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6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60화(60/431)
제60화
인디 게임은 인디펜던트 게임의 약자다.
소수의 인원이 회사를 차려 개발하기에 여러 간섭에서 자유로워 붙은 이름이다.
“지금부터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회의를 시작해 보자고.”
“네, 대표님.”
박혁수는 회의실도 없어 앉은 자리 그대로 회의를 시작하는 상황에 적응한 지 오래였다.
그의 대표와 그가 있는 곳은 차고.
실리콘 밸리도 아니고 차고에서 뭐 하자는 거지 싶겠지만, 그들은 10명이서 가상현실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개발 인원은 10명이지만 차고에 두 명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8명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다.
“게임은 거의 다 만들었고 개발 일정이 조금 미뤄지긴 했지만, 그것도 문제없이 잘 헤쳐 나갔지. 일단 고맙다!”
인디 게임 개발의 가장 큰 특징은 돈이 없다는 것이다.
간섭할 사람이 없다는 소리는 돈을 투자한 사람이 없다는 말과 동의어였다.
“다행히 기관의 지원과 스트림에서 그나마 좋게 봐줘서 임금체불도 없었지. 이 얼마나 좋은 기업인가.”
순간 울컥한 박혁수는 어이없다는 눈으로 대표를 바라봤다.
“저 최저 임금 받는데요? 부자로 만들어 준다면서. 이게 뭐야.”
“대신 수익을 나누기로 했잖아. 나한테는 이제 진짜 남은 게 없어. 대표인데 너희랑 비슷하게 가져간다고.”
대표는 과거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벌어놓은 돈 전부를 이번 게임 개발하는 데 사용해 버렸다.
“그럼 뭐해요.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낮은데.”
매년 2,000개 이상의 가상현실 게임이 세상에 나온다.
그중 개발비라도 건지는 게임은 소수다.
성공의 반열에 오르는 게임은 극소수고.
다행히 그들의 게임은 서피스의 자회사이자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트림에서 좋게 봐줘서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상위 10% 이내이긴 하다. 가능성을 봤다는 뜻이니깐.
독립적인 게임사라면서 유통 플랫폼에 지원금을 받는 게 이상하다 할 수 있지만, 다들 받을 수 있으면 받는 편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길이다. 툭하면 임금체불에 파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여차저차 다 헤쳐내고 게임을 완성해도 성공할 거란 보장이 없다.
“크흠, 아무튼. 거의 다 끝나가니깐 좋게 생각하자고. 응? 이제 게임을 파는 일만 남았어.”
“그래요. 그래서 이번 회의의 의제가 뭔가요.”
“우리가 거의 다 끝났다지만 아직 한 가지 고비가 남았거든.”
“남는 게 뭐가 있더라.”
“그건 바로! 홍보!”
“홍보요? 설마 스트림에서 홍보 지원을 안 해준데요? 설마 이렇게 둘이 회의하는 것도 아쉬운 소리 하려고?”
아쉬운 소리란 돈에 관련된 소리를 의미한다.
“전 사비 털어서 지원 안 할 겁니다. 아니, 하고 싶어도 못 해요. 돈이 없어서. 알죠?”
박혁수는 단호하게 말했다.
다행히도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런 쪽으로 흘러가진 않았다.
“아니. 걱정하지 마. 어제 답신이 왔어. 금액은 8천만 원. 홍보 예산이야.”
“오, 그거 다행이네요. 근데 8천만 원이면 조금 애매하네요.”
물론 액수 자체는 굉장히 과분했다. 아예 지원도 없는 게임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8천만 원이다.
유통 플랫폼인 스트림에서 그들의 게임을 엄청나게 좋게 봐준 듯했다.
단지, 그가 애매하다고 말한 이유는.
“그러게. 조합을 도대체 어떻게 짜야 할지가 고민이야.”
그들이 만드는 작품은 2인 협동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고는 스트리머 둘씩 한 팀으로 섭외할 계획인데 이 조합이 문제였다.
대기업을 포함해 2명을 섭외해 한 팀만 할지.
중견 4명을 섭외할지.
아니면 팀 대신 개인이 알아서 파트너를 구하게 부탁할지.
모든 게 고민거리다.
“암튼 그래서 말인데 리스트 좀 만들어 봐.”
“제가요?”
“어. 그나마 네가 스트리머에 대해서 가장 잘 알잖냐.”
“저는 홍보 담당도 아닌데요?”
“우리 회사에 홍보 담당이 어딨다고.”
그렇긴 하다.
그들 10명은 모두 게임 개발하기 위해서 모였으니.
박혁수는 고민에 빠졌다.
그는 트수 수준은 아니었다.
그냥 적당히 아이튜브로 잡다하게 스트리머들을 보면서 그들의 문화를 폭넓게 두루두루 아는 정도?
