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69)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69화(69/431)
제69화
[자, 지금까지 그냥 게임을 잘하고 패배한 적 없는 사람이 높다는 걸 빙빙 돌려 말해서 죄송합니다.]방주가 연이어 말했다.
[그런데 그 잘하는 사람이 천마님과 여기 계신 천살성님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뭐 어그로로 유명한 당소님은 레이스에서 진작에 탈락하셨지만, 그래도 다른 엄청난 실력의 유저님들은 많이 계시잖아요.]방주가 그런 유저들 몇몇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천살성부터 시작해서.
고수아님.
훈수둬봐.
힘을숨긴강자.
싱싱미역상태.
천외천.
무림맹주.
등등.
희귀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초창기부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닉네임 산 사람도 있겠지?’
그는 닉네임을 살 생각은 아니지만, 문득 천마 닉네임을 가진 유저가 뭐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네 뭐. 그분들은 서로 만나지 않는 이상 웬만해선 지기가 힘드신 분들이라. 거기다가 가급적이면 서로 만나는 걸 피하죠.]그래도 사람들이 그걸 욕하지 않는 이유는 어차피 이제부터 알아서 박 터지게 견제하고 싸울 것을 알고 있어서다.
[아무튼 그래서 다들 별 차이는 안 나지 않겠습니까?] [확실히 천살성님이나 천마님이 아닌 사람이 1등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긴 하죠.]천살성은 옆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방주가 무언가 기억났다는 듯 손뼉을 쳤다.
[아, 그리고 이런 일도 있었네요.] [뭐죠?] [당소님이 처음부터 세력을 옮기게 되면서 패배의 부담이 사라지셨잖아요.] [네.] [그래서 그런지 그분이 완전히 막 나가더라고요.] [아. 알아요. 안 그래도 우리 정파의 사람들도 엄청나게 욕하더라고요. 자꾸 만난다고. 당소 만날까 봐 마교랑 안 싸운다는 분도 계셨어요.] [당소가 왜 탈락했냐고요? 그건 제가 올린 커뮤니티 글을 확인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영상으로는 차차 올라갈 예정입니다.]잃을 게 없는 사람은 거리낄 게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당소는 서준에게 말했었다.
‘내가 랭커들 다 방해하겠네. 나만 믿으시게.’
그게 이런 뜻이었나. 감탄스럽다.
[자, 아무튼 이제 활약을 비교해 볼까요? 한푼만님도 2위로 천살성님을 꼽으셨죠?] [네, 그렇죠.] [어째서 1위가 아닌 2위죠? 그 자세한 이유를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아까 말했듯, 서준 님은 첫날 600의 명성치를 얻었습니다. 이거는 높은 수치죠? 보통 500 정도 모으잖아요.] [네. 근데 천살성님도 2일 차에 서준 님처럼 명성치 600 얻은 거 인증하시지 않았나요?] [그다음 날부터는 인증 안 했잖아요. 얘 사기꾼이에요.] […….] [그리고 레이드가 저는 크다고 봅니다.]-그런가?
-레이드 3분이 넘사긴 해
-내공 다 써서 올라가고 그냥 잡기ㅋㅋㅋ
-다른 마교놈이 똑같이 따라 했다가 딜 부족으로 빨리 못 잡아서 주화입마 왔던데
-딜 ㄹㅇ 압축해야 함
레이드 3분 기록.
원래 7분에서 5분으로 줄이는 것보다 5분에서 3분으로 줄이는 게 훨씬 더 힘든 법이다.
그렇다면 이 수치는 당연히 반영돼서 명성치 차이를 벌리지 않겠는가?
이게 한푼만의 주장이었다.
