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54)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54화(54/431)
제54화
레이드.
유저들이 부르는 별명으로 정식 이름은 [데스매치 (NPC)]였다.
어째서 데스매치냐 하면 적장인 NPC와 유저 둘 중 한 명이라도 죽으면 게임이 끝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일대일 결투 방식은 아니다.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이 배경인지라 적장을 찾아야 하기도 하고 다른 일반 NPC들도 여러 곳에서 충돌하기 때문이다.
“레이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속도죠.”
적장을 빨리 찾아내고 빨리 죽이는 것.
그게 명성치와 기여도를 더 많이 받는 방법이었다.
-타임 어택 모드지
-좀만 기다렸다가 정보 풀리면 가자
-랭커들은 다 그럴걸ㅋㅋㅋ
-바로 시작 ㄴㄴ
-이게 컨설팅이지
서준은 그들이 하는 말을 한 번에 알아들었다.
“괜찮아요. 바로 가죠.”
시청자들은 그가 정보가 풀린 뒤 게임을 해서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더 빠른 기록을 내라고 조언해 준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은 그냥 하기로 했다.
어차피 첫판은 명성치를 얻을 수 없다.
게임사에서 지정한 연습 판이기 때문.
그리고 서준은 남의 플레이를 통해 정보를 얻고 게임을 하는 것이나 직접 첫판을 하면서 정보를 얻는 것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랭커들은 그마저도 짧은 시간 내에 루트와 특성들을 짜고 첫판을 리허설 개념으로 사용한다고 하던데.’
서준은 어차피 게임 지식이 부족해 그게 안 됐다.
“아, 그리고 레이드에선 자원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데스매치에선 거점 같은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이 없으니.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자원에 의존해야 한다.
“아, 흡성대법은 적장한테만 적용된다고요? 조언 고마워요.”
자세한 조언을 들어보니 서준의 특성이 크게 유리한 환경도 아니었다. 어쩌면 불리할지도.
“일단은 정파로 갑시다. 당가 아까 그놈은 어차피 못 만날 테니.”
오늘도 수비다.
* * *
서준은 전날과 같은 지역을 선택했다.
게임이 시작됐고 서준은 건물 내부에서 눈을 떴다.
주변을 살핀 뒤 문을 열어보려 했지만,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눈앞에 글자가 떠올랐다.
[데스매치 시작 30초 전]-과연 어디 문파 NPC랑 붙을까
-건물이 기루인 것 같은데 개방은 아닌 것 같네. 개방 놈들이 기루에 올 돈이 있을 리가 없으니
음.
서준은 기다리면서 채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다.
[데스매치 시작 10초 전]근데 아군 병사들은 없나?
서준은 방에 혼자 남겨진 상황 속에서 의문이 들었다.
‘혼자서 싸우는 거면 데스매치가 아니라 암살이라고 이름이 붙었겠지.’
그리고 그 의문에 더 생각할 겨를 도 없이 10초가 지나자마자 손에 검을 든 적이 문을 박차고 나타났다.
“마교의 적장! 죽어라!”
단정한 의복. 도복도 아니고, 거지도 아니다. 그러면.
-남궁세가네 ㅋㅋㅋㅋ
-남궁세가 NPC 중 누가 나왔는지 아는 사람?
-모르지 이제 시작한 지 1분 됐는데 ㅋㅋㅋㅋ
일단 정파 세력의 정체는 남궁세가로 밝혀졌다.
적 NPC들은 서준을 발견하자마자 달려들기 시작했다.
‘장소는 높고 넓은 건물. 그리고 적은 남궁세가. 목표는 적장.’
서준은 무인들의 체력을 확인했다.
점령전에서 나타나던 병사들만큼은 아니지만 유저에 비하면 확실히 낮았다.
서준은 검을 역수로 쥐고 왼손에는 허리춤에 달린 단검을 꺼내 쥐었다.
대종사 덕분에 공짜로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었고 단검도 그중 하나였다.
무기를 많이 소지하면 속도가 느려지지만, 단검 같은 경우는 그 패널티가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단검에 관련된 특성을 찍지 않아서 비효율적이겠지.’
어쨌든 지금은 첫판이니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흡성대법은 안 켜지고.’
이건 확실히 낭패다.
적장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특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러면 데미지는…….’
적의 검이 시야 속에서 점차 커지며 가까워진다.
서준은 옆으로 피하면서 검으로 적을 베었다.
일반 병사의 체력의 절반이 닳았다.
“검으로는 두 방이고요.”
빠르게 뒤에 있는 다른 적에게 단검을 날렸다.
삼 분의 일쯤 단 적의 체력.
서준은 검으로 적을 처리하며 단검을 다시 집어넣었다.
“단검은 안 되겠네요.”
