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85)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85화(85/431)
제85화
MONSTER.
스트리머 서준을 광고 모델로 점 찍었던 인디 게임 개발사는 오늘도 회의 중이었다.
단둘이서.
이번 회의의 의제는 계속해서 몸값이 오르다 못 해 시청자 1.8만을 찍어 버린 스트리머 서준이었다.
“잘 들어봐.”
“네.”
“상승장이 뭔지 알아?”
“상승장이요?”
“그래.”
상승장이 갑자기 왜 나오지?
직원 박혁수!
원래 중소기업은 대표가 차력쇼를 해서 굴러간다고들 하는데.
그가 생각하기에 그의 대표님은 그냥 친한 동네 백수 같은 느낌이다.
아는 건 많은데 전문성을 갖춘 분야는 없는 그런 형.
실제론 아니다. 게임에 한해서는 능력은 뛰어나다.
그러니 이전 회사에서 돈 많이 모은 뒤 직접 회사를 차렸겠지만.
그래도 지금 그가 느끼는 감정은.
‘우리 위대하신 대표님께서 또 무슨 개소리를 시전하실까?’였다.
그만 붙잡고 회의를 하는 이유도 다른 게 아니다.
그저 다른 직원들은 좀 어려우시단다.
대표님께서.
‘에휴.’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긴 해도, 어쨌든 그들이 이번 작품을 대하는 태도는 진심이긴 했다.
“상승장이 뭔데요.”
“주식 안 해 봤나?”
“네.”
“흠. 요즘 돈 벌려면 주식을 해야 하는데 말이지.”
“그런 가스라이팅 안 통하거든요. 원래 자산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지금 대표님이 말씀하신 건 대표적인 상승기 때 나오는 가스라이팅이에요.”
“뭐야. 잘 아네.”
“아니요. 몰라요.”
“…….”
“…….”
“아무튼 잘 들어봐. 상승장이란 말이다.”
“네.”
“내가 사면 그곳이 바로 고점인 게 상승장이다.”
“오.”
뭔가 돈을 많이 잃어봤을 때 나올 수 있는 말 같다.
고점에 물리신 적이 많나?
“네 말대로 자산 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지.”
“그래서요?”
“그러면 지금, 이 스트리머는 고점일까 아닐까?”
이 말을 하려고 그랬구나.
“시청자 수 1.8만 명. 중견이네요. 그중에서도 꽤 높은 편이고요.”
“그래.”
“스트리밍 기간은 오래되지 않았고.”
“맞지.”
“당장 지금의 시청자들도 전장이라는 특수 컨텐츠 덕분에 몰린 거고. 그전에는 3~4천 명.”
“맞다. 그렇다면 이건?”
버블.
그래 거품이다.
전장이 끝나면 다시 꺼질 게 분명하다.
누구나 알고 있다.
“뭐 지금까지 장난이었고. 아무튼 진지하게 말하면 좀 더 시청자 수가 낮을 때 연락하는 게 좋지 않을까 이거지.”
“지금 연락하면 확실히 좀 비싸긴 할 것 같네요.”
스트리머도 설마 1.8만 명을 본인의 시청자라 생각하고 요구하진 않을 거다.
하지만 그래도 시청자 수가 1만일 때보다는 더 높게 부를 게 뻔하다.
그런 본인의 가치를 높게 측정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
그러니 그들도 최대한 타이밍을 살피는 거고.
생방송 시청자 수가 1만 보다 낮다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꽤 크다.
“돈을 잘 아끼면 한 팀 더 노릴 수도 있어.”
“차라리 처음부터 계약을 하셨으면…….”
이상하게 상한가만 계속해서 치는 스트리머를 보며 든 생각이었다.
차라리 처음에 잡을걸.
“그건……. 할 말이 없다. 더 좋은 방법을 찾으려다…….”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게임이 망하면 그대로 파산 직행이다.
“아. 문제가 하나 있어요.”
“뭔데?”
“전장이 끝나고 조금 뒤 게임 오픈인데 만약 그때까지 거품이 안 꺼진다면요?”
전장.
그리고 몇 주 뒤 리오스.
일정상 관심을 다른 곳에 안 빼앗기려면 전장이 끝난 뒤에 발매하는 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안 그러면 한 달 정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월급 주기 빠듯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때를 노리는 경쟁자들도 많을 거다.
그러니 더 광고가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에이 설마.”
“전장에 뭐 더 주목을 끌 만한 이벤트가 있나요?”
“사실 화제야 어떻게 만들어질 진 모르지만. 앞으로 어제처럼 비무 12연승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건 확실하지.”
“하긴 그건 너무 레전드였어요.”