[하하. 잘 들었습니다. 이번엔 천살성님 차례네요. 어째서 본인이 1위라고 보시나요!]방주는 이번엔 천살성이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우선. 2일 차 이후 인증을 안 한 이유는 필요가 없어서입니다.] [그렇습니까?] [네. 실제로 팀원들의 협조가 조금 필요했긴 했지만, 그분과 비슷한 수치는 얻었습니다.]팀원들 무시하고 입구 앞에서 적들이 나오는 대로 잡는 건 싸움을 통해 회복이 가능한 흡성대법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그만큼의 기여도를 챙기려면 팀원들의 협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레이드. 제가 4분 30초에 들어왔습니다.] [아, 그런가요? 엄청 빠르지만, 아쉽게도 천마님보다는 느리네요.] [네. 그래서 차이가 조금 벌어지긴 했을 겁니다. 그래도 다른 부분에서 충분히 메꿨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부분이죠?] [바로 공격이죠. 공격 보너스가 있지 않습니까.] [그건 기여도인데요?] [중간 랭킹은 기여도로 집계하잖아요.] [아, 그렇네요! 우리가 명성치에 매몰되어 있었지만, 정파가 공격에 성공했던 걸 까먹었네요. 그에 반해 서준 님은 계속해서 방어만 하셨죠?] [네. 저는 사파 지역 점령과, 점령당한 지역 수복 과정에서 두 번이나 공격에 성공했죠.]그로 인한 보너스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시청자 여론도 설득되어 갔다.
그 이유로는 서준이 결국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않다는 점이 컸다.
레이드로 역대급 기록을 세운 건 다들 알지만, 얼마나 점수를 얻었는지가 감이 안 잡히는 것이다.
1분 30초.
5분과 6분 30초의 획득 명성치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점 때문에 아무리 3분의 기록이라 해도 천살성이 메꿀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같은 생각이 든 것이다.
[아무래도 전 천하제일인 이기도 해서 천살성님의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이쯤에서 투표 한 번 받아볼까요? 1번은 천살성님. 2번은 천마님. 3번은 다른 분. 이렇게요.]-가서 투표하고 온다.
-돌격하라!
-방장은 우리 게임 처음이니깐 1위 못해도 괜찮아…
-우리도 투표 여쉴?
-여론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댓글 중에 현자가 한 분 있네.
“절 응원하고 싶은 분들은 가서 투표해주시고요. 저는 그냥 지켜만 볼 생각입니다.”
방주의 채팅창이 투표로 도배된다.
대충 눈대중으로 볼 때는 1번이 많은 것 같았는데 그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본 천살성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이거 봐요.] [뭐가요?] [이런 투표에서도 지는 게 어떻게 천마입니까.] [아니, 여기서 또…….]-하. 방장은 그냥 16위 안에만 들면 되는 건데 쟤네는 그걸 모르네
-ㄹㅇ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누가 1등 하든 방장은 신경 안 쓸 듯
-그래도 이겼으면 좋겠다
떠들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10시까지 2분 전.
한푼만이 말했다.
[흐흐. 이거 천살성님이 천마님을 견제하시는 거 보니 많이 쫄리시나 봐요?] [……아닙니다.] [맞는 거 같은데?] [뭐 신입치고 굉장히 잘하는 건 알겠는데 진짜 실력자들이랑 맞붙으면 금방 본 실력 드러날 겁니다.]방주가 끼어들었다.
[백호도 이겼던데. 백호는 진짜 실력자가 아닌가요?] [네.] [……그렇군요.]방주의 방에서 인정한다는 채팅들이 올라온다.
“제가 천살성 이길 것 같냐고요?”
이를 본 그의 시청자들이 약간은 화난 것 같았다.
본인이 무시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이 좋아하는 걸 무시당하는 것도 화나는 일이다.
-슬슬 좀 열 받네ㅋㅋㅋㅋ
-그래서 천살성 연무장 가능?
-방장아 쟤만 저격하자
-오늘은 왜 이렇게 얌전해
아무래도 나서야(?) 하나 싶을 때.
[어?] […….]천살성의 의문 가득 담긴 한마디 이후로 잡담이 사라지고 고요해졌다.
서준은 무슨 일 있나 싶어 방주의 방송을 확인했다.
세 명의 얼굴.
그런데 그 셋 다 눈이 커진 채로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뭐죠? 아.”
시간은 10시였다.
“왜 안 보여주시는 거지?”
서준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의 방송화면이 인터넷 창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인터페이스를 통해 확인하진 않았다.
-?????
-??
-뭐임?
-왜 들어와
무서운 속도로 시청자 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설마.
