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72)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72화(72/431)
제72화
다음 날 6시 반.
서준은 방안 컴퓨터 앞에서 방송을 켰다.
오늘은 3시간을 연속해서 집중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캡슐 안에 들어가는 건 무리였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조금 전까지도 커뮤니티에 그와 관련된 글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한 서준은 손을 풀면서 시청자 수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
-하이요
-기다리고 있었다고!
-이따가 방주 해설 들을 거지만, 일단은 여기 있는다
많이들 들어온다.
어제 1.5만 명을 찍었던 게 허상이 아니라는 듯, 시청자 수가 순식간에 1만 명을 넘긴다.
‘이 정도면 중견 스트리머의 위치까지는 도착한 것 같네.’
일시적이라 해도 좋다.
방주가 방송을 켜게 되면 더 많은 사람이 보러 올 테고.
무엇보다 서준은 오늘, 질 생각이 없었다.
-ㅋㅋㅋ 아니 광역 도발 제정신이심?
-마교 주제에 어딜!
-너는 오늘 뒤졌다
-방장 조금 무리한 거 아닌가 몰라
-나 이렇게 일이 커진 거 무서워……
-ㅋㅋㅋㅋㅋㅋㅋ 대책 없이 지르긴 했지
방송을 켠 지 얼마나 됐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후원 이후 바로 방종을 한 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것 같았다.
이를 풀어주기 위해 시작 전에 소통하는 시간을 잡은 것이기도 했다.
그러니 성실히 답해줘야지.
“여러분, 저는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만 말한다.
-엌ㅋㅋㅋㅋㅋㅋ
-맞긴 해
-그 말은 어제 한 말이 할 수 있다는 걸 돌려 말한 거지?
-쉿.
역시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사람은 있다니깐.
서준은 웃으면서 가볍게 소통을 시작했다.
[‘사기주사위’님이 100,000원 후원!] [오늘 진짜로 한 번도 안 지는 거 자신 있어요?]“그럼요. 아, 어제 후원 감사합니다. 덕분에 비무첩 답신도 잘 보냈네요.”
서준은 감사 인사를 하며 후원들에 답하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손뼉을 쳤다.
“오랜만에 포인트 베팅이나 한 번 할까요?”
이번 건은 할 만할 것 같았다.
지금까지 서준이 포인트 베팅을 잘 안 한 이유는 승부가 잘 안되기 때문.
다 같이 그가 이긴다에 걸면은,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거기서 재미를 찾자고 서준이 지는 것도 말도 안 되고 말이다.
하지만 오늘 일이라면?
-가자! 드디어!
-이게 얼마만의 베팅이냐 핡
-난 무조건 25만 포 다 건다
-월월! 월월!
-닉네임 베팅을 하면 흥분해서 짖는 개 씹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우리의 추억을 걸 수 있어
서준은 웃으며 채널 포인트 베팅을 열었다.
그가 한 번도 안 질 것이다와 한 번이라도 질 것이다로.
“이번에는 좀 박빙일 것 같은데요. 생각해봐요. 상대는 다들 쟁쟁한 고인물들인데 단 한 번이라도 안 질까요?”
-님이 그런 말 하면 안 돼죠 ㅋㅋㅋㅋ
-나 방금 방장의 말 듣고 확신했다. 방장은 단 한 번도 안 질 자신이 진짜 있는 거다
-서잘알ㅋㅋㅋㅋㅋ
-우리가 잘되는 꼴을 보기 싫어하긴 해ㅋㅋㅋ
고정 시청자들은 이렇게 말하며 서준이 한 번도 안 진다에 걸었고, 신규 유입은 마침 열린 포인트 베팅을 기회라 생각하며 반대쪽에 걸었다.
-뭐라는 거냐 여기 원주민들? ㅋㅋㅋㅋㅋ 당연히 한 번이라도 진다에 걸어야지
-바보 같은 원주민들 덕에 포인트 잘 먹겠습니다!
-이게 반반으로 비비네
-일단 2배 먹고 가자
-국부 유출해 드림
* * *
6시 40분.
“안녕하세요. 여러분!”
방주의 방송이 켜졌다.
원래 사람들은 보던 방송을 계속해서 본다.
그렇기에 전날 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한 그의 방송에는 그만큼 사람들이 빠르게 채워진다.
1만.
2만.
4만.
6만.
매일 매일 게임 판수를 챙기는 진성 유저들이야 서둘러 4판을 마친 뒤 들어오겠지만, 대부분은 아니었다.
하루쯤은 전장에서 벗어나 스포츠 경기 보듯 스트리밍을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방주도 항상 시청자 숫자가 많은 것은 아니었다.
