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57)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57화(57/431)
제57화
전장에 참여하는 유저들의 목적이 무엇일까.
전장은 게임 이벤트기에 참여만 해도 막대한 보상을 준다.
게임 이벤트는 사람을 많이 모으는 걸 목적으로 하기 때문.
사람이 많아야 활기가 돌고 유입도 늘어나 재미가 있어진다.
보상은 이 목적에 완벽히 부합한다.
잘하지 못해도 참여만 한다면 얻는 보상들은 코스튬이 될 수도 있었고 파밍해야 하는 재료 아이템이 될 수도 있었다.
혹은 칭호 같은 쓸데는 없지만 갖고 싶은 무언가가 될 수도 있었고.
그렇다면 사람들이 전장에 참여하는 목적은 보상인가?
쓸모 있거나, 만족감을 주는 그런 아이템이 전장의 원동력이라 볼 수 있는가.
‘그럴 수도 있지.’
7시가 된 시점.
살막의 랭커이자 당소의 게임 친구인 닉네임 ‘무명’은 속으로 생각했다.
게임에서 보상이 없으면 섭섭하다 못해 직무 유기다.
게임 비즈니스 모델 중 배틀 패스가 엄청난 성공을 끈 이유도 다름이 아니다.
배틀 패스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특정 도전을 완료하면 플레이어에게 게임 내 아이템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배틀 패스가 성공한 원인 중 하나는 단기적인 목표와 게임 플레이에 따른 보상이 있었다.
그만큼 보상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뿐일까?
‘아니지. 기여도에 따른 추가적인 보상이 있다고는 하지만 16위 안에 못 들면 큰 차이도 아닌데 랭커들이 왜 그렇게 열심히 하겠어.’
무명은 매 전장 사파의 전략을 짜던 사람 중 하나였다.
즉 전장에 한해서는 전문가라는 뜻이다.
그런 그가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전장을 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자존심이었다.
‘16명은 극소수지. 대부분의 랭커들은 딱히 신경을 안 써. 목표로 삼을 수 없다는 걸 아는 거지. 그런데도…….’
그들은 열심히 한다.
이유는 바로 자존심.
전장은 세력 간의 경쟁이다.
이쯤에서 감이 올 것이다.
만약 전장에서 지면.
노협을 비롯한 모든 곳에서 다음 전장이 열릴 때까지 승리한 세력의 유저들에게 온갖 놀림과 조리돌림을 당해야 한다!
‘절대 안 되지!’
응원하는 팀이 우승을 못 해서 사람들이 놀려도 열불이 나는데 전장은 직접 뛰는 팀원이 되는 것이다.
온갖 조롱들이 직접 박히는 것을 참을 수 있겠는가?
우승을 못 하고 전장이 끝나면, 한동안은 어떤 게임도 돌릴 수가 없다.
사람들이 만나기만 하면 씨익 웃으면서 얘기하니 말이다.
만약 그가 게임에서 이기면.
‘전장에서 졌는데, 이런 게임에서라도 이겨야지. 풉, 이겨서 좋겠네.’
게임에서 지면.
‘이것도 지네.’
이런 반응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가불기야.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물론 반대로 말하면 이기면 전부 그들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랭커들은 하나 된 마음으로 세력의 우승을 위해 전략을 짜고 협동한다.
이 대화방만을 봐도 다들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다.
뜻을 풀이하면 위선적인 정파를 척결하는 사파다.
그 뜻 그대로 사파의 대화방인 이곳은 안 본 지 몇십 분도 안 됐는데 알림이 최대로 떠오를 정도로 활발하다.
인원은 80명.
정예 중의 정예들이 모인 방이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전장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대다수의 유저들은 게임을 그냥 한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세력의 다른 사람들과 연계하거나 발을 맞추거나 하지 않는다.
아니 현실적으로 어렵고 불가능에 가깝기에 못 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장은 결국 불특정 다수의 행동과 운으로 세력의 우승이 돌아가는 컨텐츠가 되겠지만, 다행히도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명성치에 있었다.
명성치가 없다면 이 방에 모인 80명이 아무리 뭉친다 해도 고작해야 80명이 되겠지만.
명성치는 있고, 그렇기에 그들은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집단으로 움직여 유의미한 결과를 낸다.
예를 들어 그들 전부가 명성치를 쌓아 어느 날 적의 한 지역에 뭉쳐서 공략한다면, 그 지역의 공격 포인트는 방어 포인트보다 높을 수밖에 없고 그 지역은 사파의 세력에 점령될 것이다.
‘물론 적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
정파, 마교 둘 다 사파처럼 랭커들이 모인 대화방이 있다.
-열심히 명성치나 모으자.
-난 오늘 레이드 정파로 갈 건데
-마교 정보 모을 사람?
-이따가 루트 같이 짤 녹림도 구함
-이번이 처음인데 정보 어디서 얻나요?