박혁수는 누가 그들의 게임에 어울릴지 머릿속으로 계속 상상을 하다가 문뜩 최근에 본 어떤 스트리머가 떠올랐다.
“흠, 대표님. 중견급보다 좀 더 아래도 괜찮나요? 최근에 뜨는 스트리머 있는데.”
“누군데?”
“진서준이라고 이 스트리머 행적이 대단한 게…….”
박혁수는 그가 아는 범위 내에서 서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박혁수의 입에서 나온 일반적이지 않은 행적들에 대표의 고개가 점점 갸웃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우리 광고에서 선공개할 첫 번째 챕터는 공포 컨셉이잖아. 근데 그 사람은 잘해도 너무 잘하는데?”
작품의 정확한 장르는 액션 어드벤쳐다.
하지만 첫 번째 챕터의 컨셉은 공포였고, 공포 게임의 묘미는 좀 엉성하고 실력도 부족한데다가 겁도 많은 사람이 벌벌 떠는 것이었다.
근데 이야기만 들었을 때 진서준은 너무 잘하는 데다가 성격도 전혀 무서울 게 없어 보였다.
박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그런 사람이 오히려 무서워하면 훨씬 더 극대화된 효과를 내지 않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김태우란 스트리머 알죠?”
“그래, 알지.”
대표는 최근에 트래블의 모든 중견 스트리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본 상태였다.
“둘이 동창이래요. 사람들도 잘 알고. 이렇게 둘의 조합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대표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림을 그려 본 것이다.
“그래. 그럼, 일단은 그 조합도 고려의 대상에 놓자고. 그리고 광고 단가도 장점이 되겠네.”
진서준이란 스트리머를 통해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효과를 뽑아낸다면 베스트.
“네, 그리고 정 걸리면 직접 물어보시죠.”
“뭐라고.”
“공포 게임 잘하냐고.”
* * *
푹.
검이 가슴팍을 찌른다.
[동동 처치]-어떻게 한 대도 못 맞추냐 그렇게 어렵나?
-항상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방장은 검술 도장 안 여나? 배우고 싶네
-배우고 싶다고? 천하제1검객한테 어떻게 하는지 못 봤음?
-그건 좀 그렇긴 하지……
-심지어 현실에서도 방송에서 한 것처럼 똑같이 한대잖아 ㅋㅋㅋㅋ
천하제1검객은 서준이 이번 생에서 처음으로 검을 가르친 제자였다.
검객을 만나기 이전에 태우에게 물었지만.
‘검 배워볼래?’
‘미쳤냐?’
‘???’
‘네가 체육관에서 선수들한테 어떻게 하는지 아는데 내 머리가 돌아버린 게 아닌 이상 너한테는 안 배우지.’
그랬다.
-실력이 좋은 스승일지는 몰라도 일단 스승으로서 호감은 아님ㅋㅋㅋㅋㅋㅋ
-걍 자기 스트레스 푸는 용
-ㄹㅇ 괴롭히는 게 악취미임
-그래도 졸업하면 괴롭혔던 학주가 더 정감 가잖음ㅋㅋㅋㅋ
-학주ㅋㅋㅋ 트라우마 떠오른다
-다들 혹시 연배가?
그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
전생에서는 이런 말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데 말이지.
어쨌든 자기들끼리 떠드는 채팅창을 뒤로하고 서준은 이곳에서 기다릴지 돌아갈지를 고민했다.
현재 서 있는 길은 마차가 지나는 경로 위였다.
결국 기다리면 마차가 온다는 뜻.
‘적들도 이곳으로 오겠지.’
최단 경로니.
샛길은 어디까지나 급습을 준비하는 용도.
“먼저 가서 준비한다더니 죽어버렸네.”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조그마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적이다.
마차의 이동속도는 느리므로 아군일 리가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올라온 팀 채팅.
[방장. 저 없이 이 게임 이기면 20만 원 어때요?]아이디를 확인해 보니 그의 시청자였다.
미션인가?
서준은 어이없어서 웃었다.
“갑자기 미션이 걸리네요.”
나쁜 쪽은 아니었다.
게임 도중에 갑자기 팀원이 미션을 거는 상황은 어이없었지만, 미션 자체는 싫지 않았다.
서준은 일단 최대한 조용히 뒤로 거리를 벌리고 말했다.
“바로 갈게요.”
팀 채팅창을 열어 답변을 보냈다.
[그래요.]-저격하면 직접 미션도 걸 수 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저놈 정상은 아님
-ㄹㅇ
-난 아까 나뭇가지 들고 포즈 취한 거 꿈에 나올까 무서움 ㅋㅋㅋㅋㅋㅋㅋ
서준은 생각했다.
분명 저렇게 말하는 채팅 중에서도 그 시청자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겠지.
답변이 왔다.