‘와. 이 정도 속도는 웬만해선 쉽지 않은데.’
거의 전장 마지막 날, 우승하는 세력이 정파냐 사파냐 결정되는 순간에나 이 정도로 사람들이 빠르게 몰리는 건데.
전날 어그로의 성능이 좋아도 너무 좋은 것 같았다.
다들 이것만 기다렸나?
-천살성 언제쯤 저격할까
-마교놈이 어그로 끌리는 게 싫은데 정상?
-가즈아!
-방장 응원합니다
-크 오늘 랭커들 싸움 풀코스로 볼 수 있는 건가?
-사파의 위상을 살려주라
-정파의 랭커가 먼저 이기냐 사파의 랭커가 먼저 이기냐 싸움이냐 ㅋㅋㅋ
간단하게 소통하며 10분 정도가 지나자.
[시청자 수 9만 명]9만 명을 돌파했다.
좀만 더 있으면 10만도 넘을 기세다.
웬만한 대기업 스트리머도 대규모 컨텐츠를 해야만 넘는 숫자를 시작부터 찍게 될 것 같았다.
아마 이렇게 기대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서준이 보여준 행보가 적어도 어중이떠중이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라.
‘기여도가 1등이니.’
방주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번 합방.
진짜로 처음부터 지면 대참사다.
폭동이 일어나고 민심이 다 돌아버릴 수도 있다.
물론, 이는 그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적으로.
“안녕하세요.”
지금 게임에 소환되는 저 스트리머에게 달려 있다.
“서준 님! 벌써 9만 명이에요. 서준 님 방은 몇 명인가요.”
“만 오천 명 정도 되네요. 스트리밍 화면 지금 연동할게요.”
스트리밍은 각자 진행한다.
“자 됐나요?”
“네.”
원래 대부분의 합방이 윈윈 이어서 성사되겠지만, 이번 합동방송은 특히나 얻을 게 많았다.
서준은 방주를 통해 많은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있고 방주는 이슈의 한가운데에 껴서 다시 한번 협을 위하여의 대표 스트리머는 본인임을 보여줄 수 있으니.
결과만 잘 나와라!
방주는 만약 서준이 지게 되더라도 제발 그림만이라도 잘 나오기를 속으로 손을 싹싹 빌었다.
“자 화면 연동이 잘됐네요.”
설정 충돌 없이 무난하게 서준의 화면이 연결된다.
리허설 한 보람이 있다.
서준의 화면이 시청자들이 보는 방주의 방송 화면에 떠오른다.
“슬슬 시작할 시간입니다. 저는 이제 밖으로 나갈게요. 화이팅!”
방주는 인사를 한 뒤 캡슐에서 나와 미리 세팅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서준의 시야로 나타나는 화면의 하단에 의자에 앉은 방주가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나왔네
-인사하려고 게임 속에 있었던 거냐!
-중계는 이게 맞지!
-오늘도 개 꿀 빠는 방주의 방송
“하하. 저는 여기서 중계할 예정입니다. 중간중간 관전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컴퓨터가 편하잖아요. 흐흐흐.”
화면 속 서준이 중앙으로 간 뒤 게임을 시작했다.
화면이 전환된다.
“자! 첫 번째 게임이 바로 지금 막 시작했습니다! 서준 님이 고른 지역은 마교와 정파 사파 셋이 맞붙는 중앙의 지역인데요. 특정한 한 세력이 저격을 못 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죠.”
지역이 셋과 맞닿는다고 해서 한 게임에 세 세력이 만나는 건 아니다.
다른 지역과 같았다, 다만 누구랑 만날 지는 랜덤이다.
포지션은 수비.
“그리고 오늘 게임 모드는 비무입니다. 비무는 작은 맵 안에서 일대일을 하는 게임 모드인데요. 3판 2선승제입니다.”
비무는 특별할 게 없는 게임 모드다.
팀원이 없어 개인의 기량으로 모든 승패가 결정 날 뿐.
“상대는……. 아! 평범한 유저입니다.”
방주는 안타깝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판에는 저격 실패
-쟤는 무슨 죄냐
-실패가 아니라 안 하는 거임
화면 속 상대가 서준의 얼굴과 닉네임을 알아본다.
[아 미친! 내가 저 사람을 왜 만나!]방주는 고개를 저었다.
“랭커들이 쫀 거냐고요? 음. 아무래도 첫 4판은 기여도를 얻을 수 있는 판이니, 저격하지 않아도 이상할 건 없죠. 아니 오히려 합리적이죠.”
첫판은 그렇게 시시하게 끝났다.
