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76)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76화(76/431)
제76화
크레이터가 몇 개가 생겼는지 모를 무렵.
시야가 잠깐 빨갛게 변하며 경고 알림이 울렸다.
“음? 뭐지?”
서준은 잠시 뒤로 빠졌다.
사실상 서로 형님 한번 아우 한번 하면서 화목하게 공격을 주고받았던지라 이런건무림이아니야는 서준을 추격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혹시, 내공을 다 썼소?”
“그런 듯하다.”
처음 겪어서 몰랐는데.
내공 게이지를 보니 진짜로 거의 다 써서 나온 경고였다.
“흐흐. 기다려달라면 기다려 주겠소!”
-이게 협이다!
-크!
-뽕찬다
“어째서?”
“그대는 무협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진정한 무와 협이란 무엇인지 보여줬으니 말이오!”
도대체 언제?
그리고 뭐가 무와 협이라는 건데?
서준은 의문이 남았지만 넘어갔다.
“그래, 알겠고. 이제 다시 시작하지.”
“하하! 내 배려를 받아들이시오. 그대의 실력은 분명 뛰어나지만, 내공이 없는 천마신공은 아무것도 아닌 걸 넘어서 모래주머니를 찬 초보자와 같소. 즉 그 상태로 싸우겠다는 건 오만이오. 이렇게 싸운 데에는 내 잘못도 있으니 꼭 배려라 볼 수는…….”
“됐다, 필요 없다.”
“알겠소, 지고 후회하지 마시오!”
“오냐.”
-허세 갑
-천마님한테 내공은 사치지 ㅋㅋㅋㅋㅋㅋ
-설마 ㅋㅋㅋ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신나게 내공을 써 댔겠냐ㅋㅋ 다 생각이 있다 이거야
-그냥 흡성대법 쓰다가 새로운 거 써서 관리 못 한 거 아님?
순간 찔렸지만, 서준은 내색하지 않았다.
‘내공을 거의 다 썼군. 자연 회복은 역시 엄청 느리네.’
싸울 때 내공과 같은 자원을 관리하는 부분도 실력의 큰 비중에 속하는 이유였다.
이제 상대는 그의 검을 피할 필요성이 사라졌고, 서준은 여전히 맞부딪히면 안 된다.
“가겠소!”
그럼에도 서준은 전혀 불리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대검이 서준의 옆구리를 향해 날을 세우고 날아든다.
저 대검을 쳐내려면 자원들을 배로 소모해야 한다.
그러니 무조건 피해야 하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녹림이 받아칠 때는 그 특성이 적용 안 된다고 했었지.’
녹림의 특성이 발휘되는 건 어디까지나 직접 공격을 했을 때.
그러니.
서준은 손쉽게 결론에 도달했다.
공격을 못 하게 하면 된다.
서준은 대검의 끝이 닿지 않는 아슬아슬한 거리까지만 정확히 뒤로 움직여 피했다.
그럼에도 불리한 상황이 달라지진 않는다.
심지어 공격 속도도 느리다.
전장이 아닌, 게임에서 녹림의 대표적인 카운터는 살막이다.
공격하지 못하게 몰아치고, 피하기도 쉽게 만드는 서준에게는 없는 빠른 속도 덕분이다.
“이번엔 내가 가지.”
하지만 꼭 그의 공격이 빠르고, 정신없이 몰아쳐야만 적이 공격을 못 하는 건 아니다.
적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서준은 왼발을 적의 안쪽으로 파고들며 오른손에 든 검을 바깥에서 안으로 사선을 그었다.
빠르지 않고 일견 나태해 보이기까지 한 속도로 검이 움직였다.
-진짜 답답한 듯
-상대가 대검이라서, 그리고 우리는 보는 입장이라서 그럼
-저거 직접 하면 더 답답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죽했으면 그 ‘천마’가 인기가 없겠냐고 한국인한테
-다른 건 한 대 맞으면 빈사에 빠지는 물몸이지
느리다. 검의 궤적이 당연히 보인다. 천마의 검은 무슨. 위력이 없다시피 하다.
챙!
당연하다는 듯 상대는 서준의 검을 막았다.
여유롭게 공격했던 무거운 대검을 회수하면서.
아마 이대로면 정말 적의 말대로 하루 종일도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서준의 표정은 여유롭기만 했다.
‘걸렸네.’
서준은 이번엔 반대쪽 발을 움직이며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그리고.
서준은 지금이 무와 협에 대해 알려줄 최적의 타이밍이라 생각했다.
