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61)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61화(61/431)
제61화
탕!
맑고 청명한 소리가 울렸다.
가장 짧은 거리인 직선의 투로를 그리며 날아온 비수를 서준의 검이 쳐낸 것이다.
비수는 서준을 제지하지 못했고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피한 사람이 없다고? 그럼, 다 막았나 보군.”
서준의 검이 적을 베기 위해 움직였다.
검을 쥔 오른손이 왼쪽 어깨 위까지 올라갔다.
“그걸 누가 막아!”
내공이 실린 검이 당황해 비수도 제대로 꺼내지 못한 적의 몸을 베었다.
촤아악!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깐 누가 저걸 막냐고요.
-총알도 저거보단 느릴 듯
-ㄹㅇㅋㅋ
-정보) 총알의 속도는 400m/s로 비수보다 훨씬 빠르다.
-ㄲㅈ
적의 체력이 닳았다.
서준은 좌에서 우로 적을 벤 직후 검을 순식간에 역수로 잡으면서 다시 한번 벨 준비를 했다.
“자, 잠만…….”
촤아아악!
그리고 그대로 다시 좌에서 우로 검을 찍었다.
역수로 쥔 이유였다.
엄지손가락을 손잡이 끝에 갖다 댐으로서 검을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었다.
콰직!
순식간에 체력의 절반이 줄어든 적의 눈에는 전보다 더 큰 당황이 깃들어 있었다.
“잠만! 체력이 왜 이래.”
“전투 중에 대화는 사치다.”
적은 급기야 당황한 나머지 엉덩방아를 찧었다.
서준은 검을 높이 위로 들었다가 아래로 그었다.
베고 또 벤다.
-암. 대화는 사치지
-시간은 금이다
-흡성대법한테는 더 그렇다
-방장한테는 더더 그렇다
적이 죽음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차던 내공과 스테미나가 본래의 속도로 돌아갔다.
한 명을 죽여 흡성대법이 풀린 것이다.
“야! 왜 벌써 죽어!”
멀리서 달려오던 산적은 동료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아껴두던 내공을 소모해 경공을 사용했지만, 날아오는 사이에 동료는 죽어 버렸다.
산적은 상황을 파악하고는 도망치는 대신, 그대로 서준을 급습하는 선택을 내렸다.
턱.
서준은 뒤를 돌아보았고, 그의 뒤에서는 빠르게 다가온 산적이 디딤발을 딛고 크게 대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서준의 몸은 이미 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받아치는 대신 회피를 택한 서준은 뒤로 빠졌다가 적의 검이 지나치자 바로 검으로 몸을 찔렀다.
다시 내공이 빠른 속도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이고? 잘 피하네.”
산적이 뒤로 물러난 뒤 코웃음을 쳤다.
“네 검이 너무 산적다워서 못 피하기도 힘들구나.”
“산적다운 게 뭔데.”
산적다운 거는 별거 없다.
“단순하다는 말이다.”
“흐흐. 단순하기에 강한 거다. 내가 녹림을 선택한 이유지. 그 누구도 받아칠 생각을 안 해.”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군.”
배에 달하는 스테미나와 내공이 필요하다면 누가 받아치는 선택을 할까.
-아까 대화는 사치라면서요 ㅋㅋㅋㅋ
-ㅋㅋ초기화 됐다고 ㅋㅋㅋㅋㅋ
-자기 맘대로야!
-근데 산적 좀 멋진데?
-단순함이야말로 강한 거다!
-크 녹림도로서 자랑스럽구먼
-여기 아직도 마교로 안 간 사람이 있어?
-미친놈아. 방장 따라서 마교 가게?
-ㅇㅇ 난 그랬는데?
채팅창에서 이번 판에 만났던 시청자의 닉네임을 서준은 짧은 시간 훑어보면서 포착했다.
‘나 따라서 온 거였구나.’
그저 대단하다!
세상엔 대단한 사람이 너무 많았다.
“흐읍.”
산적이 숨을 크게 들이키면서 다음 동작을 준비했다.
동작이 크고 느리다.
검이 무겁기 때문이다. 산적은 대검을 거의 땅에 질질 끌다시피 하며 다녔으니.
“녹림에도 가벼운 무기들 많았을 텐데, 굳이 대검을 선택한 걸 보니 알만하군.”
“네가 뭘 안다고!”
후우웅.
처음에는 눈에 띌 정도로 느렸던 대검이 점차 빨라지며 서준의 시야 속에서 확대된다.
하지만 그 검로는 그저 위에서 아래로 이동할 뿐.
“공격이 너무 정직하구나.”
누구도 그의 공격을 받아칠 생각을 안 한 폐해다.
서준은 몸을 낮추고 자세를 잡았다.
아래로 내려온 검이 서준의 힘을 받고 위로 적의 공격에 수직으로 솟구친다.