“그거 보니 더 붙잡고 싶더라.”
“진짜 대단한 뭔가가 있긴 해요. 가는 곳마다 화제를 일으키고.”
“제발 우리 게임도…….”
“아무튼 더 없다는 거죠?”
“아마도. 당장 오늘만 해도 시청자가 많이 빠질걸?”
“네.”
“오. 지금 방송 시작하네. 얼마나 나오는지 한번 보자고.”
문뜩 박혁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표님은 그가 사면 고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대표님이 안 사기로 했으니 고점이 아니란 뜻 아닐까?
원래 상승장은 그때 살 걸 하며 후회하다가 들어가야 진정한 고점을 맞보지 않던가.
‘에이. 그럴 리가 없잖아. 저건 명백히 고점이야.’
고개를 휙휙 턴 박혁수는 재수 없는 생각을 날려 버렸다.
참고로 그도.
주식으로 조금 잃어 본 경험이 있었다.
* * *
“안녕하세요. 여러분.”
서준은 로비에서 카메라 시점을 바꿔 그를 보게 한 뒤 인사했다.
“네. 오늘은 뭐 했냐고요? 그냥 등교해서 강의 들었죠. 스트리머는 취미냐고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취미처럼 즐기고 있긴 하다.
적성이 워낙에 잘 맞고 즐거워서 그렇다.
하지만 그는 이게 일이라는 자각을 하고 있다.
물론 스트리머는 본인부터가 편안해야 한다.
안 그러면 시청자들이 다 알아채고 불편해하다가 안 보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시청자들을 놀리거나 놀림 받는 건 프로패셔널한 행위다.
‘그러니깐. 나 스트리머 천직이었네?’
소름 돋는다.
맨날 태우를 보면서 뭐지 저 모자란 놈은 하고 있었는데 그 모자란 놈이 하는 일이 천직이었다니.
“아. 취미 아니면 제발 10시간 이상 방송하라고요? 그게 프로의 자세는 무슨. 하루에 10시간이면 과로에요.”
-맞는 말이긴 한데 우린 그런 거 모르겠음
-트수가 왜 트수인 줄 아십니까? 일을 안 해서 그렇습니다
-과?로 몰?루
-그냥 일하라고 방장아
-건강보다는 스트리밍이 언제나 우선입니다. 제발 명심하세요.
흠.
건강을 챙기라는 훈훈한 광경은 정녕 볼 수 없는 것인가.
“에휴. 오. 오늘은 사람들이 많이 오네요.”
시청자 수 7천 명.
점점 오르고 있지만 얼마나 오를지는 모르겠다.
7년 차 베테랑 태우도 워낙에 그가 벌인 일들이 논외라서 예측이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어제보다는 낮을 수밖에 없기는 하다.
-아 ㅋㅋ 이거 안 보면 도대체 뭐 봄?
-방장이 진짜 재야에 숨어 있던 고수지ㅋㅋㅋㅋ
-말도 안 되게 잘하니깐
-마교가 우승 진짜 한다!
-그 와중에 헛된 꿈 가진 놈들도 있네
-어쨌든 이걸로 앞으로 전장 보면 개꿀잼일 듯
시청자 수가 점점 늘면서 결국 1만 명을 넘겼다.
연연하지 않지만, 꽤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자.”
이제 슬슬 시작해야지.
“여러분 제가 어제 연승을 한 덕분에 명성치가 조금 높아졌거든요?”
어제 게임의 기여도는 첫 4판만 적용되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명성치는 다르다.
-조금은 아닌데 ㅋㅋ
-레전드였지 진짜로
-방주 방에서 봤는데 소름이었습니다
-진정한 천마
오늘부터는 그가 쌓은 명성치가 적용될 터.
“이제 다른 분들이 1등을 하려면 앞으로 제가 한 번 이길 때마다 그분들은 10번 이상씩 이겨야 하거든요?”
모르는 사람이 적을 텐데도 서준은 친절히 설명했다.
그 이유는 자랑이다…… 는 아니고.
“어쨌든 제가 1위는 거의 확정이란 말이에요. 동의 하시죠?”
-ㅔ
-분하지만 어쩔 수 없다
-패배를 인정한다
-이미 천하제일이지
-무틀딱 서명하시오! 방장은 천하제일인이다!
앞으로 남은 모든 판을 진다면 또 모르는 일이다.
세상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어이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깐.
그럼에도 서준은 그가 한 판도 못 이기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에 모든 걸 걸 수 있었다.
“그러니깐. 마법 소녀는 이제 물 건너간 거죠? 흐흐.”
서준은 진심으로 기쁘게 웃었다.