“잘 들어라. 무란 천마를 위한 힘이고, 협이란 천마를 숭상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아 ㅋㅋ 그건 좀
-중2병 오지네
-제발 이러지 말아줘. 내 손발ㅋㅋㅋ
-이기면 인정
* * *
“아! 2라운드도 이런건무림이아니야의 패배로 게임이 끝나 가는데요! 1라운드 때, 분명 상남자들의 대결이 서준 님의 내공 소모로 인해 끝났고, 서준 님은 그 상태로 결판을 내야 하는 위기에 빠졌지만…….”
방주는 말을 한 번 쉰 뒤 말했다.
“의외로 무난하게 적을 무찔렀었죠. 왜인지 모르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무림이아니야를 보니깐 뭔가 서준 님이 마법을 사용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요.”
이렇게 이전 라운드를 설명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ㄹㅇㅋㅋ
-갑자기 뭔가 쉽게 쉽게 끝남
-낭만 뒤지게 찾던 무림이아니야는 어디갔어!!!!
-표정 보니 찐 당황하던데…
-문제는 지금도 그런다는 거지
바로.
“맞습니다. 문제는 지금도 그런다는 거죠! 정확해요. 2라운드에는 뭔가 허무하게 당하는 대신 반격을 할 거라 예상했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계속해서 대처를 못 하고 있어요! 왜 그럴까요!”
전투의 양상이라 할 게 없었다.
챙!
챙!
대검과 검의 부딪힘.
서준이 휘두르면 상대는 막는다.
다시 휘두르면 또 막는다.
또다시 그 느린 속도로 공격하면 상대는 막지만,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어느샌가 상대는 공격을 허용한다.
촤아아악!
바로 지금 서준의 검이 무림이아니야의 가슴을 베는 것처럼.
“이럴 거면 무림이아니야는 특성이라도 바꿨어야죠! 변화를 주고 변수를 만들어 내 다른 모습을 보여줬어야죠! 예! 안 그렇습니까? 여러분?”
-ㅋㅋㅋㅋ 쟤가 돈 받는 것도 아닌데 왜?
-아쉽긴 하네 저렇게 쉽게 지는 게
-무력한 느낌 듬
-나라면 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방주는 이런건무림이아니야를 응원했다.
“이대로 끝나면 안 됩니다. 자꾸 뒤로 밀리지 말고 무언갈 보여줘야 해요!”
-도대체 왜요 ㅋㅋㅋㅋㅋㅋ
-서준 님 응원하는 거 아니었음?
그렇다고 이미 사실상 정해진 게임의 결과가 바뀌지는 않았다.
방주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아. GG! 서준 님의 검이 목을 베며 마지막 남은 체력을 다 깎아 버렸습니다!”
명승부라 하기에는 애매했지만, 초반의 싸움은 가슴을 뜨겁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걸로 벌써 두 명이나 격파했습니다!”
이런건무림이아니야는 정중히 인사를 한 뒤 게임에서 나갔다.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하는 기색이었다.
그에 반해 관전자들은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란 천마를 위한 힘이 맞았네 ㅋㅋㅋㅋ
-뭔가 대검이랑 싸워서 속도가 크게 느껴지지 않은 듯
-무틀딱의 검은 가장 큰 편이긴 함ㅋㅋㅋㅋ
-그래도 그것보다 느린 게 천마신공 디버프인데
-다음 게임을 봐야 확실해질 듯
방주는 채팅창의 여론을 살폈다.
사람들은 순수하게 서준의 실력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방금 싸운 이런건무림이아니야는 무기란 핑계가 있었고.
속도가 빠른 사파의품격을 이긴 건 그 상대방이 멘탈이 나갔다는 핑계가 있었다.
‘최상위권 랭커를 두 명이나 이겼으면 대단한 건데.’
이룬 성과에 비해 평가가 박하다.
‘이유야 어떻든 말만 되면 그만이지만, 아마도 아직 쉽게 인정을 안 하는 진짜 이유는…….’
당장 눈에 보이는 싸움이 쉬워 보여서.
그들에게 비친 최상위권 유저들의 전투가 너무나 쉬워 보였다는 게 가장 주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수많은 전투들을 지금까지 봐오고 해설한 방주 그조차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방금 싸운 이런건무림이아니야는 본인의 패배를 납득한 것 같지만, 방주에게는 이견이 꽤 많았다.
‘거기서 검을 옆으로 치우기만 했어도 될 것 같은데.’
아니면 확 뒤로 빠지거나.
분명 탈출하고 전세를 역전할 기회가 그에게도 보였다.