“가장 기본적인 패링을 생각 안 하다니.”
패링으로 받아쳐도 손해를 보니 사람들이 피했겠지.
하지만 서준에게는 그렇게 큰 손해가 아니었다.
“크헉.”
전혀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해서일까, 패링의 반동이 커서일까.
산적은 뒤로 물러나다 휘청거렸다.
서준은 그 상태의 적을 공격해 체력을 깎은 뒤 앞에 검을 겨누고 섰다.
“와 보거라.”
“이번에는 안 당한다!”
산적의 다음 공격은 나름 타이밍을 꼬며 패링을 치기 어렵게 펼쳐졌다.
하지만 서준이 누군가.
“크헉!”
뒷걸음질 치는 산적.
서준은 그의 체력을 깎은 뒤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검을 겨눴다.
“와 보거라.”
-방장 지금 즐기는 중
-오늘 본 표정 중에 제일 신난 듯
-단순한 게 강하다고 녹림 선택한 놈 – 가짜 광기.
-닉네임 천마로 지었다고 마교 선택한 놈 – 진짜 광기
-미친 사이코ㅋㅋㅋㅋㅋㅋㅋㅋ
-마교 선택은 광기가 맞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준이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산적이 타이밍을 노렸다.
그러나 가볍게 막혔다.
그 정도도 예측 안 되면서 한눈을 팔 서준이 아니다.
서준은 산적의 체력을 전부 깎았다.
그리고 멀리서 마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마차와 합류하는 대신 앞으로 달려갔다.
“아까 말한 대로 마차에 오기 전에 잡죠. 그리고 여러분.”
그가 산적의 검을 받아칠 수 있었던 건 전부 흡성대법 덕분이었다.
사람들은 2배의 자원을 소모하면 불리하지만, 흡성대법은 그 자원을 조금씩이라도 계속해서 채워주니.
서준이 찍은 특성은 그리고 조금씩이 아니라 많이 채워준다.
그래서 서준이 내린 결론은 이랬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 특성 빌드 진짜 좋은 것 같은데요. 게임을 할수록 더 여실히 느낍니다.”
-아 안 사요
-근데 진짜 양학용이 아니어도 쓸 만한 거 아님?
-속지 마라
-안 속음. 애초에 마교가 아님ㅋㅋㅋㅋㅋ
아.
마교가 아닐 수도 있구나.
서준은 입맛을 다시며 아쉬움을 삼켰다.
* * *
“협을 위하여를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게 게임이 좀 외로워요. 그것만 빼면 참 좋은 게임인데.”
게임이 끝났고, 마차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목적지는 적들의 시작 지점보다 조금 더 뒤에 있는 곳이었다.
-니가 맨날 적진 앞에서 혼자 잡으니깐 그렇잖아 미친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광기를 따라갈 수가 없다
-교수님 진도가 너무 빨라요
마차 옆에 있는 혼자 남은 팀원이 말했다.
“뭔가 승차감이 굉장히 좋았는데 이 미묘한 기분은 뭐지?”
적들은 마차를 구경도 못 해 보고 게임이 끝났다.
마차가 그들의 거점을 지나갈 때에는 서준이 직접 거점의 앞에 가서 그들을 잡았으니.
“암튼, 버스 감사요! 아이튜브 구독할게요! 천마14로 검색하면 되죠?”
게임 내내 혹시나 서준이 놓친 적이 올까 노심초사하며 마차를 호위하던 그녀는 서준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나갔다.
“어……. 갔네요.”
그녀는 서준이 스트리머 명을 정정할 시간도 주지 않고 나가버렸다.
[‘솔루션’님이 30,000원 후원!] [빨리 편집자한테 연락해서 채널 이름 바꿔!]“와! 그런 방법이 있군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떨떠름하게 보는 그였다.
-와!
-님 좀 천재인 듯?
-이게 집단지성이고! 이게 시청자고!
-ㄹㅇㅋㅋ
-정 필요하면 그냥 게임 메시지 보내면 되잖아 빡대가리들아 왜 채널명을 바꿔 ㅋㅋㅋㅋ
-엌ㅋㅋ 이것도 집단지성이고! 이놈도 시청자고!
그래도 다행히 정상은 있네.
“아, 그리고 다음 판 가기 전에 정산할 게 있죠?”
서준은 채팅창을 키우고 말했다.
“저 아이디 기억하고 있습니다. 트래블 아이디랑 게임 아이디랑 같던데, 먹튀 하시면 아시죠?”
협박 덕분인지, 입금은 빨랐다.
[‘당연히알죠’님이 100,000원 후원!] [당연히 알죠. 근데 돈은 괜찮은데… 마법소녀도 크리스티나도 전부 물거품이 돼버렸…]알림 소리가 울리며 화면에 글자가 떠올랐다.
“음?”
입금 금액이 부족하다.
