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94)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94화(94/431)
제94화
한푼만.
그는 7시가 지났고, 이미 섬서를 어떻게 할지 정했는데도 불구하고 한쪽에는 서준의 스트리밍을 계속해서 틀어 놓고 있었다.
그래야 할 것 같아서다.
느긋하게 소통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노리는 건지 궁금하다.
‘어떻게 나올까.’
감숙을 공격해 후방을 다질까?
그러면 결국 섬서는 잃게 될 테고 원상 복귀일 텐데.
사실상 섬서를 잃는 건 확정이다.
‘차라리 섬서에서 게임 할 수 있는 랭커의 수를 늘려서 지켜나갔으면 모르겠지만.’
어제.
마교가 혹시나 감숙을 방어하는 대신 섬서에 투자해서 방어해나가려고 했다면 조금 골치 아프게 됐을 수도 있었다.
농성하는 꼴이 되는 건데.
하루 만에 그들이 되찾지 못하고 마교가 지역을 지켜낸다면 그들은 마교에게 끌려다니게 된다.
하루를 낭비할 수도.
이틀을 낭비할 수도.
그러다가 감숙을 잃고 다시 연결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추가적인 랭커가 들어오지 못하고 섬서가 포위당한 이상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금 스트리밍에서도 방어하지 말라고 하고 있지.”
서준을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한다.
그러니깐.
몇십만 명을 이루는 일반 유저들이 아니라, 매일 게임을 하루도 빠짐없이 4판씩 꼬박꼬박하는 헤비 유저들이 꽤 많다고 한다.
그 유저들은 인원수가 충분해 매칭을 돌려도 비슷한 수준의 유저들을 만나기 때문에 연승을 통해 명성치를 많이 모아두지는 못한다.
그러나 절대적인 숫자는 랭커보다 훨씬 많았기에 그들도 뭉치기만 한다면 꽤 크고 위험한 전력이었다.
‘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전신으로 퍼지는 와중.
-마교 떴냐?
-감숙 되찾으려나 보네. 4명
소식이 날아오고 한푼만의 정신이 그곳으로 향했다.
4명 정도는 뭐.
그들도 바로 4명이 갔다.
그 이유는 감숙을 방어할 수 있는 각이 보이면 감숙까지 방어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공격해 오면 대처하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다.
상대와 함께 매칭되거나, 그들이 끝나고 매칭을 잡거나.
전자는 이기면 훨씬 큰 이득이다.
후자는 그냥 적당히 반반을 가는 거고.
이번에 전자를 선택한 이유는 감숙은 꼭 얻어야 하는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이기면 마교의 전력을 더 뺄 수 있거나 먹을 수 있어서 좋고 지면 말고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마교 사파 요충지에서 붙는 중
-우리 섬서에서 한 판 끝나고 다음 판 돌리는 중
-강서하고 안휘 표시 뜬 곳 확인 좀
‘사파도 견제해야 하는데.’
어부지리로 지역이 꽤 많이 늘어난 사파는 현재 독보적인 1등이다.
그렇다면 마교의 도움이 필요하다.
1등을 2, 3 등이 힘을 합쳐 끌어내리는 건 지구의 유구한 전통이다!
그런데 마교에서 유독 집요하게 정파 쪽을 노리는 기분이 든다.
아니, 정확히는 찔러보는 느낌.
‘마치 최대한 전력을 소모 시키려는 듯한…….’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느낌이 강해진 한푼만은 게임을 돌리던 사람들이 두 판쯤 막 끝냈을 때 채팅을 쳤다.
-님들 이거 전력 좀만 보존하죠
그리고 좀 더 지켜보았다.
그러자.
“어? 이것들 봐라?”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파와 마교의 접견 지역들에 떠오른 붉은 표식들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자꾸 게임이 매칭되기 전에 이름이 사라지는 것이다.
“미친.”
매칭을 취소할 수야 있다.
하지만 마교와 사파 모두 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
“아!”
그는 서둘러 이 사실을 알렸다. 급했다.
사파와 마교가 힘을 합쳤다면 목표는 굳이 생각 따윈 안 해도 알 수밖에 없었다.
