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71)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71화(71/431)
제71화
천살성 또한 게시글이 방주와 마찬가지로 한눈에 누군가의 장난질임을 깨달았다.
모를 수가 없었다.
외부에서 말도 안 되는 논란으로 흔들려는 시도가 저번 전장에는 없었을까?
자기들은 정체를 꼭꼭 숨기면서 상대는 심하면 신상까지 털던 자들이다.
억지 논란 만들기 정도면 약과다.
하지만 약과든 말든 상관없이 천살성은 그런 짓을 싫어했다.
‘그렇기에 도와줬지.’
그는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비무 신청.
말도 안 되는 논란은 뒷전으로 만들고, 앞서간 경쟁자를 한 번 밟아줄 수 있는 그만의 배려이자 동시에 앞서가는 경쟁자를 멈춰 세우기 위한 그만의 견제였다.
‘애초에 뭐 때문에 돈 잘 버는 게임사가 한 스트리머를 몰아주겠어.’
그 게임사에서 만든 AI라면 모를까.
현실에서 합방한 경험이 있으니 물론 그것도 아님이 증명됐다.
어쨌든 그는 나름대로 그 스트리머를 도와주며 선의의 경쟁을 한 것이다.
불씨를 더 큰 화제로 진압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문제는.
‘이걸 더 크게 불 질러 버리네. 머리가 어떻게 된 거지?’
[‘천마14’님이 200,000원 후원!] [내일 7시부터 10시까지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게임 돌리겠습니다. 제 순위가 의심스러운 분들이나 혹은 저보다 실력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냥 다 들어오시죠. 한 번도 안 질 자신 있습니다. ㅎㅎ]처음에는 의심도 했다.
저거 진짠가?
가짜가 사칭한 거 아닌가?
20만 원이라는 거금을 내면서까지 어그로를 끈 거라면, 축하해주고 싶었다.
너는 성공했다!
방주도 머뭇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 진짜 서준 님 맞나?”
긴가민가할 만하다.
-엌ㅋㅋㅋㅋㅋ 1등 했다고 너무 나대는 거 아님?
-광역 어그로ㅋㅋㅋㅋㅋㅋ
-저거 진짜 그 사람 맞음?
-패기 보소
-비무하자 했더니 그냥 다 덤벼라 선언 미친ㅋㅋㅋㅋㅋㅋ
저런 어그로를 끌고 도발하는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한 사람을 지목하는 데에서 끝난다.
조금 전의 천살성처럼 말이다.
근데 전체를 공개 저격해?
그것도 8만 명의 시청자 앞에서?
‘성격을 고려하면 맞긴 한 것 같은데.’
방주는 빠르게 트래블에 접속한 뒤 스트리머 서준의 방에 들어갔다.
양옆의 거울이 달린 엘리베이터에 탄 것처럼 화면이 무한히 복사된다.
서준을 보는 방주를 보는 서준을 보는 방주를 보는 서준을 보는 방주를 보는 서준을 보는 방주가 완성된 것이다.
“안녕하세요, 방주님. 방금 후원 제가 한 게 맞습니다.”
-캬 미쳤닼ㅋㅋㅋ
-당당한 거 봐
-진짜였네
-어우 어지러
방주는 능숙하게 화면을 만져 무한의 굴레를 끊고 답했다.
“서준 님 맞다고요? 하하. 후원 내용 진심이신가요?”
“당연하죠.”
화면 속의 그는 태연한 얼굴이었다.
자신 있어 보이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저런 말 하고 지면 허언증 이미지 확정이다.
스트리머 중에 개그 이미지가 많기는 하지만, 명백히 저 사람은 실력이 주 아닌가.
‘지금까지 제대로 된 랭커들을 안 만나봐서 착각 중인가?’
그렇게까지 멍청하지는 않아 보였는데.
천살성은 유심히 상대를 지켜봤다.
“그렇군요. 근데 서준 님, 랭커들이 그 싸움에 응할까요?”
방주는 다른 부분을 신경 쓰고 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대답은 천살성을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말했잖아요. 저보다 실력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보고 들어오라고. 저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시면 애초에 저격할 이유가 없는 거죠.”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서준이 다시 한번 광역 도발을 펼쳤다.