-노협으로 가세요
무명은 현재 온갖 사이트 창을 열어두고 레이드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대부분의 랭커들이 나처럼 하겠지.’
그는 현재 가장 활발한 노협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교랑 싸우기 시작한 스트리머(링크)] [사파는 당가임 정파는 남궁] [현재 전장 방송 중인 스트리머 모음. (상시 추가 중)] [어제 대종사 그 사기꾼 목표. 마교 놈들이 커버칠 만함]대종사?
아침에 오랜만에 마교 시험에 한 번 도전해 봤던 입장으로서 그 스트리머에 대해 흥미가 생겼었다.
그리고 아이튜브를 통해 찾다 보니 그 전 게임에서 그와 같은 닉네임을 썼다는 것까지 알 수 있었다.
‘그건 그렇고.’
무명은 호기심을 끄는 게시글에 들어갔다.
[어제 대종사 그 사기꾼 목표. 마교 놈들이 커버칠 만함]==
그 사기꾼 방송 중에 마교 우승이나 16위 안에 들기 공약 걸었음. 실패 시 마법 소녀 옷 입기.
이게 협을 위하여 2일 차. 랭크 게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이 한 말임.
마교 놈들 입장에선 소중한 거지.
누구도 자기들이 우승할 거라고 말 안 해줬는데 떡하니 공약을 건 사람이 나왔잖음ㅋㅋㅋㅋㅋㅋ
==
-백퍼 실패하고 벌칙 빤스런 각
-허세가 많이 심한 사람이었네 이거
-랭크도 안 해 본 뉴비가 이런 공약을 건다??? ㅈㄴ 건방지거든요
-가능할 수도 있음. 어제 받은 명성치 꽤 높았음
└그건 양학했으니깐 그렇겠지
└이제 첫날인데?
-사기라고 왜 기정사실처럼 말하는데. 아직 확인도 안 됐잖아. 제발 우리 협을 되찾자.
└사기 아니어도 건방진 건 사실인데?
└협은 니가 빠는 스트리머가 먼저 내던졌고요 ㅋㅋㅋㅋ
└ㄹㅇ 망언 또 떴다!!!! (링크)
“공략을 자기가 걸면 거는 거지 뭐 이렇게 뭐라 하냐.”
댓글을 쭉 내리며 눈살을 찌푸리던 무명은 링크에 들어가며 말했다.
“망언은 또 뭐야.”
[???: 4분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
첫판 17분 나온 스트리머 진 씨.
레이드 4분 안에 끝낼 수 있다 발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허언증 진짜 ㅈㄴ 심하네
-진지하게 화나는데?
-4분은 개뿔.
-마교도 새끼들 또 득달같이 달려들어 우리 천마는 할 수 있는데요? 시전할 듯
└ㄹㅇ
└개소리를 저렇게 쳐 대는데 극성 빠들이 있다니
-신하연 이겼다고 너무 나대는 거 아님?
-니들 방송 한 번이라도 보고 말하냐?
└응 이제 보러 가려고 가서 댓글 테러함
그리고 수많은 욕설도 달려 있었다. 이유는 건방지다는 것.
“하이고, 이런 소리를 왜 했대.”
태생적으로 반발을 많이 사는 사람인 것 같았다.
“설령 가능할 수 있어도 그냥 좀 사리지.”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슈퍼스타는 빠와 까를 미치게 만든다는데.
아니지.
그냥 지금 커뮤니티에서 까이기 시작했다는 걸 모르고 있는 게 뻔했다.
“얘네들 때문에 지금 채팅창 개판 된 거 아니야?”
그는 마교 지역에 갈 예정이었기에, 굳이 보고 있지는 않았던 서준의 스트리밍에 들어갔다.
다행히도 팔로워가 아니면 채팅을 못 치게 되어 있어서 채팅창은 깨끗했다.
근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마침 들어갔을 때 울린 한 후원 때문이었다.
“얘는 또 뭐해.”
하.
이게 바로 그가 당소를 찾은 경위였다.
* * *
“짐을 싸기는 무슨. 잘 들어라. 천마는 분명 남궁천을 잡는 데 실패할 것이다.”
당소는 금세 회복했다.
뭘 믿고 확신하는지 모르겠네.
“이제 어쩔 거야. 진짜로 마교로 갈 거냐?”
“어허. 내기에 안 진다니깐 그러네.”
그래 퍽이나 안 지겠다.
“도대체 왜 그딴 내기를 해서는.”
랭커 하나하나가 중요한데.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그나마 당소가 갈 곳이 마교라는 점에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마교의 랭커가 늘어나는 건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나도 걱정이 안 된다.
“잘 가라.”
대화방에서는 벌써 투표가 벌어지고 있었다.
찬성이 90%였다.
그들은 그냥 동료를 놀리는데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나는 안 간다니깐!”
“뭐래.”
“잘 들어보게. 저 사기꾼의 빌드는 내공 회복에 도움이 되니 내공을 다 써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네.”
“그런데.”