탐색하며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인 루트를 찾아내야 한다.
그게 오늘 게임의 핵심이다.
-당가였으면 비도에 데미지 증가 특성이 워낙 많아서 한 방 일 듯
-큰일 났네 흡성대법 안 켜지면 그냥 무특성 상태로 계속 가는 거잖아
-무공 바꾸실? 아직 3시간 남음 ㅋㅋㅋㅋㅋ 지금도 첫판이고.
서준은 적이 박차고 들어온 문을 통해 복도로 나갔다.
건물의 복도는 꽤 컸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마교의 무인과 남궁의 무인이 충돌하고 있었다.
서준은 그들을 지나쳐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계단을 찾았다.
그를 발견한 적들은 싸움을 내팽개치고 달려들었지만.
촤아아악!
단 두 방에 정리되었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일반 NPC들이니 아무리 많아도 시간을 끄는 용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단 내려갑시다. 건물이 얼마나 큰지 밖에서 봐야겠네요.”
서준은 무인을 마주쳐가며 계단을 내려갔고 이내 처음 시작했던 곳이 3층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기루의 1층에는 더 많은 수의 무인이 충돌하고 있었다.
서준이 계단을 내려와 그들에게 시야를 내비쳤을 때 NPC들의 고개가 일제히 서준에게 향했다.
그리고 터져 나오는 외침.
“적장을 잡아라!”
“천마14님을 지켜라!”
그 외침을 기점으로 무인들의 대형이 바뀌기 시작했다.
마교는 서준 쪽으로 다가오면서 방어하는 형세를, 남궁은 그 반대로.
-ㅋㅋㅋㅋㅋㅋ 천마14
-닉네임 좀 바꿔라 깬다
-차라리 서준으로 하는 게 나을 듯
-서준도 이미 있다
“와아아아!”
다시 치고받기 시작하는 NPC들.
서준은 자신을 둘러싼 마교도들의 사이를 헤집고 적들을 적당히 처리해가며 정문으로 향했다.
“이거 나갈 수 있는지 모르겠네.”
시작 때처럼 막히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다행히도 바깥이 있었다.
서준은 밖으로 나간 뒤 뒤를 돌아 건물의 높이를 확인했다.
높았다.
매우 높았다.
“어, 이거 맨 꼭대기에 적장이 있으면 좀 귀찮겠네요.”
13층 정도 되는 것 같았다.
1층하고 3층에는 적장이 없었으니 앞으로 한층 한층 찾아야 한다.
-걱정 ㄴㄴ 찾다가 다른 유저가 적장 위치 발견하면 우리가 말해 줌
-이게 참 시청자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구라 칠 생각에 신난다.
서준은 혹시 1층에 있을 수도 있으니 외부 정원을 둘러본 후 다시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적장이다! 저놈을 잡아라!”
아까 전부 처리하지 않았기에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서준은 그들을 내공 없이 처리하며 계단으로 돌아갔다.
“확실히 흡성대법이 없어 내공을 많이 못 쓰니깐 간단한 일에도 시간이 걸리네요.”
서준은 착실히 그 의도에 맞게 탐색해 나갔다.
-어차피 가장 시간이 걸리는 건 적장과의 싸움임
-도달하는 시간이 느려도 데미지가 쎄니 적장만 빨리 잡으면 도달하는 게 느려도 충분히 커버 될 듯
-도달하는 시간마저 빠르면?
-그건 살막 같은 이동기 빵빵한 암살자나 가능하지
서준은 이윽고 한층 한층 기루를 뒤지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흡성대법이 없다 하더라도 서준의 기본 공격은 공격력 관련된 특성들만 찍은 덕에 어느 정도 높은 데미지가 나왔다.
그리고 사실 서준에게 검만 쥐어주면 충분하긴 하다.
그렇게 한층 한 층을 뒤지다 11층에 도착했을 때 서준은 기류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계단 입구부터 싸늘한 주검이 된 마교의 무인들이 장애물처럼 쓰러져 있었고.
그을린 벽면에는 검흔이 있었다.
무엇보다 사위가 고요했다.
병장기끼리 맞부딪히는 소리도, 고함과 비명도, 전부 밑에서 올라오는 희미한 소음들로 존재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여기 있는 것 같네요.”
티를 이렇게 팍팍 내도 되나 싶지만, 사실상 타임 어택 형식이라는 걸 가정해 보면 괜찮은 것 같았다.
적장을 찾는 것과 잡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속도가 중요한 게임이니.
서준은 11층을 확인하기 위해서 복도로 들어섰다.
조심해서 다닌다거나 속도를 늦추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긴장의 끈을 놓은 것도 아니었다.
‘NPC들도 유저들과 비슷한 무공을 쓴다고 했지.’
협을 위하여의 남궁세가 무공에는 두 가지가 있다.
