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63)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63화(63/431)
제63화
위화감.
조화되지 않은 어설픈 느낌을 말한다.
한강에 출몰한 상어라든가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하마 같은 사진을 본다면 배경지식이 없는 아이가 아닌 이상 느낄 수밖에 없는 이 위화감은 전투 중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적의 공격과 본인이 생각한 상대방의 의도가 안 맞는 바로 지금, 서준이 직감적으로 위화감을 느끼는 것처럼.
시작은 첫 공격부터였다.
평범하게 투척한 비수였지만, 그가 느끼기엔 전혀 그를 맞추려는 것 같지 않았다.
그 이유는 속도에 있었다.
협을 위하여에는 무기에 내공을 불어넣은 만큼 투척 시 데미지와 속도가 오르는데, 백호의 첫 공격은 딱 적당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장 첫 공격에 적절하게 보이게 말이다.
마치 평범함을 가장한 것 같은 미묘함이었다.
그다음 두 개의 비수는 마치 그를 최대한 혼란스럽게 만들려는 것 같았다.
다음 비수를 위한 포석인가?
그러나, 지금 날아오는 그다음 비수는 속도는 빠르지만, 투로에 변화가 없다.
그렇다면 포석을 깐 의미도 사라진다.
‘목표가 어디까지나 나였다면.’
그 짧은 순간에 서준은 상황을 정리해 결론을 내고 날카로운 비수의 날이 노리는 목적지를 파악했다.
백호가 노릴 만한 목표는 제한되어 있으니.
여기까지가 1초.
비수의 첨단이 방향을 살짝 튼다.
만약 위화감에서 눈을 돌렸다면 여기서 당황하고 대처를 할 수 없었을 거다.
서준의 손은 진작에 검에 내공을 불어넣고 있었다.
‘목표는 표물이다.’
싸우고 있는 팀원들은 일단 아니었다.
저격까지 할 정도면 백호는 진작에 그의 실력을 파악했을 테니.
팀원들을 잡는다고 게임을 이길 수 있다고 믿을 리가 없다.
설마 그 정도로 멍청하진 않겠지.
그렇다고 다른 NPC도 아니었다.
NPC를 노리는 건 팀원보다 무의미하다.
그렇다면 노릴 만한 건 단 한 가지밖에 안 남지 않는가.
서준의 오른쪽 뒤에 있는 마차와 그 마차에 있는 표물.
‘조금 아슬아슬할 것 같네.’
서준은 비수의 속도를 계산하며 검을 날릴 준비를 했다.
특성과 무기가 투척에 맞춰져 있는 만큼 더 강할 테지만, 비수의 투로가 90도에 가깝게 꺾이는 만큼 그 위력은 상쇄될 터.
여기까지가 2초.
하지만 더 기다려야 한다.
지금 던지면 비수와 힘이 비슷해 서준이 던진 검이 비수를 완벽히 쳐내지 못하고 표물을 파손할 수도 있다.
3초.
시간이 더 걸린 만큼 비수를 튕겨내는 지점을 표물에 가깝게 당긴다.
아슬아슬하지만.
‘지금인가?’
서준은 내공이 충분히 담겼다고 판단하고 검을 있는 힘껏 던졌다.
비수는 서준에게 날아오다 완전히 방향을 틀었고, 서준이 던진 검은 팽그르르 회전하면서 옆으로 날아간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비수 저거 왜 꺾이냐? 원래 저렇게까지 꺾이나?
-저기서 다시 방장한테 돌아오면 물리엔진은 내다 버린 거지 ㅋㅋㅋ
-ㄹㅇㅋㅋ
-백호 저쉑 당가 왜 갔냐. 개 못하넼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봐도 잘못 날렸죠?
-근데 방장은 왜 검을 던지는 거야
-맨손 격투 가능 ㅋㅋ
-설마?
서준은 여유롭게 웃으며 백호에게 눈짓했다.
이미 검이 손끝에서 벗어난 이상 결과를 바꿀 수도 없을뿐더러, 그는 자신을 믿고 있었으니.
쐐애애액!
방향을 잡은 비수가 맹렬히 날아간다.
시청자들도 그제야 비수가 향하는 곳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
-저기 표물 있는 곳 아니냐?
-잘못 날린 게 아니었어!
-그럼 방장은!
좀만 더 나아가면 상자에 박히고 그 안의 내용물은 파손이 생길 게 뻔했다.
하지만 그때.
팽그르르.
허공을 회전하며 날아온 검이 코앞에서 끼어든다.
탕!
비수가 부딪히면서 밖으로 튕겨 나간다.
성공했다.
-와 ㅅㅍㅋㅋㅋㅋㅋㅋ
-미친!!!!
-캬!
-아니 어디까지 내다보시는 겁니까!
-이것이 천마빔?