당연히 먹튀는 아닐 테고.
만약 상황이 어렵다거나 아직 미성년자라 용돈이 부족하다고 설명하면 서준은 그냥 넘어갈 용의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시청자가 그런 사정을 설명한 건 아니니.
“설마 후원 한 번 더 하고 싶어서?”
서준의 예측은 맞았다.
연속해서 다음 후원이 잠깐의 지연 시간이 지나고 올라왔다.
[‘갈땐가더라도’님이 100,000원 후원!] [탈주 패널티도 먹었는데 이 정도 어그로는 괜찮잖아?]-방장한테 예측 당했다
-캬! 그 양반 갈 때도 아주 예술로 가는구만
-쟤 안 갔어
-ㅋㅋㅋㅋ 탈주 패널티 아깝지 음음!
그렇다고 한다.
“아, 예. 후원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판 가죠.”
산속에서 주점으로, 다시 산속으로 소환됐다.
“안녕하세요!”
“하이요.”
서준은 우선 가만히 기다렸다.
설마 또 시청자가 있진 않겠지.
“…….”
그저 확인만 하는 거다.
“이분은 왜 말을 안 하시고 가만히 있으시지?”
“로딩이 끊긴 거 아니에요?”
“그런 경우도 있어요?”
“몰라요.”
다행히 아닌 듯했다.
“안녕하세요.”
그는 그제야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럼 잘 해봐요.”
“즐겜요.”
둘은 자연스레 NPC가 데리러 오지도 않았는데 마차가 있는 곳으로 갔다.
서준도 조용히 말한 뒤 따라갔다.
“다행히 없나 보네요.”
무슨 말인지 시청자들은 눈치챘다.
-저격 없네 ㅋㅋㅋㅋㅋ
-저 둘은 모르는 눈치 같다
-하여간 요즘 저격들은 빠져가지고! 나처럼 할 수 없는 거냐?
-님도 이번엔 실패했잖아
-탈주 패널티로 게임 못하고 있는데 어케 저격을 하냐고 ㅋㅋ
게임이 명성치가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의 사람끼리 잡히는 이상, 앞으로 게임을 해서 이기면 이길수록 더 저격하기 쉬워질 것이다.
높은 명성치를 가진 사람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 테니.
티어란 계급이 있는 다른 게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다.
“여러분들이 지켜야 할 물품은 이것입니다.”
마차에 있는 물품 중 이번에 지켜야 할 표물은 술이었다.
[백화주]백화주를 담고 있는 상자가 닫혔다.
“출발한다!”
마차가 출발하고, 서준은 마차 옆에 붙어서 여유롭게 출발했다.
“일단은 제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니깐, 마차 옆에 붙고, 천마님은 최대한 NPC들 안 죽게 지켜주세요.”
“저는요?”
“부족한 부분에 붙는 걸로.”
“넵.”
“천마님은 어떠세요?”
서준은 가만히 듣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빠르게 역할이 정해진 그들은 자리를 잡고 마차에 따라 걸었다.
그렇게 조금 움직이자.
“적이다!”
적을 발견한 NPC가 소리쳤다.
“대놓고 오네요. 준비하죠.”
“처음부터 운빨로 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적의 공격이 우연히 표물을 맞추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러게요. 오네요!”
서준은 좀 떨어진 거리에서 적하고 팀원이 부딪히는 광경을 바라봤다.
마차로 바로 근접한 적의 수는 둘.
부족한 부분에 붙기로 했던 팀원도 그쪽으로 붙었다.
“나머지 적은 어디 있으려나요.”
서준은 여차하면 표물을 지키기 위해 달려들 준비를 하면서 주변을 살폈다.
대로 맞은편에 남은 한 명의 적이 나타났다.
그런데 닉네임이 어딘가 낯이 익었다.
[백호7]저격이 이번엔 팀원이 아니라 적팀이냐.
서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나 그리웠지? 새끼야.”
그는 다음 판부터는 반드시 저격을 피하기로 결심하며 그를 자신만만하게 바라보는 백호를 향해 말했다.
“누구냐?”
“뭐…… 뭐?”
순간 당황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흠……. 그 ‘아이디’는 처음 보는데.”
서준이 특별히 아이디를 강조하자 백호는 그가 놀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개새끼야. 너 때문이잖아.”
암튼 처음 보는 건 사실이잖아.
-백호 ‘7’ㅋㅋㅋㅋㅋㅋㅋ 레어닉 뺏겼네ㅋㅋㅋㅋㅋ
-흠 ㅇㅈㄹㅋㅋㅋ
-쟤 계정 탈퇴 당하고 새로 판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백호는 버리지 못했어ㅋㅋㅋㅋㅋ
-애매하게 7로 하지 말고 차라리 백호14로 하지 센스 없는 것 보소 ㅉㅉㅉ
-그니깐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