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55)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55화(55/431)
제55화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첫판 만에 데스매치에 대한 웬만한 요소들은 대부분 확인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방의 구조, 계단의 재질, 외벽의 형태까지.
그렇게 머릿속으로 돌려본 결과.
“가능합니다.”
그는 당당하게 선언했다.
-4분ㅋㅋㅋㅋㅋㅋ
-나 고순데 한 6분 정도면 될 듯
-나 ~~인데 특, ~~아님
-방장이면 가능합니다!
-천마님 믿습니다!
-진사장 문 열어! 진사장 문 열어! 진사장 문 열어! 진사장 문 열어! 진사장 문 열어!
여론은 반반이었다.
근데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대부분 장난 식이였다.
딱히 가능할 거라고 믿기보다는 그를 부정하고 싶지 않아서 긍정하는 느낌?
문 열라는 베팅에 미친 사람도 있고.
“흠. 포인트 베팅은 나중에 해요.”
딱히 하고 싶진 않았다.
-왜 문을 안 여는 거야? 왜 문을 안 여는 거야? 왜 문을 안 여는 거야?
-내 포인트를 주겠다고! 내 포인트를 주겠다고! 내 포인트를 주겠다고!
-아 ㅋㅋ 나는 저번에 잃은 거 만회해야 한다고 ㅋㅋ
반응이 거세다.
중독자들 같으니라고.
세상이 말세다 말세.
“어차피 제가 4분 내로 들어오는 건 당연하잖아요. 누가 실패한다에 걸겠어요. 그러니깐 베팅은 안 할게요.”
그가 생각하더라도, 누가 듣더라도 근거가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래도 된다. 평소에도 이래 왔으니깐.
백번 잘해주다가 한 번 못 해주면 욕먹듯이, 백번 올바른 소리 하다가 한 번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를 하면 욕먹지 않겠나.
하지만 평소에도 그냥 실없는 소리를 하고 다녔으면?
-그냥 닥치고 문 열어
-무친놈ㅋㅋㅋㅋㅋ
-베팅하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얘네들 감당 가능?
반발은 있지만 그냥 넘어간다.
스트리밍은 생방송이기에 편하게 방송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트리머가 편해야 시청자들도 편할 수가 있고, 시청자들은 굉장한 컨텐츠와 정보를 얻기 위해서 온 게 아니라 스트리머와 같이 놀려고 온 것이니깐.
서준은 그런 점에서 괜찮은 스트리머였다.
실력도 좋고 진지하지도 않고, 시답잖은 농담도 잘하니깐.
베테랑인 태우의 평가였다.
-답도 없네
-난 무조건 역배할 거라 실패한다에 걸 수도 있는데?
-그래서 4분 찍을 수 있는 루트가 뭔데요?
-전략을 밝혀라!
전략이라.
사실 전략이라 할 것도 없다.
“전략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러분들 제가 꽤나 게임을 잘하잖아요.”
서준은 자리에 앉았다.
게임 중앙의 건물은 음식점 형태여서 습관적으로 점소이를 부를 뻔했다.
공용 채널이라서 그런지 멀리서 지켜보는 시청자하고 눈이 마주쳤다.
웬만해선 가까이는 잘 다가오지 않는다. 가상현실이라서 그런 것 같았다.
-잘하긴 해 ㅋㅋ
-사실상 얘가 진짜 천재임
-가끔 정신 나간 소리를 해서 그렇지
“싸움은 좀 못 하지만 워낙 머리가 좋아서 게임도 잘하는 거거든요? 어허 웃지 마시고. 제가 머리가 나빴다면 남들 전부 풀지 못했던 암살단의 여명의 떡밥을 풀었겠어요?”
근거가 확실하다.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말이다.
-ㅋㅋㅋㅋㅋ 바로 정신 나간 소리 하는 수듄ㅋㅋㅋㅋㅋㅋㅋ
-피지컬로 찍어 눌러놓고 뇌지컬인척 오지네
-???: 패링이 뭔가요?
-???: 지배자가 뭔가요?
-???: 저 암살단의 여명 세계관도 잘 모르는데요?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예요. 자신의 강점을 잘 살려라.”
그게 최고의 전략이다.
강점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적도 마찬가지고.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왜 있겠는가.
-그래서 전략이 뭐냐고요
-ㄹㅇㅋㅋ
-그냥 빨리 게임이나 하십쇼
“네.”
서준은 채팅창에서 전장 인터페이스로 고개를 돌렸다.
다시 같은 지역을 선택하고.
게임 시작을 누르려 할 때.
한 후원이 울려 퍼졌다.
[‘당소’님이 10,000원 후원!] [4분? 역시. 사기꾼답게 헛소리를 잘하는군!]후원자 이름은 당소였다.
아까 만났던 멍청한 사파의 이름 말이다.
“아, 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저 후원이 게임의 유저와 동일 인물인지는 모르겠다.
후원할 때, 후원자명은 마음대로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사칭을 잘 안 한다는 점과, 만약 당소가 멋진 척을 하며 퇴장을 한 뒤 오늘 전장의 모드가 레이드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방송에 찾아왔다고 가정하면 저 후원자가 당소일 가능성은 있었다.