뇌기의 기운을 담아 극쾌의 공격을 사용하는 천뢰신검(天雷神劍).
또 하나는, 제왕의 기세를 표현한 패검.
제왕검형(帝王劍形).
‘적장이 어떤 무공을 익혔냐에 따라서…….’
싸움이 달라질 터인데.
파지직.
그가 모서리를 돌 때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서준은 고개를 돌렸고.
“왔네요.”
채 말이 끝나기 전 신형이 날아든다.
* * *
벽이 무너지고, 정전기의 형태로 얕은 뇌기가 바닥에 튀었다.
먼지가 내려앉고 온갖 그을음과 무너진 벽의 잔해들이 나타났다.
“잡았네요.”
서준은 덤덤하게 말하며 밑을 내려다봤다.
그곳에는 서준의 검이 꽂힌 채로 엎어진 적장이 있었다.
NPC의 이름은 남궁천.
남궁세가의 장로 중 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지배자보단 훨씬 쉬운 듯
-지배자는 비교하면 안 돼짘ㅋㅋ 그건 잡지 못하게 각 잡고 만든 거고 이건 빠르게 잡아야 하는 건데
-빠르게 잘 잡네
서준은 전투도 끝났겠다 주변 지형을 파악하다가 채팅창을 읽고 말했다.
“빠르게 못 잡으면 전 죽어요. 진정한 의미의 타임 어택이죠.”
남들은 빠르게 잡지 못하면 기여도가 낮겠지만, 서준은 만난 후 빠르게 잡지 못하면 바로 패배다.
-ㄹㅇ 진정한 의미의 타임 어택이네ㅋㅋ 혼자 데스게임 하는 중ㅋㅋㅋㅋ
-그래도 확실히 잡는 시간은 괜찮아서 기록은 잘 나올 듯
서준은 이어서 12층, 13층도 둘러봤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다음에는 내공을 듬뿍 담은 뒤 벽을 베었다.
남궁천의 검기에 벽들이 무너진 걸 보고 자신도 할 수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콰카캉.
가능했다.
기물파손 하지 말라는 채팅이 올라왔다. 서준은 가볍게 무시했다. 이어서 여러 가지를 실험했다.
“다행히 실험할 시간은 주네요. 게임 끝났다고 바로 내보내면 이런 거 못 실험했을 듯.”
실험을 마친 서준은 바지를 탈탈 털고 게임창을 열어 게임에서 탈출하기를 눌렀다.
바깥으로 나온 서준은 바로 게임을 하진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
-기록은 17분 나왔네. 어차피 첫판이라 의미 없지만.
-고인물들은 보통 5분 대로 끊는 걸 목표로 함
서준은 채팅창을 봤다.
마땅한 방법이 안 떠오른 탓이다.
“이야 5분 안이요?”
-ㅇㅇ
-개빠름
-최적의 동선, 최적의 특성, 최적의 무기, 최적의 공략법이지.
-근데 걔네들은 2시간 동안 전략만 짜다가 9시나 9시 반에 시작함.
-우리 같은 일반 유저들은 맘 편히 싸우고 싶은 NPC 찾아가는데 ㅋㅋㅋ
그렇게 전략을 짜지 않고 그냥 즐기는 일반적인 유저들은 15분 정도는 걸린다고 한다.
실력이 부족하면 아예 못 깨는 경우도 있고.
서준은 3층에서 시작하자마자 11층으로 달려 올라가는 시간을 계산했다.
그리고 남궁천을 잡는 시간까지.
‘얼추 6분 정도는 나올 것 같긴 한데.’
적장을 잡는 시간 자체는 빠르지만, 도달하는 데 지체되는 시간이 길었다.
중간중간에 그를 방해하는 적들을 잡아야 하니깐.
단 두 번의 칼질이면 잡히는 적들이다.
하지만 수가 많았고 중간 5층과 8층에서 계단이 끊어져 있다는 점이 있었다.
‘5분과 6분이라.’
단순한 1분 차이지만, 타인과 몇 초를 벌리기 위해 2시간 동안 전략을 짜는 경쟁자들을 생각하면 많이 부족했다.
‘남들 하는 거 구경이나 해볼까.’
지금 시청자들 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지만, 어쨌든 남들은 그가 생각지도 못하는 것들을 떠올릴 수 있으니 말이다.
‘생각지도 못한 것이라.’
서준은 그의 장점부터 따져봤다.
공격력. 내공 회복 속도. 컨트롤 실력.
그리고.
‘음?’
문뜩 재밌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서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평소처럼 일단 저질렀다.
전날의 이슈와 시작부터 데스매치 게임을 했기 때문에 그를 주시하던 사람이 꽤 많다는 사실을 모른 채로.
“여러분 4분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