-저걸 노렸다고? 저걸 막았다고?
-이 맛에 보지 ㅋㅋㅋㅋ
-아니 뭔데!
-방장은 1위 할 거라고 했지? 방장은 1위 할 거라고 했지? 방장은 1위 할 거라고 했지?
-마교 우승 가자! 마교 우승 가자! 마교 우승 가자! 마교 우승 가자! 마교 우승 가자!
-그건 좀;;;
“미친…….”
백호가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고, 서준은 곧바로 근처 NPC에게서 무기를 수급(강탈)하고 돌아봤다.
“될 줄 알았냐?”
“그럼…….”
백호는 순간 이걸 누가 실패할 거라 생각할지 궁금했지만, 말을 더할 수 없었다.
“표물의 위치는 아마도 친구를 통해서 알았겠지. 게임 속에선 방송을 볼 수 없으니.”
서준은 그를 다 파악하고 있었다.
순간 친구가 그를 배신하고 서준에게 미리 알려준 거 아닌가 싶었다.
서준이 다가온다. 거리가 좁혀졌다.
압박감이 몸을 옥죄는 상황 속, 백호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최후의 발악으로 비수를 꺼내 표물 쪽으로 날렸다.
캉.
그러나 비수는 1M도 나아가지 못하고 가까이 다가온 서준이 새로 뽑은 검에 차단당했다.
땅바닥으로 맥없이 떨어지는 비수.
공격이 무용이 되고 천마 빌런은 웃으며 더 해보라고 검을 까딱인다.
시발.
백호는 PTSD가 올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 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 죽어도 다음번 기회가 있다.
팀원들과 협력해도 되고, 숨어있다가 표물을 노려도 된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백호는 도저히 서준을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바로 앞에서 날리는 비수를 내려쳐서 떨어뜨리는 게 말이 되냐고!
“야……. 너 어떻게 알았냐?”
일찌감치 패배를 직감하게 된 그는 마지막으로 궁금한 걸 물었다.
“뭐를 말이지?”
“내가 표물을 노린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냐?”
그게 아니라면, 중간에 방향을 바꾼 비수를 쳐낸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미리 대비를 하지 않는 이상.
정말 궁금하다.
그래서 물어본 건데.
“나는 천마다.”
“개샊…….”
[백호7 처치]“나머지도 정리해야겠죠?”
서준은 백호를 처치한 뒤에 전투 중인 곳으로 도와주기 위해 갔다.
-이건 빌런이 맞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쟤들은 알까? 조금 전 게임이 끝날 뻔했단 사실을?
-알 리가 없지
-ㅋㅋㅋㅋㅅㅍ
-이제부터 방장이 더 신경 쓸 텐데 어케 이기냐
-표물이 뭔지 알고도 못 이겨!
* * *
[오늘의 전장. 주작 같은 순간]==
안녕하세요 전장을 잘하고 싶지만,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방주입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뉴비 절단기, 초보 학살자, 백호를 아시나요?
백호는 초보 존에서 벗어나지 않고 양학을 하는 유저인데 아마도 노협의 많은 형님들은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게임 초창기부터 있기도 했고, 자칭 협을 부르짖는 대협 ‘남궁세가점소이’라는 랭커와 공개적으로 비무를 해서 한 끗 차이로 이겼으니 말이죠.
남궁세가점소이가 패배한 이후 백호는 유명세가 더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양학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초보존에서 뉴비가 오래 체류해야 하지는 않고, 백호도 게임을 많이 하지는 않아서 그런지 게임사는 지금까지 그에게 어떤 제재도 내리지 않았었습니다.
수많은 뉴비들이 그를 만나 게임에 흥미를 잃거나 잃을 뻔했던 걸 생각하면 이 판단은 미스였지만 말이죠.
그런 데 이 유저가 1주일 전에 마침내 계정탈퇴형을 받았습니다.
하필 협을 위하여를 광고 중인 한 스트리머를 잘못 건드린 결과였죠.
(클립)
이 스트리머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백호를 찍어 누르고.
(클립) (클립) (클립)
본인을 천마라 세 번을 소개하며.
(클립)
없는 후원을 읽는 경지에 올랐습니다.
(클립)
마무리로 제작진을 닦달하는 모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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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백호는 이렇게 우화등선을 하며 떠났고 스트리머 서준 님은 진정한 천마의 품격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어째서 전장이 아닌 옛날 일을 가지고 왔냐 하는 의문이 들 겁니다.
노여워 마시길. 이들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고 오늘 마침내 이어졌으니깐요.
(클립)
서준님은 오늘 사파 지역을 선택했고 백호7이란 유저를 만났습니다.
네. 짐작했듯이 그 백호입니다.
아바타 얼굴이 같은 것과, 닉네임을 보면 뻔하죠.
