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104)
#재능만렙 플레이어 104화
‘오크-스로프’를 사냥한 이후, 송기열이 이렇게 말했었다.
[그것은 이미 약속드렸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쓸모없는 기름류 아이템들도 나왔는데, 그것도 드릴까요?]그 아이템의 이름이 ‘오크 키메라 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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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키메라 기름]오크 베이스의 키메라 몬스터에게서 획득할 수 있는 기름입니다. 마법사의 손을 통해 발현되어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마법에만 반응하며 불타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 일시적인 파괴력이 너무 강하여 마법적인 불을 형성한 사람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오크 키메라 기름에 의하여 생성된 불은 오로지 마법으로만 꺼뜨릴 수 있습니다.
*독(毒) 속성의 성분과 만나면 매우 강력한 폭발을 일으킵니다.
*독(毒) 성분의 농도와 폭발력의 증가는 비례합니다.
유효기간 :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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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열은 이것을 ‘쓸모없는 기름류’로 표현했다. 일단 불을 다루는 마법사 자체가 희귀할 뿐더러, 그 희귀한 마법사가 자신의 몸을 다쳐가면서 이 기름을 사용할 리 없었으니까. 유효기간은 겨우 3개월. 송기열이 쓸모없다고 표현한 것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강상구는 이를 악물었다.
‘괜찮겠지?’
이미 여기저기 오크 키메라 기름을 잘 뿌려놨다.
‘나는 괜찮을 텐데.’
솔직히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자신이야 ‘화인(火人)’의 칭호효과와 더불어 ‘석양의 거인’의 비호도 받고 있고, 또한 불 속성에 대해 굉장히 높은 친화력을 가지고 있지만 김혁진은 다르지 않은가.
‘에이씨, 괜찮겠지.’
순간 불을 일으켰다.
‘손으로 직접 대야 한다고 했었지?’
마음속으로 숫자를 셌다.
‘혁진이가 소리친 다음. 천천히 열을 세라고 했으니까.’
10. 9. 8. 7. 6. 5. 4. 3. 2. 1.
‘이때다!’
마법적인 불에만 반응하는 기름. ‘오크 키메라 기름’에 강상구가 발현한 불꽃이 닿았다. 그와 동시에 콰과광!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화악!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마침 바람은 김혁진이 있는 쪽을 향해 불었다. 바람을 타고 엄청난 화마(火魔)가 ‘오공굴’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으헉!”
옷이 불이 붙었다. 강상구가 콜록! 콜록! 기침했다. 폭발력이 어마어마했다. 기름 냄새인지 가스 냄새인지 구별하기 힘든, 약간 매캐한 냄새가 동굴 안을 가득 채웠다.
“어우 뜨거워.”
동굴 전체가 불구덩이로 변했다. 마치 불의 지옥이 있다면 이런 곳이리라. 동굴 전체에서 활활 타오르는 이 불지옥은 사람 몇쯤은 순식간에 녹이기도 남을 정도의 강렬한 열기를 뿜어냈다.
‘혁진이…… 괜찮겠지?’
김혁진이 설계했다. 강상구는 그 설계를 믿기로 했다. 김혁진 쪽으로 이동했다.
“혁진아!”
불길이 너무 거세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은 그래봤자 1미터 안팎. 다행히 길이 여러 갈래는 아니었다. 앞으로 가기만하면 되었다.
“김혁진!”
마음이 조급 다급해졌다.
“어디 있냐! 너 괜찮은 거 맞지?”
* * *
김혁진이 외쳤을 때.
“강상구! 지금이다!”
그 소리에 ‘포식수(捕食樹)’가 반응했다. 포식수가 올가미를 던지듯, 김혁진을 향해 나무줄기를 뿜어냈다.
서걱-!
김혁진은 검을 휘둘러 자신을 향해 뻗어나오는 나무줄기를 잘라냈다.
‘10초의 시간.’
강상구에게 10을 세고 불을 일으키라고 했다. 마법을 시전한 시전자마저도 잡아먹는 거대한 불길. 동굴 여기저기에 이미 ‘오크키메라 기름’이 잔뜩 뿌려져 있을 터.
김혁진이 곧바로 아이템 하나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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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향수]도깨비가 장난을 칠 때 바르는 향수입니다. 특수한 ‘은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지나치게 크게 움직이면 요술이 해제됩니다.
효과 : 투명화 요술
지속 시간 : 3분
사용 횟수 :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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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마른 도깨비를 사냥하고 얻은 아이템. ‘투명화 요술’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포식수’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오감을 다룰 줄 아는 몬스터.
김혁진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다급하게 움직이면 요술이 풀린다.’
이제 곧 불길이 불어 닥칠 거다. 강상구에게 10초를 줬다. 말 그대로 열풍(熱風). 오크 키메라 기름과 강상구에 의하여, 강력한 불길이 피어오른다. 이 동굴 전체를 잡아먹을 거다.