로딩이 끝나고 홈페이지에 개시된 랭킹을 확인한 서준의 눈이 커졌다.
* * *
# 1 / 천마14 / 11만 5254
# 2 / 천살성 / 8만 6075
# 3 / 훈수둬봐 / 8만 5498
# 4 / 싱싱미역상태 / 8만 5432
# 5 / 사파의품격 / 8만 4789
# 6 / 이런건무림이아니야 / 8만 3376
* * *
[??? 방금 나온 순위 왜 이러냐? 내 눈이 삔 거냐?] [계산 오류 난 거 아님?] [이상하긴 해 ㅋㅋ] [뭐냐 왜 이렇게 차이가 벌어져 있냐???]10시가 되고 순위가 공개됐다.
그리고 이에 관심이 있던 수많은 사람은 일제히 이 랭킹을 바로 확인했다.
7만 명의 시청자들도 겨우 정신을 차린 방주가 순위를 공개한 뒤 그 대열에 합류했다.
[3만 차이가 정상임?]==
현시점 랭커 명성치 5~6천인데 이 명성치로 게임 6판을 혼자서 더 플레이해야 나오는 수치임 저건.
오류 뜬 거 아님?
==
1등은 천마14.
사실상 신입이라 불려도 좋을 스트리머의 아이디였다.
이슈도 여러 번 끌었고 인지도도 어느 정도 있는 만큼 1위를 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차이 너무 과하게 잡았다는 푼만이 행님도 틀렸네ㅋㅋㅋㅋㅋㅋㅋ] [방송 끄고 혼자 버그 발견하고 게임 6판 한 천마면 개추 ㅋㅋ] [진짜 혼자서 몇 판 더 한 거 아니냐!] [3분 카레단 소환!]2등과의 차이가 커도 너무 컸다.
순위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랭커들은 기여도가 비슷비슷한 편이다.
진짜로 차이 나기 시작하는 건 서로 부딪히고 저격하고 방해하며 패배가 쌓이기 시작할 때.
그런데 사실상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지금부터 저 정도의 차이를 벌어진 일은 당연히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
이지호.
협을 위하여 닉네임 사파의품격.
그는 전 시즌 2위를 한 유저이자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했지만, 뒤로는 추잡한 짓을 많이 하는 유저였다.
이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지금 이렇게 친하게 대화를 거는 무명을 보면 알 수 있다.
“와 미쳤네. 안 그러냐?”
이지호는 대답했다.
“그러게.”
“저거 아무래도 레이드 때문인 것 같지?”
전장을 한 경력이 얼마나 되던가.
그들은 한눈에 알아봤다.
아마 방주와 한푼만 그리고 천살성도 순간의 당황스러운 감정을 추스르면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레이드 때 저분 본 적 있었거든. 그때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높을 줄이야. 이런 적 한 번도 없었잖아.”
“그렇지.”
“그래도 이제 견제 많이 들어갈 테니 재밌겠네.”
“…….”
그의 친구의 말대로 지금부터 시작이 맞다.
저런 격차를 낸 만큼 앞으로 다른 랭커들의 방해는 서준에게 집중될 것이다.
차이는 자연스레 좁혀질 게 뻔했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는 건 그의 취향이 아니었다.
“난 이제 게임 끈다. 내일 봐.”
“하긴 너도 골치 아프겠다. 나야 1등 안 노리니 상관없지만.”
이지호는 무명에게 인사를 한 뒤 게임을 종료했다.
캡슐에서 나온 그는 곧바로 컴퓨터 앞에 앉고 중얼거렸다.
“그 스트리머에 대해 미리 조사해둬서 다행이네.”
그는 경쟁자들에 대해서 전부 알아두는 편이었다.
이유는 이럴 때 쓰기 위해서.
그는 커뮤니티에 부계정으로 들어가 작성해뒀던 글을 붙여 넣은 뒤 빠르게 다듬기 시작했다.
“랭킹이 공개되자마자 써먹으리라곤 생각 못 했는데, 이 정도면 불 지피기는 충분하겠지? 흐흐.”
논란을 만든다.
억지도 상관없다. 약간이라도 흔들 수 있으면 충분하다.
이 또한 실력이라고 이지호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