정보 수집 차원일 수도 있었고.
뭐가 되었든.
만원은 이득이다.
-진짜 그놈이냐?
-가능성 있음. 관종으로 유명하거든
-유명할 정도면 뭐 ㅋㅋㅋㅋㅋ
-빡대가리 쉑 방송 보고 있누
[‘당소’님이 10,000원 후원!] [만약 4분 안에 하면 100,000원을 친히 주도록 하마!]갑자기 미션까지 걸려버렸다.
“흠, 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근데 진짜 그 사람이면 후원하지 말고 트래블 아이디 좀 알려주세요. 귓속말로 얘기해요.”
서준의 현재 최소 후원 금액은 만원이었다.
천 원이었다면 흐름을 끊는 후원들이 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돈 아깝잖아.
[‘당소’님이 10,000원 후원!] [이 몸이 그깟 만 원이 없을 줄 아느냐. minj4635]-돈 많다면서 아이디는 왜 까
-허세는 부리고 싶나 봄
-귀엽다 귀여워
-전혀
아이디를 읽은 서준은 사악하게 웃었다.
당연하게도 서준은 저 당소의 돈을 생각해서 아이디를 요구한 것이 아니었다.
서준은 곧바로 채팅창에서 똑같은 아이디를 찾은 뒤 그 유저를 강퇴시켰다.
십만 원짜리 미션?
없어도 된다.
“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그리고 님 밴이요.”
어그로꾼은 원래 가차 없이 처리해야 한다.
“트래블 아이디는 쉽게 알려주는 게 아니죠.”
이동수처럼 어떻게든 숨겼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삼만 원 쓰고 밴됐어
-참교육 ㅅㅅ
-스트리밍 중에 방장은 신이라고! 강퇴도 가능해!
아무튼.
잘 처리했다.
서준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시청자들과 함께 웃었다.
이후 조금 더 잡담하고 게임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멈추게!”
누군가가 서준의 손목이 붙잡으려 했고 다가오는 기척을 느꼈던 서준은 손을 쳐냈다.
고개를 돌린 서준은 감탄의 기색을 내비쳤다.
그냥 어그로꾼이라 내보낸 거였는데.
정말 본인이었나 보다.
역시, 다시 한번 내보내길 잘했다고 서준은 생각했다.
“당장 밴을 풀게. 그러면 내 특별히 이번 한 번만은 봐주지.”
당소가 다가와 위협을 했다.
“싫은데?”
하지만 서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실 웃었다.
“당장 풀지 않으면 너는 삼만 원을 환불해 줘야 할 것이네!”
그런 서준과는 반대로 당소의 얼굴은 비장해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 자판기가 천원만 먹어도 빡치는데 방장은 삼만 원을 먹튀 했다고!
-맞지. 천원도 빡치긴 하지 ㅋㅋㅋㅋ
-그 짧은 시간에 찾아온 거 보면 많이 급했나 보다
채팅을 읽고 생각해보니, 화날 만한 것 같았다.
아무리 장난치는 용도였어도 더 장난을 못 치게 되면 이전에 썼던 비용이 아까울 수밖에 없었다.
하는 수 없지.
“환불하려면 방법이 계좌이체밖에 없어서 귀찮지만 게임 끝나면 해주지. 트래블 아이디를 알려주면 귓속말을 보내겠다.”
서준은 관용을 베풀어주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배어 있었다.
“그래? 내 아이디는 minj 잠만. 아까 알려주지 않았나!”
눈치채는 게 느린 당소가 다시 발끈했다.
-인성질의 신 ㅋㅋㅋㅋ
-티배깅 잘하누
-사실 스트리머가 후원 환불을 해줄 의무는 없거든요
그러게, 누가 어그로 끌래?
아무튼 충분히 재미도 뽑았겠다 서준은 환불해 주기로 했다.
“계좌 번호 지금 보내라. 끝나고 보내 주마.”
“알겠네. 그나저나 후원을 받고 도망치는 건 어디서 배운 버릇인 건지. 거참.”
당소는 궁시렁거리면서 서준에게 보낼 메시지를 적기 시작했다.
서준은 그런 그에게 한마디를 더 보탰다.
“여전히 4분 이내에 성공 시 십만 원은 유효한가?”
당소가 그 말을 듣고는 고개를 들어 말없이 서준을 바라봤다.
마치 눈으로 욕하는 것 같았다.
시선이 약간 따가웠다.
-진짜 끝도 없어 ㅋㅋㅋ
-대단한 놈
-그나저나 환불해주는 방장 착하네
잠깐의 정적 이후, 게임 메시지가 떠올랐다.
서준은 이를 확인한 뒤 당소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면 이제 된 건가? 그만 가거라.”
