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67)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67화(67/431)
제67화
촤아아악!
검이 가볍게 춤을 추듯 움직인다.
좌에서 우로. 대각선을 그리며.
[딸기탱이 처치!]뒤에서 적이 검을 내지르며 등을 찌르려 한다.
이를 알고 있던 그는 몸을 돌리며 팔을 몸 안쪽으로 당겼다가 몸의 회전이 끝날 때쯤에 검을 휘둘렀다.
서걱.
적이 검을 막지 못하고 공격을 허용한다.
연이어 공격할 준비를 한다.
“어디 한 번 받아 보거라.”
검을 두 손으로 잡고 위로 크게 들어 올린다.
검날이 하늘에 떠 있는 광원을 받아 반짝인다.
곧게, 똑바로 내려칠 것이다.
대신 힘은 강하게 줄 것이다. 그에게는 모든 자원이 풍부하니.
이미 스테미너를 거의 다 소모한 상태의 적은 이를 눈치채고 피하려고 뒷걸음질 친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별구 처치!]적이 시체로 변한다.
이어서 시체가 사라진다.
게임을 나간 것이다.
[승리]화면에 떠오른 문구는 게임이 끝났음을 알려준다.
“뭐야 어느새 끝났네요.”
입구에서 나오는 적만 잡고 있었을 뿐인데.
서준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쁜 놈아
-한 명 빡쳐서 탈주했잖아
-진짜 눈 뜨고 못 봐줄 참혹한…
이로써 10일 차의 게임 4판을 다 했다.
“오늘 게임도 다 이긴 걸로 마무리됐네요. 여러분.”
가끔 그가 지는 걸 원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웬만해선 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랭커들은 가끔 만나기는 해도 최상위권 랭커들은 만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충돌을 피한다고 하던데.
그 탓인지 서준은 편한 상대만 해 왔다.
매칭 시스템이 최대한 높은 사람을 맞춰 주려고 해도, 돌리는 최상위권의 유저가 없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직 제대로 된 견제가 안 들어오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오. 시청자 수가 더 많아졌네요.”
그의 게임이 끝났음에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청자 수 – 9,317명]-사람들도 게임을 다 했으니 그렇지
-축하드립니다. 대기 방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나도 방금 전장 다 끝내고 여기로 옴 ㅋㅋㅋㅋ
이유야 뭐.
쉽게 말해 지금 서준의 방은 대기 방이 된 것이다.
바로 오늘 10시가 되면 공개되는 랭킹 대기 방.
전날부터 커뮤니티에는 수많은 기여도 순위 추정표가 올라왔다.
어차피 오늘 밝혀질 테니 모든 예측은 무의미할 수밖에 없지만.
본래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인간 본성에 깊게 자리 박힌 일이다.
그래야 사건을 더 잘 대비하고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을 테니.
그리고 그 수많은 추정표가 항상 상위에 두는 사람이 바로 그였다.
이 때문에 그의 방송에 들어와 대기하는 것이다. 적어도 그 표의 상위권에는 서준 빼고는 다른 스트리머는 없었으니.
-이제 결과표만 보면 된다.
-곧 나옴
-방장은 빨리 지금 기여도와 명성치를 까라!
-얼마나 모았을까 ㅋㅋㅋ
-16위 안에는 들었을 것 같은데
-걍 지금 확 까버려!
-방장이 1위다. 내가 미래 보고 옴
-설마 ㅋㅋ
서준의 채팅창은 현재 채팅을 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고, 그들은 채팅을 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일 게 분명하니 서준이 풀어 둔 것이었다.
“어차피 앞으로 1시간 후면 공개될 텐데 좀만 참으시죠.”
맞는 말이었다.
처맞는 말.
그리고 스트리머는 도네이션으로 맞는 법이다.
[‘지금 공개하면’님이 10,000원 후원!] [후원 금액 두 배.] [‘나도’님이 10,000원 후원!] [걸겠네!] [‘1시간도못참아’님이 20,000원 후원!] [두 배? 난 세 배다.]순간 움찔한 서준은 마음이 동했다.
앞으로 대략 1시간 뒤면 공개될 텐데 그냥 육만 원 받는 게 이득일 수도.
“후원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다.
미리 공개해버리면 재미없을 것 같았고, 나중에 한 번에 비교하는 게 그림 상 좋지 않나 싶었다.