남은 세력은 정파 하나!
“무슨 생각이냐. 도대체!”
둘이 손잡고 한 명을 죽이는 그림은 나오기 쉽지 않다.
그 이유? 결국 목표는 한 명을 꼴찌로 만드는 것이 아닌 본인 세력의 우승이기 때문.
또한 기간이 은근히 짧다는 것도 동맹을 유지하기에는 걸림돌이 되었다.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 한 세력을 몰아가면서 가져가는 파이를 한 쪽에 몰리지 않게 적당히 잘 나눠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조정해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들에게 남은 건 10일이고 상대가 배신하면 그대로 우승을 헌납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결과는 2등.
아무 의미 없는 2등이다.
마교의 옛날 방 제목이 2등만이라도였지만, 그래도 그들은 2등을 노리진 않았다.
차라리 꼴찌 하고 말지!
그래서 꼴찌만 엄청나게 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이게 의외로 마교 유저가 호감인 이유다.
치사한 머리 좋은 놈보다는 멍청하지만, 낭만 있는 놈이 더 좋지 않겠는가.
물론 그렇다고 안 놀린다는 건 아니고.
아무튼 그런데.
“마교가 제정신인가?”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노린다고?
여기서 정파가 사라지면 사파가 어마어마하게 유리한 고지에서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마교가 우승하기 위해 사파에게서 뺏어야 할 지역이 몇 개인가.
그것도 어제 봤듯이 지역이 많다면 14명이란 인원을 분산할 수 없는 마교는 더더욱 불리하다.
근데도 그들을 죽이려 하다니.
“진짜 억하심정인가.”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또한.
“사파는 뭘 믿고 마교가 우리를 칠 거라고 생각한…….”
아.
계속해서 정파를 찔러보며 전력을 소모 시키려던 마교.
그걸 보고 확신을 얻었겠지.
저 새끼들은 진심이구나!
진짜 정파를 잡으려고 하는구나!
왜냐하면 마교가 정파를 공격한다는 건 정파의 힘뿐만 아니라 본인들의 힘도 같이 빼는 것이니.
사파는 여기서라도 배신할 수 있다.
‘그래 주는 게 베스트지만.’
그렇게 되면 정파 입장에서 위기는 한 번 넘어가는 거고 마교는 그대로 레이스에서 탈락 급으로 위기를 맞을 수도 있었다.
‘사파 새끼들이 우릴 살려줄까?’
그리고 이것만이 아니라 무언가 더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라도 발견해서 다행인데…
-ㅅㅂ 마교 놈들 왜 이래 진짜 주화입마 왔나?
-마공이 이래서 위험합니다…
-아까 섬서 공격하던 자랑스러운 정파의 동도들도 게임 멈춰서 다행
-…사라졌다.
순식간에 지도의 모든 불이 꺼졌다.
잠잠해진 전장.
태풍이 몰아치기 직전의 하늘이 평온한 것처럼.
정파의 채팅방도 함께 얼어붙었다.
정적이었다.
그리고 정파의 인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한편.
-방장 ㅋㅋㅋ 일상 썰푸는 것도 제정신 아님ㅋㅋㅋㅋㅋㅋ
-아니 어떻게 저런 놈이 아싸였던 거지??? 남자들이 환장해서 달려들 성격인데ㅋㅋㅋ
-그래도 우리와 달리 여자한텐 인기 많았겠지…
-너 벤
-잠만. 얘들아 전장 지도 좀 봐봐
-오??
“하하. 다들 쉬러 가셨나 본데요?”
시청자들과 소통하던 서준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고.
[위정척사파]-정파 애들 이제야 눈치챈 듯? 매칭 싹 빠지고 전력 아끼네
-오늘 마교랑 손 맞추던 거 재밌었다
-이런건무림이아니야 <–타이밍 못 맞추고 게임 결국 잡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틀’딱이라 매칭 취소도 못 하네ㅠㅠㅠ
-자 그러면 한 번 가 볼까?
-마교가 깔아준 판이라 좀 거시기한데 배신하쉴?