아무리 본인을 믿어도 세상은 변수투성이고, 운이 나쁘면 삐끗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제는 아무리 삐끗해도 물에 빠질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청자들을 너무 쉽게 봤지.’
그런 벌칙들이 나올 줄은 몰랐고 그게 뽑힐 줄은 더욱더 몰랐다.
-ㄲㅂ
-아 ㅋㅋ 이게 안 되네
-진심 아깝긴 한데 뭐 12연승 할 정도면 넘어가야지
-진심이 보여서 넘어가 드립니다~
-얼마나 열심히 했겠음
수긍해서 다행이다.
물론, 수긍 안 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다.
그리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시청자들도 꽤 보였다.
-근데 뭔 말 하는 거임?
-웬 마법소녀?
-유입놈들ㅋㅋㅋ 귀엽네
-정주행 빨리빨리 안 하냐?
[‘마법소녀’님이 20,000원 후원!] [travel–clip]-이런 비사가 있었네
-어쩐지 이 악물고 빡겜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신의 싸움이었던 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클립을 참 적절하게 따 와서 사람들이 한 번에 이해했다.
그리고 한 번 도네가 터지니깐 타이밍 좋게 다른 후원들이 연이어 터졌다.
[‘저번방송’님이 100,000원 후원!] [시청료입니다!] [‘그저’님이 30,000원 후원!] [무와 협이 아닌 벌칙 무서워서 그 난리 피우신 방장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님이 40,000원 후원!] [너무 빨리 방송 끄긴 했지 ㅇㅇ].
.
.
전날 후기나 뒤풀이 방송을 안 해서 후원을 그 여파에 비해서는 많이 받은 편이 아니었는데.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고맙게도 후원을 챙겨준다.
“여러분. 후원 감사합니다. 어쨌든 벌칙은 이걸로 끝났네요. 그럼 이제 들어갑니다.”
협을 위하여를 시작하자 배경이 순식간에 접혔다가 풀려나고.
수많은 유저들이 보였다.
서준은 개인 채널로 바꾼 뒤 전장의 인터페이스를 열어 명성치를 확인했다.
[명성치: 72,637]-든든하다!
-마교의 희망
-혼자서 14명어치 미쳤다ㅋㅋㅋ
-어제 협벤 보는데 진짜로 마교 우승 가능성이 생겼다는 게 개웃김ㅋㅋㅋㅋㅋ
-올해의 마교는 다르다!
-꼴교 씹ㅋㅋㅋㅋㅋ
-꼴교가 아니라 탑교라 불러라
-마법 소녀를 피하기 위해 발악하다가 마교가 우승하게 생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정파가 이길 겁니다 아시겠어요?
채팅을 읽던 서준은 눈을 돌려 시간을 확인했다.
6시 57분.
3분 후 전장이 열린다.
오늘 게임은 평범한 4 대 4 점령전.
그러나 랭커들이 어떤 지역에서 게임을 돌리는 지가 나타나니 마냥 평범하지는 않았다.
“정파가 이긴다고요? 과연 그럴까요?”
시간을 센다.
2분 남았다.
-아니 그럼 누가 이긴다고
-님이 아무리 캐리해도 님 팀원이 좀;;; -사파 무시하지 마라
1분.
-이제 방장이 방어하는 곳은 좀 뚫기가 힘들 듯
-우회하면 됨
-애초에 마교 공격을 왜 함? 꼴지 할 게 뻔한데 걍 내버려 둬~
-그래서 오늘은 어디 갈 거임?
“오늘이요? 정파 쪽으로 갈 겁니다.”
서준은 지도에서 마교와 정파가 접견해 있는 곳을 가리켰다.
30초.
-그럼 방어할 거임? 공격할 거임?
-전략은 짜긴 했나 싶다
-걔들이라면 처음으로 우승할 생각에 신나서 짜긴 했을 듯ㅋㅋㅋㅋㅋㅋ
-근데도 방장은 혼자서 마음대로 하는 거지 ㅋㅋㅋ 유일한 희망 그대로 박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 말 절대로 안 듣는 거 보면 가능성 충만한데? ㅋㅋ
-다들 도대체 누구 편이야!
“협조요? 뭐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거죠. 저는 제가 원하는 대로 할 겁니다.”
블러핑이다.
10초.
“마교 수뇌부 오열이라뇨.”
아무리 서준이 랭커의 숫자를 맞춰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놀리기 바빴다.
마교가 한 번도 우승해 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
“자 그러면.”
마침내 7시가 되었다.
“오늘은 정파를 잡으러 갑시다.”
정파의 접견지.
서준은 처음으로 공격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