심지어 그가 만난 후 첫 대사가 바로.
“나 그리웠지, 새끼야?”
였습니다.
다행히도 우리의 서준 님께서는 그를 무시했죠.
(클립)
누가 봐도 백호가 복수심을 품고 저격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뻔뻔함이란!
여기서 우리는 이 스크린샷을 한 번 봐야 합니다.
백호로 추정되는 유저가 정지당한 날 사건·사고 게시판에 올린 게시글입니다.
(스크린샷)
본인도 너무 뻔뻔하다고 느꼈는지 삭제하긴 했지만, 노협에 게시글을 올렸다면 박제 당할 각오는 했어야죠.
아무튼, 여기가 오늘의 순간입니다.
백호는 철저하게 복수를 준비했습니다.
그는 복수를 위해 몇 년간 벗어나지 않았던 초보존에서 하루 만에 나가 당가에 들어갔고.
전장을 하루도 빠짐없이 플레이하며 명성치를 쌓았습니다.
마침내 오늘.
전장은 호위였고, 복수의 대상인 서준 님은 사파 지역을 선택했죠.
절호의 기회가 온 것입니다!
그는 해서 계획을 짰습니다.
백호는 저격을 통해 서준 님과 직접 만나고, 조력자는 서준 님의 방송을 보면서 표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말이죠.(추정입니다. 왜냐하면 백호는 표물의 위치를 알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완벽한 계획을 짠 백호는 결국 서준 님과 만난 뒤 공격합니다.
첫수는 평범하게.
두 번째도 마찬가지로.
세 번째는 두 개의 비수를 발출해 집중을 흩트릴 수 있게.
그렇게 세 번째 공격을 날린 백호는 최후의 한 수를 준비합니다.
바로 서준 님에게 날아가는 척하다가 방향을 틀어 표물로 가는 최적, 최후의 한 수를요.
이는 매우 강력했습니다.
그 어떤 시청자도 이를 예상치 못했죠.
하지만 서준 님은 모든 걸 알고 계셨습니다.
(클립)
한순간에 코가 베이는 이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검을 날려 비수를 막는 서준 님.
백호는 입이 떡 벌어져 서준 님에게 어떻게 알아챘는지 물었지만, 이는 덧없는 물음 아니겠습니까?
(클립)
그는 천마인데!
(사진)
저는 이 ‘나는 천마다’를 마지막으로 들은 후의 질렸다는 백호의 표정을 오늘의 전장으로 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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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교육 지렸다
-이야 재밌게 읽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이런 일도 있었구나
└진짜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마를 이렇게 포장하시다니. 정파의 변절자로 신고합니다.
└스파이가 확실함
└스파이가 아니라 첩자로 정정 부탁드립니다
-백호 아이디 가져간 사람인데요 귓속말로 욕이 오는데 정상입니까?
└얘들아 글 좀 똑바로 읽자ㅋㅋㅋㅋㅋ 백호7이다.
-근데 저 새끼 진짜 뻔뻔하네 ㅋㅋㅋㅋㅋ 어떻게 치사하게 저격 까지
-천마 입담ㅋㅋㅋㅋㅋㅋ 트래쉬 토킹 보소
-걔 맞지? 그 대종사. 사기라고 의심했었던 거 미안하네. 이런 좋은 일을 했었는데. 실력도 개쩔고
└너 3분 카레였냐?
└형은 댓글 달지는 않았었다.
└그럼 카레단은 아니지 ㅋㅋㅋ
방주가 올린 게시글은 순식간에 수많은 추천을 받으며 노협에 들어오면 우측에 보이는 실시간 TOP10에 들어가게 된다.
본래 방주가 올린 글들은 TOP10에 잘 올라가지만, 이 정도로 빠르게 올라가진 않았다.
“오, 반응 좋은데? 이대로면 1위 할 수도?”
방주는 전 카드 게임 프로 출신 스트리머로서 뛰어난 분석력을 바탕으로 주로 아마추어 대회의 해설을 맡았다.
그리고 협을 위하여에서는 전장을 분석하고 주요한 사건들을 소개하는 현재 그의 최대의 인기 컨텐츠 ‘전장을 위하여’를 만들어냈다.
“흐흐. 역시 방장, 아니 서준 님 이야기는 인기가 있을 줄 알았어!”
전장에 일어난 모든 이슈를 메모하느라 바쁜데도 그가 서준의 생방송을 챙겨 본 이유는 그저 재밌어서였다.
우연히 암살단의 여명을 하는 신입 스트리머를 발견한 이후로 그는 그 방송을 끊을 수가 없었다.
“서준 님에게 연락해서 전장을 위하여에 이야기를 좀 사용해도 되냐고 물어봐야겠네.”
커뮤니티는 몰라도 아이튜브는 함부로 이야기를 쓸 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