불을 왜 더 지피는데!
‘이제 많이들 호응하겠네.’
재밌을 것 같다고, 혹은 건방지다고.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결국 허언증 환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 이겨야 한다.
내일은 하필 랭커들의 패배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날.
4판 이후에도 게임을 할 수 있고 그 이후의 게임은 기여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패배에서 벗어난다.
‘설마 그걸 몰랐나?’
뭐가 되었든.
가까이하고 싶진 않지만 재밌는 사람.
천살성의 순수한 감상이었다.
“하하. 그럼 서준 님.”
방주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는다.
“네?”
“그러면 내일 저랑 합방하실래요?”
“좋죠.”
“제가 중계해도 됩니까?”
“더 좋죠.”
그들의 대화를 가만히 지켜보던 천살성하고 한푼만은 혀를 내둘렀다.
방주는 어그로를 걱정하는 거 아니었어?
그리고 뭐 이리 합방이 수월하게 진행돼.
“크. 재밌겠네요. 세세한 부분은 오늘 방송 끝나고 얘기하시죠.”
“네. 그럼 저는 이제 방종하러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네. 서준 님도 안녕히 가세요.”
“아. 천살성님.”
천살성이 움찔했다.
또 무슨 소리 하려는지 긴장이 된다.
“네?”
“혹시 질 것 같으면 내일 안 오셔도 돼요. 다른 분들 많이 오실 것 같아서요. 배려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보답하는 거예요. 그럼, 이만. 시청자 여러분도.”
연결이 끊어졌다.
방주의 방송을 닫은 게 아니라 스트리밍을 아예 종료해 버린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답변 못 하게 하고 가버리기
-천살성 꼭 저격해야 할 듯
-배려 같은 소리 듣고 호응 안 하면 쫄보 되는 거지
배려가 고마워서 보답한다니.
‘일부러 화제를 돌려준 걸 눈치챈 건가? 근데 도대체…….’
왜 도발하고 나가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내일 도망치면 그는 겁쟁이가 된다.
* * *
서준은 마무리 인사를 한 뒤 캡슐을 종료했다.
플레이 타임이 4시간에 가까웠던 만큼 약간의 어지럼증이 일었지만, 뜨거운 물에 피로를 씻고 나니 괜찮아졌다.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쯤 방송을 마친 방주의 연락이 왔다.
내일 합방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서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합동 방송 시작은 6시 50분부터.
스트리밍은 각자 하지만, 방주는 서준의 화면을 공유받아서 해설하는 형식으로.
그 외에도 여러 설정 들을 만지며 원활한 진행을 위해 리허설도 했다.
[서준: 수고하셨습니다.] [방주: 넵. 내일 꼭 다 이기시길!] [서준: 제가 한 번도 안 질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방주: 솔직히 힘들 것 같긴 한데, 뭐 지금까지 해 온 일 중 안 힘든 일이 있었습니까.] [서준: 그런가요? 감사합니다.]저 정도 반응도 낙관적인 편이겠지.
서준은 할 일을 다 마친 이후 노협에 들어갔다.
우선 이건영이 보낸 부분부터 확인한다.
[이건영: 이 4명만 차단하니 30추 글의 한 페이지의 절반이 사라졌어요!]이건영은 유저 닉네임을 보내줬는데 이는 서준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던 닉네임이었다.
서준은 닉네임으로 작성 글을 검색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가능하냐는 식으로 썼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점점 내용이 과격해지는 방식으로 쓴 글들이 보였다.
“와 진짜네.”
그리고 그중에는 문제가 될 뻔한 요주의 그 글을 쓴 사람도 있었다.
“이거 완전 계획적인 거 아닌가?”
좋게 끝나서 다행이다.
실제로 지금 사람들의 관심은 전혀 다른 곳에 몰려있지 않은가.
기여도 순위가 공개된 이후의 첫날이고 내일은 11일 차다.
일대일 비무가 있는 만큼 많은 일들이 일어날 테고 관심사도 다양해야겠지만, 지금 주목을 받는 주제는 그의 행동 덕분에 단 하나였다.
