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s are subscriber RAW novel - Chapter 82
81화 편작의 수
왠지 사부님들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른다.
누구에게 무공을 배웠냐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할 때.
뭐, 장삼풍 사부님이나 달마 사부님의 이름을 대면 지금도 ‘미친놈’ 소리를 각오해야겠지.
‘솔직히 나라고 해도 치료 방법이 머리를 쪼개는 거라면 좋은 말을 내놓지는 못하지.’
진짜 화타 선생의 비법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기겁을 했다.
다른 사람 입장에선 오죽하겠는가.
그걸 생각하면 당만옥 총관의 언행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대답 대신 암기가 날아오지 않은 것만 해도 군자라 칭하기 부족함이 없다.
“위왕 무황제의 고충을 알겠군……. 머리를 열어 봐야 한다니…….”
당만옥 총관은 고민이 깊어 보였다.
위왕 무황제의 일을 거론하는 것을 보면 승낙할 마음이 아주 없어 보이지는 않았다.
조조는 머리를 열어 봐야 한다는 말을 듣고 치료를 거부했다가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죽었다고 하니까 말이다.
[걱정 마라. 지금이라면 조조 그 망나니 놈도 치료할 자신이 있으니까.]조조의 병이 깊어 손쓸 방법이 없다 보니 핑계를 댄 것이라는 설도 있는데, 어째 지금 화타 선생의 말을 들어보니 그쪽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약을 쓰는 거라면 몰라도 수술이라면 내가 해야 하는 거잖아. 이거 괜찮은 거 맞나?’
화타 선생이야 자신만만하지만, 그걸 실행해야 하는 건 나다.
“다른…… 방법이 없겠나?”
‘제가 묻고 싶은 말이 딱 그겁니다만.’
좀 더 편한 방법이 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화타 선생의 말을 들어보면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그러니까…….”
[있긴 해.] [아니, 편작 형! 이러기 있기요?!]‘……저기요?’
그런데 갑자기 편작 선생이 탈출구를 열어 주신다.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다른 길이 있다는 말에 내 주둥이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의술에 관해서는 내 생각을 내려놓고 위의 지시만을 충실하게 따르다 보니 조건반사로 움직였달까.
‘이러면 물릴 수도 없겠네.’
솔직한 심정으로 다른 방법이 있으면 그쪽을 택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보니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는 당만옥 총관 못지않게 나 역시 다음 이어질 편작 선생의 말을 기다렸다.
[그런데 내 방법은 화타 저 녀석이 제시한 방법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약간 낮아. 화타의 지시대로라면 구 할 구 푼은 구할 수 있을 거다. 내 방법은 끽해 봐야 구 할 정도일 거고.]꼴랑 구 푼 차이라는 소리다. 물론 사람 생사가 달린 일이라면 구 푼 차이도 충분히 큰 수치라 할 수 있겠지만.
‘시술의 결과가 어떻든 적어도 내가 암기에 벌집이 되는 미래만큼은 확실히 피할 수 있을 거란 말이지.’
암기용 표적판이 되는 미래를 피하기 위함이라면 구 푼의 가능성 정도는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