-그것도 좋지만 정파 본거지 먹는 게 더 맛있지 않겠냐? 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인정
-ㄹㅇㅋㅋ
-우리 평범하게 전장 하고 있을 뿐인데 너무 사악해 보이는데?
-그야. 우리는 사파잖아? ㅋㅋㅋ
-그러면 슬슬?
-갑시다
지도에 다시 붉은 점이 표시되기 시작했다.
그곳은 당연히 정파의 지역이었다.
* * *
-오
-갑자기 사파 정파 총력전 ㅁㅊㅋㅋㅋㅋ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왜 붉은 점이 두 개밖에 없는 건데!!!
-마교! 사파와 야합했구나! 배신감 쩐다
서준은 다시 흥미진진하게 지도를 봤다. 관전하는 게 더 재밌는 것 같다.
“여러분, 이제 마교도 움직일 겁니다.”
사파는 정파의 본거지까지 지역 1개만 더 먹으면 되는 섬서와 비슷한 지역 두 곳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여유롭다.
정파가 아무리 조율을 잘해도 웬만하면 한 곳은 무조건 뚫릴 수밖에 없다.
서준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커뮤니티에도 누군가 정리해서 곧 올려주겠지만 당장 궁금한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그러니깐 지금 정파는 ㅈ됐다는 거죠? ㅋㅋㅋㅋㅋㅋ
-오
-다구리 가자!
-사파야 배신하지 말자
[‘삼장로’님이 100,000원 후원!] [그거 아십니까? 마교의 모든 전략은 천마님이 짜주십니다. 오늘도 정파가 하는 짓이 꼴사납다고 천마님이 즉석에서 짰죠!]언제 꼴사납다고 했는데.
전략도 그렇고.
은근히 맥이네.
-ㅋㅋㅋㅋㅋㅋ
-문무겸비?
-정파가 꼴사납긴 했짘ㅋ
[‘근데’님이 30,000원 후원!] [어차피 마교하고 사파하고 힘을 합치면 정파는 못 막는 거 아님????]-전장 원투데이 보셨나 ㅋㅋ
-이 바닥에 친구가 어딨냐?
-일단 힘을 합치는 게 어려움
맞다.
당장 내일이라도 정파를 잡으려다 손해가 더 날 것 같으면 사파는 바로 배신할 거다.
예를 들어 정파가 이 악물고 본진으로 다가오든 말든 하루 날 잡고 사파의 지역을 점령하려 하면?
정파의 본진이 털리는 순간 정파가 점령하고 있던 지역들은 무주지가 된다.
그 상황에서 마교가 또 배신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사파는 그날 공격을 멈출 것이다.
다시 신뢰를 줄 수야 있겠지만, 그래서 사파가 뭘 얻는다고 그들의 뜻대로 해 줄까.
‘그래서 더 큰 미끼가 필요하지.’
일단 지금의 상황을 요약하자면.
어제와 오늘 그들이 정파에게 전력을 소모해가며 사파에게 선입금을 했고 사파는 지금 택배를 부쳤다는 답장을 한 상태다.
중고 거래에서 선입금은 구매자한테 굉장히 불리하다.
당장 내일이라도 상대가 잠수하거나, 택배가 왔는데 열어보니 벽돌이 반겨줄 수도 있었다.
그러니 선입금을 받았어도 거래를 성사하는 게 판매자한테도 이득이라는 걸 상기시켜줘야 한다.
서로 큰 그림은 대충 알고 있을 테니.
“일단은 가능성을 보여 주는 걸로.”
정파의 목에는 칼을 들이밀어 딴짓하지 못하게.
사파에게는 그들과 같은 판을 바라볼 수 있게.
그런 의미에서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시간이 꽤 지났네.’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무슨 가능성?
-이제 섬서 방어하자
-정파 저쪽에 쏟아부어서 섬서 방어 성공할 수 있을 듯!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주님!
-명령만 내려주십쇼!
방어는 무슨.
“아니요. 우리도 공격을 합시다. 산서로요.”
하북의 바로 앞까지 도달하면 똥줄 좀 탈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