“하지만 저자는 적을 빨리 잡아야 하네. 그런데 내공이 부족하면 데미지를 충당하지 못할 거 아닌가.”
예리하긴 하다.
역시 겉으로는 멍청해 보이지만 게임에 대한 이해도는 좋은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더 말하지 말고 그냥 마교나 가.”
“어째선가.”
무명은 이미 서준이 해 온 플레이들을 본 상태였다.
아이튜브에 정리가 잘 돼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전투가 시작된다.
“역시 보게나 저 NPC의 HP가 닳는 속도를. 시간 안에 못 깨네. 못 깬다고……. 어?”
서준이 피하는 것을 포기한 순간부터 적의 체력이 쭉쭉 깎여 나가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다.”
“…….”
화면 속 서준은 남궁천을 손쉽게 잡았다.
기록은 3분대.
역대급이다.
대화방도 난리가 났다.
-3분 떴는데????
-ㄹㅇ?
-레이드에서 3분 찍어봤던 고수 분 계신가요
-16위 노리시는 진짜 고수분들은 기록 공개를 잘 안 해서
-4분도 역대급임ㅋㅋㅋ
-이번 레이드 정파 최단기 루트 찾은 것 같은데ㅋㅋㅋㅋ 저거 활용법 없나
-어차피 저렇게 올라가도 내공 없으면 남궁천 체력 깎는 데만 시간 엄청나게 쓸 듯. 우리는 흡성대법이 없으니
-역시 다들 보고 있었군 ㅋㅋ
바로 분석에 들어가는 대화방.
무명은 입을 떡 벌렸다.
“3분이라니.”
[자 그러면 마교 와야겠죠?]푸흡.
애써 마음을 침착하게 가라앉히기 위해 컵을 들은 당소가 물을 내뿜었다.
“야이씨.”
“나 어떡하지. 마교에 다시 진짜 가기 싫은데.”
드디어 어떤 일에도 깨지지 않던 당소의 컨셉이 깨졌다.
그만큼 큰일이기도 하다. 마교에 가는 것은.
그러나, 그의 일은 아니었다.
무명은 금방 침울해진 당소에게서 관심을 껐다.
어차피 떠날 놈보다는 더 궁금한 게 있었기 때문이다.
‘노협에서 까던 애들이 이제 뭐라 할지 궁금하네.’
* * *
서준은 연달아 2판을 더했다.
기록도 나왔겠다 최대한 빨리 끝내려는 목적이었다.
명성치는 진영별 기록의 표준 편차가 집계된 후 주어진다.
기록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세 판다 3분대면 괜찮네요.”
기록은 첫판이 가장 짧았다.
이후에는 서준이 여유를 가졌기 때문이다.
어차피 3분이면 역대급이라고 한다.
게임에서 나온 서준은 원래 있던 자리로 향했다.
“아직도 있으려나요. 설마 도망치진 않았겠죠.”
만약 당소가 내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망친다면?
“지금 보고 있는 랭커들 많다고요?”
현재 시청자 수는 8,000명이었다.
‘이게 바로 전장 특수지.’
7시 되자마자 바로 게임을 시작하고 기록을 내길 잘한 것 같았다.
현실은 신규 유입의 대부분이 서준을 까 내리기 위해 들어온 사람들이었지만, 서준은 모르고 있었다.
-서준 님 정파로 오실래요? 좋은 대접해드립니다. 우승도 보장되어 있습니다.
-화산 어떠십니까
-츄라이 츄라이
-어떻게 대접하는데
-마교한테서 방장마저 뺏어가지 마라
-ㅠㅠㅠㅠ
-암살자 살막은요!
연달아 그를 영입하는 채팅들이 올라왔다.
서준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여러분들 마교가 우승할 건데 제가 왜 딴 곳을 가겠습니까.”
당연히 진심은 아니다.
그도 마교가 우승은 못 할 걸 알고 있었다.
그 이유는 랭커의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반 유저의 숫자도 부족하긴 하지만 의외로 큰 차이는 안 났다.
유저들 대다수는 가볍게 즐기기 때문에 결과보다는 본인의 취향에 맞는 걸 하기 때문이다.
“진심인데요.”
대다수는 비웃지만 믿는다는 채팅도 보였다.
서준은 채팅을 보고 떨떠름하게 웃었다.
진짜로 믿지는 마.
아무튼 짧은 소통을 하며 원래 자리에 돌아왔다.
그러자 갈고리가 가득했던 채팅창에 키읔이 잔뜩 올라오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쟤 ㅋㅋ 뭐 하냐
-한 번만 봐달라는 건가
-골때리네ㅋㅋㅋㅋㅋㅋㅋ
당소가 원래 있던 자리의 의자 옆에서 무릎 꿇고 있었기 때문.
서준은 가까이 다가갔다.
“천마님 오셨습니까!”
서준은 어그로꾼의 깍듯한 인사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천마재림! 만마앙복!”
차라리 이전 컨셉이 나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