡슐 바로 켠다.”
일단 상황 자체는 진짜 같았다.
진위를 묻는 댓글들이 대다수지만 아무래도 트래블에서 영상이 떡하니 나와 있으니 말이다.
삼장로는 바로 캡슐로 들어갔다.
그리고 방송을 켰다.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시청자가 많이 들어오진 않는다.
많게는 수십 명에서 적게는 한 명 정도.
생계형으로 하는 방송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이다.
시험을 잘 봐야 겨우 캡슐을 허락받는 그런 학생 말이다.
그는 방송을 제대로 할 수도 없고 그만한 재능도 없다고 생각했다.
-왜 갑자기 방송을 키냐?
-ㄹㅇ
-애기는 그냥 자라 임마 키 커야지
-방학이냐?
-재롱잔치 on
단체 채팅방에 있던 남궁세가 점소이나 한푼만이 보인다.
그 외에도 랭커나 커뮤니티를 많이 하는 사람들도.
다들 전장이 끝나서 쉬고 있는 와중에 그의 방송이 켜지자 들어온 상태였다.
“무슨 방학을 말하는지 모르겠네.”
어떤 알피지 게임의 최종 컨텐츠는 바로 마을에서 뛰기라고 하지 않던가.
고인물들은 하는 행동이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게임 속에서 할 게 없지만, 그렇다고 게임에서 벗어나진 않는다.
그렇기에 이들은 재미를 위해 방송을 선택했다.
삼장로는 스트리머로, 다른 이들은 시청자로.
-모르긴 뭘 몰라 방학 되가지고 제일 신나 했으면서
-이래서 신분을 까면 안 됔ㅋㅋ
-삼장로 아바타는 근엄한 노인네인데 실제는 볼 빵빵한…
-나이도 성인이 아니라서 피 색깔 검열당한 놈ㅋㅋ
“갈! 본 장로는 천마신교를 상징하는 붉은 색이 천한 것들의 몸에서 나오는 꼴을 보기 싫어서 연령 모드를 바꿨을 뿐이다. 본 장로가 중학생이라는 근거 없는 낭설을 퍼뜨리지 말도록.”
-ㅋㅋㅋㅋ
-재롱 잘 피우네
-정파 랭커 형님들 내일 전장, 어디 공격할 거임?
-정보 빼 가려 하지 말아라
-에헤이 피차 피하는 게 이득이면서
-어차피 방어할 거면서 뭔 ㅋㅋ
이곳은 일반적인 스트리밍이라기보다는 커뮤니티의 연장선이라 보는 게 맞았다.
삼장로는 마교의 계단을 오르면서 창을 열어 대종사의 칭호를 받는 영상을 계속해서 봤다.
슬슬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형님들이 생겼다.
-뭐 보는 거야?
-그리고 마교 산은 왜 오르누
-어? 왜 저기에 사람들이 모여 있냐?
삼장로가 도착한 곳은 백위강이 있는 비무대.
평소에는 개미 한 마리 보기 힘들던 장소에 사람들 여럿이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이는 삼장로도 마찬가지였다.
-대답 안 하는 거 보니 삐졌나 본데
-야 삐졌냐?
-삐졌군ㅋㅋ
-귀여워 아주
-저거 마교 시험 영상 같은데 맞나?
“흐음.”
삼장로는 영상을 다 돌려본 뒤 침음을 흘렸다.
그리고 채팅창으로 눈을 돌렸다.
“아. 삐진 거 아니고, 이거 마교 시험에서 초절정 이상인 대종사가 나왔다고 하네요. 형님들.”
그것도 국룰 초식으로 말이다.
그게 더 놀라웠다.
지금까지 절정이 한계였던 초식을 약간의 변주를 통해 초절정보다 높은 칭호를 받다니.
-?? 대종사가 뭐냐
-응 개소리 하지마 ㅋㅋㅋ
-니들 당장 노협 들어가서 확인해라. 방금 보고 왔는데 진짜 같은데?
-근데 저거 서준 님 아님? 내가 저번에 말했던
아.
그때 그 스트리머.
“일단은 국룰 초식에서 뭐를 변형했는지는 대충 파악한 것 같고 한번 도전 해 봐야겠네요. 시도에 제한도 없는데.”
그는 비무대 위로 올라갔다.
아직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영상을 확인하고 있는 것 같았다.
“훗.”
이런 부분에서 랭커와 일반 유저의 재능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비무대 위에서 검을 뽑고 초식을 시연했다.
발의 보폭을 좁히고, 검의 각도를 틀면서 날카로움을 더한다.
검이 움직일수록 모든 선이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일체감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있었다.
못해도 절정은 나올 것이라는.
이미 한 번 받아본 결과니깐 말이다.
그리고 결과는!
“에잉 쯧쯧. 네놈은 기본기도 없고 초식을 짜는 재주도 없구나. 삼류다! 썩 꺼져라!”
머리 위, 닉네임 옆에 절정의 칭호가 달려 있는 삼장로의 눈이 호통을 듣자 세차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푸흡.”
주변에서 그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입을 막지만,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 씨.”
볼에 피가 확 몰리면서 방송을 당장 끄고 도망치고 싶어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 한 거냐
-아무리 못 해도 삼류는 안 나올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정 칭호 반납 좀
-대종사 나도 한번 도전하러 가 볼까?
-당장 시험 보러 마교로 가자.
-시험 보러 X 우리 귀여운 중딩 놀리러 O
그리고.
초절정의 칭호가 있는 유명 랭커들이 진위를 가리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