“뭐 저도 확인 안 해 봤으니 그냥 같이 기다렸다가 봐요.”
다른 사람들과 비교가 불가능한 이상 미리 확인해도 어떻게 하거나 바꿀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마교가 공격에 나선다거나 하면 그 대열에 합류해야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므로 추정치라도 비교해야 할 판이지만.
아니니깐.
“꽤 높지 않겠어요?”
서준 또한 남들처럼 자신이 최소한 16등 안에는 들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정말 그 글대로 방장이 1위임?
-이렇게 월클이 되는 거냐고!
-우리 방장 절대 월클 아닙니다.
-니가 방장 아빠냐? ㅋㅋㅋㅋ
“흠 이제 뭐 할까요?”
10시까지 1시간 정도 남은 상황.
물론 그 1시간을 전부 보낼 필요는 없다.
그 이유는 9시 반부터는 스트리머 방주의 방송을 도방하면서 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또 놀러 가 볼까요?”
서준은 마교의 산으로 올라갔다.
다른 곳들에서도 컨텐츠를 즐길 수 있었지만 마교는 거의 공짜였으니.
지금 그가 입고 있는 검은 도포도 그중 취향에 맞는 것을 대종사 덕분에 어떤 재화도 사용하지 않고 산 것이었다.
아무리 봐도 대종사 이거 너무 좋다.
아쉽게도 이벤트로 뿌려진 템이나 마일리지로 얻는 아이템은 못 얻지만, 일반 상점으로도 충분했다.
“사실상 대종사는 실력이 가장 좋은 사람을 마교에 붙잡으려는 백위강의 술수가 아니었을까요?”
합리적 의심이 든다.
-ㄹㅇ 그러네
-마교 치졸한 것 보소
-영업을 잘한다고 해 줘
-근데 지금 본인이 실력이 가장 좋다는 거임?
날카로운 채팅이 올라온다.
“뭐 대종사 얻은 사람 아직도 안 나타났잖아요. 그래서 그거 조건이 뭐냐고요?”
대종사의 조건을 묻는 채팅도 올라왔다.
지금까지 서준 외에 누구도 얻지 못했으니 궁금할 만도 하다.
그런데.
“그걸 왜 저한테 물어요.”
그도 모른다.
그냥 잘해서겠지.
무공 초식을 펼치는 걸 넘어서 변형하고 완벽하게 만드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물며 수십 년을 검을 수련한 천재도 그 경지에 닿고 초식을 전부 이해하기에는 부족한데 게임 유저들이 만져 봤자 얼마나 잘하겠나.
-한 번 더 보여 주든가
-다시 해도 얻을 수 있을지는 궁금하긴 하네
-인증해라! 인증해라!
-다른 초식으로도 가능?
다시 해서 못 얻을 실력이라면 애초에 대종사도 못 받지 않았을까 싶다.
“흠. 그럼, 백위강한테 가 볼까요?”
좋다는 채팅이 올라온다. 시간 보내기 딱 좋네.
“좋아요. 한 번 보여드릴게요. 어떤 초식으로 하는 걸 원하세요?”
노협을 켠 뒤 이를 방송 화면에 고정했다.
그리고 노협 공략 게시판에서 초식을 검색했다.
수많은 초식과 그 초식의 결과들을 상세히 적어놓은 공략 글들.
또한 댓글로 계속해서 연구하는 유저들을 보니.
“…….”
서준의 손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하. 훈수. 마렵네요.”
나는 보는데 너는 못 볼 때 느끼는 그 감정이다.
오목 같은 간단한 게임을 봐도 이러한 충동을 강하게 느끼는 게 사람인데, 그의 전문 분야인 초식을 두고 열심히 토론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차라리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는 게 더 쉬울 터.
-한번 ㄱㄱ
-대종사의 훈수? ㅋㅋㅋ 못 참지
-기연 떴냐!
-기연이 알아서 찾아옴!
-제목 딱이네
-이 방송 처음 보는 데 이거 진심인 거임? 컨셉인 거임?
-여긴 컨셉 없습니다.
서준은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글에 들어가 댓글을 달려고 했다.
그리고 클릭을 한 그 순간 창이 넘어가면서 서준은 그가 어드벤쳐의 아이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잠시만요.”
화면을 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커뮤니티 아이디가 없다니! 올바른 청년이구만
-그거 맞지.
“자. 만들었습니다.”