김혁진은 아주 천천히, 조금씩 움직였다.
그그그그-!
그그그그-!
포식수가 어리둥절해했다. 방금까지 있던 먹이가 눈앞에서 사라졌으니까. 김혁진이 조심스레 돌을 주워들었다. 방금 걸어온 방향으로 집어 던졌다.
탁!
동굴 벽에 부딪친 돌맹이가 떨어져 내렸다.
그그그그-!
그그그그-!
포식수가 그곳을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김혁진의 눈에 가까이 다가오는 포식수가 보였다. 실수로라도 놈과 부딪치면 요술이 풀릴 거다. 놈의 이동 경로를 살폈다. 아슬아슬하게 부딪치지는 않을 것 같다. 침을 꿀꺽 삼켰다.
‘움직이지 말자.’
그그그그-!
그그그그-!
포식수가 김혁진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갔다. 방금 돌맹이가 떨어진 곳. ‘진주오공’에 당한 시체들이 있는 곳.
‘이제 3초.’
화아악!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여기저기 뿌려져 있는 오크키메라 기름을 타고서, 강력한 열풍이 불어닥쳤다. 아주 조심스레 포식수의 뒤까지 접근한 김혁진이 오크키메라 기름을 포식수의 몸에 뿌렸다. 진주오공에 당한 시체들에도 골고루 뿌렸다.
움직임이 격했던 탓일까.
[과한 움직임이 감지되었습니다.] [요술이 풀립니다.]김혁진의 모습이 드러났다. 포식수도 자신의 뒤에 나타난 김혁진을 알아차렸다.
그그그그-!
바로 뒤. 포식수의 몸통 가운데에 있는 입을 저절로 돌아갔다. 사람으로 치면 몸은 가만히 있는데, 목이 돌아가는 느낌.
포식수가 나무줄기들을 뻗었다.
턱!
김혁진의 양 손목과 양 발목을 나무줄기가 포박했다. 김혁진을 포박한 포식수에도 불이 옮겨붙은 상태. 꽤 많이 괴로워하는 와중에도 김혁진을 삼키려 들었다. 김혁진은 저항하지 않았다.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놈이 빠르게 자신을 먹어치울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일부러 몸에 힘을 쭉 빼고 가만히 있었다.
‘강상구가 나를 부르겠지.’
그 것이 포식수를 조금 더 혼란스럽게 할 거다. 포식수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적‘이 등장하는 셈이 될 테니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불길을 뚫고서 말이다.
그그그그-!
그그그그-!
‘너는 평소대로 호들갑을 부리면 돼. 강상구.’
원래 이 트랩은 ‘진주오공’을 잡기 위한 트랩이었다. 그렇지만 ‘포식수’를 잡기에도 충분히 가능한 트랩이다. 왜냐하면 나는 저번에 독마녀에게 미리 받아놓은 [부패수]를 가지고 있으니까.
김혁진의 발목이 ‘포식수’의 입에 닿았다.
천천히. 뱀이 먹이를 삼키듯, 불에 휩싸인 포식수는 괴로워하면서도 김혁진을 삼키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다.
그때 강상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혁진!”
“어디있냐! 너 괜찮은 거 맞지?”
어느덧 동굴이 불길에 가득 찼다. 포식수가 움찔했다. 그 아주 작은 틈. 찰나의 틈을 김혁진은 놓치지 않았다. 발목을 살짝 들어 올려 포식수의 몸통을 찼다. 포식수로부터 조금 더 멀어졌다. 공중에 뜬 상태 그대로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김혁진이 외쳤다.
“강상구! 너도 몸 웅크려!”
화신지체의 서를 흡수한 강상구라면 웅크리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안전한 방법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는가.
순간, 거대한 폭발이 일었다.
쿠과과과광!
커다란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
강상구도 얼른 몸을 웅크렸다.
“으헉!”
폭발의 피해를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 폭발에 닿는 면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 몸을 웅크렸다.
뜨거운 불 폭풍. 이어진 대폭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강상구가 몸을 일으켰다.
“와나, 이거. 진짜 무슨 사우나 온 줄 알았네.”
그리고서 김혁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야. 혁진아. 너 괜찮지?”
“…….”
김혁진은 바닥에 쓰러진 상태.
“야! 혁진아! 너 괜찮아? 괜찮은 거야? 슈밤. 죽은 거 아니지?”
김혁진이 누운 상태로 손을 들어 올렸다. 조용히 하라는 듯 검지를 입에 가져다댔다. 치유포션과 체력포션을 사용해서 몸을 회복시켰다.
“어휴, 깜짝이야. 너 죽은 줄 알았네. 뭐 이렇게 무모하게 한 거야? 아까 있던 나무 괴물은 또 뭐고.”
“레벨 40 정도 되는 놈.”
“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황급히 주변을 둘러봤다.