[대신 실패 시 크리스티나 호감도 퀘스트 보여주기!] […] [좋습니다.]서준은 떨떠름하게 수락했고 시청자들은 좋아했다.
그리고 연이어 시스템 알림이 떠올랐다.
그의 팀원 중 한 명이 게임을 종료해 탈주했다는 알림이었다.
그가 나간 것이다.
“아니…….”
서준은 다시 한번 어이없어서 웃음을 흘렸다.
“굳이 탈주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게임을 나가는 탈주 행위에는 패널티가 존재한다.
게임이 조금이라도 불리해지면 사람들이 나가 남는 팀원들이 억울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기 위해서다.
-화끈하네
-자기가 사서 손해 보는 타입ㅋㅋㅋㅋ
-20만 원에 탈주 패널티까지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그는 훌륭했다.
-음! 크리스티나를 잊지 않다니!
-아 맞다. 탈주……
웃는 사람들 사이로 한 채팅이 눈에 띄었다.
진짜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일단 아이디를 기억해 뒀다.
미션 먹튀 하면 밴을 하기 위해서.
“그러면 2대3이니깐.”
서준은 다가오는 적들의 기척을 느끼며 말했다.
“앞으로는, 적들이 아예 마차에 가기도 전에 잡는 게 낫겠네요.”
서준은 거리 중앙에 서서 검에 내공을 불어넣고 기다렸다.
적들이 나타났다.
“아직도 마차에 안 돌아갔나 본데?”
“그럼 빨리 잡아야지!”
적은 둘.
본래 게임에서는 옷차림만 가지고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유추하기 힘들지만, 협을 위하여는 유저들이 알아서 잘 맞춰 입기 때문에 알기 쉬웠다.
그냥 봐도 거지같이 해진 옷은 정파가 아니니 녹림일 테고.
다른 한쪽은 명문답게 차려입은 행색에, 비수를 쥐고 있는 걸 보아하니 당가다.
‘당가하니 당소가 떠오르네.’
당소는 마교에 들어온 뒤 물 만난 물고기처럼 굴었다.
애초에 처음 세력 선택도 마교로 했다고 한다.
전장마다 이기지도 못하고 재미가 꺾이는 바람에 닉네임도 바꾸고 당가로 갔다는 비화를 말하면서 이왕 온 거 우승하겠다는 열의를 보였다.
“녹림인가? 역시 산적 질에 어울리는군.”
“뭐라는 거야. 그리고 유치하게 천마가 뭐냐.”
“그냥 빨리 잡자.”
녹림의 유저가 먼저 다가왔다.
전위는 산적이, 당가는 후위에서 원거리로 지원을 맡았다.
후우웅!
거대한 대검이 공기를 가르며 좌에서 우로 움직였다.
서준은 맞받아치는 대신 고개를 숙여 대검을 피했다.
녹림의 경우 무공이 없는 대신에 외공이 강력한 게 특징이다.
그래서 녹림의 공격을 막으면 그 배에 달하는 스테미나와 내공 같은 자원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아무리 강공격을 휘둘러도 상대는 패링을 칠 엄두를 못 낸다.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그러나 상대법도 단순하다.
못 받아치면 피하면 된다.
“너희는 마차에 손도 못 댈 것이다.”
서준은 검을 피하며 잔잔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내가 그렇게 하기로 정했으니깐.”
“이거 완전 미친놈 아니야!”
콰직.
위에서 아래로 내려친 산적의 검이 땅을 찍었다.
서준은 어깨를 젖혀 공격을 피하고 경공을 사용해 멀리서 그를 조준하던 당가에게 날아갔다.
아까부터 그를 노리고 날아오던 비수가 거슬렸다.
-적 만났다고 바로 개소리 시전하는 것 보소.
-당가부터 노리는 거 좋은 선택임. 웬일로 머리를 썼대
-원래 머리 좋음. 몸이 더 좋아서 안 쓸 뿐이지.
서준이 달려들자 당가의 유저가 뒤로 거리를 벌렸다.
올바른 선택이다.
사수나 투척 무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거리의 이점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만 뒤로 뛰었기 때문에 거리는 실시간으로 좁혀져 갔다.
이때 할 수 있는 선택은 뒤를 돌아 제대로 달려 거리를 벌리거나.
“그대로 날아오면 나야 좋지!”
다가오는 적을 향해 그대로 공격하거나.
휘이익!
적의 손에서 비수가 발출된다.
손끝에서 떠난 비수가 정확히 서준의 미간을 노리고 날아왔다.
서준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므로 체감상 비수의 속도는 두 배 이상이다.
쐐애애액!
“걸렸다! 이걸 피한 사람은 없다고!”
다가오는 사람에게 비수를 날려 역관광시켜주는 전개는 적이 제일 좋아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당연히 명중이라고 생각했지만.
탕!
금속끼리 부딪치는 청명한 소리가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