처음 만든 커뮤니티 닉네임은 은둔고수14로 결정이 났다.
은둔고수는 이미 존재하는 닉네임이었기에.
-은둔고수는 무슨
-시청자 9천 명이 보고 있지만 은둔하고 있는 거임ㅋㅋㅋㅋㅋㅋㅋ
-내 글에도 훈수 좀
-14ㅋㅋㅋㅋㅋㅋ
닉네임도 만들었겠다, 그는 게시글을 천천히 둘러봤다.
그리고 무언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초식들에 한해서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었다.
-오른쪽 발의 각도가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와야 힘의 전달이 원활하겠구나.
-하체에 힘을 더 줘야 하는 게 눈에 보이지 않냐?
-왼쪽 어깨가 들어간 게 문제다 쯧쯧.
-눈이 바라보는 위치가 잘못된 게 안 느껴지느냐? 적이 바로 앞에 있는데 왜 옆을 봐.
-발이 옳은 지점을 디디면 상체는 알아서 따라갈 것이다.
가장 최적의 교정 법을 찾아서 알려주는 건 재밌는 일이었다.
시청자들은.
-도대체 뭐가 보인다는 겁니까
-왼발의 각도를 바꾸면 진짜 좋아짐?
-그냥 되는대로 말하는 중
-대종사는 뭔가 다르겠지
이런 반응을 보였지만 말이다.
서준은 그들과 떠들면서 몇 년 전 영상까지 찾아가면서 댓글을 달았다.
“여기까지만 할까요?”
서준은 적당히 시청자들과 소통하면서 즐기다가 시간이 되자 노협을 껐다.
곧 9시 30분이다.
-아니 한창 재밌었는데 왜 끄는 거야
-우리도 고수가 된 기분이었다고
-기연 놀이 개꿀잼
-하긴 천하제1검객 가르치는 것도 재밌었지
-그건 그냥 패는 거였고
“훈수는 다음에 기회 되면 또 하죠. 어때요?”
의외로 반응이 좋았네.
-다음에 기회 절대 안 옴ㅋㅋㅋ
-한국인이 밥 한번 먹자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임
-언제 한번 밥 한번 먹자= 몇 년 안에 다시 만날 확률 심각하게 낮음
그런 건가?
“뭐 아무튼 그렇고요.”
일단 넘어간다.
언젠간 까먹겠지.
크리스티나 호감도 퀘스트 얘기가 아직도 올라오는 거 보면 아닌 것도 같긴 하지만.
“이제 곧 방주님 스트리밍 시작해서 그거 같이 보죠.”
현재 시청자 수 9,500명.
잘만 하면 1만 명을 다시 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안 될 가능성이 높지.’
아무리 관심이 쏠려 전체적인 시청자 수가 늘어나도, 그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빨아들이는 곳은 따로 있었으니.
-맞다 그게 있었지
-중간 점검 시작한다
-방주 방송 켜면. 난 저거 보러 감 ㅂ
-우리 방 나가지 마라!
-형 우리는 있을 거야!
바로 방주의 생방송이다.
그는 평소에 생방송을 잘 안 켜지만.
한번 한번 킬 때마다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가 생방송을 키는 날이다.
[방주님이 스트리밍을 시작합니다.]트래블을 켜 뒀기 때문에 알림이 울렸다.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간다!
-나도
-잘 있어라
-화이팅!
-응원할게요!
밀물처럼 들어 온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약간은 아쉽지만, 애초에 그의 시청자는 아니었으니 괜찮다.
“한 번에 700명이 빠졌네요. 이런. 저도 같이 볼 텐데.”
도둑 방송의 줄임말인 도방 혹은 다른 말로는 탐방은 다른 스트리머의 생방송을 본인 화면에 틀어 놓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스트리머의 허락이 필요한 행위다.
그리고 방주는 도방을 상시 허용하고 있었다.
공식 해설 같은 본인의 위치를 이해하고 모두가 더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내린 선택이었다.
-솔직히 같이 보는 게 더 꿀잼이지
-방장 리액션을 놓친다고? ㅋㅋㅋㅋㅋ
-와 시청자 미친.
-캬!
-무슨 내용일지 궁금하네
서준도 깜짝 놀랐다.
이제 시작한 지 몇 분 안 됐는데.
아무리 예고된 방송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았다.
[중간 점검 갑니다!] [방주] [시청자 수 – 7.8만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