* * *
첫 번째 판이 시시하게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적어도 네 번째 판까지는 서준이 무난하게 이기면서 시작하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리고 이 예상은 두 번째 판 만에 깨졌다.
-오 ㅋㅋㅋㅋㅋ
-미친 바로 만난다고?
-실수했나?
-랭커가 그럴 리가
-4연승에 벌써 위기가!
-시작부터 개 맛있네
[사파의품격]인터페이스 상에 나타난 어디선가 본 듯한 닉네임과 시청자들의 반응 덕분에 그는 두 번째 판부터 대어가 걸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의외로 빨리 만났네.’
방주와 얘기했을 때 서준이 너무 많은 격차를 벌린 탓에 아마 4판까지는 만나지 않거나 만나도 훨씬 낮은 순위의 유저들을 만날 거라고 했었는데 의외였다.
“기여도 5위라고요? 이야. 더 좋네요.”
굳이 지금 저격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시다.”
앞으로 해야 할 건 명확하단 점이 서준은 마음에 들었다.
게임의 승리.
[게임을 시작합니다.]비무에는 1 vs 1, 2 vs 2, 3 vs 3이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게임의 참가 인원이 늘어날수록 맵이 커진다.
즉, 오늘의 일대일은 맵이 좁다.
그렇기에 시작 지점에서 밖으로 조금만 걸어 나가도 바로 적과 마주친다.
첫판은 간단하게 간을 본다.
서준은 진정한 실력자(?)를 처음으로 만나는 상황이다.
“안녕하세요. 현재 랭킹 5등 사파의품격입니다.”
상대가 인사를 해 온다.
역시 잘못 매칭된 건 아니다.
약간은 비열한 느낌을 받은 서준은 웃으면서 답했다.
“그래. 나는 천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이럴 줄은 몰랐다
-천마 빌런 시동 거나? ㅋㅋㅋㅋㅋ
-이중인격 수준
-저러고 한 번 져야 하는데
“흐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길래 먼저 좀 왔는데 화나신 건 아니죠?”
오.
도발을 당했다.
그렇다면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일찍 일어나는 새라.
“그런데 그거 아나? 벌레는 언제 일어나도 어차피 새한테 잡아먹힌다는 것을. 그러니 너무 일찍 일어나면 그 짧은 명만 단축시킬 뿐이지.”
“하하.”
상대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척하면서 말했지만, 입술이 꿈틀거리는 건 숨길 수 없었다.
서준은 몰랐지만 사파의품격은 여러 개의 계정으로 커뮤니티에서 논란을 만들려고 했던 사람이다.
“한번 먼저 들어와 보거라.”
서준은 몸에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다가갔다.
트래쉬 토킹은 여기까지.
이제부터는 검으로 증명할 시간이다.
일대일이라고 해서 전략이 없는 건 아니다.
터벅터벅.
거리가 천천히 가까워지고.
“하. 재밌네요. 그럼, 사양 않고 제가 먼저 공격도록 하죠.”
적이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다.
사파의품격이 선택한 문파는 살막이었다.
살막의 특징은 은신과 빠른 속도.
빠른 속도는 이동 속도뿐만 아니라 공격 속도도 포함하고, 경공도 다른 문파보다 빠르다는 이점도 있다.
점령전에서는 이 점을 살려서 변칙적인 플레이를 통해서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문파다.
그렇다면 일대일에서는?
적의 몸이 급습하듯 쏘아진다.
경공을 통해 한층 더 빨라진 속도로 서준의 목을 노려 오는 순간.
준비 자세가 좀 더 긴 걸 보니.
‘강공격인가? 랭커들은 강공격을 웬만해선 안 한다는데 처음부터 하네.’
강공격은 데미지가 높지만 패링을 당하면 몸이 경직될 위험성이 있었고 실력자를 상대로 큰 동작을 휘두르는 것은 패링 쳐주세요 하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
선공을 일부러 넘겨준 서준은 쳐내기 위해 검을 들었다.
강공격이라 해도 빠른 편이다.
그걸 노린 건가?
하지만 정면으로 다가오는 적을 대응을 못 한다는 건 그에게는 말이 안 됐다.
챙!
서로 떠보는 가벼운 부딪힘이었다.
그리고 서준은 이 한 합에서 약간은 감탄했다.
‘패링이 안 됐다.’
적이 검을 회수하며 바로 다음 동작으로 넘어간다.
서준은 동작의 변화를 눈에 담으며 조금 전의 상황을 분석했다.
‘닿기 직전 마지막에 궤도를 약간 비틀은 건가?’
빠른 속도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점이 과연 고인물다웠다.
괜히 강공격을 한 건 아니라는 것.
아무래도 오늘 방송은 예상보다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