“이번은 그만 물러가지. 참고로 4분은 불가능할 거네. 좋은 기록 내려면, 이 몸이 특별히 충고 하나 해주는데, 특성에서 이동속도 관련된 거에 몰빵하는 게 좋을 거네. 그리고 기다리게. 다른 사람들이 찾는 루트대로 가고. 그러면 한 6분대는 나올 거네. 그리고 또 하나 꿀팁이 있는데 마교의 다른 특성 중에서…….”
말이 많군.
열변을 토하는 당소였다.
환불해준다고 하니깐 기분이 풀렸나? 나름 호의를 베푸는 건가?
서준은 피식 웃고는 말했다.
더 듣기도 귀찮으니.
“그러면 이렇게 하지.”
“내가 마교 해 봐서 아는데…… 뭔가.”
“내기를 하는 거다. 만약 내가 4분 대로 깨면 내가 이기는 거고, 못하면 네가 이기는 걸로.”
당소는 재밌다는 웃음을 지었다.
“하. 사기꾼이라 그런지 자신만만하군! 내기에 뭘 걸 텐가? 10만 원?”
“아니. 지는 쪽이 이기는 쪽의 세력으로 변경하는 거지. 오늘 당장. 어떤가?”
“어…….”
당소는 순간 말문이 막힌 듯했다.
“마교 해 봤다고 했나? 그럼 잘됐군.”
흐흐흐.
쫄리냐?
만약 내기에서 져 세력을 바꾼다면 고작해야 하루를 버리는 것뿐이다. 하지만 최고를 노린다면 그 하루는 치명적이다.
-쫄?
-쫄리면 뒈지시던지
-대답 바로 못 하네
-아 ㅋㅋ 마교로 오라고
-마교 살기 좋아요~
“…….”
“겁먹었나? 그럼 말고.”
“뭐라는가. 이 몸은 겁을 먹지 않네. ……좋다. 내기하지. 대신 바로 시작하게. 지금 당장.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는 보지 말고.”
추하다는 채팅이 올라온다.
“안 그래도 바로 할 생각이었는데 확실히 추하긴 하네요.”
“시끄럽고. 빨리 시작하게.”
* * *
-근데 방장 진짜 가능한 거 맞음?
-천마님을 의심하지 말지어다
-실패하면 바로 벌칙이다
서준은 아까와 똑같은 장소에 소환됐다.
게임 시작까지 60초.
“제가 아까 말했죠? 자신의 강점을 잘 살리라고.”
현재 그에게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은 무엇일까.
불리한 점은 적장이 있는 13층까지 올라가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일반 NPC에게는 특성을 활용 못 하기 때문.
유리한 점은?
적장을 잡는 시간 자체는 짧다.
덜컥.
게임이 시작되고 문을 박찬 적이 나타났다.
서준은 즉시 달려드는 적의 무기를 하나 빼앗고 검에 내공을 불어넣어 벽을 무너뜨렸다.
시원한 바깥의 공기가 화아악 내부로 들어온다.
서준은 무너진 벽면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야외에 착지한 그는 위를 올려다봤다.
13층의 꼭대기는 뻥 뚫려 있었다.
만약 저곳으로 가려면.
내공을 전부 소모해야 한다.
그리고 내공을 전부 소모한 채로 적장과 싸우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또 다른 장점.
실력이 있다. 특성 또한 자원 회복에 유리하고.
서준은 땅을 박찰 준비를 했다.
-설마 ㅋㅋㅋㅋㅋ
-외벽에서 경공으로 올라가려고?
-이런 방법이 있었네ㅋㅋㅋ
-근데 한 번에 못 올라가지 않음?
시청자의 말대로다.
허공을 딛는 경공인 허공답보는 아쉽게도 게임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내공을 써도 한 번에 올라갈 수 있는 높이는 7층 정도.’
그렇다면.
무릎을 구부렸다가 핀 서준의 몸이 높이 떠오른다.
“흡.”
서준은 짧은 기합과 함께 위로 올라가는 와중 적에게 빼앗은 검을 벽에 날렸다.
미리 내공을 소량 담았기에 검이 벽에 단단히 박혔다.
-설마 ㅋㅋㅋ
-경공 판정이 좋긴 해서 가능이야 할 텐데 저걸 착지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겠냐?
당연히도.
뛰기 전부터 이 상황을 염두에 두던 서준에게는 벽에 박힌 검에 착지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발에 내공을 불어 넣으며 검에 착지하자 검은 그의 몸을 제대로 지탱해줬다.
몸을 가볍게 해주는 경공의 판정은 후했고.
남은 내공 전부를 털어 넣고 다시 한번 박찬 서준은 빠른 속도로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 13층, 꼭대기의 난간을 붙잡았다.
“제가 말했죠? 된다고.”
내공이 거의 다 소진된 것 같다.
그래도.
-잘 되네 ㅋㅋㅋ
-와 ㅋㅋㅋㅋㅋㅋ
-캬! 이게 고수지!
-왜 게임 하라니깐 자꾸 묘기를 보여주는 거냐고요ㅋㅋㅋㅋ
-이렇게 자원 다 낭비하면 NPC는 어떻게 잡게?
-잘!
-어떻게든!
-방장, 아니 교주님 못 믿어?
시간은 18초밖에 안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