“슈밤! 그놈 어디 갔어?”
“방금 네가 사냥했잖아.”
“내가? 내가 언제?”
그러고보니 알림을 들은 것 같다. 김혁진이 괜찮은지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김혁진의 생사를 확인하는 게 너무 바빠 알림에 집중하지 못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제야 알림이 들렸다는 게 생각났다.
“포식…… 수?”
“맞아. 네가 잡은 포식수.”
강상구는 입을 다물었다. 김혁진이 지금 뭘하는 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호자들에게 설명하는 거네.’
레벨 40짜리 몬스터. 레벨 30대 초반 둘이서 잡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김혁진이 저렇게 만신창이가 될 정도라니.
‘도대체 어떻게 잡은 거야?’
강상구마저도 궁금했다. 김혁진이 입을 열었다.
“오크 키메라 기름의 특성을 이용한 거야.”
“특성?”
“독성분과 만나면 강한 폭발을 일으키는 성질.”
“너한테 독이 있었어?”
아니. 그랬으면 너부터 폭발에 터져나갔을 텐데. 강상구는 두 눈을 꿈뻑였다.
“진주오공에 당한 시체들이 여럿 있었거든.”
“시체?”
강상구가 고개를 갸웃했다.
“설마?”
“맞아. 시독(屍毒)을 활용한 거야. 진주오공에 당한 시체들에는 강한 시독이 피어오르니까.”
그게 끝이 아니다. 거기에 [부패수]까지 활용해서 폭발력을 더욱 높였다. 무엇인가를 부패시켜서-특히 시체에 유효하다-독을 뿜어내는 물. 독 관련 클래스의 플레이어가 제조 가능한 아이템.
“그러니까 포식수인지 포수인지 그놈을 이쪽으로 유인해서 불길에 휩싸이게 한 다음, 시독을 활용한 폭발로 슥삭 했다는 거야?”
“어.”
“너도 죽을 수도 있었어.”
“안 죽었잖아?”
“나보다 더 강력한 폭발에 휘말린 거 아니야?”
“그랬지.”
그거 아니었으면 포식수를 잡지도 못했다. 김혁진이 말했다.
“애초에 확률은 반반. 내가 사느냐. 놈이 죽느냐. 그거니까.”
“미친 자식. 진짜 너는 미친 게 틀림없어. 나는 화인의 칭호라도 있지! 너 그런 거라도 갖고 있냐?”
김혁진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래, 그런 것도 없잖아 인마! 화인 같이 불 저항 칭……. 응? 있다고?”
“…….”
강상구는 황당하다는 듯 김혁진을 쳐다봤다. 화인(火人)의 칭호를 가진 사람이 또 있을 줄 몰랐다. 심지어 그게 군주인 김혁진일 줄이야. 화염계열 클래스도 아니고, 군주 클래스가 이 칭호를 가지고 있을 줄이야.
강상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짜 미친놈인가 싶다.”
기분이 좋아졌다. 김혁진을 만난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괜히 기분이 좋았다. 김혁진이 무사한 것도 좋고, ‘화인’의 칭호를 가지고 있는 것도 좋고, 다 좋았다.
“너는 진짜 미친놈인 것 같아.”
“…….”
“설마 나보다 화속성 친화력이나 저항력이 높은 건 아니겠지?”
어느새 회복을 마친 김혁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몸을 툭툭 터는 그 모양새가 마치, 동네 한바퀴 조깅이라도 하고 온 모양새였다.
어우. 저 괴물자식이 한 팀이라 다행이다, 하고 중얼거린 강상구가 화제를 돌렸다.
“야. 괴물아. 그럼 지금 내가 레벨 40짜리 몬스터를 잡은 거네?”
“어.”
“헐. 이게 뭐야? 나 경험치 거의 절반 가까이 올랐는데? 경험치 더럽게 안 올랐었는데.”
김혁진도 피식 웃었다. 여기서 포식수를 잡게 될 줄은 몰랐다. 관찰자의 영역과 겹쳐지면서, 김혁진도 만만치 않은 경험치가 올랐다.
‘나도 곧 레벨 31.’
마의 구간에서 ‘공략‘없이 레벨 올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 최고의 재능을 가진 이들이 세달동안 겨우 1 내지 2를 올리지 않았던가.
[‘속삭이는 악마’가 재미있어 합니다.] [‘무명의 관찰자’가 당신의 재치에 감탄합니다.] [‘석양의 거인‘이 당신에게 약간의 호감을 표시합니다.]석양의 거인도 김혁진에게 약간의 호감을 표시했다. 꽤 큰 변화라 할 수 있었다. 원래 석양의거인에게 있어서 김혁진은, ‘최애캐에게 줄 보상들을 훔쳐간 도둑’ 정도였었으니까.
그때 김혁진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알림이 들려왔다.
[‘무명의 관찰자’가 당신에게 특전을 내리기 원합니다.]