[후원 내용 안 보여줄 때부터 사고 칠 줄 안 마교도 1인ㅋㅋㅋ] [방장 후원 마지막에 ㅎㅎ 쓴 거 너무 킹받는데] [오늘 처음 봤는데 이거 평범한가요?]-네 지극히 평범합니다.
[내일 꼭 본다.]의외로 그의 시청자들이 쓴 글들이 30추 글에 올라가 있었다.
보통 인방 글은 본 사람이 아니면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추천을 많이 받기는 힘들다.
오늘처럼 많은 사람이 맥락을 아는 경우라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간간이 보인다는 점은.
‘1.2만 명이란 점이 주요했네.’
따지고 보면 중견이다. 그의 언급이 올라오고 그 글이 30개의 추천 정도 받는 거는 일도 아니다.
그리고 어차피 그의 방송을 안 본 사람들도 대부분 그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천마가 누군데 1등을 하고 이렇게 어그로 끄냐.] [정파가 시기해 견제하고 사파가 부러워 발을 동동 구른 랭킹 1등의 정체는?] [최소 한 번은 무조건 질 듯] [한 번은 무슨 승률 50% 넘으면 다행이라 생각하는 사람?] [지금까지 한 번도 진짜 랭커와 만나 본 적 없는 스트리머왈) 한ㅋ 번 ㅋ 도 ㅋ 안 질 자신 있습니다.]이 정도 반응이 정상이긴 하다.
기대하기도 했고.
서준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질 않는다.
[솔직히 건방지긴 해]==
랭커들 밥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
-신하연 슬레이어인데 밥으로 봐도 되지 않음?
└그놈의 신하연 이겼다도르ㅋㅋ 그거 AI잖아. 그리고 연무장이면 사실상 무공도 없는 초보존인 거다
└ㄹㅇ 무공은 우리의 자존심이지
└초식 없는 특성으로 개 꿀 빤 것 같은데 무공을 뭘 안다고
└대종사입니다
-3분 카레단 집결하자
└지금까지 허언증 환자 때문에 탄압당해서 억울했다. 이제 일어설 차례다!
└갑자기 3분 카레단인 게 자랑스러워졌다
└닉네임 바꾸고 숨어 있던 놈들 여기 다 있네
└그래서 어쩔 건데. 니가 뭘 할 수 있는데?
-내일 패배해도 된다고 막 지른 듯 ㅋㅋ
그냥 내일 게임 모드가 비무인 만큼 그냥 마음에 안 드는 사람, 혹은 견제하고 싶은 사람 전부 상대해 줄 생각으로 말한 건데.
이렇게도 해석이 되는군.
“그리고…… 오? 랭커도 공개적으로 참가한다는 건가?”
[랭킹 6등. 이런건무림이아니야입니다.]==
강호의 도리를 바로 잡기 위해 천마를 무찌를 것을 약조합니다.
==
“흠.”
순간 이 정도 컨셉은 그냥 정상적인 거 아닌가 하고 느끼는 자신이 서준은 싫었다.
협을 위하여에 너무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
-무틀딱 오셨군.
-왜 랭킹이란 말 쓰시나요?
-무림에서 페니 쓰는 건 기본 상식이잖아?
-화산파가 있는 화산이 현재 휴화산이라는 사실이 진짠가요?
-치킨은 고대 소림의 승려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랭킹 6등이면 엄청 순위 높은 네임드인데 다들 놀리기 바쁘다.
‘다른 사람들이 또 있나?’
찾아본 결과 랭킹 6등 외에도 다른 랭커들이 인증과 함께 내일 저격하겠다고 하고 있었다.
하나의 흐름이 된 것 같았다.
“재밌을 것 같네.”
[17등인데 1등 이기면 내가 천하제일인 되는 거야?] [고수아님 내일 천마 발라주겠다 선언!] [ㄹㅇ 역대급 매치업들 뜨겠네] [이러고 저 새끼 처음부터 지면 ㄹㅇ 개 갑분싸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걔 흡성대법밖에 안 하던데]==
살막으로 처음부터 각 잡고 도망치면 완벽히 카운터 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해라.
==
서준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기지개를 켰다.
“특성을 바꿀 때가 된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