아무리 관전자의 입장이라 하더라도 방주와 진짜 고인물과의 실력 격차는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면 랭커의 눈에도 보이지 않을 리가 없는데.
방주는 머릿속으로만 그저 그가 못 보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만 할 뿐이었다.
“자, 다음 판이 매칭됐습니다! 시간이 좀 걸렸는데 과연 이번에도 최상위권 랭커가 나올지, 아니면 일반 유저가 나올지!”
다음 싸움을 보면 알게 되겠지.
* * *
4번째 판의 상대는 기여도 랭킹이 50위 아래의,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상위권이라 불릴만한 유저였다.
첫 번째 라운드.
흡성대법을 들고 온 서준은 특유의 압도적인 피지컬과 (특성 때문에) 쉴 틈 없는 특유의 검격을 보여주며 적을 농락했다.
이어서 두 번째 라운드.
천마신공을 다시 꺼낸 서준은 여유롭게 적을 공략해나가기 시작했다.
“강제로 여유로워지는 특성이나 강제로 빨리 잡아야 하는 특성. 둘 다 참 중간이 없다고 느껴지는데, 이게 서준 님의 문제인지 아니면 마교의 문제인지 참…….”
방주는 제자리에서 의자를 돌리며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교가 잘못했다 이건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대부분 안 쓰는 걸 쟤만 쓰는데 왜 마교의 잘못이냐?
-협이 없는 놈들이군
그가 쓸데없는 이야기를 꺼낸 이유.
“하하, 이번 게임도 서준 님의 승리로 끝났네요!”
또다 또.
만성 피로에 찌든 직장인이 휘두르는 것 같은 검에 랭커가 무기력하게 당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받아치기 급급하다가.
방주는 고민했다.
‘이번에는 랭킹이 낮다고 하려나.’
과연 예상대로의 반응이 나타난다.
-50위 권이라 그런지 좀 많이 못 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
-1라 때도 농락당하고 2라 때는 진짜 뭐 하는 거냐? 1라 때처럼 반격이라도 넣던가
-흠, 흡성대법은 몰라도 천마신공은 상대할 만한 것 같네? 나도 저격 해 볼까?
승자 대신 패자의 실력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을 보며 방주는 답답함을 느꼈다.
이럴 때 해설을 통해 오해를 바로잡는 게 해설자의 자질인데.
그도 의문만 남으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래도 다음 판에는 뭔가 보이겠지.
그런 방주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몇 판이 더 진행됐지만, 그는 알 수 없었다.
[천마님, 한 수 잘 배웠습니다.]랭킹 77위.
가볍게 패배한다.
[수고하셨습니다. 와 진짜 잘하시네요.]현 기여도 11위 남궁세가점소이.
평소에 흔한 동네 형 이미지라 시청자들은 웃으며 그럴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쯤 되면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깨달아야 한다.
[다음 판 가겠습니다.]서준이 이상한 특성으로 6연승, 정확히는 랭커들을 상대로 5연승을 한 배경에는 랭커들이 못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방주는 결국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언급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지금 랭커들이 저 느린 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게 이상하다고요?”
결국 그는 한 채팅을 읽었다.
“저도 그렇습니다.”
-님이 모르면 어떡합니까
-알고 보니 천마신공이 개사기 ㅋㅋㅋ
-속도는 그저 숫자에 불과해
“속도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고요? 아니, 그건 아니란 점은 확실히 말할 수 있겠네요. 네, 이런 것만 확실히 말해서 죄송합니다. 아무튼 그런데 말이죠. 분명 우리들은 모르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요?”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설명이었다.
-랭커들이 그냥 개거품이었던 거지 ㅋㅋㅋ
-하여간에 고인물 게임 다 됐다
-실력도 없는 놈들끼리 고이다 보니 발전이 없는 거였음! 그러다가 외부에서 조금 잘하는 고수 오니 걍 깨진 거임! ㅋㅋㅋㅋ
-협을 위하여에서 프로가 안 오는 이유 밝혀졌네 ㅋㅋㅋㅋ 싸울 가치도 없어서였음
아이고.
방주가 해설 없이 주제를 건드린 탓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여론이 이상하게 몰리기 시작했다.
방주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수습하기 시작했다.
“랭커들이 못하는 건 절대 아니란 건 알잖아요. 하하. 여러분. 그리고……. 음. 오 후원이 왔네요.”
다행히도 서준에게 당한 한 랭커의 도움으로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이런건무림이아니야’님이 200,000원 후원!] [다음 판은 상대하는 입장에서 보시오. 그럼 알게 될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